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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사중주 :: 마운트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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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lexandria Quartet - Mountolive :: Lawrence Durrell 3부 <마운트올리브>는 4부작 중 유일하게 3인칭으로 서술되어 있다. 때문에 보다 더 객관적인 진실들이 나열되는데, 그것은 1부와 2부를 완전히 뒤집는 내용으로 전개되어 충격과 함께 4부작 중 가장 큰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서 또 한 번 돌변하는 캐릭터는 '저스틴' 이다. 남편인 네심 몰래 퍼스워든과 불륜을 저지르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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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lexandria Quartet - Mountolive :: Lawrence Durrell

3부 <마운트올리브>는 4부작 중 유일하게 3인칭으로 서술되어 있다. 때문에 보다 더 객관적인 진실들이 나열되는데, 그것은 1부와 2부를 완전히 뒤집는 내용으로 전개되어 충격과 함께 4부작 중 가장 큰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서 또 한 번 돌변하는 캐릭터는 '저스틴' 이다. 남편인 네심 몰래 퍼스워든과 불륜을 저지르며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달리를 이용하며 1부에서는 동정심을 자아내는 정서불안한 캐릭터로, 2부에서는 교활한 이기주의자로 묘사되었던 저스틴은 그 모든 것이 네심과 합작한 연극이었다는 충격적인 반전의 캐릭터로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달리의 시선으로도, 발타자르의 시선으로도 그녀의 숨겨진 진실은 영영 들여다볼 수 없었던 셈이다.

달리의 시선으로 대수롭지 않게 묘사되었던 퍼스워든도 2부에서 자살을 했다는 심상치 않은 전개로 여러 인물을 통해 그 이유가 추측되었는데, 그가 자살을 선택할 정도로 그를 괴롭혔던 진실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이렇게 반전 아닌 반전을 통해 작가는 진실의 다면성을 역설하며 독자에게 '타인을 보고 믿는다' 는 명제에 불안함을 가중 시킨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면 우리는 아무도 믿지 못하고 아무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는 것일까? 흔히 연애할 때는 자신한테 잘해주는 좋은 사람이었는데 결혼하고나니 다른 사람으로 돌변하더라는 이야기 등이 흔한 것으로 봐서 우리는 이미 타인의 진실에 맹인이라는 것을 알게 모르게 자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 접촉했을 때 그에 대해 단정을 내리고 마는 습성을 왜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이 소설을 읽고 나는 부쩍 그녀를 생각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녀의 단면만 보고 오해한 것을 배신으로 생각해 가차없이 그녀의 가슴에 칼을 꽂았고 오로지 내가 본 것만이 옳다고 생각했다.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그녀는 '당신이 내 진정한 모습을 아는가. 나도 내 모습을 다 모르는데' 라고 원망하며 영영 뒤돌아섰다. 뒤늦게 잘못을 저지른 것을 깨달은 나는 백배사죄하려 했으나 이미 그녀는 칼을 휘둘렀던 내 모습을 진정한 모습이라 각인한 채 다시는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 미련을 버리고 다음 관계에서 좀 더 주의하면 되는 일이었으나, 나는 한참을 그 일로 아팠다. 엉키고 끝난 매듭을 잘라내지도 못하면서 스스로의 잘못만 복기하고 그 원인만을 찾아 헤맸다.

그때부터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나에 대해서 모든 이야기를 다 하기 시작했다. 보는 것으로 상대를 오해할 것 같으면 구구절절한 편지를 써서 진실을 알려달라 요청했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도 다 부질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내가 진실을 말한다한들 상대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그것을 재해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포자기한 나는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 감추고 숨기지는 않았지만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고, 그 결과 대인기피증이라는 병을 얻었다. 최소한의 사람들을 지인으로 두며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였지만, 그것은 그만큼 관계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반증했다. 어떤 때는 갑자기 견딜 수 없어 '저 사람은 나를 이해해줄 것이다' 라고 생각되는 이를 붙잡고 하염없이 하소연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곧 상대를 피곤하게 만들었다는 피해망상으로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내 속에선 여전히 열망하고 있음을, 혹은 미련을 두고 있음을 느낀다. 그 사람을 완전히 알 수 없어도, 내 자신에 대해 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에 대한 믿음, 나아가 사랑이 있다면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해 받으려는 마음도 버리고, 섣불리 이해하려는 마음도 버리고 그냥 그 사람 자체만을 아무 의심없이, 불안 없이 사랑할 수는 없을까 하고. 인간은 왜 이리도 편견어린 속물인가. 그토록 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인가. 모든 것을 걷어내고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관계를 맺을 수는 없을까. 호감이 있는 상대라도 언제 그가 칼을 휘두를지 몰라 거리를 두게 되는 소심함과 비겁함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해가는 것만 같다.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된다 해도 마운트올리브라는 젊은 영국인 외교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독자는 여전히 마운트올리브를 주인공 시점으로 보고 그 주변의 캐릭터를 판단하게 된다. 때문에 나로우즈가 돌변한 모습을 보이거나 퍼스워든이 자살해 버리는 문단에서 당혹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모든 배경과 이유, 심리 상태를 독자에게 변명하듯 다 드러내 보여주지만 그것만이 진실이라고 단언하지는 않는다. 4부작을 통털어서 모든 캐릭터를 서로 서로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으로 조각내어 입체적으로 재조립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이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라는 명제를 쓸 수가 없다. 보이는 것도 그 사람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4부 클레어 에서 계속>

 
YES마니아 : 로얄 q****e 2010.07.0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