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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학문이 다양해지면서 종류도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예전의 역사책들이 정치적인 것과 같이 굵은 선을 그렸다면 요즘은 사람들의 생활에 주목을 하는, 큰 선이 아닌 선을 이루는 '점'에 주목을 하기 시작했죠.
'점'에 사람들이 주목을 하기 시작하면서 함께 발전한 것이 있다면 박물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도 예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개인, 혹은 기업이 하는 큰 박물관이 주를 이루었는데요, 요즘에는 지역별로 자신들의 역사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 부터, 특별한 물품이나 사건을 기념한 박물관 까지 종류가 많아졌습니다.
박물관이 많아지긴 했는데 박물관에 대한 소개라던가 박물관에 대한 느낌을 전해주는 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의 인문학에 대한 위상이 높지 않은 이유때문에 분명 소개하는 책들은 나왔지만 조용히 뭍혀버렸을 수도 있죠.
그런 책을 하나 발견해서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어떤 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 그것에 대한 느낌을 적어 내린 책이죠. 오후 2시의 박물관(성혜영 지음, 샘터)이 바로 그것입니다.
저자 성혜영은 서강대에서 역사학을 배우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런던의 시티대학교 예술경영 대학원에서 박물관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박물관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박물관을 '교육 위주의 관람에서 벗어나 유물을 매개로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세상과 더 넓게 소통하는 장'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즉 박물관이 숙제, 공부를 위해 억지로 오는 장소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이끌려와서 편안하게 유물과 역사를 보며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장소였으면 한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저자 또한 자신을 들여다보고 다른 세상을 느낀 것들을 이 책에서 풀어 놓습니다.
소리(音)를 넘어 풍류(樂)의 세계로 진출한 '더 대단한 딸'의 공연장에서 나는 재즈 가락을 타고 아릿하게 흘러가는 어머니와 나 그리고 딸아이로 이어지는 3대의 소리 편력에 취해 있었다. - 책 50p(사랑이 오는 소리를 들어보았나요 - 소리섬박물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자자손손 행복하게, 잘 살게 해달라는 가지가지의 염원을 담은 민화는 어찌 보면 뻔하다. 그 소재가 꽃이었다가 물고기었다가 새였다가 호랑이었다가 할뿐. 하긴 인간의 욕망처럼 뻔한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 책 200p(내게 행복을 그려줘 - 조선민화박물관) 저자는 책에 위와 같이 박물관에서 '유물을 매개로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본 느낌을 말하고 그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려는' 듯 보입니다. 이를 보면 사람이 느끼는 것은 모두 매한가지인 것 같네요. 다만 사람들마다 이야기 하는 방식이나 표현이 다를 뿐이지요.
그렇다면 저자와 같이 박물관을 '교육 위주의 관람에서 벗어나 유물을 매개로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세상과 더 넓게 소통하는 장'으로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에 대해 저자는 박물관을 관람하는 원칙 다섯 가지를 제안합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박물관 관람법칙 다섯 가지 1) 작품이나 유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지 않는다. 2) 팸플릿이나 도록은 미리 사지 않는다 3) 박물관이 정해 놓은 동선을 따르지 않는다. 4) 남의 의견을 참조하지 않는다. 5) 관람 시간과 방문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위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되세겨볼까요? 작가는 박물관 관람을 할때 있는 그대로 느끼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팸플릿이나 도록을 통해 미리 정보를 알고 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박물관이 정해놓은 동선을 따르는 것도 좋고, 남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자칫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버릴수도 있거든요.
작가는 이러한 점을 염려하여, 미리 정보를 알고 '그렇구나~'하고 지나치는 것보다 작품이나 유물을 보고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두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관람 시간과 방문 횟수에 제한을 두지 말라는 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사라는 학문을 빗대어 말씀을 드리면, 역사는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질 수록 더 많은 것을 이해하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20대에 본 역사책의 느낌이 다르고 30대, 40대에 본 느낌이 다릅니다. 참고로 저도 20대에 본 사기(사마천)와 지금보는 사기의 느낌은 완전 다릅니다.
박물관 관람도 그런것 같습니다. 처음에 봤을때 아무런 느낌이 없었던 유물이 언젠가는 필이 꽂히는 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건 어떤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배운 지식이나 특별한 경험이 조합되어 이루어진 것이겠죠.(진중권 교수님이 이야기한 푼크툼 개념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횟수에 제한을 두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박물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주된 내용이지만 박물관에 관한 소개도 물론 빼놓지 않습니다. 박물관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밝힌후 마지막에 박물관에 대한 소개를 1페이지로 요약해 놓습니다. 1페이지라고 해서 짧고 부실하다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박물관을 이용하는, 혹은 이용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는 모두 들어 있습니다.
삶에 지쳐서 어떤 치료가 필요하신 분 계시나요? 그렇다면 박물관에 가셔서 유물, 혹은 작품과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과연 그런것이 의미가 있나라고 말씀하실수도 있습니다만, 자신도 모르게 과거와 소통하며 스스로 숨겨진 것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지 않을까요? 삭막한 세상, 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박물관을 통해 인간의 무늬(人文)를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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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설고 낯설은 곳으로 이사오던 해에는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아리랑박물관을 가끔 찾았다. 아리랑박물관은 아리랑 관련 자료를 비롯해, 1970년때까지 추억의 일상용품 들이 전시된 박물관이다. 어릴 적 메고 다니던 책가방과 70년대까지의 교과서와 전과, 수련장과 통지표, 친구들과 둘러앉아 가지고 놀았던 종이인형과 딱지와 구슬, 그리고 변또라고 불렀던 사각 도시락과 주판, 간첩신고 표어와 삐라 등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추억의 박물관이다. 아리랑박물관은 산골 마을의 폐교를 박물관사(博物館舍)로 사용하고 있어 추억을 불러오기에 안성맞춤이다. 그곳에 가서 전시된 유물을 보고 있노라면 해질녁까지 동네 골목에서 놀았던 친구들의 얼굴이 흐릿하게 떠오른다. 솜틀집, 문방구, 삼립빵 대리점, 점집, 구멍가게가 있던 동네 풍경을 불러와 정겨운 동심의 세계로 이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곳에 머무는 시간은 소꿉친구들에 대한 그리움과 짙은 향수를 느낄 수 있어 좋다. 박물관 특유의 묵직함 대신 어린 날의 추억속으로 데려다주는 주는 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오후 2시의 박물관]의 저자 성혜영이 소개하는 34곳의 박물관은 고향처럼 정겹고 오래된 벗처럼 친근하다. 이렇게 다양한 박물관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박물관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과 박물관에서 느끼는 감정은 더욱 놀랍다, 박물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방학숙제이고 다음으로 떠오르는 건 견학이나 소풍 같은 현장학습이다. 무겁고 엄숙하고 지루하고 뭔가를 반드시 배워가지고 나와야 하는 부담스런 곳으로 인식된 곳이 박물관이다. 이렇듯 교육 차원에서 관람되는 박물관을 저자는 쉼터처럼 편안하고 고향처럼 정겹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 성혜영에게 박물관은 유물을 매개로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세상과 더 넓게 소통하는 '창'이다. 박물관에서 마음을 다독인다는 그녀는 박물관 나들이는 나로부터 시작하는 여행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에게 박물관 여행은 유물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과 일상을 돌아보는 '마음 여행'인 것이다. "아이가 속을 썩일 때, 남편이 남의 편 같을 때,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뭔지 모르게 지난 시간이 억울할 때, 세월의 강심(江心) 아래로 가라앉은 추억이라는 보석을 꺼내들고 나는 박물관으로 간다."는 그녀는 유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위로와 쉼을 얻는다고 고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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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빛이 넘치는 세상에 정작 마음 붙일 만한 곳이 없다. 사실 나는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을 그리움으로 기억하는, 등잔불 밑에서 자란 세대도 아니다. 하지만 키 작은 도자기 등잔이나 소박한 목등잔이 밝히는 따뜻하고 은은한 불빛이 간절한 것은, 역설적으로 주위의 빛들이 너무 밝고 눈이 시릴 만큼 휘황찬란해서 오히려 마음을 기대기가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간절한 불빛은 어디서 찾을까? 등잔박물관은 그런 의미에서 내게 작은 위안이 될 듯도 싶었다. –p19~20
지친 일상을 다독이는 마음여행 : 뮤지엄 테라피
미술관에 빠져 있던 2년 전 여름, 도서관에서 그다지 예쁘지 않은 표지의 책 한 권을 발견했다. 그 책이 바로 저자의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다. 화려한 사진은 없었지만, 사람이 아닌, 유물과 박물관이 주인이 되는 이 책이 아주 독특했고, 시종일관 진중한 저자의 시선이 좋았다. 나도 여행을 가면, 유물들에게 말을 걸고,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공감을 가져봐야겠다는 결심도 해보았다.
저자가 다시 한번 <오후 2시의 박물관>을 냈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접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 35곳의 박물관을 소개하고 있다. 전작이 그러하듯, 그냥 단순히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주제에 얽힌 주변의 이야기와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담았다. 김치 박물관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 목인박물관 속 거꾸로 세워진 인형에서 삶의 마지막 풍경을 떠올린다. 고지도 박물관인 혜정박물관에서는 인생의 길 찾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정 박물관에서는 학창시절 완성하지 못했던 ‘우정’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한 가지, 우리 주변에 이렇게 박물관이 많았나. 새삼 놀랐다. 삶의 모든 흔적들이 박물관화 되고 있다는 저자의 표현에도 공감한다. 주말마다 틈틈이 아이 손잡고 박물관 순례를 떠나봐야겠다. 박물관이라는 것이 그저 오래된 것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우리네 삶이 응축된 곳이라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다시 보일 것도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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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기행이 마음의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 이 책을 보고 처음 해 본다. 그럴 수 있겠다. 다친 마음을 헤아려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을 때 박물관에 간다면, 그래서 내가 생기기 이전의 세상 일부를 만나보게 된다면, 그 세상이 어떤 모습이든 위로가 되어 줄 듯하다. 나도 보통 사람들처럼 그랬다. 박물관에서는 재미가 없었으니까. 왜들 그렇게 박물관에 가 보라고 하는지, 가서도 못 알아채고 혹시라도 재미없어하는 나를 들킬까 봐, 되도록 표시 나지 않도록 위장하면서 헤매고 머물곤 했다. 잊지 않고 스스로를 구박하기도 했었지, 내 정서적 수준은 왜 이만큼밖에 못될까 하면서. 남들처럼 아닌 상태로 가 보았어야 했다. 내가 나를 만나는 공간으로 삼았어야 했다. 유명하다고 말하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그 무엇무엇을 억지로 보러 갈 것이 아니라 그저 내 눈과 마음이 머무는 지점을 찾아 살펴야 했다. 내 것이 될 수 없는 탐방이었으니 무슨 기쁨이 있을 것이며 무슨 감동이 있었겠는가. 마치 숙제처럼 의무처럼 뒤처지지 않겠다는 한심한 욕망에 잡혀 있었을 뿐. 이 책을 권해 주신 동료 선생님처럼 나도 박물관들의 소개가 되어 있는 페이지를 모두 복사해서 수첩에 붙여 두었다. 어떤 기회로든 그 근처에 가게 된다면 이제 이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둘러보게 될 것만 같다. 괜히 내 마음 속자리가 넓어진 기분이다.
표지 날개 1) 작품이나 유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지 않는다. 2) 팸플릿이나 도록은 미리 사지 않는다. 3) 박물관이 정해 놓은 동선을 따르지 않는다. 4) 남의 의견을 참조하지 않는다. 5) 관람 시간과 방문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29 사는 일이 만만치 않다고, 위로받고 싶다고 징징거릴 때 ‘너만 그런 게 아니라, 남들도 다 그렇다는 위로처럼 확실하고 참담한 위로는 없다’(박완서의 ‘너무도 쓸쓸한 당신’ 중에서)고 백전노장의 작가는 가차 없이 꾸짖는다. 과연 참담한 위로도 위로일까? 37 인류가 장신구에 제각각의 방식으로 소망과 열정을 기탁해 오는 동안 세상은 더 아름다워지고 우리는 더 행복해졌을까? 답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장신구가 권력이나 제의에 봉사하기보다는 아름다움의 추구라는 창조적 본질에 충실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진보라고 해도 좋을 듯싶다. 101-102 역사는 개개인의 희비와 부침을 기록하지 않는다던가. 그렇다면 먼지 속에 사라지고 시간 속에 잊혀 가는 인간의 일은 각자의 가슴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113 삶이 언제나 잔치일 순 없는 법. 헛헛한 마음이 들 때면 불현듯 그리워지는, 누구에게나 생의 뒷산 같은 음식이 있을 것이다. 그 속에 깃들인 시간과 정성이 있고, 만든 사람과 먹는 사람이 숨결을 교감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그 음식은 마음으로 먹는다. 127 물리적인 지도가 거의 완벽해진 세상에 왜 우리들은 아직도 길을 잃는 것일까? 사는 일이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누가 쉽게 빨리 가느냐의 달리기 경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길을 잃어 본 사람만이 길을 찾을 수 있다던가. 길을 찾기 위해서는 때때로 길을 잃어야 한다. 가던 길 멈춰 서서 나는 왜 여기에 있는지, 지금 이 길이 내 길인지 다시 물어보고 가지 않은 길을 돌아보며 후회도 할 때, 비로소 그 길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 앞에는 어떤 바람이 부는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40 장엄하고 중후한 타음 뒤에 맴도는 여음. 들릴 듯 말 듯 마음을 울리는 소리. 그것은 무엇인가와의 치열한 싸움 뒤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삶의 정체를 찾아 나서는 촉수와도 같은 것은 아닐까. 실제 전투이건, 사랑이건, 열정이건 그 격렬한 지진이 지나간 자리에 찾아오는 고요한 침묵, 여진의 공포를 다스리며 사상자와 상처를 헤아려야 하는 낯설고 불편한 시간의 떨림 말이다. 152 누구나 가슴속 깊은 곳에 ‘붉은 비단보’ 하나쯤 감추고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던가. 어디 폭풍 같은 사랑만이 사랑이겠는가. 그리움 한 땀 눈물 한 땀으로 수놓고 꿰매고 이어 붙여 지어 낸 오색의 무늬. 그것은 저마다의 가슴속에 고이 간직한 그 무엇, 혹은 그 정인에게 바치는 찬연한 연서인지도 모르겠다. 끝내 하지 못한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누군가 그 마음을 읽어 낼 수 있다면 굳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아도 그것은 이미 예술이다. 164 진정한 유목민이란 ‘떠나는 자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새로운 것을 창안하고 창조하는 자’이며, ‘자신과 대결하고 익숙해진 자신을 떠나고, 낯선 삶과 낯선 세계, 낯선 타자를 향해 자신을 열어두고 그 존재들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자’라고 하지 않던가. 중요한 것은 ‘어디’가 아니라 어디에 있든 자신의 안과 밖의 낯선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끊임없이 다른 곳, 다른 삶을 꿈꾸는 오늘.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은 각자의 마음속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아닐까. 200 필요한 건 거리를 두고 교양을 갖추어 감상해야 하는 고상한 예술이 아니라,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소박하고 따듯한 무엇이다. 촌스럽지만 가볍게 눈물 한 바가지 쏟고 나면 개운해지는 신파 같은, 언제든지 꺼내 보고 힘을 얻을 수 있는 나만의 부적 같은 그런 것. 바로 그곳에 민화가 있다. 이전투구의 적나라한 일상 한가운데 천연덕스럽게 앉아 행복을 그려 줄게, 하고 말하는 수호천사-민화는 멀리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그림이다. 214 ‘깨닫고 보니 죽음이 가깝다’던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었을 때에야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던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게 되는 것이 인간인가 보다. 비극은 어쩌면 누구나 죽는다는 인간의 숙명이 아니라,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한날한시에 죽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닐까. 슬픔은 어쩌면 더 이상 ‘그’가 이 세상에 없어서가 아니라 했어야만 했던, 하고 싶었던, 못다 한 그 무엇이 ‘내’게 너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은 아닐까. 애도하고 작별하는 데 긴 시간과 예의가 필요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일 듯싶다. 그렇다면 애도는 떠난 자를 위한 것일까, 남은 자를 위한 것일까. 222 과거는 추억하는 자의 몫이라던가. 누군가 그것을 간직하고 기억하는 한 과거는 살아 있다. 잊고 싶은, 잊어서는 안 되는, 혹은 잊을 수 없는 세월을 껴안고 강물은 흐르고, 그 사랑과 상처 속에서 아리랑도 흘러갈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또 다른 아리랑 고개에서 숨이 가빠지거나 뭔지 모르게 서럽고 억울한 저녁이 오면, 무심한 듯 아름다운 정선 아라리 한 자락을 기억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맑은 강 깊은 수심, 높은 산 깊은 골짜기 어디선가 보내온 마음 깊은 당신의 편지인 듯. 233 밀물처럼 멀어져 간 그 시간, 그 공간이 그립다면 철도박물관으로 가볼 일이다. 그때 그 기차, 그 역, 그 철길, 그 건널목, 그 신호등, 그 차표 한 장...... 그 속에 그 목소리, 그 해후, 그 이별, 그 꽃, 그 바다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므로. 돌이킬 수는 없지만 그 순간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오늘에 바쳐진 내 고단했던 청춘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테니. 234 행복한 사람들은 길을 떠나지 않는다지만, 어디선가 달리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다만 ‘삶의 굽이굽이, 오지게/흐드러진 꽃들을’ 너무 늦지 않게 발견하기 위해서는 때로 멈춰 서는 일이 필요할 뿐이다. 239 우리가 복원해야 할 것은 한때 찬란했던, 머무르고 싶었던 어느 특별한 순간이 아니다. 지리멸렬한 생의 어느 한 순간도 실은 나의 일부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고, 부정하고 싶은 순간을 외면하기보다는 그 한 순간 한 순간을 위로하고 쓰다듬는 일이다. 봄이 오면 돌담길 옆에서, 낡은 기둥 사이에서 꽃망울들이 터질 것이다. 눈물처럼 후두둑 지고 말 꽃들은 다시, 언제나, 어디서나 피고 또 진다. 지붕을 덮으면 내일의 박물관이 될, 꽃이 진 자리는 저마다 아름답다. 텅 빈 폐허 속에서 가득 찬 생명을 상상할 수 있는 곳, 비루한 역사의 한 귀퉁이에서 빛나는 생의 한 조각을 불현 듯 발견하는 곳, 그래서 버려야 할 삶이란 없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곳, 생의 매순간이 생의 전부임을 깨닫게 되는 곳, 그곳이 박물관이다. |
![]() 오후2시, 직장인들은 점심 식사 후 식곤증에 나른한 시간을 보낼 것이며, 주부들에게는 바쁜 시간이다. 그러므로 평일 그 시간대에 박물관을 찾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한적한 박물관에서 여유롭게 전시물들을 바라보며 하나 하나에 숨은 이야기에 귀기울이기에 이시간 만큼 적당항 때가 있을까 싶다. 손떼 묻은 물건들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방금전 누군가가 사용하다 놓아둔것 처럼 잘 보관되어 금방이라도 유물들의 주인이 나타날 것만 같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나 울적한 마음이 들때면 외진 곳으로 찾아드는 건 인간이 태아적 컴컴하지만 안전한 엄마의 자궁속을 그리워하는 본능 때문이 아닌가한다.
저자는 이럴 때면 어김 없이 박물관을 찾는단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내밀한 장소로 박물관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아이들 숙제나 역사 교육의 장으로만 알던 박물관의 새로운 기능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시공을 넘어 우리 앞에선 유물들은 아무말이 없지만 마주한 유물이 보물이 되느냐, 잡동산이가 되느냐는 지켜보는 나에게 다렸음을. 예전엔 누군가가 사용하던 것들과 그것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나를 연결 지어본다. 박물관은 역사를 고스란히 옮겨 놓아 과거를 돌아 보고,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기기에 지금 내가 서있는 현재를 한발짝 뒤에서 바라 볼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일상이 힘들때나 휴식이 필요할 때, 가끔씩은 내 존재를 확인해 보고, 내가 서있는 위치를 가늠코져 할 때면 박물관 나들이를 해봄도 좋으리라. 이 책에 한번쯤 가볼만한 다양한 박물관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 주위에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박물관들이 산재해 있음에 놀라움에 앞서 반가운 마음이든다. 아는 만큼만 보인다더니 알고 보니 내 주위에도 테마별로 작은 박물관들이 여럿 있다니. 평소 관심을 가졌던 곳부터 순서를 정해서 한 군데씩 박물관 순례를 다녀도 좋으리라.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한국현대문학관, 궁시 박물관, 소리섬박물관, 세중옛돌박물관, 빛바랜 사진 한장에 세월을 추억하게하는 한국카메라박물관, 지금은 이메일에 자리를 내어 준 지 오래된 편지, 시간의 더께가 앉은 우체통과 우체부아저씨의 커다란 가죽 가방을 만날수 있는 우정박물관, 수백년의 역사와 전통을 갖고있는 김치의 모든것을 볼수 있는 김치박물관, 말 빼곤 말에 관한건 다 있다는 마사박물관,
꿈과 자유를 찾아 이 땅을 떠난 가난한이들의 발자취를 담고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 한때는 누군가의 소중한 무엇을 지켰을 열쇠들이 전시된 정겨운 이름의 쇳대박물관, 안성맞춤박물관, 철도박물관 등
마음을 열고 꽁꽁 숨겨둔 기억의 파편들을 끄집어내 전시물들이 내게 말을 건낸다. 유물들이 들려주는 고즈넉한 옛이야기에 귀기울여 보고, 마음 한켠에 쌓아둔 감정의 찌꺼기들도 정리해보리라. 이순간이 지나면 이미 현재가 아닌 과거이거늘 오늘이 생의 마지막인양 매순간을 뜨겁게 살아가라고 박물관이 내게 속삭인다.
누군가 가슴속 깊은 곳에 '붉은 비단보' 하나쯤 감추고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던가. 어디 폭풍 같은 사랑만이 사랑이겠는가. 그리움 한 땀 눈물 한 땀으로 수놓고 꿰메고 이어 붙여 지어낸 오색무늬, 그것은 저마다의 가슴속에 고이 간직한 그 무엇. 누군가가 그 마음을 읽어 낼 수 있다면 굳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아도 그것은 이미 예술이다. - p152 자수박물관을 둘러보고쓴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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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곧잘 가는 편이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것을 보여주고픈 욕심어린 엄마의 맘 때문에, 눈요기 거리로 많은 색다름을 보고픈 내 마음의 이기로, 다양한 곳의 박물관과 전시회 등을 훑어본다.
그러나 이걸 책으로 엮어낸 게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박물관과 전시회를 보면서 책으로 쓸만큼의 무엇이 있다고 여기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어떤 속내가 있기에, 박물관에서 이야기 하고픈 게 무엇이기에 이렇듯 오후 2시란 특정 시간까지 붙여서 발행해 냈을까, 엿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책은 4가지 테마로 이뤄져 있다. 내 마음의 빗장 열기,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을때, 아직 더 비워야 할게 남았을까, 다시 청춘의 플랫폼에서... 그 굵직한 테마에 맞춰 조합해 낸 박물관 들여봄은 정말이지 독특했다. 그 박물관에 발을 디뎌 들어가서 느끼는 감상적 생각들과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춰보는 연륜적 베어남, 상세한 박물관 정보는 그 글의 끄트머리에 사진과 정보, 길찾기와 해당 홈페이지, 비슷한 테마의 다른 박물관 소개 등으로 빠뜨림 없이 소개하고 있었다. 그래서 관심이 가는 곳은 어렵잖게 찾아갈 수 있도록 상세한 길안내까지 해 놓고 있어 굳이 검색해서 찾아보는 불편함을 조금은 덜어준 것 같아 반갑기도 했다.
저자는 소명을 다한 옛 흔적들을 박물관에서 유물로 만날때마다 그 속에 담고 있는 꿈과 상처와 사랑과 분노를 방문해서 바라보는 이들이 얼마나 더듬을 수 있을까 자신에게조차 반문한다고 적혀 있었다. 나는? 지금껏 내가 박물관과 전시회를 찾았을땐 색다름에 놀라워하고 반기며 재밌어 하기에 그쳤다. 어떤 곳은 '이게 뭐야?' '이게 다야?' 그렇게 허망해 하며 볼 것 없음을 탄식하기도 했었다. 그 속에 깃든 그네들의 정서를 굳이 찾아보려 애 써 본 적도 없다.
그저 전시품에 불과했고, 예전에 이런 것들을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역사적 잔재라고만 가벼이 여겼다. 그걸 사용하던 이들의 생활상에 관해 생각해 본 적도, 그것이 지닌 역사적 슬픔을 기억해 내려 애써 본 적도, 그것을 통해 얻으려던 꿈과 희망 그리고 좌절에 관해 관심을 가져 본 적도 없다. 그저 사람들 발길을 요구하는, 사장시키기엔 너무나 안타까운 유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녔다.
그런 나의 시각에 저자는 색다름을 요구했다. 가벼이 보지 말란다. 유물이라는 물건으로만 대하지 말란다. 내가 애착을 가지는 나만의 물건이 있듯이, 그들 또한 그렇게 귀히 대접 받으며 꿈과 희망을 꾸었을 이들의 손때 묻은 사랑을 가슴팍으로 느껴보란다. 시간 때우기로 찾는 이들의 섭섭한 발길에 속이 상한다고 에둘러 토로하고 있다. 박물관은 우리네 삶이며 과거이며 현재의 모습이기도 함을 알아달란다....
박물관 안내서라기 보단 그 박물관을 통해 인생의 발자취와 현모습에 대한 푸념 섞인 탄식과 흐망을 접지 않는 미래에 대한 끈끈한 정과 삶의 지침까지 삼아보라고 자꾸만 자꾸만 나를 다독이는 듯 하다. 이 책은 그렇게 내게 색다른 시각으로의 살핌을 강요하고 있다.
광화문에 새로 들어찬 세종대왕의 동상과 그 아래 세종이야기! 한글공부에 열심힌 아이들을 위해 데리고 갔다 온 곳였지만 이 책을 접하면서 다녀온 곳이라설까... 그전과는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살피게 됐다. 무엇보다 눈이 상할 정도로 다독했다는 세종대왕의 끝없는 탐독의 세계에서, 어른이 돼가며 책을 등한시 했던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 숙연히 생각해 보게 했다. 세종대왕의 훌륭한 많은 치적들속에서도 하찮게 여겼던 노비에게까지 그 마음씀을 엿볼수 있는 것들에 더 관심이 끌렸던 것은 다른 여러 왕들에 비해 백성을 아끼고 위하려 했던 마음적 자세가짐에 내 부끄러움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한글이 얼마나 다양한 표현을 끌어 내는지 얼마나 아름다운 운율적 소리가짐을 가졌는지 우리네 삶의 질퍽한 회한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 목숨을 다해 우리네 문화를 지키려 애썼던 숱한 이들의 노력의 산물로 아직껏 우리걸 고이 간직하며 사용하고 있음에 감사한다. 홍수처럼 불어나는 정보의 홍수와 인터넷의 대중화로 우리네 글이 은어적 표현으로 망가지고 있음에 탄식도 해 본다. 그런 생각의 다양함을 끌어내도록 해 준게 이 책에서의 묘미가 아녔을까 싶다. 소개된 박물관엘 거의 들여다보고픈 욕심이 생겼지만, 대신 제일 가고 싶었던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엘 갔다. 저자의 그 느낌을 엿볼 수 있을지... 내가 그 속에서 갖게 될 감정은 어떤걸지... 천연제품에 관심을 갖고 자격과정까지 들으면서 직접 화장품을 만들어 쓰는 나였기에 한번쯤 둘러보는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 싶었다. 과거에도 화장술이 어느정도 있었을거라 막연히 짐작은 했지만 과연 어찌 사용했을지 가늠되지 않았다. 5층 전시실엔 화장문화와 관련된 유물과 장신구, 남녀복식에 관한게 소개 돼 있었고 6층 전시실엔 전통 화장재료를 제조도구와 함께 전시돼 있어, 그제사 옛날 화장술이 어쨌는지 알 듯도 했다. 2월 27일까진 조선과 에도여인의 머리꾸밈 테마전이 열리고 있는데다 지금은... 무료 입장였다^^
곡물과 한방재료들을 곱게 갈아 천연의 색으로 분을 만들고, 녹두나 팥가루 등을 물에 풀어 세안제로 사용하고, 화장유와 향유를 사용하는 그 놀라움에 이어, 눈썹먹까지 공들여 가꿨슴을 알았을땐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 정도일줄이야... 심신을 바르게 단장하는 예의 의미로서 사용했을 가꿈이 지금은 변장으로 느껴질 정도이니 뭐...^^ 유치부와 초증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대체로 주말에 계획돼 있었고 화장놀이나 향체험, 전통 색 체험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해도 좋을 듯 싶었다.
저자의 마음을 올곧게 느끼며 받아들일수만은 없었지만 말하려는 의도만은 세겨 들을 수 있었다. 그걸 바탕에 깔고 박물관의 구석구석을 살피니 이젠 박물관 나들이가 가벼워졌다, 이젠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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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의 박물관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경험과 학습을 하기 위해서 박물관에 가는 것이 좋다고 해서 엄마는 박물관을 찾아보는 검색을 해 보게 되더라도 이렇다할 정보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았어요.
오후 2시의 박물관을 통해서 엄마 , 아이들이 크면 어디에 무엇이 있고 이 박물관은 이럴때에 가보고 저기는 경험을 쌓기에 좋구나 하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어서 참 좋은 정보자료가 되었어요.
그러면서 먼저 박물관을 찾아보고 그곳에서의 느낌 그리고 무엇을 배우는지를 알 게 해주는 작가의 이야기를 천천히 읽을면서 함께 여행을 다녀온듯 하더라구요.
제가 살고 있는곳에 박물관이 있었고 오래전 여행지에서 찾았던 대나무 박물관에 대한 소개를 보며 옛 생각에도 젖어 보았고 내가 자란 고향에도 특별한 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네요.
곳곳마다 엄마도 배우고 아이들이 경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떠날때에 [오후 2시의 박물관]만 있으면 엄마는 준비 끝이네요. ![]() 박물관에 관한 상세한 정보가 꼼꼼하게 있거든요. 찾아가는 길도 대중교통과 자가용이용할때 그리고 연락처와 홈페이지 주소 . 또 비슷한 박물관도 소개 해 주고 있어요. 이곳은 인천에 있는 달동네에 관한 것인데 . 날이 풀리면 아이들과 꼭 가볼려구요. 옛모습을 그대로 담아두어서 첨단을 걷는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색다르면서도 좋은 경험과 공부가 될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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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기대도 없이 있다가 만나 뜻밖의 보물이라고나 할까? 이 책에 대한 대표적인 느낌이다. 사실 책도 그리 크지 않고 우선은 책 표지의 그림이 서양화같은 느낌이라 어느 한없이 여유로운 (물론 시간이나 돈 또는 그 밖의 모든 것에서) 어느 분이 박물관을 소개하는 책인줄 알았었다. 그런데 막상 읽고 보니 참으로 그런 느낌의 책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책이었다.
이 책을 받은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참으로 여러 가지 마음 끓이는 일들이 있어서 그 어느 겨울보다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었다 . 마음은 혼란스러운데 사정은 여유롭지 않아서 쉴 수 있는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울리지도 않은 육체 노동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간혹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여유롭지 않아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읽어야 할 책들은 참으로 많은데 손에는 잡히지 않고 마음은 무거운 상태였다. 그럴 때 우연히 무슨 내용의 책인지 보려고 펼쳤는데....... 그 때 감탄사와 함께 연필과 메모지를 찾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잇었다. 아! 이게 바로 보물 같은 책이구나하는 느낌!!
이 책은 박물관 소개와 더불어 그 때 이 저자의 감성적인 느낌들이 더해져 있다. 박물관이란 왠지 딱딱하고 학습과 관련된 느낌일거라고만 생각하였는데 그게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다가왔다. 나에게 박물관이란 학생들을 인서ㅗㄹ하고 무언가 교육적인 것을 주려고 애를 쓰면서 준비하고 방문한 곳이었는데 말이다. 처음부분의 저자의 박물관 견학 방법을 보고는 아!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런 방법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교육자인 나에게는 조금 시도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나 자신만을 위한 박물관 견학 보다는 항상 아이들과 함께 여야 하기에 말이다. 어쨎든 저자가 각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자신이 느꼈던 느낌들과 추억들을 함께 하니 박물관이라는 장소가 지금보다는 훨씬 친숙한 공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박물관의 종류가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등잔, 쇳대, 커피,얼굴....... 이런 박물관이 있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이곳에 소개된 박물관중 내가 방문해 보았던 박물관도 있었는데 저자의 시선으로 다시 한 번 보는 느낌도 괜찮았다.
맘에 드는 구절들이 너무 많아 연필로 줄을 긋기에 바쁜 책이었지만(참고로 저는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잇을땐 가차없이 줄을 긋거나 메모합니다. 책에 대한 절대 소유권을 인정한다는듯이) 그중 한 구절만을 옮겨보도록 한다. 나도 엄마이지만 내 아이에게 이런 엄마였었던가 반성도 하게되고, 나의 엄마에게도 느낀 감정이었기에 더욱 공감하게 된 구절이다. 암과 투병중이신 그리고 백혈구 수치때문에 오늘까지도 입원하고 계신 나의 엄마에 대한 애절한 마음에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진다. 오늘 아침 통화에서도 출근중이라고 하니 엄마께서 하시는 말씀 ' 차조심해라!' 병원에 누워 계시면서도 당신 아프신것보다는 마흔 중반을 넘어선 딸에게 차조심하라는 말을 하시는 엄마께 너무도 죄송하고 해드릴게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 엄마란 존재는 누구에게나 그런가보다.
그 때 어머니는 어디선가 짠하고 나타나는 원더우먼같은 해결사가 아니라 그저 뒤에서 소리없이 다가와 괜찮다. 괜찮다. 하고 어깨를 토닥여 주는 따뜻한 마음의 빛이다. (p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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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을 다독이는 마음 여행... 기억의 정원에서 만난 맑은 바람 같은 위로... 오후 2시의 박물관... 표지와 제목만을 보고는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과 지식을 전달하는 형식의 글을 떠올렸는데 이러한 예상과는 조금 다르게 사람들로 북적대지도 않고 유명박물관도 아닌 지역의 작은 박물관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람 많은곳을 좋아하지는 않기에 소개된 곳들이 맘에 들더군요...) 그리고 박물관에 대한 지식적을 전달하는 내용이 아닌 저자의 느낌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식적인 내용을 기대한 독자라면 살짝 실망 할 수도... 저자의 느낌을 써 놓은 글이 전시물에 관한 설명보다 더 박물관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목을 보고 "왜 오후 2시일까?"는 의문이 들었는데 보통 사람들에게 점심을 먹은 후라 하루 중 가장 나른하고 졸리어 활력이 떨어지는 시간인데 저자는 애매와 모호가 싸우면서 죽어가는 시간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버린 저자의 인생에서 느끼는 시간을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려서는 이러한 느낌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저도 한살한살 나이를 먹다 보니 저자보다는 한참 어리지만 이제는 저도 이러한 느낌을 이해하게 되었고 가끔은 비슷한 느낌을 갖고는 합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위기와 혼란이 찾아오기도 하고 꼭 이러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유없이 지칠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럴 때에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저자는 마음을 다독이고 생활의 활력을 얻기 위해 박물관을 찾는다고 합니다. 저자가 권하는 박물관 관람원칙은 1. 작품이나 유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지 않는다. 2. 팸플릿이나 도록은 미리 사지 않는다. 3. 박물관이 정해 놓은 동선을 따르지 않는다. 4. 남의 의견을 참조하지 않는다. 5. 관람 시간과 방문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박물관 나들이가 두고두고 남는 특별한 경험이 되려면 그것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여행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우리나라 박물관 34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단순히 어떠한 박물관이다고 설명하는 것이 아닌 박물관의 주제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삶의 희로애락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아 글을 읽는 동안 편안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는 위치와 이용시간, 입장료, 휴관일 등을 소개하고 있어 후에 가볼 계획을 세울때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자의 자유롭고 공감가는 글을 읽으면서 그동안 박물관에 대한 너무 경직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히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러한 이유로 박물관과 가까워지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박물관에 참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던 것 같은데(박물관에 가본 기억은 수학여행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네요...) 조금 지루하고 고리타분 하다는 느낌도 가지고 있었지만 어쩌면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해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나라에 이렇게 다양하고(생각지도 못했던 박물관도 많더군요...) 많은 박물관(부모님 세대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을 시작으로 철도박물관까지)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는데 시간을 내어 몇곳은 꼭 가보고 싶습니다. 박물관에 대한 마음이 앞서서인지 박물관이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하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