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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데올로기
"사방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데올로기" 내용보기
어제 대학원 수업에서 료타르의 얘기로 잠깐 논쟁이 있었다. 요약하자면 료타르가 모든 사회적 진실이 이데올로기로 오염되어 구축된 것이므로 어떤 선생님은 그 이데올로기를 '걷어내면' 현실이 보일테니 아이들에게 그렇게 '진실'을 파악하는 비판적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료타르의 시사점이라고 말했고 나는 료타르가 '포스트모더니즘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그 글을 쓴 이유는 이미 이
"사방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데올로기" 내용보기
어제 대학원 수업에서 료타르의 얘기로 잠깐 논쟁이 있었다. 요약하자면 료타르가 모든 사회적 진실이 이데올로기로 오염되어 구축된 것이므로 어떤 선생님은 그 이데올로기를 '걷어내면' 현실이 보일테니 아이들에게 그렇게 '진실'을 파악하는 비판적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료타르의 시사점이라고 말했고 나는 료타르가 '포스트모더니즘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그 글을 쓴 이유는 이미 이데올로기 자체가 실체이므로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인식하거나 동의가능한 '거대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실체'라는 사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그의 논지가 아니었겠느냐 하는 이야기였다. 경제학 입문서적을 앞에놓고 이런 이야기를 먼저 푸는 이유는 원래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만한 경제학 서적이 없을까 학교도서관에서 고르다가 참 쉽게 쓰여졌다 싶어 골라온 책의 여기저기에(혹은 전체에) 그런 이데올로기가 배어있는 것을 당황스럽게 읽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에 게재된 글들을 정리,추가해서 책으로 펴낸 '틴틴경제'라는 이 책은 꽤 자주 내용이 업데이트되는 홈페이지까지 가지고 있는데 글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처음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중앙일보'라는 타이틀이-대개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 삼성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무겁게 다가왔다. 예를 들자면 파업에 관한 설명은 이렇게 시작한다 - TV에서 파업장면들을 보고 놀란 적이 있을 거예요. 환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좌농성을 벌이는 의사와 간호사들, 비행기가 뜨지 않아 손님은 발을 동동 구르는데 아무 상관없다는 듯 농성장에 앉아있는 조종사들,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춤추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노동자들, 왜들 그럴까 궁금하지요? 바로 다음 챕터의 제목은 이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 기업의 CEO, 왜 중요하죠? : 흥망 좌우할 '결정' 내리니까 소액주주 운동에 대한 설명은 더 기가찬다. - 소액주주운동이 활발해지면..... : 대주주처럼 회사경영 따지죠 아마 뒤에 '지들이 뭔데..'라고 부제를 달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은듯 하다. 더구나 글의 시작에서는 소액주주운동과 전혀 상관없는 낙천낙선운동의 불법성을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삼으면서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이 낙천낙선운동에 이어 소액주주운동이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어이가 없다. 세페이지에 걸친 설명중 절반 정도가 소액주주운동의 문제점-예를 들어 '주주총회가 국회와 같다고 해서 주주들이 이사를 불러다놓고 매일 혼내기만 한다면 기업의 일이 제대로 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 이치지요' 아니 그럼 혼내지 않고 내버려두면 잘하나?-을 지적하고 있다. 어제의 토론에 이어 이야기하자면 나는 이 책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지적하는 것은 이데올로기의 '때를 빼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나의 이데올로기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립적 사실이라는 것은 존재하기 어렵다. 오히려 관점의 충돌이 더 진실에 가깝고 생산적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민주노총쪽과 연결해서라도 다음과 같은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TV에서 파업진압장면들을 보고 놀란 적이 있을 거예요. 울부짖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짓밟고 머리채를 끌어 체포하는 전경들, 회사에서 임의로 고용한 구사대 깡패들이 농성중인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해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발을 동동 구르는데 아무 상관없다는 듯 멀거니 구경만하고 있는 경찰관들 , 아무리 정당한 요구를 해도 모두 빨갱이로 몰아붙이며 대화나 타협은 없다고 큰소리치는 기업가들, 왜들 그럴까 궁금하지요?
s******i 2004.08.26. 신고 공감 1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