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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진짜 즐거움 한권으로 훑어볼 수 있는 역사책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역사적인 사건은 넓디 넓은 배경과 다양한 이해관계를 살펴보고도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기 힘든 것인데, <한권으로> 뚝딱 단정짓는 역사책을 보면 그릇된 <역사 관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까닭은 역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고, 또 대략적으로나마 역사의 흐름을 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절대 <한권만으로> 역사를 모두 다 알았다고 단정짓지는 마시길 바란다. 역사 공부의 진정한 즐거움은 이렇게도 볼 수 있고, 저렇게도 볼 수 있는 <다양성>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즐거움은 <한권만> 읽어서는 절대 느낄 수 없다.
깔끔하게 정리된 내용이 좋았지만.. 이 책은 역사에 관심을 갖지 시작한 청소년들이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집필했다고 한다. 주욱 훑어만 보아도 집필의도와 딱맞아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책 내용은 유명한 역사적 사건들에 던진 <질문>에 답하면서 역사의 기본 흐름과 개념을 소개하였다. 꿰 충실한 내용들을 수록했으며 논란이 많은 질문들은 양쪽의 관점을 모두 실으려는 노력을 엿볼 수도 있었다.
각각 해설된 내용들을 아주 쉽고 깔끔하게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중학생 정도의 역사지식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선사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제목마냥 한눈에 꿸 수 있도록 군더더기는 모두 제거한 듯 하다. 한마디로 전체적인 평가는 <깔끔하다>는 표현이 알맞겠다.
도대체 왜 구분지어 놓은 것인지 우리 나라는 역사를 유독 <(한)국사>와 <세계사>로 구분지어 놓고서 청소년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려는 경향이 강하다. 정말 탐탁스럽지 않는 점이다. 그래 놓고서 어색하기 그지없게 <국사>와 <세계사>를 억지로 껴맞추려고 노력한다. 이 책에도 <세계사의 흐름>을 주욱 풀어놓으면서 각각의 세계사적 사건의 말미에 조그마한 상자를 만들어 그곳에 국사적 사건을 실어놓았다. 될 수 있으면 서로 비슷한 사건들을 실어놓으려는 노력이 보이기는 하지만 단지 <시간적>으로만 맞춰놓아서 어색함을 떨칠 수 없었다.
그것이 더욱 그러한 까닭은 글쓴이가 우리 나라 글쓴이가 아니고 외국의 글쓴이이기 때문이다. 그냥 차라리 빼버렸다면 더욱 깔끔하고 보기도 좋았을 텐데. 아마도 다른 출판사에서 이런 식의 교육용 역사책이 꽤나 팔렸고, 어차피 청소년용으로 출판을 하려니 좀더 <교육적>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기획을 했는가 보다.
물론 전혀 도움도 안 되는 <사족>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그렇게나마 짤막하게 첨가하면 세계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동시대에 우리 나라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려주어서, 우리 나라만을 다룬 편협한 국사적 관점을 세계사적으로 넓힐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점도 있다.
나누지 않고도 알차게 배울 수 있으련만.. 그러나 그럴 바에 차라리 <국사>와 <세계사>로 구분하지 않고 당당히 우리 나라의 역사를 세계사적으로 끌어올려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더욱 나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예컨데, 세계의 건국신화를 다루며 단군신화(신화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라는 논란이 근래에 대두하였다)의 홍익인간을 배우고, 삼국시대에 불교가 공인된 사실을 언급하며 불교가 어디에서 생겨나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알게 하며, 마찬가지로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과 함께 성리학의 발생과 전파과정, 그리고 오늘날 유교가 전근대 사상이라며 배격 당한 까닭과 동아시아를 넘어 서구가 유교사상에 관심을 두는 배경까지 아울러 <역사 공부>를 한다면 얼마나 스펙타클하고 서스펜스와 스릴 넘치는 종합버라이어티한 수업이 되지 않겠느냔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따로국밥으로 교육을 하는 마당이니 출판되는 책들도 아무 생각없이 따라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히려 거꾸로나마 출판사들이 세계를 품에 안은 <우리 역사>를 만들어내어 교과서를 뒤바꾸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한다. 이 책도 이런 시도의 결과이며, 시작은 반이라지 않은가.
답답한 마음에 상상만이라도 모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한권으로> 된 역사책을 읽으며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