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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구해다 주기에 표제작 하나만 읽었다가 책을 사게 됐습니다. 폭식이라는 제목과 별 상관 없어 보이는 석류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어서 읽기 전에는 의아했지만, 글을 읽어보니 이해가 됐습니다.
폭식이라는 단어가 말하듯, 많이 먹어서 위가 아픈 걸 석류 그림으로 묘사한 것 같기도 하지만 왜 폭식을 하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상처받은 것이 있어서 폭식을 했지 싶습니다.
현대인의 아픔을 잘 나타낸 것 같습니다. 내가 상대방을 공격하려 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시대를 잘못 타고 나서, 세월의 풍파에 얻어터지고 깎이고 결국에는 내가 이 사회와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커서 어느 새인가 내 의도와는 다르게 상대방을 공격하게 되나 봅니다.
그런다고 행복해진 것도 없이 말이죠. 그런 생각들을 갖게 하는 소설집인 것 같습니다. 술술 잘 넘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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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폭식’의 저자 김재영님을 뵙고 작품의 구성 및 주제등을 들으면서 이 소설집을 읽어 가게 되었다.제목이 주는 포만감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7편의 소설들 속에는 주제가 조금씩 다르지만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실현하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외국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오는 이방인들의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좌절되고 미국이라는 제국주의가 무너진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 위세가 남아 있음을 실감나게 해 주고 있다. 올림픽이 끝나고 부쩍 늘어난 외국인 노동자들,특히 서남아시아,동남아시아,중국교포들의 한국에서의 돈벌이는 아직까지도 곱지 않은 시선과 사주들의 임금횡포,노동착취등이 어두운 그림자처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꽃가마배>가 이를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하반신이 마비된 한국의 중년남자가 태국 여인을 부인으로 맞이해 밥만 먹여 주고 생활비로 주지 않는등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라는 우월의식을 보여 주는 듯하다. 20C 사회주의 세력이 쇠퇴하고 21C 자본주의가 가속화의 길을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제국주의의 허세를 9.11테러를 계기로 이야기는 시작되며 9.11테러의 추모 문구에는 한국인 희생자인 ’민욱’의 이름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계인들의 명단은 빠져 있다라는 것에서 죽음마저 국경이 갈리고 이해관계에 따라 귀천이 나뉘어지는 엄연한 제국 의식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회사의 이익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 동료를 배신하고 뉴욕 맨해튼의 놀리에 포섭되고 반대편 자리에도 인물들을 포진해 진행되는 이야기도 눈여겨 볼 만하다.<앵초>,<롱아일랜드의 꽃게잡이>,<M역의 나비>등이 대표적인데 작가는 제국의 위협에 맞서는 단위로 민족(국가)의 필요성을 힘주어 말하고 있는데 이야기의 배경이 뉴욕을 선택한 이유라고 한다.또한 <달을 향하여>에서는 기존의 자본주의 질서에 순응하며 돈이 될 것 같아 달나라도 더 이상 동경과 낭만의 대상일 수 없다고 서술하고 있다.표제어 <폭식>에서는 IMF로 해고된 두 명의 인물이 각자의 새로운 삶을 찾아 가고 훗날 다국적기업의 이익과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입장으로 바뀌게 되며 갈등을 빚어가는 이야기이다.마직막 <십오만원 프로젝트>에서는 직장에서 아내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했다. 인간과 인간이 부딪히며 살아 가는 일상사 속에서 따뜻하고 힘이 되어 주는 안식처같은 분위기는 작품 속에서는 찾을 수가 거의 없었고 힘의 논리에 의해 제국주의의 국가의식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으며 약소국은 국가(민족)이라는 단위를 매개로 제국주의의 논리에 맞서야 한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으며 보다 나은 삶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누구나 있지만 악착같이 노력하고 치열한 삶의 경쟁 속에서 희망이 살아 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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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을 음식으로 달래는 사람들이 있다. 맛난 거 많이 먹으면 좋은 게 아니냐고 묻겠지만 소화 능력을 벗어날 정도로 먹은 후엔 꼭 탈이 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과도한 음식물의 섭취, 즉 폭식은 자기 학대이다. 과도하게 먹고 토하는 행위가 지속된다면 결국에는 자기 학대의 결말을 맞게 될 것이다. 책을 구성하고 있는 총 7개의 이야기. 그 중 <폭식>이라는 과격(?)한 제목을 이 책의 전체 제목으로 삼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딘가 모르게 우중충한 분위기. 개인적으로 김재영 님의 글은 처음이었는데, 책의 뒷부분에 수록된 해설을 읽으니 그 분위기가 바로 김재영 작가의 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곳에서도 정착할 수 없는 사람들. 오늘날 젊은이들은 진학, 취업 문제로 고민을 한다. 아니, 나이가 들어도 이는 마찬가지여서 혼인, 이직, 내집 장만 등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 또 하나의 문제와 만나 고민이 끊이질 않는다.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건 다 어딘가에 소속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 때문에 발생한다. 물론 자본이라는, 현재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도 문제를 야기하는 주된 요인이긴 하지만, 생각해보라! 아무 곳에도 소속될 필요가 없고 길바닥에 그냥 드러누워 잠을 잘 수 있다면 굳이 모두가 고생해 가며 모든 것을 성취하려 들까? 어딘가에 소속될 때 비로소 안정감을 느끼는 우리의 심보(!) 덕에 우린 나날이 살이 찐다. 건강하게 찌는 게 아니라 어딘가 불편하게...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고 다른 스토리가 전개됨에도 불구하고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은 닮은 꼴을 하고 있었다. 그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이라고 어이 안정적인 삶을 원치 않았겠는가.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세상은 언제나 그들에게 낯섦만을 선사할 뿐이다. 심지어 진심조차도 통하지 않는다. 책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꽃가마배>의 능 르타이라는 여자는 낯선 땅에서 가정을 일구었으나, 그 가정을 인정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녀를 지켜 주어야 할 사람들은 오히려 나날이 의심을 더함으로써 그녀를 생의 끄트머리로 이끈다. <M역의 나비>, 미란의 허망한 사망은 희망이라 믿었던 그녀의 결혼 생활이 낳은 비극을 보여준다. 이혼하기 위해 결혼하는 자는 아무도 없지만 누군가는 결혼으로 인해 상처를 입는다. 미란은 그녀가 선택한 남자와 뿐만 아니라 세상과도 이별을 함으로써 자신의 선택이 그른 것이었음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녀들은 결국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셈이다. 돈에 팔려 시집 온 여자, 안정을 위해 백발의 외국인 남자에게 기댄 여자의 인생은 너무 극단적인 사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은 종종 혹독하게 우리를 몰아세운다. 원하건 원치 않건 삶의 터전을 바꾼 사람들은 떠나온 곳과 새로이 정착한 곳,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 이민을 주 소재로 삼은 <롱아일랜드의 꽃게잡이>에는 한국인이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굳이 한국인일 필요가 있냐는 항변이 난무한다. 스스로를 어느 쪽으로 여기건 양자 모두는 그들의 것일 수 없음을 당사자들은 과연 알기나 할까? 최형이라는 사람과 홍이사 사이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민팀장의 사연은 또 어떠한가. 제 집마저도 가난에 시달리는 누나가 세 놓아 버려 낯선 여자와의 묘한 동거를 하는 그는-내가 너무 비관적인 예측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나-결국 양쪽 모두로부터 버림 받게 될 것이다. <십오만원 프로젝트>처럼 인생이 비참한 것인지까진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좋건 나쁘건 처한 상황에서 살아보고자 안간힘을 쓰는 우리 자신의 모습은 타자가 보았을 때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다. (물론 그 관찰자도 누군가가 볼 땐 우습기 마찬가지일 게다.) 하기에 쉬이 말하지 말고 함부로 손가락질하지 말아야 하는 모양이다. 꾸역꾸역 제 삶을 먹어치우는, 우리 모두는 폭식증 환자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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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이라는 제목부터가 그렇다. 탐욕스러운 현대인, 비정하고도 복잡하게 얽힌 세상사. 김재영은 '코끼리'라는 작품 때문에 알게 된 작가이다. 첫 작품집 '코끼리'에서도 이방인들의 세상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던 작가는 이번 소설집 '폭식'에서도 역시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이 소설집에는 모두 7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데 읽어보면 한편 한편을 매우 공들여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술술 재미있게 잘 읽히는 소설은 아니지만 작가 정신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주는 훌륭한 소설들이다.
외국인들, 이방인들, 타자들. 그들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해주는 진지하고 무거운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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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이라는 제목 때문인지, 표지 디자인을 보자마자 탐스러운 석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살펴보니 석류라기 보다는 장기의 일부인 위를 표현하게 더 맞는 듯 보였다. 폭식이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라 그런지, 처음 만나는 김재영의 소설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기대할 수 없겠구나 짐작했다.
첫 번째 <꽃가마배>라는 예쁜 제목의 소설은 태국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젊은 여자 ‘능 르타이’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우리 현실이 그렇듯 남편은 능 르타이의 아버지뻘이었고, 딸까지 있었으며 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지는 홀아비였다. 그런 아버지와 여자의 관계를, 그 둘 사이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딸은 인정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죽고, 이복동생을 낳았지만, 가난한 나라에서 온 이방인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능 르타이는 타국의 땅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나머지 소설 중 <앵초>, <M역의 나비>, <롱아일랜드의 꽃게잡이>도 <꽃가마배>처럼 낯선 땅에서 삶을 정착하려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르다면,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방인이 바로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세계화를 꿈꾸며 뉴욕으로 이민왔지만, 911 테러로 시신조차 찾지 못한 남편을 그리워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민자의 삶을 다룬 <앵초>, 나를 찾고 싶었기에 무작정 뉴욕으로 왔지만 가난한 현실에 절망하며 결국 자살하고 마는 미란의 이야기<M역의 나비>, 한국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삶을 시작하고 싶었던 남자 수와 힘든 이민 생활을 접고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싸브리나의 만남과 일상을 담은 <롱아일랜드 꽃게잡이>.
기회의 땅이라 믿었던 미국에서의 삶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아름다운 삶이 아니었다. 미국인에게 그들은 ‘능 르타이’처럼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이었고, 낯선 동양인이었다. 힘들 생활을 접고 돌아오기엔 이미 미국 문화에 젖어든 아이들이 있었고, 고국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남아 있지 않았다. 김재영은 낯선 언어로 둘러싸인 타국에서 이민자의 삶을 아주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작가 스스로 고국을 떠나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았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표제작이면서 가장 궁금했던 단편<폭식>은 예상했던 대로 우울했다. 부양해야할 가족과 갚아야할 빚때문에 세계 곳곳을 다니며 닥치는 대로 일하는 민팀장. 타인에게 그는 세계를 누비는 부러운 동경의 삶을 살고 있었지만 정작 그에겐 남은 건 이혼과 아픈 육체뿐이었다. 고국에 돌아와도 병든 몸을 편히 쉴 집이 없었다. 그는 곧 떠날 사람, 이방인과 다르지 않았다.
‘김재영’의 <폭식>을 읽으면서 ‘줌파 라히리’의 <그저 좋은 사람>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이방인의 삶을 다뤘기 때문이리라. ‘줌파 라히리’가 개인적인 시선에 중점을 두었다면 ‘김재영’은 사회적 시선으로 다루지 않았나 생각한다. 소설은 낯설었지만, 인상적이었고 삶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더 인상적이었다.
<삶은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놀라게 하고 아프게도 하지만, 그러기에 살아볼만한 게 아닐까. 그러기에 소설로 담아내 만한 이야기가 되는 게 아닐까. 주제넘게도 요즘 나는 그렇게 느낀다. 삶을 견디고 살아가는 방식이 천태만상이라면, 그 삶을 담아내는 방식은 그보다 더 각양각색이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인간의 존쟁양식과 소설의 형식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소설가들은 아직 얼마나 행복한가>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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