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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지금이야 교과서를 통해 처음 존재를 안 세대가 데이빗 린치의 놀라운 '컬트물'로 잘 알고 있는 정도지만, 조금 나이든 이들이라면(그리고 좀 많이 조숙했던 개인이라면) 고 정영일씨의 명화극장 소개란에서 그가 유난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내용을 소개하던 모습과 함께 기억에 새길 수도 있겠다. 그 당시 KBS 1TV에서 붙인 제목으로는 '코끼리 사나이'였는데, 이 제목이 어쩌면 우리 한국인에게는 더 어필하는 타이틀일지도 모른다. 지금 보면 핀처의 내러티브는 참 대담하다. 저리 끔찍한 비주얼을 화면에 부담스럽게 들이대 놓고도, 스토리텔링조차 관객의 예상을 희롱하듯 빗나가게 하는 걸 보면(하나가 좀 지나치면, 다른 하나는 템포를 좀 죽이는 게 평균인의 상식이다) 컨벤션이라든가 동시대인의 공감 따위는 애초에 염두에 두지도 않는 악동에 가까운 자 아닌가.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그런 만큼이나 우리 인간이라는 종의 잔인성과 가망 없음을 여실히 폭로하는 고발물이기도 하다. 제목에서 잘 알 수 있듯, 영어에서 본디 '동물+맨'의 조어는 비하의 뉘앙스가 강하다(우리말 '반인반수'처럼). 이걸 염두에 두고, 전혀 판이한 분위기인 '스파이더맨'을 다시 보면 새롭게 읽히는 피처가 있을 것이다. 얼굴이 잘 안 보이지만(ㅋ) 주연은 존 허트이고, '브이 포 벤데타'에서 서틀러 역, '옥스포드 살인 사건'에서 교수 역을 맡은 바로 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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