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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유머가 쪼금 부족한 콩트라는 느낌이 드는 아주 짧은 글도 있다. 아무튼 여섯편의 단편에 흐르는 전반적인 느낌은 '기묘함'이다. 괴기스럽지만 공포를 느낄 정도의 오싹함은 없고, 몽환적이지만 그리 낭만적이지 않기 때문에 결국 '기묘'라는 단어를 택할 도리밖에 없다.
하루키의 소설을 십여년간 꾸준히 읽어왔지만, 이번 단편들은 예전의 장편은 물론 단편들과도 다소 다른 느낌을 주는 듯했다. 여전히 음악, 맥주, 담배 등의 소재는 매 편마다 계속되었지만, 이야기의 전반적 분위기는 다소 무겁고 칙칙하다고 해야 할까?
그건 아마 이 단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 즉 타인과 단절되고 정상적인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고독한 개인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소설이 관계속에서의 '상실'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면 이 단편들은 이미 무언가를 '상실'인 고독한 자아의 무너짐을 그렸다.
사실 예전의 소설이 주었던 감동에 비해, 하루키의 명성에 비해 다소 처진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아주 좋아하는 하루키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수를 주지 못했다. 6개의 단편 중에서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와 '잠' 정도가 그나마 하루키다운 소설이었다는 생각이다. |
| 가장 선호하는 작가중 한사람인 무라카미 하루키작. 'tv피플'은 여섯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단편소설집이다. 이 단편집은 오래전부터 서점에서 찍어놓고 살까말까를 엄청나게 고민을 하던 책인데, 마침 일본도서 세일기간이라 냉큼 구입해버렸다. 원래 사려고 했던 책이니까 후회는 없음. 그리고 서점에서 서서 읽을때와, 내것으로 만들어 차분히 읽는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왜 더 빨리 사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를 갖게하는 단편집이랄까. 아주 만족스러운 소설집이다. 1. TV피플 : 평면적인 회사원 '나'에게 어느날 소니 TV를 든 TV피플이 찾아오면서, 결국은 그들에게 잠식당하는 과정. 남들과 다른 것을 보게 되면... 결말은 언제나 이런식이라고. 2. 비행기... 혹은 그는 어떻게 시를 읽듯 혼잣말을 했는가 : 어떻게 했는데? 3.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 : 오래전에 헤어졌던 친구 두사람이 오랜만에 만나고, 그 중 한사람이 자신의 기묘한 여자친구와, 그녀와 함께한 체험에 관하여 이야기를 한다. 버섯요리 전문 레스토랑에서 나누는 이야기. 뭐... 나는 그 기묘한 여자 친구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4. 가노 크레타 : 하루키의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가노 크레타와 마루타 자매 중 크레타의 입장에서. 몸속을 흐르는 '물'에 관한 짧은 단편. 뭐랄까, '태엽감는 새'에 나왔던 자매와는 다른 사람일수도, 같은 사람일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왠지 같은 사람인것 같은데. 왠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5. 좀비 : 꿈이 계속된다. 깨어나지 못한다. 6. 잠 : 잠을 잘수가 없는 여자의 이야기. 결국 자신이 죽어버렸던 '잠'에 잡아먹히는 결말... 인것 같다. 뭐, 나중에 그녀를 덥친 그림자가 '잠'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한 결말이지만. 하루키는 언제나 그렇듯 끝까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하여간 이 단편에서 여자는 잠을 자는 대신 긴 소설을 읽으며 초콜릿을 먹는데... 으, 하루키 정말. 초콜릿 먹고 싶게 만든다. ㅠ_- 하루키의 소설은 대부분 현실에서 비현실로 연결되곤 하는데, 이 단편집에 실린 여섯편의 단편들 역시 그런 패턴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 여섯편의 단편소설은 여타의 하루키의 책과는 달리, 읽고 난 뒤에 어떠한 공포감을 목구멍에 남긴다. 다른 작품들 역시 현실과 비현실적인 면을 보여주었지만 끝부분에서 가벼이 미소지을 수 있게 한것과는 달리, 이 여섯편의 소설은 공포감이 끝부분에 살아난다. 그렇다고 해서 공포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읽고나면 왠지 오싹해진다. |
| 일본 작가들은 대체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아주 선호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가장 두드러지는 사람은 누가뭐래도 요시모토 바나나이고, 우리의 하루키씨 조차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은근히 선호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몽환선호가 가장 극명한 책이 바로 이 tv피플이 아닌가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멍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바로 "잠"인데 이 글을 읽으면서 내내 잠에 대한 그의 견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좋았고 나 역시 이러한 경험이 있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에 동질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같은 장마철이나, 꼭 장마철이 아니더라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어두컴컴한 날에 이 책을 펴들고 한두시간 푹 빠져서 한 작품씩 읽어가다 보면 아주 깊은 잠에 빠져들어 깊은 자양분을 보충한 듯한 풍족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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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 지금도 여전히 . . 좋아한다.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 지금 소개할 책은 내가 군대에 있을 때 휴가를 나오면 읽었던 책이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지금까지 다양하게 책이 재발간되었다.
그래서 나올 때마다 표지와 순서도 바뀐다. 내가 봤던 건 제일 처음 나왔던 2003년 발간 책이다. 이 책은 단편집으로 총 6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사실 제목과 동일한 이름의 'TV 피플'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지만, 상상력을 떠나서 참 난해한 이야기다.
그래서 실질적인 메인은 나중에 단독 작품으로 발간까지 했던 '잠'이란 에피소드를 소개하겠다. 잠을 이루지 못한 지 열이레째다. 나는 불면증을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본문>
어느 날 잠을 못 자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다. 이유는 알 수가 없었고, 그녀가 처음에 느꼈던 불안함 대신 잠을 안 자는 생활을 즐기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남편과 아이를 보낸 후, 기본적으로 해야 되는 집안일을 하고 나면 한가로이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며 여유로운 일상을 보낸다. 이야기의 전개는 그녀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상들을 소개하며 반복된 일뿐이다. ·····결말은 다소 난해한 여지를 남기며 허무하게 끝이 난다.
나는 그녀가 너무나 부러웠다. 잠을 안 잔다는 건, 24시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시간이 너무나 부족한 삶을 살고 있다. 누군가 나에게 말을 한다. "긴가쟌님은 한 명이 아닌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한 명이다. 그러나 하는 일은 여러 명이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숨 쉬고 밥 먹고 자고 집안일하는 것 빼곤 오로지 일만 한다. 나는 하루에 4시간을 잔다. 그 시간도 아깝다. 그래서 가끔씩 '잠을 안 잔다면 얼마나 좋을까..' 란 생각을 하곤 했다. '잠'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잠이란 인간에게 꼭 필요한 행위인 건 맞다. 충분한 수면은 사람의 피부와 기분을 아주 좋게 만든다. 하지만 잠을 안 잘 수만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본능적으로 피로에 의해서 잠을 청할 뿐! 안 잘 수만 있다면 안자도 무방하다. |
| 책을 읽는 내내... '잠' 에서의 주인공처럼 머릿속에 뿌연 안개가 끼어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몽환적? 환상적인? 아무튼.....마지막 장을 넘길때까지 현실이 아닌 구름위를 밟고 있는 것 같은 붕 뜬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단편 하나하나가 모두 그런 느낌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지만 그것들이 결코 나와 동떨어져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상실의 시대나 양을 쫗는 모험, 댄스댄스댄스, 1953년의 핀볼...등등등....환상적인 것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마치 내 자신인 듯한 주인공들...... 그에게는 마음을 읽는, 그것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몇 안되는 인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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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을 잘 쓰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와닿는 작가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장편, 단편 심지어 에세이까지 그의 글을 읽어보면 그의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어렵지 않게 글을 쓰는 것 같으면서도 글 속에 쉽게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일본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일본풍의 영화 음악 부분에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든 오래 전, 하루키와의 만남은 다소 이색적이였고 새롭게 느껴진 일본 문화이였다. 책을 읽다보면 그 허구적인 몽상과도 같은 내용이 낯설지 않고 마치 실존하고 있거나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어느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 수록된 6편의 단편은 현실이 아닌 공상적인 설정이지만 어렵지 않게 글에 빠져들게 하는 것은 하루키가 지닌 독자를 끌어당기는 강한 힘 때문이이라. [인상깊은구절] 하지만 그 무언가는 내 품 속에서 어떤 가능성처럼 두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나는 그것에 이름을 부여하고 싶었지만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언어를 찾아내는 데 서투른 것이다. 아마도 톨스토이라면 딱 어울리는 단어를 발견할 수 있을 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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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16일>
- 목 차 - TV피플 비행기 혹은 그는 어떻게 시를 읽듯 혼잣말을 했는가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 가노 크레타 좀비 잠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여기저기서 얻은 정보를 통해 각각의 단편이 비현실적이며 예사롭지 않다는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여섯개의 단편 모두 참말로 꿈속에서나 일어남직한 이야기들이다.
모든 이야기들은 결말이 없다. 하루키 아저씨는 독자들에게 각각의 이야기를 던져주고 이런 꿈을 꾸어보아라, 결말은 개개인의 몫이다 라며 뒤에서 재밌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만 같다. 아니면 이야기를 틀수있는 한 계속 뒤틀어가다가 도저히 결말을 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냥 손을 놓아버린 것은 아닌지. 에라, 모르겠다 - 하지만 설마 그랬을리가 있나;;
아무튼 신경 바짝 곤두세우고 읽어나가다가 끝에 가서는 맥이 탁 풀려버리는 경험을 여섯번을 해야 한다. 한 두 단편은 그냥 어이없음에 껄껄 웃기도 하고.
하지만 이 넓은 세상 어느 한 구석에 X-File 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무렴.
TV 피플의 각 단편을 대할때 마다 내가 주인공이다 라는 감정이입을 준비하고 읽으면 좀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TV피플'을 읽을 때는 세상에서 왕따가 된 기분으로, '비행기 혹은...'을 읽을 때는 완벽한 생활속에서 탈선하는 기분으로,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를 읽을 때는 내가 그 여자라면, 혹은 내가 그 남자라면 이라는 질문을 던져보며, '가노 크레타'를 읽을 때는 나의 잠재되어 있는 욕망과 야망에 대해 생각해보며 '좀비'를 읽을 때는 하하하 절대 할 수 없는 속엣말을 속시원하게 해주는구나 대리만족하며, '잠'을 읽을 때는 내가 만약 열이레 동안 잠을 자지 않는다면 그 밤시간에 무엇을 할까 머릿속으로 계획표라도 짜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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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었다. 벼르던 중 지인의 책꽂이에 꽂혀있던 책 중 반가운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무라카미 하루키.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비선호하는 내가 그의 작품을 읽기로 선뜻 마음 먹은 건 손미나씨 때문이었다. 그녀가 그의 단편소설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100퍼센트의 여자 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을 읽고 여행길마다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꽃집을 찾아 서성이게 되었다는 에피소드가 무척 인상깊었다고나 할까.
그의 많은 작품 중에 왜 이 책을 읽은 거지, 후회가 되었다. 책을 내팽개치듯 던져버리고, 끝까지 읽은 것을 내 스스로 기특해하였다. 이번처럼 서평쓰기를 포기하고픈 마음이 들기도 처음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솜씨가 궁금했을 뿐이었는데 이젠 그의 머릿 속이 더 궁금해졌다. 풋사과색의 상큼한 표지가 내 마음을 끌었던 첫느낌은 보란듯이 빗나가고 책 속에는 알 수 없는 야릇한 여섯 편의 이야기가 나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책에서 딱히 느낀 부분이 별로 없기에 나의 느낌만으로는 역부족일 것 같아 아래에 인터넷 교보문고에 실린 출판사의 서평을 일부 옮겨보았다.
적어도 이 책에서의 하루키는 다른 작품에서의 모습과는 좀 다르다. 그는 여기에서 허무와 상실 이후의 다른 것을 노래하려고 한다. 여전히 그의 오싹할 정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때로는 서글프게, 때로는 신랄하게, 때로는 음침하게. 그리고 그 특유의 감칠맛 나는 아름다운 문체 속에는 그가 바라보고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본질적인 공포가 짙게 깔려있다.
환상적인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으나 읽고난 느낌은 썩 좋지 않다. 솔직히 스산하고 불쾌하다. 여섯 이야기 모두가 하나 같이 퓨전음식처럼 익숙치 않은 독특한 버무림의 맛이다.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나는 솔직히 별로였다. 읽은 책을 모두 서평으로 남기려는 나의 소신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 책에 대한 서평은 포기했을 것 같다. 작가가 담아내려한 본질적은 의미를 꿰뚦어보지 못함이 미안할 수도 있겠다. 그의 다른 작품을 읽게 된다면 이번의 끔찍한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속는 셈치고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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