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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잠깐 봤는데도 기대가 생길 때가 있다. 이 영화가 그랬다. 뒤늦게 DVD로 봤지만, 별말없이 평범한 대학생을 연기한 배우 송중기 씨의 모습이 그렇다. 평범한. 그래서, 그 청년의 죽음의 결과를 묻지 못한 것에 대해 더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는 배우 정진영 씨와 장근석 씨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피해자 가족들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엉성할 수가. 이 영화를 처음 몇 분 보자마자 드는 생각이다. 아무리 과학수사가 확립되지 못한 때라고 하지만, 현장증거가 사진으로 남고 보존되지 못한 상황, 진술에만 의존하는 수사, 죽은 한국인의 억울함은 풀어주지 못하는 과정과 결과. 그것에 대해 분노가 일어나는 영화이다. 1997년, 한국인 대학생이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칼에 9차례나 찔린 채 발견된다. 용의자인 알렉스 장(AJ)과 피어슨. 알렉스는 돈 많은 아버지의 귀한 아들이고, 피어슨은 멕시칸과 한국여인 사이에 미국사회에서 반갑지 않은 대상이다. 그런데, 죽은 조중필 역시 아르바이트하면서 학비 버느라 제대로 놀아보지 못한 3대 독자의 귀한 아들이었다. 세 명의 가치를 비교할 수 있을까? 칼이 멋있어서, 그리고, 그 칼로 사람을 죽이는데 원한이나 분노가 아닌 그냥. 10대들이 재미삼아 저지르는 범죄의 일이 엄청나서 어이없는 상황이지만, 실제 일어난 일이기에 청년을 지켜주지 못한, 대한민국 국민을 대한민국 땅에서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머리가 마비된다. 미안하고 섬뜩하고, 같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누군가는 그 속에 있으면 안 되는 인물들이라서. 사건의 재구성이 보여주는 실마리는 복잡하다. 죽은 청년이 말하는 진실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여느 추리물 못지않은 힌트를 제공한다. 목격자 혹은 참고인이 피의자가 되고, 미국의 CID와 검사의 추리방향에 따라 범인이 달라지는 과정이 흥미롭다. 알렉스 정은 살인죄, 피어슨은 흉기소지 및 증거인멸죄가 적용된 5월의 1차 공판, 범죄를 저지른 10대 청년들이 너무 아무렇지 않아서 소름끼친다. 그리고, 같은 달에 있는 2차 공판, 증인으로 나온 그들의 친구 증언이 뒤집어진다. 오로지 진술에만 의존하는 재판에서 변호사의 능력에 따라 재판결과가 달라지는 현실이 달갑지 않다. 6월의 3차 공판, 계단으로 올라온 순서조차 중요한 일이지만, 연결되는 장면에서 밥이 맛없고 방이 더럽다면서 불평하는 알렉스의 대사는 ‘저것도 인간인가’ 싶다. 자식을 아낀다는 것은 과연 알렉스의 아버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할까? 4차 공판에서 피가 튀긴 방향과 피의자들에게 묻은 혈흔이 의미하는 것에 다시 생각에 몰입하는 검사. 무더운 7월, 5차 공판에서 피살자가 밀친 것을 증명하고 혈흔의 위치를 논하는 과정은 도대체 진실이 어디로 향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현장검증이 되고 나서야 뭔가를 가늠할 수 있지만 그것도 불충분하다. 둘 다 범인인 것 같아서. 6차 공판에서 피어슨이 히스패닉계 갱단의 일원이며 CID의 수사를 뒤집은 이유로 검사측이 몰린다. 10월의 최종 공판의 두 십대. 판사의 옳은 말은 보는 사람과 방청객들에게 큰 의미가 있지만, 그들에게는 의미없는 말이다. 인간으로 갖추어야 하는 기본 예의도 없이 “We did it!” “for fun!”라는 말로 타인의 죽음을 오락거리로 삼은 그들. 98년 3월에 대법원 판결에 등장한, 아버지의 막강한 재력으로 산 변호인들. 덕분에 무죄로 기뻐하는 알렉스와 그의 아버지는 보는 사람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할지 망설여진다. 그런데, 바로 이와 대비되는 중필의 부모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 “그런 법이 어딨냐”는 누이의 말로 현실이 인식된다. 피살자는 있는데, 죽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이상한 상황. 피해자의 어머니가 울고 있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검사. 중필의 사건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한 검사 혹은 판사의 이야기. 편하지만은 않다. 어쩌면, 영화에서 말하는 법의학적 지식과 정황상 모든 것들이 향하는 인물에 대해 확신에 찬 의심을 하게 된다. 정답이 아닐 수 있어도 누군가의 한이 남아있는 사건이기에. “뭔가 보여줄테니 따라와,”로 시작되고 거기에서 끝난 이야기. 진실. 증거가 말해줘야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진짜 범인이 말해야 하지 않을까? 이젠 더 이상 충동에 가득하고 으스대기 좋아하는 10대 청소년이 아니므로. 화장실 한 구석에 피가 낭자해서 쓰러진 중필이 여전히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은 몰라도 사실은 기억하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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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은 억울한 사건을 되살려 본 영화이기도 합니다. 죄를 지은 범죄자는 언젠가는 꼭 그 죗값을 치뤄야만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아직 이 사건의 범죄자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는데 미국에 있는 범죄자를 하루속히 인도 받아 우리나라의 법정에 세워서 우리법의 심판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이 사건이 어떻게 해결 되는지에 대해서도 끝까지 관심을 늦추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죄는 꼭 심판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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