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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은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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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마몽드 브랜드북을 기획할 당시, 컨셉트는 Blooming이었다. 꽃처럼 피어나는 생명력. 당시 한가인이 모델이었고, 함께 일했던 보그 수석 에디터가 편집회의 때 했던 말이 있다. '꽃은 자연의 중심이고, 여자는 세상의 중심이다'라고. 이후 꽃과 여자는 온전히 하나로 움직이는 유기체가 됐다.   캔들 플라워를 읽고 난 느낌이 딱 그랬다. 세상의 변화, 생명의 소중함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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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마몽드 브랜드북을 기획할 당시, 컨셉트는 Blooming이었다. 꽃처럼 피어나는 생명력. 당시 한가인이 모델이었고, 함께 일했던 보그 수석 에디터가 편집회의 때 했던 말이 있다. '꽃은 자연의 중심이고, 여자는 세상의 중심이다'라고. 이후 꽃과 여자는 온전히 하나로 움직이는 유기체가 됐다.

 

캔들 플라워를 읽고 난 느낌이 딱 그랬다. 세상의 변화, 생명의 소중함은 여자들에 의해 꿈꾸고 있다고. 시인이자 소설가로서 김선우 작가의 글쓰기가 아름답기도 했지만, 작품 전면에 자리한 지오, 희영, 연우, 수아의 향긋한 몸짓이 잔상처럼 떠온다. 2008년 촛불을 소설로 가져온 문제작이란 평가에 일견 동의하지만, 소설은 단순히 광우병 촛불시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김선우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조안(지오의 엄마 애인?)이 지오에게 들려줬던 다음과 같은 말이 아니었을까?

 

나무처럼 높이 걸어라. 물처럼 깊이 대화하라. 사랑이 많으면 슬픔이 많다네. 두려워 마라. 대지의 딸아. 큰 슬픔을 통해 기쁨으로 나아가라.(P117)

 

캐나다 레인보우에 모여사는 3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가족 구성이지만, 3대(할머니, 엄마, 나, 그리고 엄마의 애인인 조안)에 걸친 4명의 여인이 자연의 품에서 축제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지오가 15살이 되던 해. 한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꿈 속에서 분신처럼 떠오던 한 사내아이를 찾아서. 그랬던 지오가 희영을 만나 희영의 친구들과 2008년 촛불이 활짝 피었을 때를 경험한다.

 

여자들이다. 지오는 자연의 아이다. 동물들과 대화를 할 줄 아는 독특한 아이다. 반면 희영, 연우, 수아는 저마다 가족으로 인한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여자들이다. 그랬던 그녀들이 광화문에 모였다. 들불처럼 번져가던 광장의 촛불들은 경이롭다. 촛불 시위와 이를 억압하는 공권력 사이의 디테일한 묘사들이 눈에 띄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 당시의 광장은 말그대로 축제였다. 경쾌한 묘사가 당시의 아련했던 기억들을 반추하게 한다.

 

누구나 2008년 촛불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을 게다. 말하자면 난 딱 희영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단 한번도 광장에 나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희영과 다르지만, 어느 정도 동조는 했지만, 당장의 삶이 바빠 애써 외면했던 기억이 난다. 소통 부재의 현실을 너무 일찍 체념해버린 건 아닐까? 그때를 생각하며, 아직도 마음 한켠이 아프다. 삶의 다양한 목소리가 광장에서 울려 퍼졌다. 비단 쇠고기 수입뿐만 아니라 한미FTA, 대운하, 0교시 수업 등 다양한 촛불들이 한데 어우러졌었다. 그런 속에서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였고, 유모차를 끌며 시위에 참여했으며, 스스로 축제의 주인공임을 온몸으로 드러냈던 사람들이 바로 여자들이다. 여자들.

 

을지로에 보리(누렁이 황소)를 끌고 나타났던 김숙자 씨, 철거촌의 시인 홍씨 영감님, 희영의 애인인 동수, 보수 우익언론 기자를 아버지로 둔 민기, 학교를 다니지 않는 태연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캔들 플라워를 추동하는 원동력은 이 땅의 청춘들이다. 촛불이 모여 축제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이들 중고등학생들의 가감없는 참여가 아니었을까? 대결과 폭압의 구도를 벗어나, 삶의 다양한 목소리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다양한 피켓들. 한없이 무거워진 생을 그들은 경쾌하게 어루만진다.  

 

김선우 작가는 "2008년의 촛불 속엔 '새로운 생명의 감각'이라고 할, '생명에 대한 예의'를 고민하게 하는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질문과 호혜적 연대의 열망이 있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축제는 끝났지만, 여전히 2008년을 불밝힌 촛불은 도저한 역사 속에서 그 의미를 되찾게 될 것이다. 소설 속에 인용된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처럼 세상 사람들은 대한민국이란 공간 속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우리들의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찬'다. 또한 들숨과 날숨처럼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이 늘 한쌍으로 드나드는 게 삶이라는 걸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소설의 작품성을 논하기 전에, 2008년의 촛불을 소설로 풀어갔다는 점에서 분명 문제작이다. 단순히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문제보다 생명의 근원과 그것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값진 성과라 하겠다. 물론 버려진 개 사과의 시선으로 바라본 장면, 희영과 동수의 뜬금없는 애정씬, 지오의 쌍둥이 동생이 민기라는 사실, 더욱이 민기의 아버지가 보수언론의 기자라는 사실 등 일련의 작위적이고, 우연에 기반한 플롯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작가의 속삭이듯 일렁이는 글쓰기가 매력적이었다. 정말 아름답게 글을 쓴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라고 느낄만큼. 세상의 중심은 여자라고, 모든 생의 중심은 생명이라고 말하며, 2008년을 반추한 김선우 작가. 그녀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



t******2 2010.04.21. 신고 공감 9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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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할 때 피던 꽃 ,『캔들플라워』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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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엄마의 기도 상에서, 소리 없이 정전된 방구석에서 종종 만나곤 했지. 가만 보면 촛불은 늘 '간절할' 때 피어오르지 않았나.     2008년 당시 캐나다에 있었던 나는 '촛불이 서울을 메우고 있어!' 란 소식을 듣고 뉴스 기사를 찾았다. 각 포털사이트에는 반짝반짝한 기운이 넘실거리는 광화문 네거리 사진들이 대문짝만하게 떠올라 있었다. 일단은 아름다웠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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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엄마의 기도 상에서, 소리 없이 정전된 방구석에서 종종 만나곤 했지.

가만 보면 촛불은 늘 '간절할' 때 피어오르지 않았나.

 

 

2008년 당시 캐나다에 있었던 나는 '촛불이 서울을 메우고 있어!' 란 소식을 듣고 뉴스 기사를 찾았다. 각 포털사이트에는 반짝반짝한 기운이 넘실거리는 광화문 네거리 사진들이 대문짝만하게 떠올라 있었다. 일단은 아름다웠다. 그런데 왜? 왜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을까. 몇 기사를 읽어본 나는 정부의 우매함에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당장이라도 한국에 가고 싶어졌었다. 가서 소리 지르고 돌을 집어던질 화딱지만큼 함께 춤추고 노래하고 촛불 속에 있고 싶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 왔던 캐나다였는데 웬걸, 굳이 경험이란 걸 먼 나라에서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김선우 작가 역시 그랬을 것이다. 촌스러웠던 시대의 아픈 저항을 온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인데 이 아름답고 개혁적인 저항이 글쓰기 욕구로 발현되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캔들플라워가 싹 틔우기 시작했겠지.

 

 

#. 귀머거리 XX

 

캐나다 오지의 작은 예술 공동체에서 자란 지오(순연히 제 의지로 지은 이름이라니!)의 첫 단독비행은 다름 아닌 한국, 때는 촛불이 막 켜졌을 때쯤. 어렴풋한 기억 속의 쌍둥이를 찾고자 흘러들어온 서울의 한복판에서 지오가 마주한 건 비상식적인 귀머거리 정부와 소통하려 애쓰는 국민이었다.

 

…… 소녀들이 그런 손팻말을 들고 광장에 나와야 하는 현실 같은 걸 지오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 마을은 마을주민 모든 가구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조용하게 움직였다. 여럿이 함께 살지만 저마다의 삶의 방식을 완전하게 존중하면서. … ‘국가’라는 단위가 너무 커서 그런 존중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큰 국가보다는 작은 마을을 만들어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이 나라의 소녀들은 큰 ‘국가’와 싸우고 있었다. 발랄한 웃음을 까르르 터뜨리며 서로 손을 잡은 채로. (p.99)

 

김선우 작가는 이 소설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 자신의 정치관도 드러냈다. 잊혀진 시어들을 구석구석에서 찾아내 생생하게 지어내던 그의 시들처럼 단도직입적이다. 사람이 죽어나가도 눈 하나 꿈쩍이지 않는 정부에게 아무리 예쁜 말로 떠들어 봤자 못 알아들을 테니 그래, 차라리 줄줄이 읊어주마!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소설 속의 모든 ‘정치적’ 발언들은 모두 촛불의 목소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할머니가 훔치던 눈물, 광장 바닥에 앉아 소주 한 잔 걸치신 샐러리맨의 쓴 소리, 인터넷 패션 커뮤니티 아가씨들의 또각거림, 이제 막 걸음을 뗀 꼬마의 옹알이가 모두 '정치적'인 발언인 것이다. 일상의 정치, 우리 삶과 직접 연관이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는 다만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p.311) 그러므로 적어도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공감하고 반성하고 힘내고자(!) 이 책을 집어들 필요가 있다.

 

 

#. 금잔화의 생명력

 

이 소설에 크고 화려한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박봉의 직장인 희영, 아마추어 영화감독 연우, 불운한 가정사를 안고 사는 도시녀 수아, 버려지고 병든 개 사과, 홀로 돌아간 숙자씨, 자퇴생 태연, 엄마 없는 민기가 전부라면 전부. 하지만 이들의 만남까지 누추하지 않은 이유는 이들에게 모두 한 가지씩 '센 것'이 있다는 것이다. 코코돌코나기펭 출판사를 차리겠다는 희영의 꿈, 세상 구석구석을 야무지게 찍어내겠다는 연우의 깡, 촌스러운 건 딱 질색이라던 수아의 이유 있는 변덕, 그리고 사과의 자부심, 숙자씨의 사랑, 태연의 청춘, 민기의 성장..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각자의 힘을 하나씩 품고 만나 서로에게 나누면 그 하모니는 서로에게 삶을 불어넣어주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촛불에서 그런 걸 경험했던 게 아닐까. 공감에서 얻는 생명력.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광장으로 모여들었을 때의 그 스파크가 주었던 생명력. 그리고 그야말로 손색없는 광장이 되어주었던 『캔들플라워』.

 

 

#. 희망의 연대

 

촛불의 시발점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운동이었지만 『캔들플라워』는 숙자씨의 입을 빌어 "미친, 소라고, 더러운, 소라고, 말하지 마세요."(p.112)라며 이 소설이 단순히 촛불을 재연하는 글이 아님을 밝힌다. 사람들은 치열했지만 동시에 '소'를 등한시했다, 는 것인데 장정일 작가가 해설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캔들플라워』는 동물존엄권도(사실은 너무도 당연한 이것을!) 주장한다. 주인공인 사과는 버려졌고 병에 걸렸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그렇게 만든 건 모두 인간. 결국 미친 건 소가 아니라, 병든 건 개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각종 동물을 죄의식 없이 학대하는 영상이 나돌고 식육견이니 하는 괴물이 언론에 등장하면서 나 스스로도 갈 때까지 간 건 아닐까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었다. 어느 순간부터 돈으로 동물을 소유하거나 사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너무도 당연해졌고.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여전히 희망적이다. 희영처럼 제 한 달 생활비를 고스란히 바쳐 버려진 개를 살려내거나(!) 지오처럼 동물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지오의 경우 진짜로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해는 너도, 나도 가능하다. 때리면 아프겠구나, 굶기면 배고프겠구나, 이게 어렵진 않다.) 아직 우리 주변에는 있으니까. 연대는 그렇게 시작된다. ‘진심으로’ 대하는 것. 수평적 관계를 맺는 것. 그게 캔들플라워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영원히 '발칙한 것'이 되어!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주요소재는 물론 '촛불정국'이지만 『캔들플라워』의 소재를 하나로 정의하기에 이 소설이 품고 있는 씨앗은 너무도 많다. 우리는 그 모든 씨앗을 찾아 천천히, 그리고 정성껏 가꿀 의무가 있다. 이 곳 대한민국에서 지금 그 씨앗들은 모조리 짓밟히고 있으니까. 자유언론 보장, 4대강 지키기, 교육제도 바로잡기, 대학 등록금 인하, 청년실업 해결 모두 우리가 가꿔야 할 소중한 씨앗들이다. 이들에 관심 갖고 끊임없이 돌보면 어느새 우리 마음속에도 캔들플라워 하나씩 자라고 있지 않을까. 꽃 피기 직전에 체온이 올라가는 꽃들처럼! (p.106) 간절한 지금, 이 책이 부디 그대들의 마음에 작은 연대의 촛불 하나 지펴주길.

 

 

 

 

w**********n 2010.02.11.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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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플라워』- 촛불,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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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촛불을 떠올려본다 ㅡ.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혹자는 뒤에 엄청난 배후가 있다고, 끝까지 그 배후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자들이 있다면 꼭 찾아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제발 좀 찾아내달라고.. 찾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사람들은 모여들었다. 한 손에는 불을 밝힌 촛불을, 또 다른 한 손은 서로서로 맞잡은 채 ㅡ. 까르륵거리는 웃음을 앞세운 어린 소년,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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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촛불을 떠올려본다 ㅡ.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혹자는 뒤에 엄청난 배후가 있다고, 끝까지 그 배후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자들이 있다면 꼭 찾아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제발 좀 찾아내달라고.. 찾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사람들은 모여들었다. 한 손에는 불을 밝힌 촛불을, 또 다른 한 손은 서로서로 맞잡은 채 ㅡ. 까르륵거리는 웃음을 앞세운 어린 소년, 소녀들부터, 친구들과 함께 우르르 몰려나온 젊은 사람들, 바라만 봐도 행복해지는 연인들,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가족들,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들 ㅡ.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나는 정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매일 싸움만 하는 국회를 가진 나라의 국민들이 이제는 이렇게 스스로 빛을 밝힌다는 사실에,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감정을 지금에 와서 다시 떠올려본다 ㅡ.

 

캔들 플라워!

꽃 피기 직전에 체온이 올라가는 꽃들처럼 사람들이 따뜻했다. - P106

 

『캔들 플라워』는 제목 그대로 촛불이 모여 꽃을 이룬, 2008년의 촛불을 이야기한다 ㅡ. 하지만, 그 당시에 느꼈던 설움과 분노를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들을 통해 따뜻하게 담아낸다. 스스로 지구인이라는 사실을 좋아한다는, 사람을 무장시키는 힘이 있는 아이, 지오(Geo) ㅡ.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싶다는 이 아이의 첫 단독비행을 시작으로 이야기도 시작된다 ㅡ. 캐나다의 깊은 오지마을에 살지만, 한국과의 깊은 인연이 있는 지오는 카우치 서핑을 통해,‘코 코 돌 코 나 기 펭’ 이라는 아주 강력한 아멘을 가지고 있는 스물아홉 살의 희영을 만나게 된다. 지오가 한국에 들어오게 된 시기는 2008년 촛불이 타오르고 있을 때이다. 지오가 희영의 친구 연우와 수아 그리고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광장으로 나가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현실과는 정반대로- 감각적이고 세련되게 풀어나간다.

 

엄마, 고백할게.

순간적이었지만, 십자가에 못 박혀도 좋으니 내 손에 총이 있으면 좋겠다고 까지 생각했어.

주먹을 꼭 쥔 채 간신히 내 마음 속의 괴물과 싸웠어. - P209

 

어린 십대 소녀의 마음을 이토록 아프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여리디 여린 소녀가 마음속의 괴물과 싸우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물학적 아버지가 있는 나라라는 사실이외에 무엇이 지오를 한국으로 이끌어 이런 힘든 시간과 마주하게 했을까?! 이런 지오의 존재는 정말 현실적이면서도, 때로는 거짓말 같이 느껴진다 ㅡ.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고, 자연과 교감하며, 사람을 끄는 힘이 있는 지오는 어린 나이답지 않은 생각과 포용력을 지녔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그녀를 거짓말같이 보이게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그녀를 거짓말 같은 존재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은, 한국과의 인연이 있지만, 한국인이 아닌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객관성에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에서 설 곳을 잃어버린 객관성-어쩌면 정의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을 그녀의 존재를 통해 나타내 보이려는 작가의 의도는 아닐까?!

 

“너희들 여기 처음부터 나왔니?”

“네!”

술래, 태연, 민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다.”  - P97

 

어린 아이들이 거리로 나온 모습을 보며, ‘고맙다’고 말하는 어른의 모습을 지금에 다시 찾아볼 수 있을까?! ‘가서 공부나 해라’가 아닌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왜 이렇게 나의 가슴을 콕콕 찌르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이 사회를 이렇게 머물게만 만든다는 죄책감으로 바라봐서인지,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까?! 그래, 부끄럽다 ㅡ. 그 부끄러움이 날 이토록 가슴 아프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촛불을 든 많은 사람들과는 또 다르게, -우리의 촛불이 거리에서 사라질 무렵- 처음의 의도가 변질되고 훼손되었다면서, 그 기억들을 지우기에 급급했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과연 거리에 나온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어떤 말을 던져줄지. 아니, 그에 앞서서 부끄러움이란 것을 가지고나 있는지, 혹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생명에 대한 예의는 한 번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ㅡ.

 

며칠 전 대한민국 축구가 중국에게 32년 만에 대패했다. 문제는, 단순히 졌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경기를 하다보면 이길 수도 있고, 질수도 있는 법이니까 ㅡ. 국가대표 운영에 있어서 이전부터 전문가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만 같아 더 아쉽게 느껴지는 경기였다. 내가 생각하기로, 많은 사람들이 그 경기에 실망하고 분노하는 이유는, 명백한 앞으로의 비전이 제시되지 않은 경기를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감독의 소신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보다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팀과 경기를 관리했다면, 적어도 지금과 같은 비난은 듣게 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끝난 후 감독의 인터뷰에서는 변명만이 남아있었다. 그 모습에서 난 왜 또 다른 한 인물을 떠올렸을까?! 그와 동시에, 지난 촛불의 기억이 맞물려 국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고 외치는 목소리도 함께 들려오는 듯하다 ㅡ. 

 

 

작가는,  '새로운 생명의 감각'이라고 할, '생명에 대한 예의'를 고민하게 하는 연대의 열망을 촛불 속에서 찾아 글로 담았다고 한다. 또한 이 이야기가 현재가 아닌 미래의 이야기이길 바란다고 한다. 그러면서 촛불로 가득한 광장을 통해 드러나는 우리 사회를 꽃으로 이야기한다. 어쩌면 이 소설은 그냥 소설이 아니라, 성장 소설에 상당히 가깝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오와 그 또래 아이들만의 성장이 아닌, 그들로 인한 우리 사회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성장소설 ㅡ. 작지만 함께 촛불을 밝혔던 한 사람으로서, 이 소설, 『캔들 플라워』는 정말 반갑고, 고맙게 느껴진다 ㅡ. 그 촛불을 다시 떠올리고 가슴에 담을 수 있게 만들어 줘서 말이다 ㅡ.

 

까르륵거리는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그녀들이 누군가의 엄마와 할머니가 되어서도 계속 이어지길 소망해 본다 ㅡ.

b****j 2010.02.12. 신고 공감 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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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캔들 플라워-아직 끝나지 않은 잔치
"[서평]캔들 플라워-아직 끝나지 않은 잔치" 내용보기
'촛불잔치를 벌려보자 촛불잔치야~'하는 노래가 있었다. 그노래가 한창 유행할때만 해도 몇십년후 정말 촛불을 켜고 시청앞광장에서 잔치를 할줄은 짐작도 하지 못했다. 더구나 기쁨의 잔치가 아닌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무거운 잔치가 될것이라는것은 정말 생각할수 도 없었다. 최루탄이 터지고 눈물콧물 흘려가며 독재타도를 외치던 그 시절을 지나온 나로서는 이제 군사독재도 물러
"[서평]캔들 플라워-아직 끝나지 않은 잔치" 내용보기

'촛불잔치를 벌려보자 촛불잔치야~'하는 노래가 있었다. 그노래가 한창 유행할때만 해도 몇십년후 정말 촛불을 켜고

시청앞광장에서 잔치를 할줄은 짐작도 하지 못했다. 더구나 기쁨의 잔치가 아닌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무거운 잔치가

될것이라는것은 정말 생각할수 도 없었다. 최루탄이 터지고 눈물콧물 흘려가며 독재타도를 외치던 그 시절을 지나온

나로서는 이제 군사독재도 물러가고 다른나라를 도와줄 만큼 먹고살만 해졌으며 슬슬 나태의 기운이 붙기 시작한

평화의 시대가 왔음에도 이렇게 촛불을 손에들고 아이의 손을 잡고 시청앞을 행진하는 일같은건 상상도 하지 않았었다.

먹기 싫은 미친소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이상한 현실에 갑자기 '기브미 초코렛'했다는 전쟁후의 가난한 조국이 겹쳐지고

정작 주인인 우리보다 더 토종의 씨앗들을 간직하고 도리어 없어져 가는 토종을 역수입해야 하는 이상한 식민의 시대를

사는것 같아 자존심도 상했던 그런 어느날 이제는 풍요로움에 적당히 타협하고 살것만 같았던 사람들이 촛불을 켜들고

아직 살아있노라고 외치는 그런 잔치가 시작된 것이다.

 

 

시인으로 시작된 작가의 또다른 면모를 엿보게 한 작품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과 소통할줄 알고 몇개국의 언어를 구사할줄

아는 신비의 소녀 지오가 고향인 레인보우를 떠나 자신의 반쪽을 찿아 한국으로 오는것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가장 뜨거웠던

그시간 촛불이 환히 켜졌던 그 광장에서 꽃을 피운다. 카우치 서핑에서 찾아낸 희영과 연우 수아와 태연..모두 그광장에서

뜨겁고도 열렬한 그러면서도 위트가 있는 잔치마당에 뛰어든다.

상계동에서 버려진 개 사과와 고향의 소 보리를 잊지못하고 죽어간 숙자씨...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숨져간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는 그들을 작가는 애도하고 싶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진실이 없어진것은 아니라는...살아남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것이다.

전경인 아들과 촛불잔치에 참여한 아버지와의 조우...보수신문의 기자와 진보의 아들..우리는 때로 선택의 여지없이 마구

달려드는 부조리한 현실앞에 무릎을 꺽이곤 한다. 하지만 그건 잠시일뿐..이렇게 촛불꽃이 피어나듯 서서히 몸을 일으킬수

밖에 없게된다.

 

 

자신의 반쪽을 찿아낸 지오..지금도 레인보우에서 기분좋은 수영을 즐기고 있겠지.

생물학적 아버지에 대한 연민을 가라앉히고 사랑하는 반쪽과 만날 날을 손꼽고 있을거야.

생계를 위한 직장에 사직서를 던지고 정말 하고 싶었던 글쓰는일을 시작한 희영아. 네 사랑도 네 미래도 촛불처럼

환하게 피어오르길 기도해줄게.

 

'세샹에 어떤 순간에는 침묵만이 말이 되기도 한다'-296p

그래 살아보니 정말 이런순간이 있었어. 그래서 작가의 이 말한마디가 가슴에 길게 남네.

그리고 이제 그광장에서 슬픈 잔치는 없었으면 좋겠어. 정말 신나는 잔치마당이 되기를 빌어보자.

 

h********5 2010.01.29.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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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향연 [캔들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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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꽃이라... 두 개체가 공통적으로 주는 따스함이 제목부터 표지, 거기에 알맹이까지 잔잔하게 온 몸을 데워준다. 순수 문학이라는 장르적 분류 말고 단어 그대로 순수해지게 하는 글이어서 순수문학이라고 하고 싶어졌다. 작은 구슬 방울들이 쟁반위에서 한꺼번에 데굴거리는 소리들같이 자잘한 등장인물들과 소박한 이야기가 향긋하고 깔끔한 ‘허브차 한 잔’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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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과 꽃이라... 두 개체가 공통적으로 주는 따스함이 제목부터 표지, 거기에 알맹이까지 잔잔하게 온 몸을 데워준다. 순수 문학이라는 장르적 분류 말고 단어 그대로 순수해지게 하는 글이어서 순수문학이라고 하고 싶어졌다. 작은 구슬 방울들이 쟁반위에서 한꺼번에 데굴거리는 소리들같이 자잘한 등장인물들과 소박한 이야기가 향긋하고 깔끔한 ‘허브차 한 잔’한 느낌이다. 짧은 문장들 틈에 요즘에 흔히 볼 수 있는 언어적 표현들도 많아 청춘소설 같다는 인상도 강하게 들었다. 무엇보다 맑은 음성으로 생명과 자연을 노래하는 소설 전반의 느낌이 상큼하다.


  김선우 작가는 2009년 용산참사를 보며 생명을 바라보는 메마른 언론과 정부의 태도에 놀라며 그보다 1년 전에 있었던 촛불집회를 떠올렸다고 한다. 현정부 취임 초기 한창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의 외침이 한반도 전역에서 달아올랐던 유월을, 시인답게 부드럽고 따뜻하게 그리고 싶어진 것이었다.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볼 때 2008년 6월의 촛불사건은 집회 문화의 대혁명이었다. 자발적 의지에 의해 거리에 나선 시민들의 함성이 촛불로 타올랐고 소통의 점등이었으며 광장의 신문고가 되었다. 100일 넘는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섣부른 비난과 날선 비판들이 쏟아지자 김선우는 안타까움이 앞서 소설로써 다시 촛불을 밝히게 된 것이었다. 정부와 청와대를 향해 다양한 방식과 구호(예를 들자면 한 가족이 분장하고 써온 「아빠 얼룩소 “너만 보면 미치겠소” 아기 회색쥐 “나 때문에 약오르쥐?”엄마 냐옹이 “정부 미쳤냐용”」같은 기상천외한 구호)로 우리의 목소리를 한껏 낼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을 그녀 특유의 모성애로 감싸 안는다.


  거기에서 지오를 탄생시켰고 외국인인 지오의 시선을 통해 사람 중심의 세상을 기준으로 2008년의 뜨거웠던 유월을 바라본다. 우리 스스로가 놀라고 그러면서 서로를 위로했었던 알토란같은 시간이었음에도 가시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흐지부지 묻혀버린 듯 하지만 어느새 우리 국민들은 손에서 손으로 촛불을 전해주며 연대의 힘, 소통의 힘,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훨씬 성숙한 위치로 올라가 있었다. 이 정부에서 자랑하는 소통의 방음벽이 얼마나 높고 견고한지를 절감하며 결국 2010년 국민투표격인 지방선거에서 그런 정부를 조용히  밀어내기도 했다. 2008년의 성장통이 없었다면 2년이나 지난 지금에서라도 이런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권력이 사람의 외로움을 치유한 적이 과연 있을까?”

『캔들플라워』 331p


  정치는 권력이다. 권력은 다수를 지배하는 힘이 된다. 인간의 본성 중 지배욕도 있을 것이고 기득권을 유지하고픈 욕망도 당연히 존재할 것이다. 주어진 권력을 가지고, 권력을 부여해준 국민의 바람을 뒤엎는 권력의 행사가 끊임없이 있어왔다. 거기엔 정당성이 부재했다. 권력이라는 것은 쉬지 않고 감시해야 그나마 진정성이 생겨난다. 그러한 감시체계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사법부도, 국회도 아니요, 직접 목소리를 내는 국민이다. 외침은 메아리로 돌아와야 한다. 그런데 청와대는 대단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푸른 기와는 통째로 흡수해버리고는 대가도, 반응도, 메아리도 삼켜버렸다. 그래서 밤만 되면 캔들플라워 밭에서  향연이 펼쳐진다. 유모차에 실린 아기부터 스스로 뛰쳐나온 교복 입은 10대들, 하루 종일 시달린 업무 스트레스를 광장에 앉아 촛불을 태우며 풀어야했던 직장인들, 달콤한 데이트도 푸른 잔디 위에 손만 맞주 잡고 있어도 행복했던 연인들, 김밥이며 빵이며 생수며 과일이며, 몰래 놓고 가면서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자영업자와 농민들까지 .... 그 모습들을 이 책에 담아낸다. 바로 우리가 주인공이었다는 것을 김선우는 조금이라도 빨리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촛불정국 1년 후 곧바로 이 소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자신의 쌍둥이 분신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첫 여행을 온 레인보우 소녀 Geo. 그녀의 이름처럼 그녀는 신비한 지구적인  소녀이다. 그런 그녀에게 한국의 비폭력적인 촛불 집회는 감동일 수밖에 없다. 소통의 광장에서 만나는 제각각의 사람들을 보며 무지개빛 희망과 다양성을 동시에 떠올린다. 환타지성을 가미한 웰빙 소설이랄까? 심장이 달린 생명체만 존엄한 것이 아니라 대자연의 모래알 하나까지도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물이 살려고 하는 기척, 깊이깊이 호흡하며 살아날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기척

『캔들플라워』 271p


  지오를 통해 작가가 지향하는 가치를 전달한다. 생명에 대한 예의, 탐욕의 무서움, 자본과 권력의 이중성, 평화를 향한 연대 등 그녀의 욕심은 끝이 없는 듯 보이지만 나에게는 그 꿈들이 오히려 소박해보이니 이건 무슨 아이러니인지. 인간사회가 더 오래 더 잘 살고 싶다면 가져야할 미래적 가치들을 바쁘지 않게 이야기 해준다. 그래서 지오를 비롯한 10대 20대 청춘들이 조금은 중심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먹통의 벽을 조용히 무너뜨려간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청년들의 힘이 컸다. 독립을 쟁취하고 민주주의의 성숙을 가져왔듯이 젊음의 광장에서 그 변화를 주도한다. 되려 미안해하는 어른들에게 용기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일상의 매너리즘에 빠져 잊고 있던 지금 이 순간의 역사에 대해 되새김질하는 자극을 선사한다.

  

  지오라는 인물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그녀의 가족 구성부터 독특하다. 할머니, 엄마, 엄마의 애인 조안 아줌마까지 여자 넷이서 레인보우라는 규격화되지 않은 공동체에서 살고 있다. 그녀의 생물학적 할아버지, 아버지는 모두 한국인. 그것이 이유의 다는 아니고 사라져버린 일곱 살까지의 기억과 꿈속의 반쪽 바유를 찾아 한국으로 떠난다. 그런 그녀를 촛불 집회를 중심 소재로 하는 소설의 한복판에 세우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냉소적으로 비난하기 보다는 촛불 정국의 주변부에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장치를 둠으로써 움츠린 어깨를 쫙 펴게 해주는 따스한 시선을 투입시킬 수 있었다. 그랬기에 그 자체의 상황만으로도 재평가가 가능해진 것이다. 잘했다 못했다의 이분법적인 결론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오며 외쳤던 구호들을 기억해보고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시위를 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곳에 갔었는지를 되새겨보게 해준다. 그리고 그 당시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고 민주주의의 출발인 “참여”를 보여줌으로써 분명 한국 사회의 진일보를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는 것 자체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을 마치 내레이션 읇 듯 지오의 시선으로 레인보우 식구들에게 알려준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따스한 평화, 함께 할 때 빛나는 힘, 사랑과 생명과 자연이 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야기의 구성면에서 조직력은 별로이다. 그러나 시인 출신답게 모난 것들은 둥글게 처리하는 솜씨가 엿보이는 은은한 글이다.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겨나서 콘크리트 같은 딱딱한 현대 사회에 맑은 바람 한소쿰 선사하는 느낌이다. 우리 영혼이 원래는 맑았음을 보여주려는 듯 깨끗하고 영롱한 순수성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2008년, 조용한 혁명이었던 전환점을 이야기화 한 첫 소설이라는 것에도 좋은 평가를 받을 대목이다. 훗날 문학에서 나타난 역사적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작품으로써 교과서에도 실리게 되지 않을까? 10대 후반이나 2,30대들의 취향에 잘 맞을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g********s 2010.06.21. 신고 공감 5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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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과연 어떤 시선이 필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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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의 지오가 낯선,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온전히 낯설다고만은 할 수 없는, 한국땅에서의 또다른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그려지는 이야기로 알았다면, 그것은 독자 맘대로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작가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장정일 작가의 <해설>도 그렇고.   온전히 '캔들 플라워'를 쓰게된 작가의 동기(?)는 '촛불에 대한 이야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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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의 지오가 낯선,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온전히 낯설다고만은 할 수 없는, 한국땅에서의 또다른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그려지는 이야기로 알았다면, 그것은 독자 맘대로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작가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장정일 작가의 <해설>도 그렇고.

 

온전히 '캔들 플라워'를 쓰게된 작가의 동기(?)는 '촛불에 대한 이야기'에서 '용산 참사' 그리고 마침내 '2008년의 촛불문화제'로 구체화 되어 마침내 '캔들 플라워'로 피어나게 되었다고나 할까....(순전히 나의 제멋대로 풀이겠지만..)

 

미친 소에 대한 분노로 시작된 국민들의 자발적인 촛불문화제는 기댈 곳없는 국민과 국민을 지켜줄 마음조차 없는 정부간의 팽팽한 줄다리기였다. 1년을 훌쩍 넘긴 지금, 과연 긴장감 넘치던 줄다리기의 성패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어느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현실로 판결내릴 수 없는 실제의 사건을(그것도 엄청난 역사적 사건들..) 보기좋게 소설의 재료로 선뜻 선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처음엔, 입국장에 나타난 소녀 지오에 대한 소개가 정말 장황(대단)하여, 지오 개인에게 일어나는 아주 중요한 일(기억조차 지워져 진짜인지 어쩐지조차 알 수 없는 쌍둥이 남동생? 혹은 오빠?... 아무튼 자신의 다른 한쪽을 찾는) 가운데 배경처럼 촛불문화제가 그려지는 정도가 아닐까 했었다.

 

그러나 왠걸... 장황한 지오의 배경과 엄청난 능력(정규교육도 받지 않고 자연에서 자라고 배우며, 화재사건이후 십여 개의 언어를 사용하게 된 놀라운 능력, 심지어 사물이나 동물, 식물과도 대화가 가능한)은 어쩌면 이야기 속에서의 쓰임새에 비해 필요이상으로 넘치는 듯하다.

 

자신이 살고 있는 캐나다에서 태어났으니 자연 영어 가능할 것이고, 프랑스인인 할머니가 있으니 프랑스어 가능하고, 참으로 인위적이다 싶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한국인이니 한국어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하면 될 것 같고(전개상 무리인가??), 엄마의 애인인 인디언 조안 아줌마가 있으니 자연과의 대화도 가능하다 할 수 있겠고....그렇다고 볼 때 굳이 십여 개의 언어를 (그것도 사고의 후유증으로) 사용하는 엄청나게 특별한 존재로 부풀리지 않았어도 좋지않을까..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

 

지오가 열다섯 살 생일을 맞아 첫여행지로 일본대신 한국을 택한 것은 참으로 이유있는 선택이었음에도, 자신의 쌍뚱이 형제를 찾으려는 생각이나 노력이 참으로 낯설다. 아마도, 자연의 아이이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있는 연유로 결국엔 2008 촛불문화제의 절정기를 함께 하는 지오. 지오와 함께 촛불문화제를 즐기는(?) 희영, 연우, 수아와 민기, 태연들.. 그리고 촛불문화제의 또 다른 참가자들(동지들)인 숙자씨와 홍씨 할아버지까지... 또 곳곳에서 등장하는 소녀들과 아가씨들, 가족들까지.... 자신들의 의사를 대변해 줄 것이라고는 꺼지지 않고 따오르는 촛불 뿐인양 그렇게 그칠 줄 모르고 타오르던 촛불들....

 

문득, 작가는 왜 촛불을 밝힌 장본인들이 아닌 제3자일 수도 있는(온전히 제3자라고 하기엔 한국인의 피를 75%정도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지오를 선택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어쩌면, 아직은 무어라 판단하고 정의내리기 껄끄러운(그때의 정부가 아직도 진행중이므로) 사건인 촛불문화제에 대해 우리 내부의 누군가 나서기에는 시기 상조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우리와 상관없는 제3자의 누군가에게 맡기기에도 석연치않았던 것은 아닐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2008년의 뜨겁게 타오르던 촛불의 붉은색이, 적잖이 낭만적인 주인공 지오의 순진무구함처럼 까만 어둠 속에서 적당히 번져가며 환상적으로 보이는 아름다움만으로 그려져, 자칫 치열한 생존(목숨과 직결된)의 상징이었던 촛불을 홀린듯 감상의 피사체로 그려낸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도 살짝 해본다.

 

 

 

j************4 2010.02.10.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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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없는 촛불, 나비의 날갯짓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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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없는 촛불, 나비의 날갯짓처럼!    -김선우 선생님의 『캔들 플라워』를 읽고       『캔들 플라워』는 경계 없이 피어나는 촛불의 이미지를 통해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를 그렸다. 소설적 배경은 매우 무거운 무채색에 가깝지만 촛불이 가진 이미지만큼은 분명 붉다. 현실과 이상, 목전에 있는 것과 잠재적인 것, 과거와 미래가 강한 연결고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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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없는 촛불, 나비의 날갯짓처럼!

   -김선우 선생님의 『캔들 플라워』를 읽고

 


 

 

『캔들 플라워』는 경계 없이 피어나는 촛불의 이미지를 통해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를 그렸다. 소설적 배경은 매우 무거운 무채색에 가깝지만 촛불이 가진 이미지만큼은 분명 붉다. 현실과 이상, 목전에 있는 것과 잠재적인 것, 과거와 미래가 강한 연결고리를 지니듯 너와 나, 나라와 국민, 나와 또 다른 나에 이르기까지 이 소설은 매순간 참된 소통이 무엇인지 자문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지오, 저마다의 현실을 감내해 가는 세 명의 여자, 희영, 연우, 수아 그리고 지오의 꿈 속에 자꾸만 나타나던 알몸의 소년이자 한국행 티켓을 선택한 이유나 다름없는 민기, 그밖에 촛불시위로 인해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까지, 그들이 보고 느낀 2008년 서울은 분명 훼손된 곳이었다.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해석 또한 다르지만 그들을 연결시켜준 것은 작은 촛불이었음이 분명하다. “너무 환하게 사방을 전부 밝히진 않지만 자신을 밝히고 자기 주변을 밝히는, 그런 촛불들이 모이면 아주 밝아지는 세상.”

지오는 캐나다의 깊은 오지 마을, 레인보우라는 곳에서 자연과 도서관을 오가며 열다섯 해를 자라온 혼혈의 아이다. 그런 지오에게 촛불 시위란 단순히 시위라고 판단하기에는 거대한 물결과도 같았다. “청계천을 따라 아직도 군데군데 촛불이 흔들리며 피어 있었다. 멀리서 흔들리는 불빛. 그것은 따뜻하지도 밝아보이지도 않지만 타오르는 촛불의 동그란 밑자리를 분명히 비추고 있을 터였다.” 촛불들의 행진 앞에 전경부대가 나타날 때마다 선두의 사람들이 몸을 돌리면 매스게임을 하듯 차례로 몸을 돌려 대열 맨 후미의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선두가 될 때, 지오도 그 대열 안에 있었다. 촛불시위를 목적으로 한국에 온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현재 포지션은 여기, 라고 당당히 말하는 지오.

소설에선 소년소녀들의 다채로운 생명감이 묘사되어 있다. “갖가지 색의 알록달록한 책가방 배낭을 메고 흰 셔츠 위에 교복 조끼를 입은 소녀들의 종아리가 오종종한 어린 자작나무들 수피처럼 반짝거렸다. 통통하거나 매초롬하거나 껍질을 벗는 중이거나 그것들은 모두 반짝거렸다. 광장 한 귀퉁이 둥그렇게 소녀들이 모여선 곳이 이내 숲이 되었다.” 말랑말랑한 소년소녀들이 축을 이룬 촛불 시위는 어른들의 그것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시시각각 호흡하듯 “코, 코, 돌, 코, 나, 기, 펭.”을 주문처럼 외치는 인물들. 코끼리, 코알라, 돌고래, 코뿔소, 나무늘부, 기린, 펭귄에서 따온 일곱 글자의 나열이 의미하는 것은 곧 자연을 닮은 욕망이다. 소설에선 촛불 시위라는 무거운 소재 이외에도 우리가 소홀히 했던 자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며 완전함보다는 완전함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제시한다. “아홉은 완전수에 근접해 있는 숫자지. 근접해 있지만 완전수는 아닌 숫자. 채워지고 있거나 비워지고 있는 숫자. 변화가 가장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는 숫자니까.”

지오의 시야 속에 잡히는 건 모두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지오가 그렇기 때문이다. 아이 반쪽 어른 반쪽씩 지닌 지오를 통해 소설은 촛불로 지칭되는 개인과 단체가 다양한 문화가치를 인정하며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발꿈치를 살짝 들고 땅과 공기의 중간 쯤을 걷는 듯한. 현실에 있되 현실 조금 위쪽을 꿈꾸는 듯한 걸음걸이”처럼 『캔들 플라워』는 어떤 유연한 반응 능력과 감각의 회복을 권하고 있다. “전혀 새로운 방향의 물길이, 막힌 길 끝에서 한순간에 탄생”하듯. 촛불을 단순히 실체 없는 후유증으로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그 계기로 자기 자신을 자각하고 입체적인 생명감을 스스로 일으켜야 할 것이다.

 

 

 

 

s********8 2010.02.15. 신고 공감 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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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우리의 모습 '캔들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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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소설을 읽었다. 장르에 구애 받지 않았는데 문득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구나 싶다. 그림책을 제외하고 최근에 읽은 책들은 대부분 에세이나 우리의 모습이었다. 제목만 보고 익숙해서 대출했는데, 이미 읽었던 '나는 춤이다'의 작가 김선우의 인터넷 연재 소설이라고 한다. (예스24 나비 웹진) 2년전 서평이벤트 할 때 양초 만들기를 같이 해서 제목만 보고 촛불과 관련된 아름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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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소설을 읽었다. 장르에 구애 받지 않았는데 문득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구나 싶다. 그림책을 제외하고 최근에 읽은 책들은 대부분 에세이나 우리의 모습이었다. 제목만 보고 익숙해서 대출했는데, 이미 읽었던 '나는 춤이다'의 작가 김선우의 인터넷 연재 소설이라고 한다. (예스24 나비 웹진) 2년전 서평이벤트 할 때 양초 만들기를 같이 해서 제목만 보고 촛불과 관련된 아름답고 즐거운 소설인줄 알았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다 읽고 나니 문득 하성란님의 'A 에이'가 생각났다. 사건을 소재로 만든 소설.

(리뷰: 시인이 만난 무용가 '최승희'  7명의 여자들이 남기고 간 것은...)

 

캐나다 오지에서 할머니 마리, 엄마 하린과 살며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자연 속에서 또래보다는 어른들과 살아가는 ‘자연의 아이’ 지오는 언어에 재능이 있어서 여행객들의 언어를 쉽게 배우고 7살때 사고로 그 이전의 기억을 잃고, 열다섯 생일에 기념으로 일본에 가려다가 꿈 속의 아이를 본 후 한국으로 여행을 결정하고 엄마와 할머니를 설득하여 한국에 와서 겪은 일을 담고 있다. 엄마와 할머니의 한국과의 인연..

 

부모님이 각자 아프리카로 떠나고 공항 산책을 즐기는 희영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오는 동물들의 이름을 따 코코돌코나기펭의 주문을 외우는 외로운 희영은 인터넷으로 지오를 만나 한국의 안내를 맡는다. (코끼리, 코알라, 돌고래, 코뿔소, 나무늘보, 기린, 펭귄)

 

희영 집에 자주 놀러 오는 연우와 연우의 절친 수아도 만나고 희영이 데리고 간 광장에서 지오는 같은 또래인 지민, 술래, 태연, 민기를 만나 그들의 생각을 말하는 촛불집회를 경험하고 새로운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던 지오에게 광장의 모습은 때로 자유고 때론 충격으로 다가온다. 연우 부모님의 사연과 수아의 사연이 나오고, 태연과 민기의 집안 이야기도 나온다. 평범한 속에 다른 모습을 가진 그들..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고 서로 위로를 하고 받기도 한다. 그리고 지오가 만난 꿈속의 아이.

또 다른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인 숙자씨와 홍씨 노인 그리고 사과.

 

책 해설에 나온 대로 이 책은 평범한 요즘 소설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쩌면 불편할 수 도 있고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과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내가 비겁한가라는 생각도 들고 꼭 참여만이 다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기 자신이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이들이라면, 정말 한심한 일이지만 그렇게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면 그건 그들의 불행이지 어쩌겠어.

한쪽이 변하면 다른 쪽도 언젠간 변하게 될 거야. 우린 자연이니까. 촛불을 경험한 연둣빛 소년소녀들이 푸르른 이십 대가 되는 때가 곧 오는걸.



s******a 2012.08.16. 신고 공감 4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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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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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플라워'라 얼마나 달콤한 제목인지. 우리는 그 제목에서 많은 것을 연상하지만 때로는 제목과는 정반대의 글들도 있다. 바로 이 작품처럼.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으로 했던 촛불시위.당시 TV에서보는 촛불 집회는 아이들 어른 또는 애기 업은 엄마들까지 참여했던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어떠한 운동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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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플라워'라 얼마나 달콤한 제목인지.
우리는 그 제목에서 많은 것을 연상하지만 때로는 제목과는 정반대의 글들도 있다.
바로 이 작품처럼.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으로 했던 촛불시위.
당시 TV에서보는 촛불 집회는 아이들 어른 또는 애기 업은 엄마들까지 참여했던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어떠한 운동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내세우는 편이 아니라 그 당시 '광우병' 에 대한 염려의 마음만 있었을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그 모든 면에서 그런것 같다. 한 소녀와 소녀가 만난 한국의 희영, 연우, 수아와 광장에서 만난 다른 소년, 소녀들의 촛불 시위에 대한 이야기는 새롭게 다가왔다.
잊고 있었던 기억을 마주치기라고 한 것처럼 새로웠다.

서울광장에서 촛불시위가 한창일때 캐나다의 소녀 지오가 한국으로 입국하게 된다. 지오는 꿈속에서 보았던 자신의 쌍둥이를 찾아 열다섯 성년이 되는 기념의 첫 여행지로 한국으로 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알게 된 카우치 서퍼(Couch Surfer)인 스물아홉 살의 희영을 만나고 희영의 친구들인 연우와 수아와 만나게 된다. 희영은 나가지 않지만 연우와 수아와 함께 촛불집회를 위해 따라간 광장에서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 촛불집회를 알게 된다. 촛불로 알게 된 태연과 민기와도 알게 되고 또 사과로 인해 숙자씨와 홍노인과도 알게 된다. 촛불 시위에 대한 이야기만 담은게 아닌 고등학생들의 숨쉴수 없는 학교얘기와 각자 나름의 사정을 갖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사연들이 있는 것 같다. 마음속에 커다란 짐을 하나둘씩 무겁게 매달고 있다.

꽃 피기 직전에 체온이 올라가는 꽃들처럼 촛불을 든 사람들이 따뜻했다. 라고 지오가 표현한 '캔들 플라워'의 제목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고 마음을 다해 촛불로써 염원했던 촛불시위의 모습을 표현했다.
정치를 싫어하고 어떤 사회운동에도 관심이 없는 나에게 이처럼 비폭력 평화의 상징이며 침묵시위인 촛불 시위에 대한 따뜻함을 알게 되었다.

천둥은 레인보우의 말, 번개는 가슴을 쪼개 보여주는 레인보우의 사랑의 징표, 빗물은 레인보우의 달콤한 숨결......
                                               ~~~~~  207페이지 중에서


만나게 될 운명이라면 언젠가 꼭 만나게 될 거라며,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언니들이 나를 위로할 때에도 나는 그저 한 마디만 했을 뿐이야. 한국에서 너무나 소중한 것을 찾았다고.
                                               ~~~~~  356 ~ 357페이지 중에서


작가가 시집을 꽤 낸 시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글들이 예뻤다.
내가 어떠한 운동을 하는 것에 전혀 취향이 아니어도 말이다.
미래세대의 소녀들인 지오와 그 밖의 인물들의 미래의 이야기라는 작가의 말도 참 시적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0.09.11. 신고 공감 4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촛불은 꽃이고, 희망이고, 미래다. 『캔들 플라워』-김선우 작가
"촛불은 꽃이고, 희망이고, 미래다. 『캔들 플라워』-김선우 작가" 내용보기
처음 촛불집회란 곳에 참여를 했던 건,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한차례 빨간 물결이 일고 난 후, 차분해진 광화문을 더 빛나게 해주었던 때이지요. 고등학교 3학년, 해야 할 일이라곤 대학 진학을 위한 준비에 관련된 것 뿐이었던 그 작은 세계에서 전 대서양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 남녀노소 어떤 직업
"촛불은 꽃이고, 희망이고, 미래다. 『캔들 플라워』-김선우 작가" 내용보기

 

 

처음 촛불집회란 곳에 참여를 했던 건,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한차례 빨간 물결이 일고 난 후, 차분해진 광화문을 더 빛나게 해주었던 때이지요.

고등학교 3학년,

해야 할 일이라곤 대학 진학을 위한 준비에 관련된 것 뿐이었던 그 작은 세계에서

전 대서양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

남녀노소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그들의 목소리,

그들의 눈빛,

그들의 바람은

단 하나 뿐이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크지 않다고..

단지,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라고..

 

그리고

2009년, 또 한 번 수만개의 촛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몇년 전 느꼈던 감흥과 전율이 다시 전해져왔습니다.

 

촛불 집회를 나가 보지 않은 사람은,

글로 읽든, 사진을 보든 절대로 생생하게 느끼지 못할 겁니다.

그 전율이란.. 그 감동이란..

내가 새삼 살아있고, 생각하고, 걷고 있다는 걸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그 따뜻한 일렁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런지,

당장 내일 입을 옷 걱정을 하는 걸 떠나서,

내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눈물을 흘려 본 사람..

그 사람 안에는 분명 꽃이 있고, 희망이 있고,

당찬 미래가 존재할 것입니다.

 

얼마 전에, 책 한 권을 읽게 되었습니다.

 

 

2008-2009년에 걸쳐 한창이던 촛불 집회를 다룬 소설인데,

단지 '대한민국에서 촛불 집회가 일어났다.'가 주제는 아니었습니다.

 

촛불을 통해 인간 본질의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고,

촛불을 통해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촛불을 통해 나로 끝나지 않고 남까지 배려할 수 있는

따스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촛불을 든 여자는, 무엇보다 단단합니다.

소설 속 여자들은 당장 우리에게 주어지는 급급한 이익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 모든 걸 품을 수 있는 포용력과 배려,

그리고 삶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깨닫습니다.

좋은 학교를 다녀서?

공부를 잘해서?

멋진 애인을 만나서?

 

아닙니다, 그저 그들의 손엔 촛불이 들려있었을 뿐입니다.

그들의 가슴에 캔들 플라워가 밝게 빛나고 있었을 뿐입니다.

 

무조건적인 나라에 대한 반감을 가지란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걸 다 제치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란 말이 아닙니다,

 

차가운 날씨에도,

바쁜 생활 가운데에도,

비어있는 통장 잔고에도,

촛불 하나가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켄들 플라워』 작가 김선우 씨는, 작가의 말 중에 이런 말을 합니다.

 

'수직의 불벼락이 아닌 수평의 번짐을 가진 불의 꽃,

한 촛불이 다른 촛불에게 가만히 기대어

자신의 몸의 온기를 나누어주면서 번져간 불꽃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이 소설을 썼습니다. 하나의 촛불에서 만 개의 촛불을 나눠 붙여도 최초의 촛불은 흐려지지 않는다.는 지혜로운 이들의 말을 떠올리면서.'

 

언어가 가진 힘 중 하나는,

문장 몇 줄로도 사람을 울게, 웃게 만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절대 '강요' 와

'협박'은 없다는 것이 아닐까요?

스스로 의미를 찾게 도와주는 매개체가 바로, 글 이고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켄들 플라워』 에 나오는 문장들.. 어느 것 하나 쉽게 넘길 수 없었습니다.

김선우 작가의 힘있는 필력, 부담스럽지 않은 문제

누구나 한 번 쯤은 느껴봤을 보편적인 감정들

아마 책이라면 머리에 쥐가 나는 사람도 큰 문제없이 읽을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가만히 지어지는 미소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아, 잘 골랐다.

아, 잘 읽었다.

아, 재밌다.

 

 

당신에게 있어,

'촛불'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k*******a 2010.02.05.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