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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요, 찬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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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영화를 이주노동자 여러분들과 함께 봤던 기억이 있다. 영어와 한국어자막 밖에 없는 이 영화를 왜 이들이 보러왔을꼬하고 봤더니, 영화는 미국으로 이주한 갖가지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한 건물의 청소용역업체의 일을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은 다른 그들 자신의 이야기였다. 불법이민 과정에서 필히 일어나는 인신매매의 위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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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라는 영화를 이주노동자 여러분들과 함께 봤던 기억이 있다. 영어와 한국어자막 밖에 없는 이 영화를 왜 이들이 보러왔을꼬하고 봤더니, 영화는 미국으로 이주한 갖가지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한 건물의 청소용역업체의 일을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은 다른 그들 자신의 이야기였다. 불법이민 과정에서 필히 일어나는 인신매매의 위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이주노동자여성가 상사에게 성적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상황, 불만사항을 제기하면 “너 말고도 사람은 많다”며 자본가와 관리인의 비인격적 대우 등 일말의 ‘노동권’이 보이지 않는 이 상황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지켜보며 나는 많은 것을 느꼈다. 그들의 ‘깨끗(?!)’하지 못한 피부색을 보면서 더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주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억압은 없어야돼, 머리로만 생각하고 잊어버렸던 내 모습이 부끄럽기 짝이 없어 영화가 끝나고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더구나 ‘불법체류’라는 이유로 프레스기에 두 손을 잘리고도 아무런 의료혜택이나 보상금을 받을 수 없는 한국의 상황은 자본주의의 천국인 미국보다 조금도 나을 것이 없었다. <말해요, 찬드라="">를 읽는 것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의 부끄러움은 아무런 실천으로 연결되지 못한 내게 그저 책 한 권이라도 사서 읽는 게 내 알량한 양심의 통증을 멎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것까지. 나는 이 책의 제목부터가 찡하게 다가왔는데, 이미 나는 찬드라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인권에 관한 옴니버스 영화 <여섯 개의="" 시선="">을 봤었는데, 여기서 외국인노동자에 관한 섹션이었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에 등장한 찬드라를 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이 번지르르한 사회가 참으로 몰상식하고, 타자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영화를 통해 만났던 마흔이 넘은 나이와 걸맞지 않은 순진한 인상의 찬드라 언니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사람이다. 자그마치 6년 4개월동안 멀쩡한 사람이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강제투약을 당했다면 세상에 그런 코메디 같은 경우도 다 있냐고 되물을 것이다. 그럴 법도 한 것이 한국사회 좀 많이 코믹하지 않은가? 찬드라 언니는 1993년 어느날 식당에서 밥을 먹고 돈을 내려는 순간 지갑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챈다. 인정머리 없는 음식점 주인이 경찰에 신고를 하고, 경찰은 이 사람이 외국인인지 파악할 생각조차 하지않고, ‘정신박약행려자’라고 정신병원에 넣어버렸다. 찬드라 언니가 행색이 초라했다는 이유, 그리고 외모가 한국사람의 모습과 닮았으나 네팔인이라고 주장한다는 이유, 그리고 말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정신병자’로 취급되었던 것이다. 6년 4개월동안 끊임없이 병원 두곳과 부녀자 보호소 한곳을 거치는 동안 “나는 네팔 사람이예요”라고 말해왔지만 어느 누구도 그녀가 ‘외국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만 할 뿐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히 마지막 병원 재활병동에서 만난 선생님의 노력으로 행방불명으로 사망자 명단에 올랐던 찬드라 언니는 가족과 다시 끈이 닿게 되었다. 자기 말을 아무도 들어주려 하지 않았던 사오정들의 세상에서의 6년 사개월을 그녀는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하는 것일까? 돈 따위로는 절대로 보상할 수 없을 그 고통의 세월을 보상받기 위해 대한민국과 언니를 처음 입원시켰던 정신병원을 상대로, 위자료와 손해본 임금을 합쳐 1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걸었으나, 법원은 2002년 11월 5일 판결에서 찬드라 씨에게 위자료 2500만원에 일실수입 360만원을 더해 286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6년 4개월동안 손해본 임금수입을 고작 360만원으로 계산한 것이었다. 남의 삶을 짓밟아놓고도 모자라 ‘법’으로 다시 한번 상처를 주고 있다.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는 지금껏 항소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말해요, 찬드라="">는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일하고 있는 이란주 님이 1995년부터 진보생활문예지 <삶이 보이는="" 창="">에 연재한 글을 묶은 책이다. 책이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현실은, 불법체류라는 딱지 탓에 임금체불과 부당해고, 정신적/육체적 폭력과 노동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한국사회에서 쫓겨나고, 좌절하고, 거리로 내몰리며, 건강과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 비일비재한 이주노동자들의 모습, 또 이중삼중의 억압을 겪어야 하는 이주여성노동자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주노동자를 동물이나 노예로 취급하는 한국사회 현실을 그대로 비춰준다. 참혹한 현실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지은이의 글을 읽노라면 ‘이런 일들이 얼마나 일상적이었기에!’하는 충격을 줄 정도이다. 한국으로 넘어오기까지 브로커 비용으로 1000만원 가량의 돈을 집을 팔고 땅을 팔아 와서 주검으로 사람대접도 못받으며 죽어라 일했지만 싸늘한 주검이 되어 본국으로 돌아가야하는 이 곳을 우리는 ‘지옥’이 아니라면 무엇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빵(생계)뿐이 아닌 장미(인권)를 요구하는 미국의 이주노동자들과 대비되게도 우리는 그들에게 일한만큼의 임금조차 ‘떼먹고’ 있는 형편이다.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허울좋은 명분으로 이주노동자를 밟고 서서는 아무런 잘못도 모르고 있다.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구실로 마련된 산업연수생제도는 연수는커녕 실컷 일시켜놓고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명백한 ‘노예제도’로서 이용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외치며 그렇게 결속을 다지던 세계가 알아준 민족주의는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인종차별이 되어 돌아온다. 어쩜 이렇게 더러운 민족주의가 있을까? 바퀴벌레의 한 마리의 살생조차 안타까운 어느 불자 이주노동자의 눈에 피부색 다른 사람들이야 뒈지건 말건, 아프건 말건, 고생하건 말건인 한국사람들이 어떻게 보였을까? 바쁘더라도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d*****0 2005.07.04.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서] 말해요, 찬드라 : 불법대한민국 외국인이주노동자의 삶의 이야기 ★★★★★
"[도서] 말해요, 찬드라 : 불법대한민국 외국인이주노동자의 삶의 이야기 ★★★★★" 내용보기
이란주 저 | 삶이보이는창 | 2003년 05월 | 페이지 : 259 내가 찬드라 아줌마를 처음 만난 것은 [여섯개의 시선 -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라는 영화에서였다.  내가 만난 찬드라 아줌마는 섬유공장에서 보조 미싱사로 일하고 있는 네팔 노동자였는데, 그 생김이 우리나라 시골아줌마처럼 보였다. 공장 근처 식당에서 라면을 시켜먹은 찬드라 아줌마는 지갑이 없다는
"[도서] 말해요, 찬드라 : 불법대한민국 외국인이주노동자의 삶의 이야기 ★★★★★" 내용보기

이란주 저 | 삶이보이는창 | 2003년 05월 | 페이지 : 259


내가 찬드라 아줌마를 처음 만난 것은 [여섯개의 시선 -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라는 영화에서였다.  내가 만난 찬드라 아줌마는 섬유공장에서 보조 미싱사로 일하고 있는 네팔 노동자였는데, 그 생김이 우리나라 시골아줌마처럼 보였다. 공장 근처 식당에서 라면을 시켜먹은 찬드라 아줌마는 지갑이 없다는 사실을 라면을 먹은 후에나 알아버려 계산을 하지 못했고, 식당 주인은 찬드라 아줌마를 경찰에 신고한다. 한국어를 더듬거리는 찬드라 아줌마를 행려 병자로 안 경찰은 아줌마의 네팔어를 미친소리로 생각해, 결국은 멀쩡한 아줌마를 6년 4개월동안 정신병원에 수감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자신의 언어로 끊임없이 외쳤을 찬드라 아줌마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기가막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 기간 동안 두 곳의 병원과 한 곳의 부녀자 보호소를 거치면서도 '외국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만 할뿐, 누구도 가족을 찾아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단다. 결국 마지막 병원 재활병동에서 만난 선생님이 찬드라 아줌마가 '네팔인'이라는 것을 믿어주고 가족을 찾아주려고 노력해서 결국에는 구출되고 이 책도 나오게 된 것이다. 그나마 그 선생도 못만났다면?

 

내가 오래 전에 활동하던 인라인 동호회에는 동남아 외국인이 포함되어 있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같이 맥주잔을 마주치며 히히덕 거리고, 질주했었다. 그 외국인 노동자는 아주 평탄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발견되는 노동자들은 그렇지가 못했다. 물 설고 낯설은 나라로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온 이들은 우리와 너무 다른 사고방식 속에서 때로는 현지인인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보이기도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지 않고 손을 내민다면 함께 할 잘 살수 있지 않을까?

 

아직도 검은 피부에 생김이 다른 사람들을 지하철에서 보면 왠지 불편한 나의 사고방식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참으로 기가막히게도 꽤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에서 불법노동자로 생계를 위협받으며 살고 있다. 우리라도 지구촌인이 따로따로가 아닌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세상이 좀더 편안하고 아름다워 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전쟁도 좀 그만하고.

 

2005년 09월 16일 쓰고,

2010년 09월 06일 수정하다.


이 책의 리뷰를 안 올려 놓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서야 올린다



k******m 2010.09.06.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이런 책 따위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런 책 따위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내용보기
불법대한민국외국인이주노동자의삶의 이야기 라는 작은 부제가 달린말해요, 찬드라 라는 그들의 이야기 모음집입니다.그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그들과 함께 삶의 아픔을 나누었던 이란주님의시각에서 바라본 이야기입니다.그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없는 것은서로의 입장이 조금씩 다르기때문이지요.중간에도 나오지만 같은 나라에서 힘들게낯선땅에서 생활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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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대한민국
외국인이주노동자의
삶의 이야기 라는 작은 부제가 달린
말해요, 찬드라 라는 그들의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그들과 함께 삶의 아픔을 나누었던 이란주님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서로의 입장이 조금씩 다르기때문이지요.
중간에도 나오지만 같은 나라에서 힘들게
낯선땅에서 생활하면서 서로를 이간질하며
가진것도 없는이들에게 빼앗아가려는
사람들이 있기때문이지요.
그들이라는 표현보다는 이제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맞는 표현일겁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겠지요.

90년대 초에 조선족분들과 한달여정도 작업을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험한곳에 비하면 일이 고된곳은 아니었고 대우도 괜찮았었는지
그분들은 고향에 집도 장만하고 몇년내 돌아가면 넉넉하게
생활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어있다고 하시더군요.
야간작업시에는 이상하고(?) 기름진 음식도 자주 해주셔서
힘든 일가운데 살도 빠지지 않게 도와주셨습니다. ㅎㅎ

그즈음에 방송되었던 느낌표 라는 프로그램의 '아시아! 아시아!'에서 나오는 이들도
선한 이웃들 가운데 힘들게 생활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던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http://blog.naver.com/cjmin21/60001186005


하지만 '말해요, 찬드라'에 나오는 이들은
대부분 불법대한민국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그 테두리안에서 남들도 다 그렇게 하더라고 하는 믿음가운데
행하여지는 있을 수 없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중 나오는 5부 말해요, 찬드라 편에서는
'여섯개의 시선'이라는 옴니버스형식의 인권영화에서
다루어졌던 찬드라의 이야기와 그 뒷이야기까지 전해주고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제목은
참 기가 막힌 제목이지요.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경우' 랍니다.
1종 행려병자로 처리되어 정신병원에서 갇혀 살았던 6년 4개월동안의 이야기를
아주 솔직하게 표현한 제목이지요.
겪어본 사람들이 아니면 그런일들을 누가 믿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10여년이 지났나 봅니다.
이제 아이들 교육자료에서도 다문화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고
간혹 가는 모 지역의 마트에서는 쉽게 금발머리의 엄마와 아이들,
그리고 아직은 이러한 모습이 어색한 노모가 같이 장보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의 현실은 이렇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혹 유머게시판에 올라올 정도로 유명한 사진인가 봅니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아서 편집된 사진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만
외국인 노동자 또는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지금의 시선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다가가지 않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하나가 될 수는 없을겁니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본다면
이런 책 따위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http://www.bmwh.or.kr/
* 부천 외국인노동자의 집 해피로그
http://happylog.naver.com/bmwh95.do
* 그외 수많은 관련 단체들 네이버 분류
http://dir.naver.com/Society_and_Politics/Human_Rights/International/Migrant_Worker/

* 요즘 TV 를 보면 믿거나 말거나 라고 제목을 붙일만한 기가막힌 일들이
너무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해결의 시작은 관심이 필요한 것이고 누군가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 이 책은 '삶이 보이는 창' 블로그를 통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08/08/19 - [인사이드블로그] - 무서운 책 이야기

원본: http://koko8829.tistory.com/470

k******9 2008.08.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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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권] 21. 이란주 《말해요 찬드라》
"[1000권] 21. 이란주 《말해요 찬드라》" 내용보기
우리는 말해야 합니다[내 사랑 1000권] 21. 이란주 《말해요 찬드라》  우리는 말해야 합니다. 기쁠 때에는 기쁘다고 말하고, 슬플 때에는 슬프다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말해야지요. 좋으니 좋다고 말하며, 나쁘니 나쁘다고 말해야지요. 말을 안 해도 마음으로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으나, 말을 안 하니 도무지 못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어요. 게다가 말하도 또 말해도 좀처럼 안 알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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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해야 합니다

[내 사랑 1000권] 21. 이란주 《말해요 찬드라》



  우리는 말해야 합니다. 기쁠 때에는 기쁘다고 말하고, 슬플 때에는 슬프다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말해야지요. 좋으니 좋다고 말하며, 나쁘니 나쁘다고 말해야지요. 말을 안 해도 마음으로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으나, 말을 안 하니 도무지 못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어요. 게다가 말하도 또 말해도 좀처럼 안 알아들으려 하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한때 한국에서는 나라밖으로 돈을 벌러 나간 사람이 많습니다. 이분들은 다른 나라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떤 살림을 꾸렸을까요? 싫은 일을 해야 했거나 손찌검을 받거나 거친 말을 들어야 했을까요? 돈을 넉넉히 받으면서 한국에 있는 가난한 식구한테 살림돈을 보내 줄 수 있었을까요?


  오늘날 한국에서는 이 땅에 일자리가 없어서 나라밖으로 일자리를 알아보러 떠난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싶습니다. 오히려 이 땅에서는 오랜 솜씨나 재주를 물려받을 일손이 없어서 알뜰하거나 엄청난 솜씨나 재주가 하나둘 사라지곤 합니다. 그리고 이런 자리마다 이웃 여러 나라에서 숱한 사람이 찾아와서 일을 익힙니다.


  돌이키면 지난날에는 한국에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떠나서 일거리를 얻으면서 새로운 일을 익혀서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일을 일으켰습니다. 오늘날에는 한국 스스로 새로운 일도 오랜 일도 제대로 물려주거나 물려받지 못하는 얼거리인데, 이러면서 이 일을 맡은 나라밖 이웃을 깎아내리거나 괴롭히는 짓이 불거집니다.


  《말해요 찬드라》는 이주노동자를 짓밟거나 괴롭히면서 돈만 밝힌 한국사람 모습을 고스란히 비춥니다. 한국으로 꿈을 품고 찾아온 숱한 이주노동자가 얼마나 아프고 슬프며 괴로운가를 낱낱이 드러냅니다.


  찬드라, 말해야 해요. 우리는, 들어야 해요. 찬드라, 노래해야 해요. 기쁨뿐 아니라 아픔도 노래해야 해요. 이 나라에서 사는 귀 닫고 눈 감은 사람들이 귀를 열고 눈을 뜰 수 있도록 노래해야 해요. 바람 같은 마음을, 해님 같은 숨결을, 흙님 같은 넋을, 씨앗 같은 사랑을 노래해야 해요. 2017.10.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삶/책넋)



h*******e 2017.11.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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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와 이주노동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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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원한 <여섯개의 시선>의 마지막 작품, 박찬욱 감독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를 봤다. 이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나중에 보았다. 책을 통해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났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결과는 놀랍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일터에서 다른 이주노동자와 싸우다 거리로 나왔다. 배가 고파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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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원한 <여섯개의 시선>의 마지막 작품, 박찬욱 감독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를 봤다. 이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나중에 보았다. 책을 통해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났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결과는 놀랍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 일터에서 다른 이주노동자와 싸우다 거리로 나왔다. 배가 고파 밥을 먹었다. 돈을 잃어버렸다. 말이 안통했던 주인 아주머니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찬드라를 데려갔다. 말이 안통하고 행색이 초라해 행려병자로 알고 정신병원에 넣었다. 역시 정신박약, 정신분열에 우울증으로 분류되었다. 

  6년 4개월. 네팔에서 온 이주 노동자 찬드라가 정신병원에서 머문 기간이다. 어떻게 나왔을까. 그나마 개념있는 의사와 간호사를 만나, 아무래도 정말 네팔인 같다고 한국말도 가르치고, 네팔인을 데려와 대화를 시도한 끝에 결국 지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생각없이 일하는 경찰과 생각없이 일하는 정신병원 의사와 간호사, 그들만 있으면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 장장 6년 4개월. 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악몽 같은 나날을 뒤로 하고 찬드라는 결국 네팔로 갔고, 박찬욱 감독은 그곳에 가 영화를 찍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이 할 줄 아는 한국어는 딱 하나. "유년사개워"

  1993년부터 6년 4개월간 찬드라의 이름은 '선미아'였다. 제 이름과 제 말을 잃어버리고 지낸 악몽 같은 시간들. 감금 당하고 묶이고 하루 세 번씩 스무 개도 넘는 약을 먹어야 했다. 네팔인이라고 말했다. 네팔 사람이라고. Nepal. 어렵지 않다. 그냥 들리는대로 들으면 된다. 그러나 누구도 네팔 사람인지 확인해보려는 시도조차 안했다. 마지막 병원의 의사 말고는. 그녀의 어머니는 네팔에서 실종 소식을 듣고 쓰러져 돌아가셨고, 그녀는 네팔에 돌아간 뒤에도 어머니를 죽인 불효자식이라며 동네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어야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네팔 공동체가 네팔인 176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가져왔고, 2001년 재판부는 '국가배상법'상 네팔과 한국이 상호 보증이 있는 경우에만 국가가 배상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국인이 네팔에서 공무원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을 경우 배상을 받을 수 있어야 네팔인도 한국 공무원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었을 때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참을 기다려 네팔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으나, 재판부는 6년 4개월 체류 기간 동안의 수익을 한국 기준이 아닌 네팔 도시 노동자의 평균 임금으로 계산하라고 요구했다. 찬드라가 네팔에서 일했니? 모두가 분노했다. 그러나 그나마라도 받으려면 재판부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해야만 했다. 그거라도 받으려면. 대한민국은 찬드라를 두 번 죽였다.
 
  이 책엔 찬드라 말고도 이와 비슷한 더러운 경험을 한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가득히 실려있다. 그들은 왜 한국에 왔을까. 한국에서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이주 노동자들 중 과연 몇이나 한국에 대해 좋은 경험을 안고 고국으로 돌아갈까. 손 잘리고, 팔 잘리고, 다리 절고, 때로는 정신병원에 가둬지고, 또 죽고. 대한민국 경제를 밑바닥에서 살리는 이들은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사장님에게 맞아가며, 욕 처먹어가며, 경찰에게 쫓기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신문에서 볼 수 없는 내용이라 하여 진실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일부 신문이 약자의 이야기를 싣는다 하지만, 그 약자는 대한민국 국민에 한정된다. 이들은 우리가 흔히 약자라 부르는 이들 축에도 끼지 못한다.

  코리안 드림을 이루겠다고 희망을 갖고 한국에 들어온 그들은, '불법체류자'의 이름으로 매일을 고달프게 버틴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일부의 이야기도 아니다. 사람들은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려고 한다. 아름답고 이쁜 것만 보려고 한다. 그게 몇명이나 되겠어, 그런 일 당하기 싫으면 안오면 되지, 억울하면 선진국 국민으로 태어나라 그래. 이게 이주노동자들을 보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시각이 아닐까. 사람들의 무관심도 슬프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는 더 슬프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진 나도 그런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정도만 인식했지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겪는지는, 어떻게 이 땅에서 살아가는지는 관심 없었다. 알지만 잊고 있었다고 하는 게 정확하겠다. 보이지 않으니까.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보통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잘못된 법은 고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들과 같은 땅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모습이 다르고, 못 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다르진 않다. 미국인에 벌벌 기면서 네팔,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사람은 내치는 정부와 자신을 부끄러워 해야 옳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지에서 덩치큰 외국인 노동자를 봤다. 시설을 설치하는 사람이었다. 그보다 덩치가 작은 한국 아저씨들은 그를 발로 차고 욕을 퍼부었다. 빨리빨리 일하라고. 러시아인 같았다. 러시아가 아니라면 러시아 인근의 분리된 나라 사람이 틀림 없었다. 그때 아저씨들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저씨가 무서웠고, 나는 그들과 조금 떨어진 무리 속에 있었다. 캠프파이어를 하기 전이었던 거 같다. 장기자랑 무대를 만드는 것 같았다. 우리가 웃고 즐길 그 무대를 만들기 위해 욕먹고 맞아야 했다. 미안했다. 부끄러웠다. 하지만 아무 말도 못했고, 나는 무대에 동화되어 곧 축제를 즐겼다. 그로부터 10년이 넘었다. 이제 한 마디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저씨, 그도 우리 같은 사람입니다." 제 2의 찬드라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 그거면 된다.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대우해주는 것, 그거면 된다.


 


 

d*****t 2008.09.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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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증스런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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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책을 읽는동안 내가 한국인이 아니었으면 했다. 읽는동안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그렇기에 스토리 하나씩 넘길때마다 스스로 괜한 자책감에 빠져서 이상한 생각을 하며 내내 읽은 책이다. 미국, 일본, 기타 여러나라의 외국인노동자 또는 그에 준하는 인력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고 받고있는지 책을 통해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책에 있는 그정도는 아니었다. 책의 뼈대를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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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책을 읽는동안 내가 한국인이 아니었으면 했다. 읽는동안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그렇기에 스토리 하나씩 넘길때마다 스스로 괜한 자책감에 빠져서 이상한 생각을 하며 내내 읽은 책이다. 미국, 일본, 기타 여러나라의 외국인노동자 또는 그에 준하는 인력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고 받고있는지 책을 통해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책에 있는 그정도는 아니었다. 책의 뼈대를 이루는 한국 사람들은 그리도 잘먹고 잘살고 싶었는지, 그런식으로 잘먹고 잘살고 싶은지 정말 안타깝고 가슴이 답답하다 지금도 그 어딘가의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는 이런 일이 신고되고 있겠지만 그 중 얼마나 해결이 될지.. 나라에서는 청년실업률을 걱정하고 국회를 걱정할게 아니라 정말 생계를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한국에 와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야기 하고싶다. 정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되는 일인것을..
z****m 2005.01.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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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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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평소 인권같은것에 관심을 두고 열심히 사랑하는 그런 사랑이 넘치는 건강한 정신을 가진 학생은 아닙니다. 그냥 하루하루 뭘하고 놀면 재미있을지, 이번 시험은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예쁜 여자애와 깜짝놀랄만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지 고민하는 유치한 학생입니다. 우연히 읽게된 '말해요,찬드라'.. 사실 그동안 우리들도 외국인이주노동자, 불법체류자들의 얘기를 자주 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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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평소 인권같은것에 관심을 두고 열심히 사랑하는 그런 사랑이 넘치는 건강한 정신을 가진 학생은 아닙니다. 그냥 하루하루 뭘하고 놀면 재미있을지, 이번 시험은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예쁜 여자애와 깜짝놀랄만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지 고민하는 유치한 학생입니다. 우연히 읽게된 '말해요,찬드라'.. 사실 그동안 우리들도 외국인이주노동자, 불법체류자들의 얘기를 자주 접해왔습니다. 요즘엔 티비의 '느낌표'라는 인기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외국인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 정도이니.. 하지만 우리는 그저 자극적인 소재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내가 지나치게 삐딱하게 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냥 불쌍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티비를 통해 동정해주고, 그들을 이용하는 '일부' 고용주, 사기꾼들을 비인간적이라 비난하며 우리는 최소한 저들보다는 인간적이라는 자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한국이 얼마나 원망스러우냐, 한국인이 얼마나 미우냐'언니를 취재하러 온 기자가 제발 그런 대답을 좀 해줬으면 싶은지 자꾸 그렇게 물어봤다. 그러나 언니는 딱 잘랐다. "경찰은 미워. 다른 사람들은 아니야." 그 한마디 뿐이였다.- 본문 중에서> 왠지 인상적인 구절이였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티비 프로그램이 싫다는 건 아닙니다. 저같은 외국인근로자라면 이방인처럼 그저 무심하던 사람에게도 그들의 힘든 삶을 알게 해주니깐.. 하지만 그걸 보고 제 자신이 그저 자위에만 머무르는 것 같아 제 자신이 싫어지는군요. 분명 그들을 그렇게 몰고간 '사회' 속에는 내가 있는데.. 내가 그런 무심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그냥 티비 속 남들의 얘기로 생각하는 나 자신이 싫어집니다. 읽고 나서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어두워지네요. 읽지 마세요.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다면 저처럼 기분이 우울해지실 겁니다. 인간이 싫어지실껄요 ^-^a 하지만 자신의 편견을 버리고, 행동으로 실천으로 옮기실 분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여담이지만, 재활용지로 만든 책은 가볍고 분위기도 있어 좋지만 더 비싼 것 같네요.. 싼책이 좋은데 ^-^*
p*****2 2003.07.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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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요, 찬드라! 이젠 그 말에 귀 기울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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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요, 찬드라! 이젠 그 말에 귀 기울 일 테니- 말해요, 찬드라』 (이란주, 삶이 보이는 창) …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뭐라고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미안하고, 부끄럽고, 분노를 느끼고, 다시 미안할 뿐이었다. 외국인이주노동자를 가장 주요한 노동력으로 활용하고 있으면서 임금체불, 욕설, 폭행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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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요, 찬드라! 이젠 그 말에 귀 기울 일 테니
- 말해요, 찬드라』 (이란주, 삶이 보이는 창)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뭐라고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미안하고, 부끄럽고, 분노를 느끼고, 다시 미안할 뿐이었다. 외국인이주노동자를 가장 주요한 노동력으로 활용하고 있으면서 임금체불, 욕설, 폭행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민이라는 사실이 그저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아울러 그러한 폭력을 저지른 아니 지금도 행하고 있는 사람들과 이를 묵과 혹은 방조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에 분노를 느꼈으며, 그러한 일들에 대해 내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수방관했던 나 자신이 다시 부끄럽고 미안할 뿐이었다.

 

『말해요, 찬드라』는 1995년부터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활동하면서 그들과 더불어 겪었던 이루 말할 수 없는 지독한 삶의 이야기들 중 『삶이 보이는 창』에 연재했던 글들을 다시 정리해서 묶어 출판한 것이다. 이 책에는 박찬욱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찬드라 구릉’의 이야기에서 ‘불법체류노동자 최초 파업’이라고 알려진 포천 아모르 파업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그런데 지은이는 여는 글에서 자신은 비록 책을 ‘애절한 마음 혹은 분노’로 썼지만 글을 읽는 독자는 ‘그냥 따뜻한 가슴으로 편하게 읽어 주었으면 한다’는 부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탁에 선뜩 응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단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육년 사개월을 정신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찬드라의 이야기를, 아님 스스로 배를 찔러 쏟아지는 내장을 움켜잡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보아야 했던 ‘그’의 이야기를, 또는 불소중독으로 사망했음에도 음독자살로 처리된 묘의 이야기를 그저 ‘이웃집 안방을 들여다보며 수다 떠는 것처럼’ 읽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직 외국인이주노동자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그들을 ‘오래된 이웃’처럼 살갑게 여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며, 어쭙잖은 혹은 그놈의 알량한 양심, 혹은 나도 별다를 것 없다는 죄책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외국인이주노동자들과 관련된 경험이 내게는 거의 전무하다. 그만큼 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의 반증이겠지만. 거의 유일한 경험이라면 몇 해 전인가 대림동에서 살 때의 일이 있다. 그때 살았던 집은 꽤 규모가 큰 단독주택이었는데, 2층에는 우리가족(당시에 나는 결혼한 누나 집에 더부살이 중이었다)과 주인집이 있었고, 1층에는 또 다른 가족이 세를 살고 있었다. 지하에도 방이 몇 있었는데 볕도 잘 들지 않는 그 지하방에 외국인이주노동자 몇 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단독주택이었음에도 전기배전 같은 것이 개별 가구별로 되어있지 않아 매달 우리 집에서 각 가구별로 일정금액을 걷어 대표로 요금을 납부하곤 했었다. 그 때 돈을 걷기 위해 그 어두컴컴한 지하방을 몇 번 가야했었는데, 볕이 들지 않아 사위는 어둡다 못해 암흑 같고, 지하이다 보니 통풍도 잘 되지 않아 냄새도 많이 났던 기억이 있다. 아마 지하에서 살아본 사람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그 지하방을 돌며 돈을 걷을 때마다 이런 지하방에서 사는 그들이 불쌍하기도 하고, 마치 나를 해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실제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그저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한 나의 행동에는 지하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공포도 있었겠지만 외국인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무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들을 한 집에 같이 사는 이웃이 아니라 뭔가 무서운 범죄자 같이 여겼던 것 같다. 그만큼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존재인 그 무엇으로 생각했던 건 아닐까.

 

지난 2007년 악독한 착취구조인 산업연수생 제도가 폐지되고, 고용허가제가 전면 시행되었다. 또 다문화가 새로운 화두이자 중요한 코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외국인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고용허가제란 미명아래 또 다른 착취와 탄압을 일삼고 있으며, 다문화는 그저 재미난 볼거리나 음식에서만 찾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가장 중요한 근본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주노동자들도 ‘맞으면 아프고 슬프면 눈물이 나는’ 우리와 똑 같은 사람이라는, 그래서 현재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사실 말이다. 그저 값싼 노동력이니까 때려도 되고, 말 안 들으면 내쫓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찬드라와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다.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그들을 ‘오래된 이웃’으로 여겨 달라는 지은이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가 좀 더 빨리 오기를 희망해 본다.

 

그 때가 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말해요, 찬드라 이제는 그 말에 귀 기울일 테니.

k*****a 2008.09.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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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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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지 않은 모습, 지독히 이기적이고 자기 것만 챙기는 우리의 모습을 담은 책이다. '나는 다르다'고, 한국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도 싶지만, 실제 나라도 뭐 그리 다르겠는가...? 우리나라가 확실히 잘 사는 나라가 되긴 된 모양이다. 동남아의 어떤 나라 사람들에겐 '꿈의 나라'이기도 한가 보다. 그러나 외국인에 대해서는 일단 거부감부터 보이는 이 '단일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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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지 않은 모습, 지독히 이기적이고 자기 것만 챙기는 우리의 모습을 담은 책이다. '나는 다르다'고, 한국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도 싶지만, 실제 나라도 뭐 그리 다르겠는가...? 우리나라가 확실히 잘 사는 나라가 되긴 된 모양이다. 동남아의 어떤 나라 사람들에겐 '꿈의 나라'이기도 한가 보다. 그러나 외국인에 대해서는 일단 거부감부터 보이는 이 '단일민족'의나라가 다른 나라 사람들과 문화에 대해 갖는 포용력의 넓이는 무척 좁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안타깝고 고통스러웠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의 얘기라고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언제쯤 이 상황이 달라질까...?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s****w 2003.12.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