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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 Hamlet of an Arn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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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티어난은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충분히 진지한 감독이다. 생각은 깊이 하지만, 말은 될 수 있으면 쉽고, 요령껏 하려는 친절한 사람이고, 듣는 사람들이 더 이상 열린 마음을 갖지 않는다 싶으면 알아서 자신을 닫아버리는 쿨함을 지닌 그런 인격자라고나 할까. 그는 '프레데터', '다이하드1'에서 보듯 인기만 좇으려면 얼마든지 가능했던 흥행감독이었지만, '다이하드3'에서 보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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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티어난은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충분히 진지한 감독이다. 생각은 깊이 하지만, 말은 될 수 있으면 쉽고, 요령껏 하려는 친절한 사람이고, 듣는 사람들이 더 이상 열린 마음을 갖지 않는다 싶으면 알아서 자신을 닫아버리는 쿨함을 지닌 그런 인격자라고나 할까. 그는 '프레데터', '다이하드1'에서 보듯 인기만 좇으려면 얼마든지 가능했던 흥행감독이었지만, '다이하드3'에서 보았듯 굳이 번거롭게 관객의 계도, 휴머니즘과 중용의 미덕을 설파하려 했고, '프레데터'에서 보았듯 중남미를 그저 미국의 뒷마당 정도로 여기던 무심하고 각성 없는 미국시민들에게 현재의 자국 정부가 어디까지 야만적일 수 있는지 깨우쳐주려 했던, 쉽게 가도 되는 길을 구태여 지킬 것 다 지켜가며 '고행'하는 모범생이다. 이 사람의 매력은 그러면서도 '그런 티를 안 낸다'는 점에 있다. 스콜세지가 말년에 감각은 감각대로 잃어가면서 얼마나 졸렬하고 타락한 행보를 보였으며(오스카 수상은 차라리 노추에 가까웠다), 아직도 지가 사춘기인 줄 아는 짐 캐머론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세계관에 성숙함이 전혀 안 보인다. 좌건 우건 사고의 치졸함이 이에 이르면 인생 헛살았다 소릴 들어도 무방하겠고, 이 맥티어난 감독처럼 말이 안 먹힌다, 혹은 나 역시 대굴 돌아가는게 예전 안 같다 싶으면 알아서 뒷방으로 retire하는 시크함이 있다면 그건 차라리 동양적 의미에서 大人의 칭송을 들어 마땅하다고까지 말하고 싶네영.ㅋ

'시네마천국'이나 '레옹' 같은 걸 보면 헐리웃키드의 오마쥬를, 참 절절하고 살뜰하게도 시각화하곤 있다. 하지만 첨 볼 때는 신파의 비감에 젖어 뭉클해져도, 혹 그 장면 다시 찾기라도 하면 지겹고 식상한 게 좀 센스있다 싶은 팬들의 공통된 심사다(안 그런 축은 둔한 꼴통. 제 느낌으로 사는 인간이 못 되는 좀비).'몽상가들'에서도 이런 진부한 리츄얼은 참 뻔뻔스럽게도 재탕되는데, 이게 다 그 각각의 연출자들이 감이 쇠하고 그 워킹이 prosaic해져서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비슷한 이야기를 해도 맥티어난은 무려 햄릿을 한 번 인용했을 뿐 나머지는 전혀 새로운 캐릭터와 무대를 마련해서, 보는 관객을 이중의 스코프를 통해 창출된 환상으로 이끄는데, 최소한 나는 이런 시도를 그 이전은 물론 지금까지도, 영화매체는 물론이고 웬만한 파격의 실험소설에서도 근접하다 싶은 예를 본 적이 없다. 대단히 창의적이고 실험적이었을 뿐 아니라, 그 용기에 담긴 내용까지도 알차기 이를 데 없었다. 예를 들어 '현실'에 들어온 잭 슬레이터가, 태어나서 처음 듣는 모차르트를 접하고 너무 황홀해 한1)다거나, 소년 대니가 잔 프랙티스(F.머레이 에이브러햄 분)에게 '당신은 모차르트를 죽인 사람 아니냐'고 묻자 그저 무식하기 짝이 없는 표정으로 'Mo what?'하고 되묻는 장면이라든가2), 잭을 피해 달아나다가 역시 '현실'로 온 베네딕트3)가 거리의 여인에게 "대체 몇 살인데 이런 일을 하느냐4) "고 묻는다든가, "허허, 이 세계에서는 이래도(=범죄를 저질러도) 괜찮은거군(영화에서라면 악인은 즉각 혹은 종국에 응보를 받는 게 보통이므로)!"이라며 자탄의 방백을 내뱉는다는가 하는 씬은, 이솝우화적 무가식성과 토마스만風의 심원한 통찰을 동시에 드러내 보인, 일품의 솜씨라는 생각이다.

영화는 흥행엔 처참하게 실패하였으나, 감독이나 등장 배우, 또 이런 영화에 제작비를 아낌 없이 투자한 프로덕션 등 모두에게 찬사가 아깝지 않은, 깨어있는 영화팬을 위한 생각지도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걸작이라고 하고 싶다. 프랭크5)로 잠시 나오는 노인은 1973년 오스카상을 받은 베테랑 아트 카니이고, 대니 드 비토와 이안 매켈런이 아주 잠시 나오며, 이상하게 성인이 되어선(이 아니라 심지어 아역으로도) 모습이 뜸했던 아역주인공 오스틴 오브라이언은 너무도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고, 베네딕트 역의 찰스 댄스는 분위기를 러닝 타임 내내 휘어잠는 카리스마를 뿜어낸다(당시 나는 처음 보는 대체 저 배우가 누구인가 하며 눈을 떼질 못했다). 아놀드(잭 슬레이터) 딸로 나오는 매력적인 아가씨는 요즘도 가끔 보이는 브리짓 윌슨이라는 배우인데, 올리버 스톤의 '닉슨'에서 스터드베이커 카 쇼케이스 장면 재키 케네디 분장을 하고 높은 분들 술시중드는 그 고급 콜걸로 아주아주 잠시 나오는 그 여성이다(웃을 때 많이 닮긴 했다^^). 비발디(작명센스하곤..)로 나오는 안소니 퀸에 대해선 노코멘트. 안 나오는 게 나았으며, 카메오로 시장 역을 맡은 여자는 무려 티나 터너라는 사실도 너무 흥미로울 것이다.


1) 액션영화에 일반적으로 서양클래식이 전혀 안 쓰이는 건 아니므로 이건 약간 무리이긴 했다. 아주 잘못 쓰이긴 했어도 이를테면 '다이하드2'에서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가 쓰이기도 했으니까. 물론 레니 할린은 영화만 못 찍는 게 아니라 이런 백그라운드음악 넣는 센스도 완전 빵점임.
2) '아마데우스(1984)'에서 살리에리 역을 맡은 걸 알고 보면 재미있는 장면. Mo는 미국에서 흔한 퍼스트네임이다.
3) 뭘 쓰려고 했지?
4) 영화에서야 보통 나이든 창녀가 없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음. 상당히 시니컬한 대사.
5) 네이버db에는 잘못 나와 있는데 영사기사 닉은 로버트 프로스키가 출연.
포털의 어떤 평을 보면 이 영화를 두고 '유치하다'고 하는 인간이 있는데, 무슨 말을 어느 상황에 써야 할지 모르는 못 배운 병신의 입에서나 나올 법한 소리. 이런 게 나중에 늙으면, 영화 리뷰를 쓴답시고 스포일러 넋두리나 주절거리는 나잇값 못하는 반편이가 되기 십상임.

s****o 2011.05.05. 신고 공감 4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