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라진 서울
"사라진 서울" 내용보기
현대사회는 변화가 잦다. 뽕나무 밭이 바다가 되는 변화무쌍함을 초월할 지경이어서 가끔씩은 적응이라는 게 아예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간다. 제 삶의 터전이 수시로 바뀌는 데도 불구하고 뒤쳐지지 않으려 바락바락 악을 쓰면서 말이다. 그렇게 우리의 도시 서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없던 건물이 솟아
"사라진 서울" 내용보기
 

현대사회는 변화가 잦다. 뽕나무 밭이 바다가 되는 변화무쌍함을 초월할 지경이어서 가끔씩은 적응이라는 게 아예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간다. 제 삶의 터전이 수시로 바뀌는 데도 불구하고 뒤쳐지지 않으려 바락바락 악을 쓰면서 말이다. 그렇게 우리의 도시 서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없던 건물이 솟아나고 단골집 삼았던 음식점이 갑자기 사라지는 등의 변화는 몇 년의 시간으로 끊어놓고 보면 생각보다 그 정도가 크다. 하물며 고도의 경제성장을 했던 지난 몇십 년간은 어떠하겠는가. 흑백 화면 속 촌스럽기 짝이 없는 모습들이 겨우 20-30년 전의 광경이라는 사실은 믿기가 힘겨울 정도이다. 그보다 조금 더 앞으로 가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지난 세기는 우리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변화의 폭이 컸던 시기가 아닐지 싶다.

사라져버린 서울의 옛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1900년대 초반의 모습은 더더욱, 그 당시를 기억할 정도의 나이라면 이미 100세가 넘었어야 할 터인데 그 연령대의 분들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사람은 떠나도 남는 것이 있으니 바로 기록이다. 지금 당장에는 하찮아 보일 수도 있는 사적인 일기마저도 시간이 흐른 후엔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무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공식적인 기록이라고 하긴 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상세히 그 당시를 묘사한 글을 찾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당시의 서울을 속속들이 묘사하고 있었다. 익숙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었던 공간 서울은 그렇게, 몇몇 기록에 의해 현대인들에게 다가왔다.

알기로는 사대문이 있어 그 안만이 서울이었던 지난 날이었다. 있어봤자 주요 궁과 몇몇 지체 높은 이들의 생활 터전이 전부가 아닐까 싶었는데 웬걸? 그 시절 사진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집들이 다닥다닥 놓여 있어 조금은 당황스럽게도 다가왔다. 하긴, 사람이 살지 않으면 그 공간은 죽은 공간일 수밖에 없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이 곳을 수도로 삼은 이래 늘상 수도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던 서울이니 이 정도의 북적임은 당연한 것이리라! 하지만 더더욱 놀라웠던 게 있었으니 바로 도성 축조와 관련된 기록이었다. 지금과 같은 첨단 기기가 있을 리 만무한 시절, 오로지 인간의 노동력에 의존해 모든 것이 행해졌던 시기이니 도성이 축조 역시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역시나 기록에 의하니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징발되었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군현의 이름을 성벽에 남겼단다. 성벽 하나를 가지고 이토록 방대한 기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존경심을 표하며 저자의 이름을 확인하니 오다쇼고라는 일본인이다. 1916년, 일제의 만행이 한창 세상을 파괴하고 있을 그 때 이 일본인은 한 나라의 수도, 그 경계를 규정짓는 성곽을 무슨 목적에서 이토록 샅샅이 조사한 것일까. 마치 폐부 깊숙한 곳을 적에게 찔린 듯 당황스러움에 잠시 가슴이 먹먹했다. 어쩌면 익숙하다는 이유에서 등한시했던 서울이라는 공간은 그렇게 타자에 의해 낱낱이 발가벗겨졌었던 것일지도...

굳이 먼 과거로 돌아갈 필요까진 없을 수도 있다. 무심히 지나치는 현재의 서울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땐 그랬지라며 그리워할 무언가가 될 게 뻔하다. 아무도 연구치 않아 막연한 그리움에 기대어 추억하지 않으려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상세히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익숙하다는 것이 모든 것을 용서하진 않으니까. 서울은 수시로 변화하고,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나 많은 게 사라지고 있다. ...

q*****2 2010.04.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