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이 작가의 스타일을 알겠다. 처음 두세 권까진 느낌이 완전히 달라 어리둥절하며 감탄했는데, 문장이나 서술의 특징에 익숙해지니 이젠 웃음기의 유무 정도로만 나눠 생각해도 괜찮을 듯하다. <외눈박이 원숭이>는 <투명 카멜레온>이나 <솔로몬의 개>, <까마귀의 엄지>와 같은 카테고리로 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초기작인 탓인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성의가 덜한 소설로 읽혔다. 즉 외모에 대한 편견 및 열등감 같은 메시지를 이런 방식으로 풀어내보자 하는 아이디어까진 좋았는데, 각 캐릭터들의 서사가 영 치밀하지 못하달까. 스토리 자체나 서술의 밀도도 전반적으로 좀 맥 빠지는 느낌이고. 그리고 이 작가의 소설들에서 자주 그렇듯 나로선 주인공 남녀의 연애감정에 도저히 공감이 안 된다. 남자의 순애보도, 여자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 및 시시하기까지 할 정도로 어물쩡 넘어가버린 과거청산도... 또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의 이웃 구성이나 이들의 활약도 성의 없다 느낄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 이웃들의 개성적인 캐릭터성에서 나오는 유쾌한 분위기는 아주 좋았으니, 물론 들어줄 리 없겠으나 작가에게 바라건대 스토리에 연애를 금지시키는 대신 설정에 더 에너지를 쏟어주심 안 될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