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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와 더불어 고대 중국의 역사와 문화, 종교, 풍습 등을 상세히 다룬 고전의 걸작인 전국책이 드디어 번역되었다.
역자의 해석에 한자 원문까지 모두 꼼꼼히 붙인 동서문화사의 성실한 편집에 박수를 보낸다.
단, 군데군데 번역의 오류가 보이는데 대표적인 예로 737페이지에서 '왼쪽에는 총을 끼고, 오른쪽에는 총알을 끼고...'라고 나온다.
그러나 화약은 서기 9세기 당나라 말엽에 처음 발명되었고, 총과 총알은 그보다 4백년 후인 13세기 말, 원나라에서 개발된 화총이 최초의 총이었다. 시기적으로 당나라와 원나라보다 천년이나 오래된 춘추전국시대의 중국에서 총과 총알이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한자 원문에 보면 탄(彈)이라고 이것은 총에 들어가는 탄알이 아니라, 탄궁(彈弓)이라는 활의 일종을 뜻한다. 탄궁은 화살 대신에 돌을 시위에 매기고 쏘는 무기인데, 역자가 군사 무기에 다소 어두운 관계로 현대식 총알이라고 잘못 안 듯하다.
탄궁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들녘 출판사에서 나온 <무기와 방어구: 중국편>을 참조하기 바란다.
비슷한 예로 번역자들이 하는 대표적인 번역의 오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영어 단어 콘(corn)인데, 이 콘은 현대 영어에서 '옥수수'를 뜻한다. 그래서 많은 번역자들은 영어로 된 서양 문헌에서 콘이 나오면 무조건 옥수수로 해석해 버린다.
그러나 옥수수는 서기 1521년,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지금의 멕시코에 있던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킨 후에야 유럽에 알려졌다. 그 이전까지 유럽인들은 옥수수란 작물이 있는지도 몰랐고, 당연히 유럽에도 옥수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1521년 이전까지 서양의 문헌에서 콘(corn)이라는 단어는 곡식(밀, 보리, 호밀 등)의 뜻을 지녔다.
따라서 16세기 이전의 서구 문헌에서 콘(corn)이라는 단어를 발견했다면, 옥수수로 번역해서는 안 된다. 엄연한 시대적 착오이다.
불편한 일이겠지만, 차후 동서문화사 측에서 이 전국책의 2쇄를 발간한다면 그 때는 위에서 언급한 오류를 수정해 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