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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만화인 <죽도 사무라이> 2권에서는 1권에서 세노를 나가야의 주민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으로 의심했던 츠네고로가 의심을 풀고 진범을 잡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1권에서 깔아놓은 복선과 딱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헛으로 쓰이지 않았던 것이다. 새해는 밝고 쿠니후사는 새해부터 세노 앞에 나타나 자신을 거둬달라며 다시 간청한다. 하지만 세노는 칸키치나 서당의 아이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노후를 상상하고는 에도에 와서 검술 말고도 다른 것을 찾아 내었다며,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고 말한다. 시나노에서 어머니 아버지와 자신 단 3명만이 지내왔는데, 에도로 와서 이렇게나 많은 친구들이 생긴 세노를 보며 어쩐지 읽고 있던 내가 다 뿌듯하고 기뻤다. 이렇게 평안한 나날들이 계속 되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지만 세노의 주변은 그렇지 않다. 연쇄살인범을 미코시와 츠네고로 그리고 요자에몬의 도움으로 퇴치하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산처럼 덩치가 크고 코가 빨간 녀석이 또 나타나 세노의 목을 노린다. 그의 이름은 키쿠치 신노스케. 직업은 청부 살인 업자로 '밥'이라는 쥐를 말동무로 데리고 다니는데 이 쥐를 끔찍히도 아낀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왜 하필이면 쥐일까. 이상하게도 쥐를 얼굴에 대고 부비는 키쿠치의 모습에서는 살인귀의 사악함은 엿 볼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잠든 살인귀를 누를 생각도, 그게 잘못 되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 그야말로 피와 잔인함으로 물든 사내인데 말이다. 세노는 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감추고 싶어하는 내면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칼을 들었을 때를 빼고는 고요하고 평온한 이 세노의 얼굴도 언젠가는 내면의 무언가에 사로잡혀 일그러지기도 하겠지. 그럼 언제나 여우의 얼굴을 하고 돌아다닐지도 모르겠다. 보고 싶긴 하지만 그러면 좀 곤란하다. 세노가 경단을 오물거리는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세노를 죽여달라고 요구한 사람은 나라의 정사에 관여하는 꽤나 높으신 분 정도로 2권에서는 살짝 보여준다. 세노는 왜 목숨의 위협을 받는지, 키쿠치 배후 세력은 누구인지 아마 차차 밝혀지리라. 정말 눈을 뗼 수 없는 흡인력 있는 이야기가 느긋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펼쳐져서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에도 시대나 사무라이 같은 소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읽으시길 바라며. 3권에서 기다리오.. 기다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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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치로는 자신의 칼 쿠니후사를 팔아버리고 나가야에 살면서 새로운 꿈을 찾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늙을 때까지 평화롭게 사는 것. 하지만 떠돌이인 그를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의심한 츠네는 그의 행적을 캐고 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진범은 따로 있었고, 오히려 세노의 도움으로 츠네는 진범을 밝혀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평화를 찾은 나가야에 키쿠치 신노스케라는 사내가 나타난다. 그의 목적은 소이치로를 베는 것. 소이치로에게 위협이 다가오는 가운데 칸키치와 요시보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러나 고양이와 말을 할 줄 아는 소이치로가 고양이의 도움으로 둘을 찾는다. "아저씨도 우릴 두고 어디론가 가버릴 거야?" "아니오, 저는 있을 겁니다. 언제까지고, 칸 도령과 요시보 곁에 있을 겁니다." '무사'는 일본만화의 단골소재이다. 그것도 '외로운 무사'. 그들은 대부분 혼자 다니고, 무척 강하지만 주변인들에게 그것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서 위협이 끊이지 않는다. 소이치로도 이런 전형성을 간직한 캐릭터이다. 거기에 특이한 성격은 덤이다. 두려운 것은 자신의 안에 숨어있는 '그것'이 밖으로 나오는 것. 그를 개성있는 캐릭터로 만들어 주는 것은 '그것'의 존재와 그의 과거가 아직까지도 완전히 미궁 속에 숨어있다는 것이다. 언뜻언뜻 비치는 살기는 아직 '그것'을 완전히 설명해주기에 부족하다. 그를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쿠니후사의 정령 또한 그에 대해 독자에게는 아직 많은 이야기를 해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독자에게는 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이 여전히 생생히 살아있다. 칼도 잊고, 싸움도 잊고 평화롭게 살고 싶어하는 (듯한) 그의 소망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덧.
마츠모토 타이요의 유머는 가끔 무척 애교스럽다. 전설 속에서 활에 눈을 찔린 용 이야기가 본편에 나오자 챕터 말미에 이런 그림을 그려넣는 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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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카타기 나가야, 정월 이일, 세노 소이치로는 자신이 가지고 있다가 팔아버린 명검 쿠니후사에 깃든 혼과 꿈속 같이 몽롱한 실갱이를 벌이다 길에 나뒹굴게 된다. 소이치로에게 새해 첫 꿈은 그런것.
언제까지고 꿈속에서만 살 수는 없사옵니다. 소이치로님. 제가 당신을 구할것이옵니다. 앞으로도 줄곧...
한편, 지난 여름부터 벌어졌던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소이치로에 대한 미행을 하고있던 (지금의 형사와도 같은 직책을 맡고있던) 츠네고로는, 추운 날씨에 재채기를 해대는 자신에게 베푼 소이치로의 친절로 말미암아 의심을 거둔다. 사람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다 티가 난다고 생각한 츠네고로의 생각은 정확했던 것.(게다가 츠네고로는 생긴것도 참 정답다..) 하지만 윗선에선 계속해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어떻게든 해결하기위해 물증도 없이 소이치로를 잡아들라고 하고, 소이치로를 미행하다가 이제 범인이 아니란것을 확신하게 된 츠네고로는 자신이 처음에 소이치로를 언급했던 것이 내심 찔리기도 해서 소이치로가 머물고 있는 나가야의 주인이자 예전 자신의 선배였던, 전성기때 '바람의 요자에몬'으로 이름을 날리던 요자에몬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하여, 요자에몬을 미끼삼아 츠네고로, 소이치로, 미코시 다이자부로가 매복하여 범인을 유인하고, 결국 범인을 잡기에 이른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되지만, 에도에 와서 처음 진검을 사용해 사람을 벤 소이치로는 이렇게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아니오.. 전 범인을 죽인것을 후회하고있는것이 아니옵니다... 제 안에 살고있는 자를 깨우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제 안에 있죠. 항상 기어나올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곧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 소이치로는 요전에 활터에서 인연을 맺었던 오카츠의 부탁으로 그녀에게 글을 가르치게 되지만, 오카츠의 신분을 트집잡혀 그리 오래 하진 못한다. 짧은 시간동안 오카츠는 히라가나를 익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오카츠가 배운 유일한 한자가 '소이치로' 라는 점이 또 의미심장하다. 이쯤되면 나뿐만 아니라 오카츠와 소이치로가 정분이 나길 기대해보기도 하지만... 과연 그것이 순탄할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소이치로는 자신보다 거의 두배나 큰, 자신을 죽이려는 살기를 띈 키쿠치를 지나치게 된다. 키쿠치는 자신(소이치로)를 죽이라는 암살의뢰를 받고 그를 제거하러 온 것, 그에게 소이치로를 없애라고 의뢰한 이들은 누구이고, 몰래 일의 진척을 살피러 의뢰인이 미행을 붙여놓은 사무라이 또한 베어버리는 키쿠치는 대체 어떤 실력을 가진 것일까. 얼핏 심각하고 잔혹한 분위기지만, 맘껏 사람들을 베지 못해서 머릿속으로나마 해보는 키쿠치의 (잔혹한) 상상들은 그 표현의 순화로 인해 잔혹함이 사라지고 묘한 꽃향기만 남는다. 쥐 한마리를 애지중지 데리고 다니는 키쿠치의 취향과, 외모에 맞지 않게 말이다.
러프함과 나란히 존재하는 디테일은 여전하거니와, 소이치로와 쿠니후사 와의 몽롱한 장면들에서의 유머라던가, 키쿠치의 상상에서 보여지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센스도 물론 여전하다. 키쿠치는 과연 얼마만큼 위협적인 존재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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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권이 나왔다. 원래 한 권씩 찔끔찔끔 나오는 만화를 잘 보지 않는다. 한꺼번에 전권을 읽길 좋아한다. 그런데 착각과 우연으로 1권을 읽었다. 그 후 그 거친 그림과 그 속에 살아있는 섬세한 묘사와 재미난 이야기 전개 때문에 반했다. 1권에서도 말했듯이 잘 몰랐다면 이런 그림체의 만화를 손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일반적인 예쁜 그림체의 만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작품에서도 경험한 것이지만 이런 경향은 속독과 그 만화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던 여유와 나쁜 습관 탓이었다. 2권에선 1권에서 중요한 관찰자 역할을 했던 소년 칸키치의 역할이 많이 사라졌다. 대신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앞부분은 연쇄살인자를 등장시켜 호기심과 긴장을 불어넣었고, 후반에선 사악한 기운을 풍기는 사냥꾼을 등장시켜 다음에 벌어질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런 큰 흐름 속에 변함없이 펼쳐지는 소소한 일상과 소이치로의 낯설고 신기한 경험들은 그의 매력을 강하게 발산한다. 어느 부분에선 영화 <셰인>을 나도 모르게 연상하게 만든다. 소이치로의 검술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1권에서 대충 보여주었다. 살기가 너무 강한 그의 검술을 꺽기 위해 애검 쿠니후사를 팔지만 그 검의 영혼은 그를 맴돌며 재결합을 요구한다. 이것은 아직 살기를 완전히 씻어내지 못한 현실과 그에게 닥쳐올 미래를 암시한다. 그중 일부가 바로 연쇄살인이고, 사악한 기운 가득한 사냥꾼의 등장이다.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함정수사를 하고, 살인범이 나타나는 순간 그의 몸속에 잠자고 있던 살기는 폭발한다. 숨겨져 있던 과거의 일부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사건 처리는 그 시대의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냥꾼의 등장은 한편으론 소이치로의 또 다른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음 권에서 본격적으로 이 둘의 대결이 펼쳐지겠지만 소이치로의 과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이 부분은 정말 다음 권에 대한 갈증을 부채질한다. 사무라이 만화니 멋진 대결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비록 그 결투 장면이 화려한 영상이나 긴 긴장감을 불러오지 않지만 그 간결함 속에 느껴지는 긴장과 강렬한 폭발력은 정말 일품이다. 이 작품을 정말 매혹적으로 만드는 것은 검술 대결이나 살인자의 등장이 아니다. 오히려 소이치로 주변에 살고 있는 이웃들이다.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오해했던 츠네나 그에 대한 연심을 품고 글을 배웠던 오카츠나 관찰자 역할을 했던 칸키치 등이 바로 그들이다. 작가는 이들을 통해 그 시대의 현실과 삶의 풍경을 드러내고, 소이치로가 느끼는 환상의 무거움과 잔혹함을 덜어낸다. 이것은 그와 쿠니후사의 대화 속에서도 잘 나타난다. 하지만 탁월한 능력과 숨겨진 과거는 결코 그를 평화롭게 놓아두지 않는다. 원작이 있고 이것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권을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동시에 기다림이 주는 설레임을 오랜만에 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