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느낌은 뭐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에도 끈끈하게 달라붙어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유령 이야기다 무섭다.
그런데도, 나는 계속 읽었다.
호아킨이 진행하는 ‘고스트 라디오’, 아무래도 고정팬이 될 것 같다. |
![]() 초특급 호러란 말은 좀 어울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으나 소설 자체로는 구성이 탄탄하고, 온갖 복선들이 깔려 있어 읽는 재미는 컸다. 다만 호러 소설이라고 하기엔 무섭지 않은게 흠이랄까. 무섭진 않은데, 생각해보면 섬뜩하다, 이것이 이 소설이 주는 최종적인 느낌이었다. 처음엔 책 뒷표지의 문구를 보고, 진짜 유령이 등장하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밤 자정 이계로 통하는 문이 열리는 곳>이라는 설명을 보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왠지 낚였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테니, 불만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계란 말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저승세계 혹은 사후 세계를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에서는 평행 우주 개념으로서의 이계를 생각하는 게 무난하지 않은가 싶다. 주인공 호아킨은 십대에 부모님을 사고로 잃었다. 그 사고로 만난 건 충돌 차량의 유일한 생존자 가브리엘이었다. 동시에 부모를 잃고 혼자 생존하게 된 두 소년은 음악이란 공통된 취미로 서로 친구가 되지만, 불법 공연을 하다가 가브리엘은 감전 사고로 죽게 된다. 그 후 <고스트 라디오>라는 방송을 진행하게 된 호아킨은 조금씩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된다. 그러나 이미 그것은 예고되어 있던 것이다. 사고가 나기 전 라디오에서 들리던 목소리,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던 섬뜩한 음악들.... 이 소설은 5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호흡은 짧은 편이다. 그러나 그만큼 장면 전환이나 사건의 흐름이 지루하지 않고 빨리 진행된다. 호아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끔찍한 이계와의 접촉, 그리고 고스트 라디오에 자신들이 겪은 기괴한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청취자들의 이야기등 끊임없이 매시간 새로운 방송과 이야기를 내보내는 라디오처럼 이야기는 뺘르게 진행된다. 대부분 호아킨의 1인칭 서술이지만, 중간에 몇 번은 알론드라가 1인칭으로 서술되기도 한다. 이것도 작가가 마지막을 위해 미리 깔아둔 복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중후반부로 가면서는 알론드라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 그리고 호아킨에게 신호를 자꾸만 보내는 자는 누구일까.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가능하도록 작가는 충분한 설명을 곁들여 놓았기에, 마지막이 결론이 놀랍지는 않았다. 물론, 반전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이 소설은 반전보다도 그렇게 되어 가기 까지의 과정이 중요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 그 모든 것이 진실이고 진짜로 존재하는 것이라 우리는 생각한다. 그러나 그게 진실이 아니라면? 호아킨의 말처럼 꿈꾸던 자가 잠에서 깨어나면 꿈속의 인물들은 어떻게 될까? 과연 우리가 현재 발딛고 살아가는 이 공간이 꿈속의 공간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지? 이런 생각을 한 번쯤 안해본 사람이 있을까. 지금의 삶이 몹시 힘들고 지칠때, 이게 꿈이었다면, 깨고나면 행복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텐데... 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그 경험을 떠올려 보자. 하지만, 꿈에서 깬 현실이 꿈보다 더한 악몽이라면? 바로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이 이 소설이다. 마지막 부분이 왠지 우리나라 영화 <거울 속으로>를 떠올리게 했지만, 이승과 저승, 현실계와 이계라는 부분은 누구도 알 수 없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가 <고스트 라디오>를 읽으면서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당신은 지금 꿈속에서 살고 있는가, 아니면 현실에서 살고 있는가. 그 대답은? |
좀비 문학만이 가득하다고 생각하던 미국에 이런 독특한 작품이 등장했다는 것이 무척 흥미롭다. 전파를 매개로 한 산자와 죽은자의 소통. 영화'프리퀀시' 같은 곳에서 전파를 통한 과거와의 소통을 다룬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정도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책이다. 따뜻한 가족애나 휴먼스토리 같은 것은 없지만, 책을 읽을수록 강인하게 흡인되는 그 매력은 무척 독특하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디까지가 현실일까. 누가 말했더라. 내가 눈을 뜨고 있는 동안 세상은 존재한다. 내가 눈을 감으면 세상은 사라진다. 철저한 존재론적 사유의 극단에서 나올수 있는 이약이다. '호접몽'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런 생각을 해볼수 있다. 꿈을 꿀때 나는 꿈속에서 진실을 느낀다. 그러나 꿈에서 꺠어나면 빌어먹을 현실이라는 것이 굳건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견고하고 단단해서 도저히 무너질 것 같지 않은 현실. 그래서 우리는 은행에 돈을 저축하듯이 현실이라는 것 속에 하루하루의 노력을 담아둔다. 현실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는 신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그 견고할 것 같은 미국의 초대형 은행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내리는 것을 우리는 두눈으로 바라보지 않았는가. 우리가 견고하게 믿고 있는 이 현실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위에 서 있는 것인지 사실 증명된 바가 없지 않는가.
굳이 현실을 의심핮는 것이 아니다. 견고한 만큼 융퉁성이 없고 답답한 것이 바로 현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모험소서, 장르소설, 미스테리 소설들을 찾고 있는 것이다. 낮에 현실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퇴근후에 고단한 몸을 쉬면서 보는 것이 믿거나 말거나 류의 미스터리 프로그램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오락거리를 찾는 사람에게, 혹은 현실의 견고함에 불확실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이 책은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처음에는 가볍게 다가오기 시작하는 불안함의 전조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마침내는 엄청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은 '문학'이다. 피가 흥건하는 장르문학과는 차원이 다르다. 무척 흥미로우면서도 진지한 사고와 체계저인 전개가 매력적인 제대로되 장르문학을 만나는 재미를 느낄수 있는 책이다. 좀비 문학만이 가득하다고 생각하던 미국에 이런 독특한 작품이 등장했다는 것이 무척 흥미롭다. 전파를 매개로 한 산자와 죽은자의 소통. 영화'프리퀀시' 같은 곳에서 전파를 통한 과거와의 소통을 다룬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정도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책이다. 따뜻한 가족애나 휴먼스토리 같은 것은 없지만, 책을 읽을수록 강인하게 흡인되는 그 매력은 무척 독특하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디까지가 현실일까. 누가 말했더라. 내가 눈을 뜨고 있는 동안 세상은 존재한다. 내가 눈을 감으면 세상은 사라진다. 철저한 존재론적 사유의 극단에서 나올수 있는 이약이다. '호접몽'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런 생각을 해볼수 있다. 꿈을 꿀때 나는 꿈속에서 진실을 느낀다. 그러나 꿈에서 꺠어나면 빌어먹을 현실이라는 것이 굳건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견고하고 단단해서 도저히 무너질 것 같지 않은 현실. 그래서 우리는 은행에 돈을 저축하듯이 현실이라는 것 속에 하루하루의 노력을 담아둔다. 현실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는 신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그 견고할 것 같은 미국의 초대형 은행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내리는 것을 우리는 두눈으로 바라보지 않았는가. 우리가 견고하게 믿고 있는 이 현실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위에 서 있는 것인지 사실 증명된 바가 없지 않는가.
굳이 현실을 의심핮는 것이 아니다. 견고한 만큼 융퉁성이 없고 답답한 것이 바로 현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모험소서, 장르소설, 미스테리 소설들을 찾고 있는 것이다. 낮에 현실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퇴근후에 고단한 몸을 쉬면서 보는 것이 믿거나 말거나 류의 미스터리 프로그램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오락거리를 찾는 사람에게, 혹은 현실의 견고함에 불확실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이 책은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처음에는 가볍게 다가오기 시작하는 불안함의 전조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마침내는 엄청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은 '문학'이다. 피가 흥건하는 장르문학과는 차원이 다르다. 무척 흥미로우면서도 진지한 사고와 체계저인 전개가 매력적인 제대로되 장르문학을 만나는 재미를 느낄수 있는 책이다. |
뭐, 그렇습니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것이죠. 요즘 작성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슬슬 힘에 부치고 있습니다. 내일은 솔직히 좀 쉬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네요;;; 학교 문제가 해결되면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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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공포소설은, 흔히 말하는 괴담 형식의 소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공포 소설은 거의 다 괴담이었죠. 물론 해외에서는 이미 스티븐 킹이 스스로의 활로를 개척 하면서, 공포 소설에 스릴러적인 형식을 뒤집어 씌움으로 해서 책의 방향을 조금 다르게 설정을 한 바 있습니다. 이 책도 외국 도서인지라, 이런 토양에서 나온 책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국내 공포 소설 특성은 그와는 많이 달랐죠. |
미국의 학자들이 행한 어느 리서치 결과에 의하면, 도시괴담에는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특정 단어의 조합이 있다고 한다. 친구의 친구... 어느 도시괴담이든 그 진원지를 캐들어가다보면 결국 친구의 친구라는 단어로 귀결된다. 친구의 친구. 모든이의 친구인 그 친구는 도대체 누구인가? 너는 누구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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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레오폴도 가우트 <고스트 라디오>
'고스트 라디오'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방송 중간에 광고도 내보내고 음악도 간간이 틀겠지만,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이 프로의 핵심은 괴담을 들려주는 것이다.
그 괴담은 방송 진행자가 창작을 해서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청취자들이 자발적으로 전화를 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한다. 소재도 다양하다. 어느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가족, 이상한 인형의 집, 이라크로 파병나간 아들, 빙해에 갇힌 선박 등.
괴담이니만큼 얼핏 듣기에 "정말?"하고 반문하고 싶을 만큼 이상한 이야기들이다. 일반 사람들이 도저히 믿지 못할 이야기 또는 정신나간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고스트 라디오'에서는 절대로 이야기하는 사람을 정신병자나 맛이 간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 그들의 경험을 진지하게 듣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방송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과연 얼마나 인기를 끌까? 레오폴도 가우트의 2008년 작품 <고스트 라디오>는 이런 식의 괴담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다. 멕시코에서 태어난 호아킨은 우연한 기회에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되고, 자신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청취자들이 괴담을 들려주도록 만든다.
기이한 이야기를 즐기는 심야의 청취자들
다소 이상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방송은 멕시코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멕시코에서 성공을 거두자 미국의 방송제작사에서 호아킨을 스카우트한다. 커다란 집과 대형 승용차 그리고 막대한 연봉을 조건으로. 미국의 온 국민이 호아킨의 목소리를 듣고, 전세계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그 방송을 청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호아킨은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자정부터 시작해서 새벽 다섯시까지 무려 다섯 시간 동안 '고스트 라디오'를 진행한다. 광고나 음악이 나가는 동안에는 나름대로 쉴 수 있겠지만, 한 프로그램을 연속 다섯 시간 동안 진행한다니 이거야말로 괴담같은 이야기다.
사실 호아킨이 이 방송을 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과거와 연관이 있다. 호아킨은 어린 시절에 사고로 부모님을 한꺼번에 잃었다. 얼마 후에는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도 사고로 죽었다. 사고현장에는 호아킨도 함께 있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항상 목숨을 건졌다. 마치 호아킨이 타인의 생명을 훔쳐서 삶을 유지하는 것처럼.
'고스트 라디오'는 호아킨이 자신에게 일어났던 비극적이고도 기묘한 일들이 환청이나 환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려는 시도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 경험들을 정당화하려는 마음도 함께 가지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고해성사인 셈이다. 물론 방송이 시작되면 그런 사실들을 숨기고 '고스트 라디오'가 '한밤중에 벌어지는 괴기스러운 사건'을 들을 수 있는 끝내주는 방송이라고 말해야 한다.
호아킨은 미국에서도 역시 큰 성공을 거두지만 어느날 방송 중에 이상한 전화를 한 통 받는다. 호아킨을 알고 있는 듯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서 자신이 '고스트 라디오'의 시작과 끝이라고 말을 한다. 이때부터 호아킨의 현실감각도 형편없어진다. 현재와 과거가 뒤섞이고 이승과 저승이 교차한다. 그리고 과거의 망령들이 호아킨을 찾아오기 시작하는데...
'고스트 라디오'의 정체는 무엇일까
요즘에는 의식적으로 라디오를 챙겨서 듣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버스나 택시를 타지 않는 이상 라디오를 들을 일도 없다. 하지만 인터넷과 휴대폰이 세상을 점령하기 이전인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많은 학생들은 밤에 라디오를 들으면서 공부(하는 척) 했다. 라디오는 새로운 소식을 알려주고 유행하는 음악을 틀어주고 때로는 폭소를 터뜨릴 수 있게 만드는 매개체였다.
호아킨에게 라디오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방송과 라디오는 그의 집이나 마찬가지다. 편안함을 느끼면서 두려움없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 방송은 목소리들이 달리는 터널이고 고속도로다. 전파의 향연 속에서 소리와 음성이 청취자를 이끌어가는 눈먼 자들의 세상이다. 라디오는 이미 한물간 문명의 이기지만, 어찌보면 참으로 매력적인 구닥다리인 셈이다.
'고스트 라디오'는 하나의 매개체로 작용한다. 과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신화같은 것을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다리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청취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사연을 나누고 즐기려고 한다.
그 안에서 청취자들의 사연을 외로움이나 과거의 상처로 인한 트라우마 따위로 분석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괴담을 통해서 삶과 죽음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거창한 명제도 필요없다. 라디오를 통해서 스스로를 바라보고 주위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으면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라디오의 전파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지 누가 알겠나. |
사람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한다. 나도 무섭다. 그래서 팔팔열차 같은 공포체험이라든지 놀이동산에서 하는 공포체험등...절대 하지 않는다. 그저 분위기를 즐기러 간다. 그런데 이 책 고스트 라디오.....책은 또 땡긴다. 궁금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표지를 보니 오싹해진다. 무언가 통신기기가 있고 거기에서 전파가 나오고 하늘은 시크무레하고...무언가가 흘러나온다. 고스트 라디오...
이 책을 볼 즈음에서 여러가지 무서운 이야기들이 내 주위를 맴돌고 있다. 헉..지금도 혼자다...혼자인게 좋았는데 이 글을 쓰다보니 무서워진다..ㅠㅠ 얼마전 아는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그 사람은 귀신을 본다고 한다. 그리고 귀신을 느낀다고 한다. 하루는 집에서 밤중에 화장실에 가던중 냉장고위에 어떤 아이가 앉아있었단다. 앗~!~무서워...음악을 틀어야지...ㅠㅠ
대중음악을 트니 좀 낫다. 이 책 [고스트 라디오] 는 정말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그려지고 있다. 성공적인 라디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호아킨. 호아킨에게 벌어지는 말도 안되지만 말이 되는 상황들... 원래 무서운 걸 좋아하는 왠지 신기가 흐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호아킨과 그 친구 가브리엘도 그런 과인듯 하다. 그리고 얼마전 만났던 내가 알고 있는 사람도 말이다.
소설이기에 상상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정말 재미있겠다. 영화로 어떻게 그려질지 그려지는 그런 재미있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무언가 앞뒤가 꽉 찬듯한 구성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 레오폴도 가우크가 어떤 스케치를 그리던 중 떠오른 스토리를 소설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작가는 프로듀서이면서 영화감독이기도 하고 만화가, 소설가, 음악가라고 한다. 정말 다방면의 끼를 가지고 있고 능력을 가지고 있는 능력자이다. 이야기속에 나오는 호아킨과도 닮아있는듯 하다. 삶을 살다보면 내가 생각지도 않았던 우연한 일들에 내가 들어가게 된다. 물론 나의 생각과 나의 삶에 대한 목적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목적대로 가기도 하지만 내가 알수 없는 어떤 힘에 의해서 내 삶이 살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때도 종종있다.
저녁에도 무서운 영화를 보러 간다. 사람들이 소리를 엄청 질러대는 무서운 영화라고 한다. 음...요즘 왜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 무서운 사람, 무서운 책, 영화를 만나는 거지? 점점 밤이 무서워 질라고 한다...으~~~ |
어릴적 귀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나 기이한 이야기에 열광할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만큼은 아닌것 같아요.^^) 그래서 '환상 특급'도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어쩜 이 책은 '환상특급'을 연상케 한다는 문구 하나가 저의 어릴적 향수를 자극해서 읽게 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호아킨은 멕시코에서 청취자들의 괴담을 소개하는 라디오로 성공한 DJ입니다. 책 제목이 '고스트 라디오'인 만큼, 어떤 내용이 전개 될거라는 것은 어느 정도 유추가 되는것 같아요. 호아킨의 일상과 그의 라디오 사연이 얽히면서, 점점 그의 일상이 비일상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게 되거든요.
제가 '환상 특급'을 좋아했던 것은, 유령이 등장해서 무서움만 제공했던것이 아니라 기묘한 이야기 속에 슬픔, 행복, 사랑등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감정들을 끌어내어서인것 같아요. 이 책 역시 무조건 공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호아킨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환상 특급'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되돌려 놓더군요. 한편 책 속의 기담을 읽으면서 전 세계 어디나 비슷한 괴담들이 돌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도 났구요.
이 책을 읽기 전에 '나이트 워치'를 읽었는데, '나이트 워치'가 공포 소설은 아니지만 큰 분위기는 비슷해서 둘이 비교하게 되더군요. 비슷한 분위기이면서 또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할가요. '나이트 워치'에서는 굉장히 암울하면서, 끈쩍끈쩍한 우울함이 있었다면, '고스트 라라디오'에서는 암울하긴 하지만, 사막처럼 메마른 우울함이 느껴지거든요. 그래서인지 솔직히 저는 '고스트 라디오'를 읽으면서 좀 덜 무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챕터를 읽고 나서야, 약간 모자르게 느꼈던 공간이 채워지는 것을 알았습니다. 만약 그 공간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면 그저 그런 소설로 잊혀졌었겠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끼워서 완성한 작품처럼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것 같네요.
*
개인적으로는 여러 괴담 중에 '번역가'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어요. 유령이 등장하지만 무섭기보다는 향수를 느낀다고 할까. 뭐, 당사자가 되어 진실을 알게 된다면 무서울수도 있겠지만서도..^^
그리고 제가 텍사스에서 생활한적이 있어서인지, 호아킨의 낯익은 이동경로를 보면서 무척 반갑더라구요. 호아킨이 먹던 타코도 먹고 싶고, 댈러스 도시의 불빛도 다시 기억나게 하면서 정말 제 향수를 자극하게 하네요. |
형체가 보이지 않는 소리는 어디까지 날아갈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다고 이것이 바로 소멸되었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니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 듣지 말라는 법도 없다. 황당하긴 하지만 <고스트 라디오>의 DJ 호아킨이 직접 겪은 일이다. 호아킨은 청취자들에게 도시괴담을 듣고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오가며 혼돈을 겪는데 과거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기억이 있어 '죽음'을 아주 가까이에서 느낀다.
호아킨의 눈 앞에 자주 나타나는 유령들, 친구 가브리엘조차 그의 곁에서 떠나지 않고 끊임없이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사실 호아킨의 망상 내지는 가브리엘이 죽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호아킨이 유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에게 일어난 일은 전혀 현실감을 느낄 수 없었다. 물론 기이한 일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사건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다. 하지만 호아킨이 왜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오고 가는지에 대해 궁금했던 나는 마지막 책장에 이르러서도 아무것도 알 수가 없어 혼란스러웠다.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 것일까.
도시괴담에 대해 한 두가지 이야기쯤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피를 뚝뚝 흘리며 머리를 푼 귀신들보다 덜 무섭긴 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은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 무심코 라디오를 켰을 때 <고스트 라디오>를 듣게 된다면 호아킨처럼 유령과 직접 마주 대하게 될지도 모르고 내가 보고, 느끼고, 겪고 있는 이 현실이 단지 꿈의 한 부분이거나 누군가에 의해 삶 자체가 송두리째 빼앗겨 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 일을 가볍게 생각한다면 호아킨은 사고로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트라우마가 있기에 이계로 통하는 문을 건너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과감하게 라디오 주파수를 <고스트 라디오>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인가. 공포심을 느끼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호아킨이 진행하는 <고스트 라디오>를 듣고 있을 수 있는 이는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듣고 싶은 유혹을 견딜 자 또한 거의 없을 것이다.
<고스트 라디오>의 중심에는 호아킨이 있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모든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와트, 알론드라, 가브리엘에 대한 기억조차 호아킨에게는 그의 곁에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이들의 관계를 확인하는 순간 자신이 속한 공간이 사라질까 두렵다. 하지만 명확하게 파고 들어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직접 겪은 일임을 확인해야만 했던 호아킨에게 이제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다. 가브리엘과 호아킨이 함께 꾸었던 꿈마저 그에게는 먼 과거의 일이고, 실제 있었던 일인지조차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호아킨에겐 이것보다 끔찍한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장면들이 현실이 아니라면, 눈을 감았다 떴을 때 사라지길 바라는 수 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꿈이기를, 잠에서 깨어나기를 바라는 수 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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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야기는 언제라도 재미있다. 우리의 삶이 끝나는 지점에 영적인 세계가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영원히 이슈거리로 남아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할 것이다. 고스트라디오는 귀신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는 라디오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이다.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주인공 호아킨, 그가 잊지 못하는 죽은 친구 가브리엘, 그리고 여자 친구 알론드라, 방송 기계조작을 돕는 와트가 주요등장인물이다. 호아킨이 교통사고로 자신의 가족전부를 잃고 혼자 살아남아서 그 사고 현장에서 함께 살아남은 반대편 차의 생존자 가브리엘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다. 단순히 기묘한 것에 대한 선호와 젊은이들이 흔히 저지르는 광기어린 장난이 가브리엘의 죽음을 기점으로 끝나고 살아남은 호아킨은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 속에서 그를 그리워하며 과거를 추억한다. 그리고 고스트라디오 방송을 기획한다. 고스트라디오를 진행하는 현재와 가브리엘의 죽음 이전의 과거를 오가면서 이야기는 점점 짜임새를 갖추어간다. 비어있는 자리에 퍼즐조각들이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 짜맞추어진다. 그 사이사이로 시청자들의 기묘한 경험담이 끼어든다. 그저 객관적인 사실로 이야기의 분위기를 위해 수집된 듯한 시청자사연들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사실은 잃어버린 퍼즐 한 조각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서서히 모호하게 뒤틀리기 시작한다. 이 뒤틀림들이 얽히고 얽히면서 우리가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점차 거대한 반전을 잉태하는 것이다.
이야기 전체에 암울한 분위기를 드리우는 '그것'의 존재와 목소리는 책을 읽는 독자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한다. 덕분에 책이 두껍지만 끝까지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다. 작가가 직접 그려 넣은 일러스트들은 책 내용을 더욱 섬뜩하게 인식하기에 충분하다.
영화 '식스센스' 같은 섬뜩한 결말이 있으니 직접 읽어보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