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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예술로 표출시키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그들의 내면에 던지는 질문과 대답에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이 가장 큰 공감을 받고 싶은 사람을 꼽으라면 누구일까? 그것은 아마도 가족일 것이다. 이 책, <가족을 그리다>는 미술이 바라 본 가족이라는 이름의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미술작가들에게 가족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가족의 문제를 형상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작가란 존재 역시 가족안에서 겪는 문제를 자신의 작업속으로 불러들여 해명하고자 할 것이기에..
이 책은 친근하다. 주제가 <가족>에 대한 담론이고, 그림의 대부분이 한국미술작가의 친근한 붓텃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의 실정에 따라 시대별로 변화해온 가족에 대한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한다. 예를 들어, 유독 아이들과 가족에 대한 그림이 많았던 화가 이중섭에게 그림이란, 가족과 분리되지 못한 자아이다. 이중섭이 살았던 현실, 한국전쟁이 이중섭에게 가한 폭력, 정신적 외상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책에 소개된 현대 작가들의 작업 중에서, 전직 미술교사였던 아버지와 미술가가 된 서른 넘은 아들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조동환, 조해준 부자의 "다큐멘터리 드로잉 연작"에 대한 이야기는 두 페이지도 채 못되었지만 참 인상적이었다. 아버지는 옛시대와 그의 삶을 잔잔히 드로잉하고,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작품을 자신의 프레임안에서 기획하고 보여준다. 세대를 초월한 이러한 소통의 작업들이 그들 부자의 삶에 끼치는 영향은 얼마나 클 것인가...책에 실린 많은 수의 그림들과, 단편적이나마 그에 대한 그림속 가족의 이야기들은, 나름 참신하고 설득력있다.
시대가 변화하듯, 가족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고, 그 표현법도 변화한다. 이제는 안락하고 아름다운 이상의 가족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현실에 내재된 문제들도 그려지고 있다. 저자는 모성의 인식이나 여성의 역할에 대한 보수적, 전통적, 혹은 남성적 개념이 변화하고 있음을, 그 인식이 변화해야 함을 담담하게 말한다. 가족 구성원 당사자들이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집단도 가족이 될 수 있거나, 기존 가족제도 없이도 사랑과 감정적 연대, 출산이 가능하도록 개별적 선택과 감정에 의해 다양하고 복잡해졌다고 단언한다.
아쉬운 것은, 한국 근현대사의 미술 궤적 속에 가족이 어떤 식으로 재현되는 가를 살펴,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는 동시에 한국인, 한국 미술인의 내면세계, 일종의 트라우마를 엿보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저자의 포부가 기대보다는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점이다. 또한, <가족을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보아 한국미술에서 그려진 가족의 의미를 짚어보는 시간이었는데, 현대 사회의 가족개념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동성커플이나, 다문화가정에 대해 보여준 그림은, 그림이 아닌 사진이다. 현대의 화가들이 이러한 문제를 아직 그림의 주제로 인식하지 못하여 그런 주제의 회화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인지, 단지 사진도 그림의 한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아니면 이 주제에 대해 사진에 담긴 메시지가 더욱 강렬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관적으로 모든 이미지가 그림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프롤로그와 가족이라는 말의 탄생 기원, 근대 부르주아 문화의 형성과 가족사회의 등장에 대한 첫 부분은, 책 읽기를 시작하며 충분할 만큼 설명이 되었는데, 마지막 장에서 그저 현대 가족개념의 변화만을 언급하다가 에필로그 없이 갑자기 끝나버린 점은, 예고되지 않은 갑작스런 이별통보처럼 내내 서운한 느낌을 갖게 했다.
한국근현대사를 아우르며 가족이라는 한 개념을 주제로 시대를 초월하는 그림들을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었고, 앞으로 살아가야할 많은 날, 이보다 더 변화할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바쁜 시간 쪼개어 괜찮은 교양강좌에 출석한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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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많은 것을 화폭이 담는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들은 많다. 화폭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이 담길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과념상의 존재들도 화폭은 담아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실재하는 것과 실재하지 않는 것을 담아내는 재주를 이용하여 실재하는 것을 교묘하게 비틀어서 담아내는 능력을 가지기도 한다.
바로 이점이 그림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피사체의 외면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피사체의 심리적인 모습, 피사체의 권력, 피사체가 당한 곤경... 그림은 그렇게 제한된 재료로 제한된 공간에다 실제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담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림은 인류의 역사가 발전하는 오늘에도 꾸준히 존재하는 것일게다.
화가들은 흔히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이른바 자화상이다. 수많은 화가의 수많은 자화상이 조재한다. 화가들은 또한 자신의 가족들을 그린다. 또 다른 이들의 가족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때로는 일가족 전체를 때로는 부부만을. 때로는 형제들의 모습을 그림에 담는다. 이런 가족을 그린 그림에도 여전히 그림은 제 역량을 발휘한다. 서로 닮고 서로 다른 가족의 외양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적인 분위기, 위계관계, 권력, 전반적인 느낌등이 그림속에서 읽혀지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점에 착안을 해서 가족의 그림을 통해서 그림을 읽는 소중한 경험을 우리에게 들려주는 책이다. 가족들의 그림에 담긴 모습은 서로가 서로의 삶의 위로가 되는 것을 그릴 수도 있고, 권력을 지향하는 집단적 목표를 드러내기도 하고, 고통에 찌들린 아픈 삶의 모습을 가족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근대와 현대로 접어들면서 화가들의 의식이 더욱 그림에 구체화되고, 그림이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리는 그 이상의 것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널리 퍼지면서 그림은 보다 많은 것을 가족의 그림을 통해서 전달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근대를 맞이하는 설레임과 그 그늘에 머무는 아픔을, 막막한 삶을 살아내야 하는 당황스러움과 새로운 날들에 대한 기대감을 다양한 모습으로 담아내기도 한다.
그림은 전쟁의 참상과 아픔을 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림속에 문제를 이겨내려는 의지를 담아내기도 한다. 아픔속에 위로를, 분노속에 희망을 담아내는 새로운 사조도 등장하고,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시도로 오늘날의 삶의 모습을 가족의 모습을 통해 표현한다. 시대도 변하고 그림도 변한다. 그러나 항상 그림은 그 시대의 문제와 마주치면서 끊임없는 탐구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가족의 그림을 통해서 그림을 읽고 그림을 알고 그림과 친해지고, 그림이 단순히 형상이상의 것이라는 것을 깨닿는 것. 그리고 왜 화가가 그림에 가족을 담는지, 화가의 존재방식은 어떤 것이고, 화가는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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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그리고 있는가. 지난 시간 ‘백석의 맛’이란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백석의 시에 나타난 음식과 관련된 내용을 소재로 글을 쓴 것이다. 많은 자료를 조사해 분석하고 의미를 재창조한 글이라 할 수 있다. 이 책도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 그림에 나타난 가족을 찾고 그 의미를 재고해 보고 있다. 우리 역사 속에서 그림을 찾고 그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확인해 보고 있다.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이 된다.
허나 출발점이 서구 그림에서의 가족 관계를 찾아보는 일로 시작한다. 가족의 의미를 서구에서 그 개념을 가지고 와서 제시한다. 가족의 탄생이라든지, 문화의 형성과 가족 그림의 등장이라든지 등이 서구의 내용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님 동양에서의 가족의 관계를 담고 있는 많은 문서들이나 그림이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가족을 그 잣대로 삼아 우리 그림에 나타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그 서언으로 놓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조금은 그 출발이 작가의 작위적인 태도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가족이란 당연히 혈연과 생계유지 등을 기반으로 한다. 남여의 결혼으로 이루어지며 자식의 태어남과 함께 완성이 된다. 글에서 가족의 3가지 통념적인 모습을 제시한다. 자연 발생적이고 생물학적으로 구성된 것, 공동체적 본성을 지니고 있고, 핵가족이 가장 보편적인 형태라는 것이다. 이런 가족이 불이라는 것 때문에 더욱 그 형태가 공고화 되었다라고 얘기한다. 당연한 이야기를 조금은 장황하게 제시해 나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가족이 그림을 통해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찾아보고 있다. 우리나라 그림 속에 나타난 가족의 모습은 어떠한가. 고분벽화에 나타난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 주로 부부가 나란히 앉아 있는 그림인데, 죽어서도 함께 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다. 책에서는 다른 시대의 그림 자료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바로 조선 시대로 넘어 온다. 조선 시대의 가족은 가문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그것이 조씨 3형제라는 집단 초상화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음을 보여 준다.
또한 어머니와 아이들의 관계를 그림으로 그려서 다산과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어머니의 그림은 전통이 깊다고 한다. 조선 후기 풍속화에서도 보이고, 구한말 최고의 초상화가 채용신의 그림에서도 만날 수 있다. 채용신은 또 그의 가족 그림에서 온화하고 후덕한 여인상을 이상적인 여인상으로 그리려고 했다라고 말한다.
식민지 시대의 대표적인 그림으로 배운성의 <가족도>를 소개하고 있다. 당시 가족은 노동력의 한 수단이 되었고, 다산이 미덕이 되고 있었던 때이다. 그런 모습이 잘 나타나 있는 이 그림은 많은 사람이 정면으로 사진을 찍듯 그려져 있다. 가운데 할머니처럼 보이는 분이 앉아 있고, 대가족이 함께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당시 외국에 있었던 화가의 그리운 고향 가족들이리라 소개하고 있다. 임군홍이란 작가의 그림은 반대로 핵가족이다. 작가는 당시의 이상적인 가족으로 제시되고 있던 모형이라고 말하고 있다.
6.25는 가족관계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그것이 그림을 통해서 나타나게 되었다. 가족을 잃고 행상에 나서는 여인을 그린 그림이며, 아내와 이별을,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의 그림은 시대의 아픔을 잘 나타내 준다. 현대의 유명한 작가군에 속하는 이중섬, 장욱진, 박수근 등의 작품에서 이러한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작가는 제시한다. 이들 외에도 많은 화가들이 국가의 위기가 가족의 위기를 초래했고, 가족의 위기가 개인의 위기를 초래했던 이 시기에 공포와 불안에 노출된 가족, 해체의 위기에 처한 가족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가족은 더욱 핵가족화 되어 가기 시작했고, 그것이 그림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교통의 발달과 지구촌이 하나로 되면서 생계를 위해서 가족들이 떨어져 있는 상황도 이루어지고, 정치 경제의 혼란으로 가족에게서만 위안을 찾는 가족 고립화의 모습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동체의 삶의 양식을 가지는 사회 집단의 가족화라는 형태도 등장하게 되고,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나타났으며 이러한 것들이 그림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우리 그림에서 가족은 어떠한 형태로 그려져 나가겠는가 오늘날은 가족이 다양한 형태로 그림에 제시되어 나타나고 있다. 가족의 해체라는 과정을 넘어서 다시 나타난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에 대한 물음을 근거로 하여 근원을 찾아나가면서 복원되는 가족을 그린 권여현의 그림, 6대의 가족사를 형상화한 김을의 그림, 인간의 가족도를 도상화해서 보여준 정복수의 그림 등은 가족에 대한 복원의 그림들이다. 구술 드로잉으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복원했던 조해준의 그림 등도 특별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 준다. 패미니즘 미술 운동의 일환으로 전통적인 가족 문제를 비판적으로 인식한 여성 작가들의 작품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사모를 쓰고 벌거벗은 남편의 발을 씻기는 작품이라든지, 현모양처를 희화화한 그림이라든지 등은 가부장제의 문제를 고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애규가 테라코타로 만든 작은 집 지붕에서 남자의 주먹이 지붕으로 솟구치고 창으로 여자가 나가 떨어지는 작품 등도 불화의 한 면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가족의 변화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그림이 등장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나, 독신 가정이 늘어나고 있고, 동성간의 가족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것들이 그림의 소재가 되어 형상화 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촬영 기술 등과, 문화 콘텐츠의 발달로 인해 그림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너무 복잡다단하게 그림은 분화되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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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고 유별나게 흥미가 있는 편도 아니지만 오랜만에 좀 교양적인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가족’을 주제로 엮은 책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라 여겨져서 읽어보게 되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한 눈에 봐도 아주 후덕해 보이는 부부초상부터 현대의 가족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들까지. 시대에 따라 가족을 그린 그림의 양상도 눈에 그 차이가 보일만큼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옛날에는 어머니의 자애나, 봉건적인 사상을 반영한 부부의 모습 등을 소재로 한 그림이 많았던 반면에... 근대, 한국 전쟁 이후에는 ‘가족의 붕괴’라든가 하는 짐짓 섬뜩한 분위기의 가족그림이 많이 창작된 것을 보며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그림에 나타나는 모습이 변한 것처럼, 정말로 요즘에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조차 무감각하고 차갑고, 금방이라도 붕괴될 것만 같은 약한 것으로 바뀐 것 같아서.
하지만 예전과 지금이 다르듯이 지금과 나중은 또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몇 십년, 몇 백년 후에 그려질 가족의 그림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하는 호기심이 살짝쿵 고개를 내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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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그림
이라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요.
처음엔에 작가가 논문으로 준비하던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같이
도입부에는 그림도 별로 없고,
단어 사용도 꼭 사회책처럼 답답한 교과서용 어휘가 많이 보여서
솔직히 쫌 읽기가 수월치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뒤로 넘어갈 수록,
익히 보아온 장욱진, 박수근, 이중섭 화백의 그림들과 함께
시대별로 가족의 모습을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어서 앞에서의 지루함은 곧 날라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익숙한 그림뿐만 아니라,
위트있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들과 조각까지,
가족으로 모아지는 다양한 표현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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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금호미술관에서 10년간 큐레이터로 일을 했고 지금은 미술평론가, 전시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영택 교수이다. 책은 한국 근,현대 미술속에서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찾아 분석한 작업들을 담고 있다. 근,현대의 미술사속에서 가족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찾아내 그것이 그동안 급변한 한국사회에서의 가족문제와 어떤 식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먼저 서구에서 태동한 가족의 역사적 개념과 이를 반영한 가족 이미지를 살피고 또 근대로 넘어오기 전 한국 전통 회화 속에 반영된 가족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야기된 가족의 죽음과 해체를 경험한 미술인들이 본격적으로 가족문제를 다루던 시기와 1960~1970년대 근대화와 산업화의 격랑 속에 밀려난 전통적인 가족제도, 1980년대 도시 빈만의 가족 문제 그리고 1990년대의 들어와 제기된 가족에 대한 반성적 측면과 다양한 가족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p.5)
한국전쟁 이후 전쟁으로 인한 파괴와 살육을 체험한 전후 미술 작가들은 죽음의 공포와 불안에 노출된 가족, 해체의 위기에 처한 가족을 중요한 그림의 소재로 삼고 있다. 그 대표적인 화가중 한사람이 이중섭(1916∼1956)화백이다. 그는 그저 그림을 좋아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느끼고 싶어하던 청년으로 자신의 천재성을 널리 펼치지도 못하고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인생을 살지도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 비극적인 운명의 사람이었다. 이중섭이 일제 시대와 6.25를 거치는 역사의 굴곡 속에서 찢겨져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가난 때문에 일본으로 떠나 보내야 했던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그림엽서를 많이 남겼다고 한다. 1954년 일본에 있던 아들에게 보낸 그림엽서 ‘길 떠나는 가족’은 소달구지에 가족을 태우고 가는 자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내 마사코와 두 아들 태성 태현을 한없이 그리워하는 중섭의 마음이 절절히 담겨 있다. 가족의 대한 끝 모를 그리움과 한이 서럽고 아름답게 승화된 작품이란 평이다. 그림에서 중섭은 욕심 없는 해맑은 농부로 분해 있고 식구들은 하나같은 즐거운 표정이다. 그러나 이 그림은 중섭이 염원한 대로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남쪽으로 떠나는데도 이상하게 슬픈 정조가 묻어난다. 이 그림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마음이 착잡해지는 느낌이다. 저자는 이 그림속에 험난한 현실에서 벗어나 가족이 영원히 헤어지지 않고 다시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깃들어 있다고 해석한다.
장욱진(1917~1990)화백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소재를 고유한 표현으로 녹여낸 작품세계로 알려진 화가다. 집, 가로수, 새 등 일정한 도상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그의 평면적 회화는 일상 소재를 다루면서도 탈속과 초월의 세계를 지향한다. 그러나 그는 가족을 부양하는 경제적 문제에는 거의 무관심으로 일관 했다고 전해진다. 돈벌이를 의도적으로 멀리한 결과 생계와 아이들 교육은 부인으로 하여금 전적으로 맡게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내심에는 가족을 잘 부양하지 못한 아쉬움들이 묻어나는 그림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수근(1914~1965)화백은 전후 살아남은 가족의 이미지를 그렸다. 실재로 그는 한국전쟁중에 가족과 헤어져 생사를 알 수 없다가 2년만에 겨우 상봉했고, 그 와중에 셋째 아들을 잃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현실 속에서 무척 자상한 아버지 였다고 한다.(p.173)그의 그림에는 집안일을 꾸려가는 아낙네, 돌보아야 하는 아이들, 일터나 놀이터였던 동네 어귀와 길가 등은 그가 주로 표현한 삶의 공간이었으며 그중에서도 아이를 등에 업은 소녀의 이미지를 자주 볼 수 있다. 아련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추억과 향수를 상기시키는 이미지로 그것은 결국 상처와 한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하는 그림이다.
책에 수록된 가족 이미지는 당시의 가족 관계와 개념의 변천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장 관심이 가는 작가였던 이중섭,박수근, 장욱진화백이 그린 가족을 소재로 한 그림들과 이 밖에도 이쾌대, 천경자, 이왈종, 김덕기, 박광선 등 주요 작가들의 농촌을 떠나 가난한 도시생활을 시작하는 가족과 또한 자기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공간이지만 기존 개념의 변질과 와해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국제결혼과 동성결혼의 양상, 그리고 독신 여성에 까지 가족을 담은 작품들을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하나 하나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은 후의 가장 커다란 느낌은 미술사라는 학문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된점이다. 학문적으로 미술사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는 못하지만 내가 받은 느낌은 역사를 줄기로 해서 그 시대의 사회상이나 작가의 처해진 환경까지도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다시 재조합해 하나의 그림에 대한 해석과 분류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존경스러운 작업임에 틀림없는것 같다. 앞으로 미술작품을 감상시에도 작가별로만 전시하는것에서 벗어나 이 책의 주제처럼 가족이나 기타 특정분야를 선정해 전시를 기획한다면 더 풍성한 전시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게한 미술작품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준 책으로 기억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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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누구나 가족안에서 태어나 다시 나만의 가족을 복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오늘날의 모든 사람들뿐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신석기시대 농업과 목축을 통해 정착을 하며 불을 공유하며 살았던 사람들 또한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다. 대가족으로 3대가 지내던 가족은 이제 산업화와 근대화로 도시로 나오게 되면서 핵가족을 띠었고 그에따라 가족의 모습들은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이 책은 그림을 통해서 본 가족들의 내면의 모습을 치밀하게 성찰하고 있따.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누군가의 가족이며 그것은 축복일수도 있고 평생동안 자신의 굴레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족이란 무엇이며 우리에게 가족의 의미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소중한 책이다.
다양한 그림속 작가의 모습에서 가족을 만나면서 그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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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림을 볼 줄 모른다. 역사도 잘 모른다. 고등학생때까지 배웠던 국사, 근현대사가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역사의 전부이고, 미술시간에 교과서안에서 봐왔던 명작이라는 작품들말고는 접할 기회도 없었던 것이 그림이다.
하지만 가족은? 그것은 사람이 태어나면 가장 먼저 속하게 되는 집단이 아닌가? '그림이나 역사는 몰라도 가족은 알지~' 이런 생각에서 이 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맨 처음 가족이라는 키워드에 눈길이 닿아서 찾게 된 책이다. 책 안을 살펴보니 내가 이제까지 '편식'해왔던 일본문학이나 국내에세이와는 또다른 구성이었다. 역사적으로 가족이 그림, 사진에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다양한 미술 작품들과 함께보여주는 이색적인 짜임이었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누군가의 가족 구성원이라는 첫번째 지위를 부여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에게 있어서 가족은 절대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특히나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청소년학을 전공한 나 개인적으로는 가족, 가정의 역할과 기능 등에 대해서 남들보다 전문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그건 현시대에 대한 일부 단편적인 지식에 그쳤었던 것 같다.
'가족을 그리다'에서 하나씩 짚어주는, 17~18 세기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족, 그리고 그 안의 가족 구성원의 의미는 매우 다른 양상으로 해석되어왔다. 그리고 예술가들이 표현해놓은 그 시대의 기족은 한껏 '행복하고 안정'적인 집단으로 예쁘게 포장되어 있다. 현대에 이르러 점점 더 그 진실들이 '까발려'지고 더 현실적으로 표현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시대에 흐름에 따른, 그리고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에 따른 가족의 의미를 전반적으로 해석하였지만 그 중에서도 내 마음에 와닿은 부분은 바로 여성과 어머니의 의미에 대한 부분들이었다. 여자인 나 조차도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여왔던 어머니, 모성의 '본능'이 사회적으로 강요된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해 본 것이다. 유학, 전쟁 등 다양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사회 기득권층 혹은 국가가 여성에게 때마다 부여해온 '정신분열증적 여성상'이라는 작가의 표현은 내 머리속에서 큰 울림을 주었다. 한복을 입고 단아한 자태로 앉아있는 의식있는 신여성이라니... 왜 이제껏 이 생각을 못해봤을까?
가족에 대해 논한 책들을 많다. 하지만 글로만 나열해놓은 것보다 시각적으로 더 와닿는 그림, 사진들을 함께 접하니 내용에 대한 흡수력이 한층 높아지는 것 같다. 그림을 '볼 줄 몰라서' 덜컥 두려움부터 앞섰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런 두려움일랑 하나도 쓸 데 없는 기우였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현대의 가족의 의미와 과거 역사속의 가족의 의미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내용의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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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주제를 그림속에서 찾아 본다는 것이 새로운 발상리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림이란 그 시대의 모든 시대상과 가치관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기에 타당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족을 그리다'는 '그림 속으로 들어온 가족의 얼굴 들'을 통해서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흐름속에서 가족의 의미와 이미지를 찾아보고 가족 문제의 형상화를 알아 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또한 한국인, 그리고 한국 미술인들의 내면세계를 엿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영택'은 대학에서는 미술 교육을, 대학원에서는 미술사를 전공했으며, 10여년에 걸쳐서 미술관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미술 평론가이자 전시 기획자의 일을 하고 있다. 그런 저자의 경력답게 이 책에는 근현대 미술사를 통해서 가족과의 연관이 있는 그림이나 사진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또한, 시대순에 따라서 목차를 정하고 그 시대마다의 가족의 의미나 그 시대의 가족관의 변천까지 서술하기에 그림을 떠나서는 우리나라의 가족의 변천사를 보는 의미도 있고, 그림까지 곁들여서 본다면 그림에 나타난 한국 사회의 가족의 변천 모습, 그림에서 말하고자 했던 사회적 상황까지를 상세하게 보고 읽을 수 있다. 시대마다 화가들의 그림속에는 당대인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가족상, 그리고 요원한 현실에 대한 자괴감 등이 그려져 있기에 이 책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반영된 가족의 이미지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미술은 당대의 삶이 유래하는 핵심문제를 시각적으로 해명하고자 한다. 미술은 그런 의미에서 시대를 보는 초상이자, 현실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p15) 최근 한국 미술에서 가족을 다룬 작업을 자주 접하는데(...) 그것은 가족에 대한 기존의 개념이 급격히 와해되고 변질되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p16) (목차) 가족, 그림 속으로 들어오다 (1) 가족, 그림속으로 들어오다 가족이란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혈연관계로 맺어지고, 결혼에 의해서 다시 결합된 것이기에 사람에 따라서는 축복일수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굴레이고 천형일수도 있다. 이런 가족이 초상화로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이집트 고분벽화에서이고, 그이후로는 성경을 기반으로 한 종교화에서 예수가족, 성모상을 통해서이다. 서양미술사에 있어서는 17세기후반~18세기에 와서 가족 초상화가 증가했다. 그이전의 초상화는 물론 왕족이나 귀족에 국한되었다.
'니콜라 드 라르질리에르'의 '가족초상'의 예를 들어본다. 피라미드의 안정적 구조, 남편의 표정에서 의연하고 자랑스럽고, 명예스러운 존재인양 앉아있다. 그의 옆엔 사랑스러운 가족, 그 뒤에는 자신의 소유지인 광활한 풍경, 개는 충복한 소유뮬, 그 반대편의 죽은 새는 그들 땅에서 사냥한 것, 부인은 순종적, 남편은 존경, 남편의 지위와 경제적 능력에 의해 여자의 정체성이 규정된 것이 여자, 부인의 역할 모델, 딸은 악보를 들고 노래를 부른다,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남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림설명 요약) 이 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은 계몽군주의 모습과 유사하며 가부장적이었음을 보여준다. (2) 피는 물보다 진하다 전통미술속에서의 가족 그림은 많지 않다. 고구려 고분 벽화의 벽면에 그려진 부부의 그림 몇 점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고구려에서는 결혼식에 부부수의를 마련하는 풍습이 있을 정도로 생사를 함께 하는 것이 기본이고 남편에게 아내는 종속되었다. 벽화의 남편과 세 아내의 모습을 통해 일부다처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 조선시대 초상화는 후손들의 몸의 근원을 시각적으로 재현해 상기하게 하였기에 초상화는 사당에 모셔졌다가 祭日에 꺼내 제사지내는 시각적 장으로 연출되었으며 가정이란 유교적 가부장제도에 근간을 두고 있었다. 이중에 흥미로운 그림이 '조씨 삼형제'인데 이것은 보기드문 가족초상화인데, 삼형제가 모두 과거에 합격한 것을 기념하여 그린 것이다.
'조선시대 초상화 역사에서 특이하고 주목할 만한 작품'(p56)이다. 이 그림을 통해서도 가족의 가치는 '아버지''남자' 중심이었음을 알 수있다. 이 가족초상화는 가족(한 집안 가계)이란 남자의 피로 이어진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다만, 초상화가 아닌 조선의 풍속화속에서의 여자(아내)의 모습은 여성도 부족한 노동력에 최대한 이용되면서 모성, 헌신, 희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3) 빛바랜 가족의 풍경 조선의 유교적 가부장제도라는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은 산업화, 도시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이다. 아버지, 아들 중심의 가정이 부부 중심의 가정으로 서양의 가정관이 적극적으로 유입되게 된다. 이때의 그림들은 스위트 홈이 보편적인 소재이다. 문화, 예술을 취미로 하는 교양인이 행복한 가정의 주제처럼 인식되었다. 독서하는 여성, 피아노치는 여성, 그리고 그림의 소품들이 문화의 척도를 나타내는 듯이 보였다. 또한 이 당시에는 행복한 가정의 조건이 현모양처였다. 그래서 가족을 그린 그림들보다는 가족 사진이 등장하면서 가족 구성원의 결속과 동질성을 강조하는 시각적 장치로 이용되었다. 혈연의 친화성이 다른 어떤 것보다 강렬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 ![]() 일제강점기의 가족 그림은 어렵던 시기의 아이들이 노동의 일부로 동생을 돌본다든가, 힘든 가사일을 분담하는 모습들로도 표현된다.
![]() 이 시대에 많이 나타난 사진이나 그림에 가족 모두를 담은 모습들이 이채롭다. 이시대에는 각 가정에 이런류의 사진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4) 모성이라는 틀
19세기말~20세기초에는 '현모양처'가 주제가 되었고, 모성을 강조한 그림은 1950년대를 거치면서 수없이 많이 제작된다. 가정은 기쁨, 행복, 화목의 상징이고 이 시대의 어머니들은 희생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본능적인 모성애를 강렬하게 표현하는 작품들이 그림이나 조각등으로 등장하고 모성은 여성의 본능이자 천직이라는 이데올로기로 표현된다. (5) 즐거운 나의 집 작가에게 그림이란 단란한 가족의 일상의 기록이자 그것을 시각적으로 연출하는 일이다. (...) 가족의 초상은 그런 의미에서 '마음의 풍경화'일 것이다. (p139) ![]()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그리워하면서 가족이란 행복과 사랑의 존재임을집은 그런 위안과 평화를 주는 곳이라는 개념의 그림들이 많이 그려진다. 그것은 화가 자신들의 행복한 가정을 그리워하는 역설적인 방법으로 나타나기도 한 것이고, 화가들의 경험을 그린 것이기도 하다.
'강석문'의 '행복한 집'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자신의 가족 초상화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집과 식구들이 웃고 있는 장면은 해학적이면서도 따스하다.(p150) (6) 아버지를 잃어버린 자식들 가족이 본격적으로 주제가 된 것은 1950년대이다. 한국 전통의 가족제도가 흔들리게 된 것에 한국전쟁도 큰 역할을 했다. 전쟁으로 인한 전사, 실종, 행방불명으로 가족을 잃거나 이산 가족이 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절감하게 되었고, 극심한 가난 체험, 가족과의 이별, 가족의 해체등을 겪으면서 생긴 상처들이 무의식적으로그림으로 투영된 것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중섭의 그림들이 등장한다. 한국과 일본으로 헤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의 만남과 바람이 깃든 그림들이다. 이 그림들에는 가족과의 만남을 기다렸던 화가의 고독과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 ![]() (7) 가족, 갈림길에 서다
1980년대 전통적인 가족 해체가 본격화된 것은 농촌을 떠나서 살 수 밖에 없었던 농민들을 보여주는 그림들이다. 그들이 도시 서민들로 달동네의 주역이 되고 그들의 생활상과 함께 가족의 의미가 이농인구와 노동자의 삶으로 그려졌다.
또한, 어머니의 가출, 아버지의 재혼 등이 가족을 허깨삐로 표현하거나 유령처럼 처리되어서 가족관계의 해체를 보여주기도 했다. 어떤 사진작가의 경우에는 가족들의 죽음만을 찍어서 남기기도 했다.
(8) 다시 만들어진 가족의 모습 ![]() ![]() 조동준, 조해준부자의'조씨 연대기'는 그림- 구술-서사 의 형식을 갖춘 언뜻 보면 그림일기같기도 한 그림인데 이것은 한 가족의 가족사이기도 하지만 격변의 역사속에서의 일상성에 대한 증언인 것이다. 그리고 정복수의 '무제'는 가계도를 보는듯한 형식의 그림으로 한 가정의 혈류도이기도 하지만 보편적인 인간의 가족도를 도상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처음에 단순히 가족의 초상화나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방식이 시대에 따라 독특한 방식으로 변천해 오고 있음을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요즘에 들어서는 가족의 형태조차도 상당히 다양해지고 있다. 독신가족의 증가와 동성애가족, 그리고 다문화가족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그에 관한 가족의 모습이 그림으로 새롭게 등장하기도 한다. 그 시대마다 추구하는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양상들일 것이다. 가족이란 의미가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남성 지배적이라는 생각은 이제 많이 탈색되었으며, 이러한 가치관에 의해서 형성된 가족들의 상당 부분은 와해되고 변질되었다. 이제는 자신의 행복추구에 의해 가족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가족의 변화모습이 어떤 형태의 그림들로 그려질 지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이 책을 생각해 본다면, 작가는 '가족'이라는 주제를 일반적 의미, 역사적 사실 등을 통해서 체계적인 주장을 내세우고, 학문적 근거에 의한 타당성으로 논거를 제시하기도 하면서,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 것이다. 시대사조에 따른 가족의 변화는 물론, 그에 따른 사진이나 그림의 설명은 전체적인 설명, 부분적 설명, 인물이 상징하는 의미, 인물의 얼굴 표정, 배경, 각 인물의 역할 모델까지 설명이 일목요연하다. 저자는 '가족'이라는 주제뿐만아니라 그림의 기법, 색채, 붓질까지 화법 설명도 곁들여주기때문에 왜 이 그림에 이런 화법이 동원되었느지도 쉽게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다. 각 그림밑에는 작가/ 작품명/ 그림그린 방법/크기/연도 까지 상세하게 기록해 주고 있다. 화가들의 그림은 대부분의 경우에 자신의 일상이거나 자신의 소망을 나타낸 것이며, 여기에서 우리들은 미술사조까지 배울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화가들의 전시회를 관람하러 갈 때는 되도록 도슨트 운영시간을 이용한다. 작품에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감상을 하는 것과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많은 차이점이 있기때문이다. 만약에 이 책에 수록된 그림들을 다른 책에서 보았다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텐데, 저자의 설명과 함께 감상하고 읽으니 구태여 '가족'이라는 주제를 떠나서 생각하더라도 그 작품만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기에 한 작품 한 작품이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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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안창홍의 <가족사진>이란 그림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었다. 유령처럼 퀭한 얼굴 속 그림은 섬뜩함 그대로였다. 그 이미지가 고스란히 각인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른 책을 만났다. 같은 그림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책 <가족을 그리다>는 그렇게 한 눈에 쏙 들어오는 책, 그러면서 같은 그림에 대한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러면서 '가족'을 화두로 그림들을 한 데 모아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가족의 의미와 그 변형의 역사가 한 눈에 펼쳐진다. 동서양의 역사 속 가족 속 문화적 코드를 읽어내고, 그 가치을 다채롭게 해석하고 있어, 새삼 '가족'이란 두 글자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그림 속에 반영되어 있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면서도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 우리 현사회 속 변화하는 가족의 모습까지 두루두루 시선을 던지고 있다. 우리 역사 속 흔치않은 가족의 모습-고구려 고분 벽화 속 부부의 모습, 조선 시대 조씨 삼형제를 담은 가족 초상화, 김홍도와 신한평의 그림-을 그림을 통해 만난다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근현대사의 고단한 여정이 그림 속에 여실히 반영되고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였다.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서 가족의 모습은 전쟁, 산업화로 해체되는 가족의 모습은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 그림 이란 테두리를 초월한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그림 속으로 들어온 가족의 얼굴들 속 다양한 가족의 모습은 또한 우리들 그대로의 얼굴이었다. 그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특히 격동의 근현대사 속 상처투성이의 맨얼굴을 적나라하게 들춰내고 있어 더욱 그러하게 느껴졌으리라. 아픔를 훌훌 털어버리고 '즐거운 나의 집'이란 이상이 우리 삶 곳곳에서 활짝 꽃피울 수 있길 고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