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0)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0%
  • 리뷰 총점8 4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8.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밤 악몽-앙리 르네 알베르 기 드 모빠쌍
"밤 악몽-앙리 르네 알베르 기 드 모빠쌍" 내용보기
밤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밤을 열렬히 사랑한다'로 시작하는 모빠쌍의 단편 「밤 악몽」의 전부를 외우는 환희를 맛보고 싶다. 소설의 내용처럼 '낮은 나를 피곤하고 지루하게 하'므로 오직 밤의 시간이라야 한다. 사나운 경적과 다툼의 소리도 멎은 같은 구간에서 틀리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이도 잠든 밤의 시간. 오롯이 나와 나밖에 없는 시간에 앉아 「밤 악몽」의 첫 문단을
"밤 악몽-앙리 르네 알베르 기 드 모빠쌍" 내용보기


 밤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밤을 열렬히 사랑한다'로 시작하는 모빠쌍의 단편 「밤 악몽」의 전부를 외우는 환희를 맛보고 싶다. 소설의 내용처럼 '낮은 나를 피곤하고 지루하게 하'므로 오직 밤의 시간이라야 한다. 사나운 경적과 다툼의 소리도 멎은 같은 구간에서 틀리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이도 잠든 밤의 시간. 오롯이 나와 나밖에 없는 시간에 앉아 「밤 악몽」의 첫 문단을 시작으로 소리 내어 읽는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 했다. 다만 아쉬울 뿐이다. 내가 없이 혼자 남겨질 사람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단편의 대가 모빠쌍은 말년에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진다. 마약과 여자에 취해 들어갔어도 그는 소설을 쓴다. 소설을 통해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밤 악몽」의 파리 시내를 걷는 불안한 내면의 화자는 현실의 소설가다, 그다. 그는 그렇게 밤을 걷는다. 밤은 짧고 어둡고 소리를 쳐도 침묵 속으로 잠겨 들어간다. 


누구나 격렬하게 사랑하는 대상에 의해 결국 죽임을 당하는 법이다. 하지만 내게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물며 왜 내가 그것을 이야기하려는지를 어떻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모르겠다. 더 이상은 모르겠다. 다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자, 시작하겠다.

(앙리 르네 알베르 기 드 모빠쌍, 「밤 악몽」中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외출하면서 만나는 파리 시내의 모습은 화자인 '나'의 무의식이다. 때론 환한 큰 길가의 카페에서 만나는 불빛도 전력을 아끼기 위해 가스등을 꺼 놓은 광장에서 마주치는 어둠도 불안으로 일렁이는 마음 한 켠의 빛이고 어둠이다. 낮에 잠깐 멈춰 놓은 수많은 몽상을 '나'는 밤의 거리에서 펼쳐 놓는다. 피곤으로 지루한 낮의 시간에서 탈출한 내면은 거리 곳곳을 걸어 다니며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고통에 허덕이는 자신을 만난다. 


  밤마다 반복되는 악몽이란 죽음으로 가기 위한 예행연습이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향해가는 도전이다. 인생의 희비극을 짧은 이야기 안에 담아내길 즐겨 했던 소설가의 실제 삶은 광기와 고독으로 번져 간다. 소설의 구절처럼 격렬하게 사랑하는 대상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면 그는 소설 안에서 죽는다. 낮에 죽고 밤에 살아난 '나'가 살려달라며 외치는 소리를 누구도 듣지 못하게 하고 밤에 만난 사람들에게 친절 따위를 바라지 않게 만든다. 


  「밤 악몽」의 시간이 낯설지 않은 건 우리는 매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다니는 내가 반복해서 꾸는 악몽이란 내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황망하게 바라는 보는 장면으로 이루어진 꿈이다. 시간을 확인하지만 번번이 버스를 놓친다. 나만 두고 출발하는 버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현실로 돌아와 늦지 않게 버스를 타러 간다. 악몽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다정한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낮에서 좌절한다. 시간을 물어도 문을 열어 달라고 외쳐도 응답이 없는 낮의 시간에서 패배한 우리가 만나는 밤의 거리. 


  불 꺼진 상점 앞에서 마네킹의 옷을 바라보고 점멸하는 신호등을 무시하고 대로 한복판을 걷고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가는 시절이 있었다. 시간은 우리가 늙고 죽어가기를 바란다. 시간은 오차도 없이 정확히 우리를 안내한다. 매일 밤 악몽으로.


s*****m 2018.10.18. 신고 공감 5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프랑스 단편소설의 향연장
"프랑스 단편소설의 향연장" 내용보기
프랑스 단편 소설 14편이 수록되어 있고 각기 다른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묘한 단편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익히 알고 있는 작가 몇 명을 제외하고는 처음 작품을 접해본 작가들이 많아서인지 조금은 낯설기도 했고 프랑스 고전 읽기가 쉽지만은 않았었다. 하지만 현대문학과는 또 다른 색다른 단편 읽기의 묘미와 프랑스 단편 특유의 상상력을 맘껏 만날
"프랑스 단편소설의 향연장" 내용보기

프랑스 단편 소설 14편이 수록되어 있고 각기 다른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묘한 단편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익히 알고 있는 작가 몇 명을 제외하고는 처음 작품을 접해본 작가들이 많아서인지 조금은 낯설기도 했고 프랑스 고전 읽기가 쉽지만은 않았었다. 하지만 현대문학과는 또 다른 색다른 단편 읽기의 묘미와 프랑스 단편 특유의 상상력을 맘껏 만날 수 있어 도전해볼 만하다. 

14편 모두 독창적이고 놀라운 상상력과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몇 편은 더 시선을 끌어 소개해본다. 발자끄의 '붉은 여인숙'은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로 살인자가 참석한 만찬에서 이야기는 독일인 헤르만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로시작된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게 되었고, 믿었던 친구의 배신과 실종으로 사건은 급 마무리되었음을 하소연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는 끝이 아니고 시작을 알리는 서막에 불과했음을 알게 된다. 살인자를 알고 있는 화자는 순간순간 살인자로 지목된 자의 낯빛을 확인하며 조여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화자는 심한 갈등에 빠지게 된다. 살인자의 딸을 사랑하게 된 화자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고 스스로를 납득하고 합리화시키기에 몰두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에 맞게 된다. 친구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음을 맞게 될 것을 알면서도 끝내 벗어나지 못하고 살인을 저질러야 했던 살인자와 끝까지 친구를 믿으려하며 죽어간 초급 군의관의 모습과 살인자를 알고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싶어 하면서도 그의 딸을 사랑하는 이유로 갈등하게 되는 화자의 모습 속에서 현실에 처한 인간들의 각기 다른 행동 유형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고띠에의 '죽은 여인의 사랑'은 꿈과 현실을 오가며 환상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순진한 시골사제 로뮈알드가 신비로운 미모의 여성 끌라리몽드의 유혹에 반하게 되면서 죽음을 넘나드는 치명적인 사랑은 시작된다. 생시 같은 꿈과 비현실적인 현실 사이에서 사제 로뮈알드는 깊은 고통과 갈등을 겪게 되고 치명적인 그녀와 사제의 본분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을 맞게 되는 이야기이다. 예전부터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존재 흡혈귀와의 사랑을 작가는 그녀의 모습과 방을 표현하면서 화려한 시각적 이미지를 최대한 보여주며 사제가 마음을 빼앗기는 심리를 보여준다. 또한 그녀와의 사랑에서 벗어나기 위해 깊고 깊은 숲을 달려 나오는 장면에서는 시각과 청각을 열리는 느낌을 들며 여전히 가슴 속에서 최고조의 갈등을 하는 사제의 심리를 섬세함과 역동적인 모습으로 보여주어 기억에 오래 남는 장면이었다. 

쥘리앙 그라끄의 '코프튀아 왕'은 깊은 친분을 가진 관계는 아니지만 가끔 만나 친분을 유지하던 친구의 초대로 외딴 저택에 도착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낯선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낯설음과 호기심은 화자를 이끌게 되고 저택에서 안주인 같은 하녀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그녀 자체가 흐릿한 그림자 속에 잠겨 있고 화자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를 기다리며 저택의 침묵 속으로 그녀의 침묵으로 가라앉게 된다. 하룻밤 동안 화자가 겪게 되는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 의식의 흐름을 통해 깊은 침묵과 함께 초의 불꽃의 이미지로 남게 된다. 어둠과 극렬하게 대비되는 빛과 그림자를 통해 화자는 밖의 세상과는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듯 느낌을 받으며 현실과 대비된다. 화자는 시종일관 안주인 같은 하녀에게 이끌리며 현실과 동떨어져 있게 된다. 하지만 선명하다 못해 거울 같은 현실의 아침은 오게 되고 화자는 마지막 인사도 없이 그녀를, 저택을, 하룻밤의 허구의 세계를 떠나 밝은 세상으로 걸어나오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결코 쉬운 작품은 아니지만 묘하게 마음을 끄는 작품이기도 했고 읽고나서도 잔상이 오래 남는다. 빛과 그림자로 선명하게 대비되는 오래된 저택에서 발걸음 소리가 묻히는 카펫, 늙은 왕과 어린 거지 소녀의 그림인 '코프튀아 왕'의 그림, 오지 않는 친구,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 같은 하녀가 주가 되는 이야기는 특별한 갈등도 사건도 없다. 그저 현실과는 괴리되어 있는 저택에서의 하룻밤이다. 그럼에도 무엇인가 큰 결정을 내리고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은 기분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다음에 다시 꼭 읽어보며 이해의 폭을 넓히고 싶다. 

r*****0 2010.01.2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프랑스 근현대 단편의 저마다 독특한 맛
"프랑스 근현대 단편의 저마다 독특한 맛" 내용보기
이 책은 각 나라별로 유명한 작가들의 단편만을 모아서 엮은 창비세계문학(전9권)중 프랑스편이다.이 한 권 속에는 14명의 프랑스작가들의 대표적 단편 한 작품씩 들어있다.단편이지만 우리기 쉽게 접하기 어려운 독특한 작품들만을 싣고 있어서 다양한 작품들을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드니 디드로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의 첫문장에서 한 말을 보면 그는 장편소설보
"프랑스 근현대 단편의 저마다 독특한 맛" 내용보기
 이 책은 각 나라별로 유명한 작가들의 단편만을 모아서 엮은 창비세계문학(전9권)중 프랑스편이다.이 한 권 속에는 14명의 프랑스작가들의 대표적 단편 한 작품씩 들어있다.단편이지만 우리기 쉽게 접하기 어려운 독특한 작품들만을 싣고 있어서 다양한 작품들을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드니 디드로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의 첫문장에서 한 말을 보면 그는 장편소설보다 단편을 선호하는 것 같다.이 작품은 조금 혼란스럽다.이 작품 속에 소재목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화자는 서론,본론,결론 형식의 논쟁 비슷한 짧막한 이야기를 들려준다.사람마다 저마다 타고난 천성때문인지,환경탓인지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도 다양하다.이 작품에서는 착한남자 따니에와 나쁜여자 레메르 부인커플,나쁜남자 가르데유와 착한여자 라 쇼양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화자는 어쩜 그게 더 세상사를 더 잘 풀려나가게 하는게 아닐까? 라고 말하며 논쟁의 결과는 최후의 심판의 몫으로 남겨둔다.흔한 재료이지만 드니 디드로의 손맛때문인지 그 맛은 독특하다.

 

 오노레 드 발자끄의 작품들은 <고리오 영감> 속의 인물들이 후속 작품에 연결된다.이 작품<붉은 여인숙>에서 친구와 함께 여인숙에 묵었던 스무살의 초급 군의관 프로스뻬르 마냥은 살인의 누명을 쓰고 죽는다.그가 무죄라고 확신한 헤르만씨가 살인자가 참석한 만찬에서 이야기 한 것을 나(화자)가 정리한 이야기다.화자는 죄인으로 지목되는 따이유페르의 딸인 빅또린을 사랑하면서 갈등을 겪는다.이야기 속 이야기의 구조를 갖는 작품으로 재미있다.이 작품도 <고리오 영감>처럼 욕망,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딜레마등 인간사의 희노애락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인간희극이다.

 

 <카르멘>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푸른 방>의 저자 프로스뻬르 메리메가 그 작품을 쓴 줄은 몰랐었다.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 작품이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의 패러디로 보인다는 점이다.주인공 레옹과 그녀는 <보바리 부인>에서 레옹과 엠마가 도망가기로 한 장면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여관에서 ,피가 그녀의 슬리퍼를 적시는 것을 목격하고도 불륜관계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도망가려다 여종업원의 말 한마디에 주인공이나 독자는 웃음을 그칠줄 모른다.추리소설같은 긴장을 몰고 가다 희극으로 둔갑해버리는 기가막힌 단편의 묘미를 맛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쥘 아메데 바르베 도르비이 <무신론자들의 저녁식사무신자인 메닐그랑이  성당에서 고해 하는 것을 목격한 옛동료 랑쏘네가 무신론자 장교들의 저녁식사에서 그 이유를 추궁하자, 메닐그랑은동료의 애인이자 그의 연인이었던 로잘바와의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그가 주교에게 준 심장에 얽힌 오싹하고 괴기스러운 이야기다. 고띠에의 <죽은 여인의 사랑>장자의 나비꿈처럼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되는 환상적인 이야기다.죽은 끌라리몽드와 사제인 로뮈일드의 사랑이야기로,그녀가 흡혈귀인 줄 알게 된 후에도 그녀를 사랑하는 치명적인 사랑이야기다.이 이야기는 알레고리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마르쎌 에메의 <난쟁이>는 서커스단의 난쟁이 발랑땡이 어느날 갑자기 키가 자라고 난 후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이야기를 다룬다.실제로 일어나기 어려운 환상적인 이야기지만,카프카의 <변신>처럼 많은 생각의 여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마르그리뜨 유르스나르의 <어떻게 왕부는 구원 받았는가>는 서양인이 쓴 동양적인 이야기지만 신비롭고 감동적이다.화가가 그림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이야기는 동양고전에서 한번쯤 접했던 작품과 비슷한 내용이다.

 

 알랭 로브 그리예의 <바닷가>는 단 6장의 소설로 독특하다 못해 소설보다는 한 폭의 풍경화 같고,스냅사진 같아서 줄거리랄 것이 없는 영화소설로 시각적인 이미지만 남는다.쥘리앙 그라끄의 <코프튀아 왕>은 <율리시즈>나 <댈러웨이 부인>처럼 단 하룻동안 일어나는 일을,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기억에 의존해서 의식의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그래서 상당히 어려운 작품이었다.14편의 작품 모두 저마다 독특한 맛이 있어서 프랑스단편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수 있다.특히 프랑스 근현대소설의 흐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d********3 2010.01.2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프랑스 문학을 느낄 수 있는 열네 편의 단편소설
"프랑스 문학을 느낄 수 있는 열네 편의 단편소설" 내용보기
요즘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오는 '세계문학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고전이나 세계문학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나 역시 이런 출판의 경향에 따라 관심을 더욱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가 그랬다는데, 문학은 오래된 것을 만나고, 과학에 관한 것은 최근의 글을 만나라는 뜻을 글을 본적이 있다. 그 짧은 글을 보며, 오래 된 문학을 만나봐야지 생각했었다.   창비 출판사에서도 '세계
"프랑스 문학을 느낄 수 있는 열네 편의 단편소설" 내용보기

요즘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오는 '세계문학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고전이나 세계문학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나 역시 이런 출판의 경향에 따라 관심을 더욱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가 그랬다는데, 문학은 오래된 것을 만나고, 과학에 관한 것은 최근의 글을 만나라는 뜻을 글을 본적이 있다. 그 짧은 글을 보며, 오래 된 문학을 만나봐야지 생각했었다.

 

창비 출판사에서도 '세계문학시리즈'를 출간하였는데,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라틴아메리카, 독일, 영국, 미국, 폴란드, 일본, 중국 9개 어권 총 102명 작가의 114편 작품이 수록하였다. 총 9권의 시리즈에서 세계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단편을 만날 수 있는게 큰 장점이 될 듯하다. 또한 세계문학시리즈의 비슷비슷한 판형이 많은 가운데 디자인 면에서도 차이점을 부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9권의 나라 중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은 '프랑스'편인데, 프랑스 하면 왠지 다양하고 풍부한 어휘력을 바탕으로 한 글이 많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어서였다. 프랑스 편에서는 드니 디드로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라는 단편을 비롯하여 총 14명의 작가의 단편을 담고 있다. 프랑스 소설의 참맛을 볼 수 있는 단편을 고르기 위해, 문학에 대한 생각과 인간의 심리, 환상적인 것이라는 세 가지 기준아래 문학 또는 소설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단편을 엄선하였다고 한다.

 

이 총 14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프로스뻬르 메리메의 '푸른 방'이었다. 왜냐하면 단편소설의 거장이자 모파상 등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며 '낭만주의적 고전주의자'라고 알려지며,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우리에게 비제의 오페라로 널리 알려진 '카르멘'의 원작자인 메리메의 단편을 먼저 만난 적이 있었기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소개되하는 '메리메 단편선'을 통해서 그의 대표적인 단편인 '마테오 팔코네'를 비롯, '타망고'와 '알르의 비너스' 이렇게 3편의 단편을 통해 메리메의 작품을 미리 만난 적이 있어, 낯선 작가들 사이에서 더 관심있게 읽을 수 있었고, 또 다른 작가의 단편을 만난다는 즐거움도 있었다.

 

'푸른 방'이란 단편은 추리소설적인 구성을 띄고 있는데, '알르의 비너스'라는 단편 역시 상상력이 풍부해 '환상소설'로 분류되는 특이한 장르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했는데, 그 맥락과 비슷해 보였다. 다소 결론이 허무하기는 했지만, 짧은 글에서도 탄탄한 구성과 환상소설이라는 분류에 맞게 거추장스럽지 않은 문체로 잘 풀어가고 있다.

 

또 다른 작품을 꼽아보라면, 앙리 르네 알베르 기 드 모빠쌍의 '밤' 이라는 단편을 택하고 싶다. 4장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이야기였지만, 수록된 다양한 단편 중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작가 모빠쌍이 심하게 건강이 나빠져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환각에 이를 정도로 심한 증세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비관주의가 더 심해져 범죄, 자살, 정신착란에 이르는 강박적인 공포를 주제로 한 단편들을 많이 창작했다고 하는데, '밤'이란 작품 역시 우울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죽음'에 대해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그 표현이 정말 침울할 정도로 강하게 느껴져 그 절망이 느껴지는 듯 강렬한 인상을 준 작품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라는 작품은 대화체 소설이라는 점이 독특했다. 두화자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아주 못된 여자들과 아주 착한남자, 아주 착한 여자들과 대단히 못된 남자에 대해 이갸기하며, 당신은 소설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소설이 아니거나 아니면 형편없는 소설인 이야기 속에다 독자라 할 수 있는 인물을 집어넣었다는 점이 독특했다.

 

단편은 가끔 그 형식때문에 완성도가 완전하지 못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반면 다양한 실험적인 소설도 쓸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이 단편을 통해 소설이란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려했다는 의도에 따라 다양한 근현대 프랑스 단편을 만날 수 있었고, 여러작가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또한 작가와 작품에 대한 간력한 소개와 함께, '더 읽을거리'를 제시하고 있어, 글읽기에 도움을 준다. 창비의 다른 세계문학시리즈에는 어떤 작가들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s****g 2010.02.0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 드니 디드로, 장 지오노 외....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 드니 디드로, 장 지오노 외...." 내용보기
창비 세계문학 전집을 구입해 놓고 다른 책을 읽는 사이 사이 한권씩 읽다 보니 어느 새 마지막 프랑스편까지 오게 되었다. 이책을 제일 나중에 읽게 된 것은 아마 제목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소설책의 제목이 소설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이야기가 참 궁금했다 그 궁금증을 제일 나중으로 미루어 놓았던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 14명 그중 알고 있는 작가는 몇 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 드니 디드로, 장 지오노 외...." 내용보기

창비 세계문학 전집을 구입해 놓고

다른 책을 읽는 사이 사이 한권씩 읽다 보니 어느 새 마지막 프랑스편까지 오게 되었다. 이책을 제일 나중에 읽게 된 것은 아마 제목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소설책의 제목이 소설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이야기가 참 궁금했다

그 궁금증을 제일 나중으로 미루어 놓았던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 14명 그중 알고 있는 작가는 몇 되지 않고 처음 접하는 작가들이 많았다. 옛소설 그리고 프랑스소설이라는 점이 처음 읽을 때 부담감으로 다가왔지만 장편이 아니라 짧은 이야기들이므로 그리 힘들지 않은 듯 했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그리고 내면의 세계가 그려지는 이야기 14편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그것 위에 그려진 아름다운 묘사들이 매력적이 이야기들이었다

 

드니 디드로 <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소설은 마치 현실처럼 쓰여진 허구이다

이 소설에서는 소설같은 현실 이야기를 하며 소설과 현실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하는 듯 하다

착한 남자 따니에와 못돼먹은 여자 레메르부인,

못된 남자 가르데이유와 착한여자 데샹

그들의 이야기를 지인에게 해주는 이야기

현실적인 이야기도 소설처럼 쓰였지만 결국 소설은 아니다

 

오노레 드 발자끄 <붉은 여인숙>

19세기 전반에 프랑스에서 실제 일어났던 붉은 여인숙 살해사건

그 사건을 모티브로 쓰여진 이야기

시골을 여행하던 두 군의관, 우연히 묵게 된 붉은 여인숙 그리고 그곳에서 알게 된 돈 많은 남자

그 남자의 재물에 눈이 어두워 그 남자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려하지만 결국 이성이 이기게 되어 실행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남자는 시체로 발견된다

자신이 저지른 일은 아니지만 자신이 그런 생각을 했었다는 죄의식에 살인죄를 인정하고 살인자인 친구를 변호하는 ,,, 그리고 결국 사형을 당하는 청년이 이야기

그 청년의 이야기를 같은 감옥에서 들었던 헤르만씨는 어느 모임에서 그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 모임에서 그 이야기를 듣게 되는 화자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안색이 변하는 한 남자 (실제 친구였던 살인자인듯)를 보게된다

하지만 그 살인자의 딸을 사랑하게 된 화자...

행동이 전부가 아니라 그것을 행하게 되는 생각, 가치관

그러한 것들때문에 일어나는 갈등이 적절히 잘 묘사된 흥미있는 이야기였다

 

프로스뻬르 메리에 <푸른방>

한 젊은이가 푸른 안경을 비단잠옷과 펑퍼짐한 터키바지를 넣은 가방을 들고 기차역에서 한 여인을 기다리고 있다

잠시후 검은 옷에 짙은 베일을 쓰고 멋진 잠옷과 파란색 쌔틴 실내화가 들어있는

갈색 모로코 가방을 들고 있는 한 여인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들은 기차를 타고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들이 묵게 된 호텔의 방은 보라빛 커튼과 벽난로 옆에 놓여있는 푸른 새틴 의자그래서 푸른방이라 불리워지게 된 방이다

그곳에서의 그들의 들떴던 밀월 여행은 시작되지만

간밤 문틈 아래로 흘러드는 피로 인해 그들의 설레임은 깨지게 되고 옆방에서 일어났을 것 같은 살인 사건에 밤새 두려워하며 자신들의 신분이 들통날 것을 걱정하고 살인죄로 몰릴 것을 근심한다

그렇게 날이 밝고 빨리 그곳을 떠나기로 결심한 그들에게 들려오는 하인의 한마디

그리고 그들은 다시 유쾌한 미소를 지으려 아침식사를 하게 된다

색으로 표현된 호텔방과 그곳에거의 두 연인

그리고 살인사건의 긴장감과 마지막의 반전이 재미있었던 이야기이다

 

쥘-아메데 바르베 도르비이 < 무신론자들의 저녁식사>

전직 사제, 퇴역장교, 지망의 유지등이 늙은 메닐그랑의 저택에서 저녁시간에 만찬을 벌인다. 그의 아들 메닐이 집에 와 있을때 아버지이자 구두쇠인 늙은 메닐그랑이 베푸는 일종의 연회같은 것이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무신론자 메닐이 어느날 성당에 나타나게 되고 그것을 보게된 동료가 어찌된 영문인지 계속해서 그 궁금증을 풀어주기를 원한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전쟁중에 메닐이 겪었던 로잘바라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

그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 이야기의 진면목을 알게된 아버지의 한마디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커피가 그의 이야기만큼 진하다면 맛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삐에르-쥘 떼오필 고띠에 <죽은 여인의 사랑>

사제의 신분에 소명을 가지고 사제의 길을 걸어온 스물 네살의 청년

서품식날에 보게된 한 여인

그여인을 보는 순간 사제로서의 한 남자와

한 여인을 사랑하는 , 사랑헤 빠진 한 남자가 그의 정신안에 공존하게 된다

사제로 살아가는 게 꿈이고 그 여인과 사랑을 하는 귀족으로 살아가는게 현실인지

아니면 살제로 살아가는게 현실이고 그 여인과의 사랑이 꿈인지

지극히 생생하고 경계가 없은 꿈과 현실에서 갈등하는 한 청년의 삶이 몽환적으로 묘사된다

어두운 밤, 깊은 숲, 그리고 동물들의 울음소리, 검은 말의 질주 그리고 흡혈

인간과 벰파이어와의 사랑이야기도 많은 요즘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사랑이야기다...

 

앙리 르네 알베르 기 드 모빠상 <밤>

밤의 어두움과 그것이 주는 포근함을 사랑하는 주인공

밤만 되면 거리를 걷고 그것이 주는 안정감에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밤마다 거리를 산책하던 어느날

더이상 도시는 밤의 푸근함이 아닌 밤의 정막과 고요

모든 것이 멈춰버린 듯한 정적 그리고 차가움 그안에서 느껴지는 공포..

모파상 말년의 자신의 신경증적인 임상기록이라고도 하는 이 작품은

죽음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표현한 그의 이야기라고 한다

 

마르쎌 에메 < 난쟁이>

써커스단의 난쟁이

비록 난쟁이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써커스단 울타리안에서는 눈부신 존재이다

공중곡예사 제르미나양도 그녀의 무릎에 그를 앉히고 그에게 부드러운 말을 속삭여준다. 그러던 그에게 변화가 온다. 키가 자라고 있었다

하루만에 키가 훌쩍 자라버린 난쟁이

훤칠한 미모의 청년으로 변하지만 그러한 그가 써커스단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오히려 정상인이 되었지만 자신을 인정해주고 자신의 울타리가 되어준 서커스단을 떠나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이 되어 그들속으로 묻혀버리게 된다

 

마르그리뜨 유르스나르 <어떻게 왕부는 구원받았는가>

화가와 그를 따르는 제자

그리고 그 뛰어난 화가를 알아본 왕

하지만 그가 그린 그림과 현실의 차이로 인한 배반으로 그 화가를 죽이려하는 왕

그리고 그 스승인 화가를 지키려는 제자

그리고 그들은 그림속의 조각배를 타고 멀리 떠나게 된다...

동양적인 색채가 듬뿍 담긴 아름드운 이야기...

 

장 지오노 < 씰랑스>

거대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한 농장주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 되고

결혼하지 않고낳은 자식들이 하나 둘 그 농장으로 찾아온다

상속, 그 욕심에 서로를 죽이고 죽는 상속인들

'피'라는 은유속에 인간의 욕심을 가차없이 표현한 이야기

 

알랭 르보 -그리에 <바닷가>

아무런 이야기도 없다

그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이야기

절벽, 그아래로 펼쳐진 모래사장 그리고 바다

그 모래사장을 걸어가는 세명의 아이

그리고 그 주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한폭의 그림처럼 묘사된 짧은 이야기

 

쥘리앙 그라끄 <코프튀아 왕>

그리 친한 지인은 아니지만 한 지인의 초대를 받고 그의 별장을 찾게 된 주인공

그곳에서의 야릇한 하룻밤을 묘사한 이야기

주인은 없고 주인같은 하녀만 있을뿐

그집과 그 주변에서의 저녁나절 그리고 저녁 내내 들리던 포성 ,집에서 보게된 그림 그여인과의하룻밤. 한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이야기였다

 

장-마리 귀스따브 르 끌레지오 <쥘라비>

학교를 무단 결석하고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쥘라비

두번째로 가게 된 바닷가에서 카리스마라는 집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자연을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학교가 아닌 자연에서 얻게 되는 공감

그것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이다

 

다니엘 블랑제 <낙서>

검사 부인 끄리스띠안 로즐리에와  데스따끄씨는 불륜의 관계이다

그녀는 선거포스터에 낙서를 하며 자신의 뜻을 당당히 밝히고 젊은 이들과 함께 무용되 배우는 당당한 여성이다

독립적인 그녀가 인정을 받는 반면 데스따끄씨의 부인이 반감을 사게 된다

여성들의 당당함을 부각시키고 있는 이야기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1.01.2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내용보기
유명한 프랑스 작가 14名의 잘 알려지지 않은 주옥같은 14篇의 단편소설을 만나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혹자의 말을 빌리자면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이 읽은 책이 좋은 책이라고 말한다. 나도 혹자의 의견에 동감한다. 세월이 흘러 백 년, 오백 년, 천 년 동안 살아남은 책은 틀림없이 좋은 책일 것이다.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이 읽어 온 책이라면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내용보기

유명한 프랑스 작가 14名의 잘 알려지지 않은 주옥같은 14篇의 단편소설을 만나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혹자의 말을 빌리자면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이 읽은 책이 좋은 책이라고 말한다. 나도 혹자의 의견에 동감한다.

세월이 흘러 백 년, 오백 년, 천 년 동안 살아남은 책은 틀림없이 좋은 책일 것이다.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이 읽어 온 책이라면 이미 그 책은 검증이 끝난 책일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책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질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출판시장은 어떠한가?

무수히 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출판사는 많이 팔리는 책에 ‘베스트셀러’라는 감투를 씌어놓고 책팔기에만 열을 올린다. 독자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오로지 많이 팔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책들이 시간이 흘러 ‘세계문학‘이나 ‘고전’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지는 글쎄요?지만 좋은 책이 되기 위해서는 많이 팔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읽는가? 가 좋은 책을 결정짓는 잣대가 되리라 생각한다.

 

창비에서 출판된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는 창비세계문학 시리즈물로 프랑스 작가들의 단편들을 모아 논 책이다.

총 14편의 작품중에 읽어 본 작품은 단 한 작품도 없다. 작가들은 제법 유명한 분들인데 제목들은 하나같이 평범하지가 않다.

그 이유인즉 프랑스 문학의 감칠맛이 우러나는 수준높은 작품을 소개하되 이미 번역되어 나온 책들은 이 책에서 배제하자는 원칙과 프랑스 소설의 참맛을 볼 수 있게끔 문학에 대한 생각과 인간의 심리, 그리고 환상적인 것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세워 14개의 작품을 골랐다는 이규현님(이 책을 엮고 옮긴이)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그렇다. 이 책에 소개되는 단편들은 잘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플로베르의 제자로 에밀 졸라가 주도한 문학써클에서 인간의 추악한 이기주의를 묘사한「비곗덩어리」라는 중편소설을 실어 유명세를 탄 후 수많은 단편들을 쓰면서 단편소설의 대가로 발돋음한 앙리 르네 알베르 기 드 모빠쌍(1850~93)의 7페이지짜리 <밤 La nuit>이라는 단편이 눈길을 끈다. 여자와 마약에 빠져들면서 점점 쇠약해져가는 모빠상 자신의 모습과 그로 인해 점점 파괴되어가는 자기 자신의 자아를 ‘밤’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통해 죽음이 점점 임박했음을 암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나는 밤을 열렬히 사랑한다. 사람들의 조국과 애인을 사랑하듯 나는 본능적이고 물리칠 수 없는 깊은 애정으로 밤을 사랑한다. 내 모든 감각으로, 밤을 보는 내 눈으로, 밤을 호흡하는 내 후각으로, 밤의 정적을 듣는 내 귀로, 어둠이 어루만지는 내 살갗 전체로 밤을 사랑한다. (본문 233쪽, 모빠상의 ‘밤’ 첫머리 中에서)

 

또, 특이한 제목으로 진정한 소설이란 무엇인지? 그 당시의 소설과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소설과는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를 보여주려 한, 근대 리얼리즘 소설의 시작을 알린 드니 디드로(1713~84)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와 여고생 륄라비(Lullaby, ‘자장가’란 뜻)를 통해 학교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시적 경험을 자연을 통해 배우게 되면서 시와 자장가의 상관관계를 륄라비라는 소녀와 절묘하게 조화시킨, 노벨 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장-마리 귀스따브 르 클레지오(1940~)의 시적 산문인 <륄라비 Lullaby> 도 참 좋았다. 이 이외에도 19세기에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만든 영구 미제 사건인 ‘붉은 여인숙’ 사건을 묘사한 오노레 드 발자끄(1799~1850)의 <붉은 여인숙>이나 플로베르의 「보봐리 부인」을 패러디하면서도 색상의 대비를 보여줌으로써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 프로스뼤르 메리메(1803~70)의 <푸른 방> 등도 프랑스 문학의 정수를 보여준 단편이라 말하고 싶다. 특히 <푸른 방>이란 단편을 읽을때는 레옹과 젊은 여자에게 벌어지는 상황들을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이 관찰자가 되어서 읽는다면 더 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다.

 

한 젊은이가 어느 기차역 입구에서 들뜬 기색으로 서성거렸다. 파란 안경을 끼고 있었고, 감기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손수건을 끊임없이 코로 가져갔다. 왼손에 든 작은 검은색 가방에는,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비단 잠옷과 펑퍼짐한 터키 바지가 들어 있었다.(중략)

오랜 기다림 끝에, 유일하게 주시하지 못한 바로 그 지점을 지나 옆문으로, 검은 옷을 걸치고 짙은 베일을 쓴 여자가 손에 갈색 모로코 가죽 가방을 들고 나타났을 때는 더욱 가관이었는데, 나중에 알아낸 것이지만, 그녀의 가방에는 멋진 잠옷과 파란색 쌔틴 실내화가 들어 있었다. (본문 91쪽~92쪽, 메리메의 ‘푸른 방’ 中에서)

 

앞에서도 말했듯이 좋은 책이란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읽는 책이고, 시간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는 책들이 좋은 책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의 고전들은 이런 필요충분조건들을 충분히 갖춘 책이고, 이미 증명된 책이기에 우리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인 것이다. 난 이번 창비세계문학 프랑스편인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를 통해 프랑스 문학이 왜 세계적인 고전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미력하나마 알 수 있었고, 프랑스 문학만이 가지는 상상력과 독창적인 문학세계를 경험하면서 고전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질 수 있었다. 여러분도 하루빨리 고전이 주는 무한매력에 끌림을 당해보길 바라면서.......

창비 세계문학의 프랑스 편인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를 여러분께 권해 드린다.



YES마니아 : 로얄 n*******o 2010.02.0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개성과 상상력이 넘치는 환상의 나라 프랑스로 떠나보자!
"개성과 상상력이 넘치는 환상의 나라 프랑스로 떠나보자!" 내용보기
개성과 상상력이 넘치는 환상의 나라 프랑스로 떠나보자!    번역이 잘된 외국의 단편문학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또 번역된 단편들은  이미 우리나라 독자들의 검증을 거친 유명 작가의 것들이 대부분이거나 혹은 이미 번역된 작품이 다시 번역돼 출간되는 경우도 있어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5년간의 노력을 통해 근현대 외국 단편문학만을 엄선해
"개성과 상상력이 넘치는 환상의 나라 프랑스로 떠나보자!" 내용보기

개성과 상상력이 넘치는 환상의 나라 프랑스로 떠나보자!

   번역이 잘된 외국의 단편문학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또 번역된 단편들은  이미 우리나라 독자들의 검증을 거친 유명 작가의 것들이 대부분이거나 혹은 이미 번역된 작품이 다시 번역돼 출간되는 경우도 있어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5년간의 노력을 통해 근현대 외국 단편문학만을 엄선해 출간한 '창비세계문학'이 그런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시킬지도 모르겠다. 영국, 미국을 비롯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스페인, 라틴아메리카, 폴란드 등 총 9개 어권의 단편 114편이 수록돼 있다.

   그 가운데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프랑스'편을 먼저 만났다. "창비세계문학 프랑스"편은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그 시대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14편의 단편들이 실려있으며, 작품마다 독특한 상상력과 개성이 돋보인다.

 

14편의 단편문학, 골라읽는 재미가 있다!

   표제작인 드니 디드로(1713~1784)의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는 '나'라는 인물이 '소설이 아니거나 아니면 형편없는 소설인 이야기 속에다 독자라 할 수 있는 인물(p.11)'을 집어 넣어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돼 있으며,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오노레 드 발자끄(1799~1850)의 「붉은 여인숙」은 19세기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만든 영구 미제 사건인 '붉은 여인숙'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로, 두 가지 구조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처형 당한 프로스뻬르몬 마냥의 이야기를 헤르만이 들려주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이야기를 들은 '나'의 이야기다. 친구와 함께 붉은 여인숙에 투숙한 프로스뻬르몬은 황금에 눈이 멀어 함께 자고 있던 무역상을 죽이려 하지만, 머리 속으로 생각만할 뿐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그런데 다음날 무역상은 머리가 잘린 채 발견되고 프로스뻬르몬이 살인자로 지목된다. 그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어쩌면 몽유병 환자처럼 잠결에 그를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관념과 행위'라는 부제가 붙은 프로스뻬르몬의 이야기를 헤르만씨는 진짜 무서운 독일 이야기라고 한다. 이 이야기가 무서운 것은 살인 누명을 썼기 때문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로 옮기지 않았지만 단지 사유하는 것만으로도 한 인간이 파멸에 이를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또다른 이야기에 등장하는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아버지가 진짜 살인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과연 그녀와 결혼해도 되는지 지인들을 불러놓고 묻고, 다수결 원칙에 따르기로 한다. 9대 8로 결혼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그는 또다른 이유를 열거하며 재차 의견을 묻는다. '나'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이중성을 엿볼 수 있다. 겉으로는 진실과 정의를 외치며 거기에 반하는 것들에 굴하지 않는 순수한 인간처럼 행동하지만 속마음은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작 '인간희극'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오노레 드 발자끄, 이 짧은 단편 속에서도 그의 주제 의식은 확연히 드러난다.

    프로스뻬르 메리메(1803~1870)의 「푸른 방」은 프랑스 소설사에 한 획을 그은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을 패러디한 것(처럼 보인다)으로, 『보바리 부인』에서 엠마 보바리를 유혹했던 레옹이 등장한다. 레옹은 보바리 부인과 또다른 레옹이 달리는 마차 안에서 격정을 느껴듯이, 그 또한 호텔의 푸른 방에서 사랑하는 연인과의 달콤한 시간을 꿈꾼다. 그런데 한밤중에 옆방에서 들려온 무언가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와 가느다란 목소리, 소리를 죽여 옮기는 발걸음 때문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낮에 옆방 투숙객이 건달 같은 조카와 다투는 것을 본 그는 옆방 투숙객이 살해당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때 옆방으로 이어진 작은 틈새로 갈색의 액체가 흘러 들어온다. 과연 옆방 투숙객은 어떻게 됐을까? 밤새 레옹을 공포에 떨게 했던 옆방의 진실을 듣고 난 그는 터져나온 웃음을 참느라 애를 쓴다. 공포와 긴장을 조성하며 이야기를 끌고 가다가 마지막에 희극적으로 반전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프랑스식 유머가 아닐까.

   쥘-아메데 바르베 도르비이의 「무신론자들의 저녁식사」는 저녁식사 도중 시작된 메닐의 이야기로, 무신론자인 메닐이 성당에서 사제에게 건넨 물건의 정체가 무엇인지 마지막에 밝혀진다. 시대의 이단아라 불렸던 작가는 기괴한 범죄를 다룬 공포소설을 많이 썼는데, 이 작품 또한 기괴함이 느껴진다.

   삐에르-쥘 떼오필 고띠에(1811~1872)의 「죽은 여인의 사랑」은 김만중의 『구운몽』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로, 사제가 되기로 약속한 날 만난 한 여인을 잊지 못해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로뮈알드가 사랑하는 여인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며, 그 여인의 종부성사를 하러 갔다가 결국 죽은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의 영성 지도자 쎄라삐옹은 그가 사랑하고 있는 여인이 흡협귀임을 알려준다.

   앙리 르네 알베르 기 드 모빠쌍(1850~1893)의 「밤」에는 밤을 열렬히 사랑하는 '나'가 등장한다. 그는 밤이 되지 걷기 시작한다. 여느 때 같으면 활기가 넘치고 환해야 하는 거리가 암흑 천지가 되고 소리는 커녕 시간마저 멈춘다. 이 작품은 신경증 환자인 작가의 주관적 임상기록이라 할 수 있으며,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죽음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조르주 베르나노스(1888~1948)의 「그림자들의 대화」는 프랑쑤아즈와 중년 작가 자끄의 대화로 이뤄진다. 그는 그녀와 결혼하고자 하지만 지적이고 무언가에 끌려가는 것이 싫었던 그녀는 이를 거부한다.

   마르쎌 에메(1902~1967)의 「난쟁이」는 서른다섯살에 키가 훌쩍 자라 매력적인 남자가 되고 '난쟁이'가 아닌 '발랑땡'이라는 원래의 이름도 찾게 된다. 하지만 난쟁이가 아닌 평범한 남자는 더이상 곡예단에 필요하지 않다. 곡예단 친구들은 난쟁이를 그리워하고, 사람들은 더이상 평범한 남자가 된 발랑땡을 쳐다보지 않는다. 그래도 발랑땡은 예전처럼 난쟁이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관중 속에 뒤섞여 공연장을 빠져나온 발랑땡은 행복하다. 비록 아무도 쳐다봐주지 않는 평범한 남자가 됐지만 김춘수의 '꽃'처럼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됐으니까.

   여성 최초로 아까데미 프랑쎄즈의 회원이 된 마르그리뜨 유르스나르(1903~1987)의 「어떻게 왕부는 구원받았는가」는 한(漢)나라를 배경으로 한 늙은 화가 왕부와 그의 제자 링의 이야기다. 왕부는 실제보다 훨씬 멋지게 왕국을 그렸다는 이유로 황제에게 죽임을 당할 처지에 빠졌으나 자신의 그림을 통해 구원받게 된다.

   장 지오노(1895~1970)의 「씰랑스」는 '씰랑스'라는 농장을 소유한 지방유지 알렉상드르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두고 주변 사람들이 벌이는 대화로 구성돼 있다. 짧은 단편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대화로만 이뤄져 있으며 그 대화 속에 장 지오노의 주제 의식이 담겨있다. '침묵'이라는 뜻의 '씰랑스(Silence)', 하지만 이야기는 상당히 수다스럽다. 

   알랭 로브-그리예(1922~2008)의 「바닷가」는 어린이 셋이 걷고 있는 바닷가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묘사한 것이다.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으며, 그 어떤 감정의 개입조차 없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쥘리앙 그라끄(1910~2007)의 「코프튀아 왕」은 에드워드 번-존스의 그림 「코프튀아 왕과 거지 아가씨」에서 발상을 얻어 쓴 것으로, 1917년 늦가을의 어느날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일어나는 이야기다. '나'는 뉘에이유로부터 자신의 별장으로 오라는 초대를 받고 가지만, 기다리는 뉘에이유는 오지 않고 '안주인 같은 하녀'만이 그를 맞이한다. 그는 불안했지만 결국 '안주인 같은 하녀'와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인사도 하지 않은채 뛰쳐나온다.

   장-마리 귀스따브 르 끌레지오(1940~)의 「륄라비」는 더이상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소녀 륄라비가 며칠 동안 근처 바다를 배회하며 보고 느낀 것에 대한 이야기다. 학교로 돌아간 륄라비는 교장선생님께 그동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사실대로 털어 놓지만 여교장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반면, 그녀가 만나서 바다와 빛에 대해 질문하고 싶어하는 필리삐 선생님은 륄라비의 여행에 관심을 보인다. 르 클레지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프랑스 작가들 중의 하나로, 옮긴이는 '그가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자라는 부질없는 소문 때문일 것(p.431)'이라고 한다. 

   다니엘 블랑제(1922~)의 「낙서」는 '판사의 훌륭한 아내'이자 페미니스트인 크리스띠안 로즐리에의 낙서로, 이것은 그녀가 자기 목소리를 내는 한 방법이다. 또 그녀는 현재 데스따끄와 불륜 관계에 있지만 남편에게 당당히 애인이 있다고 밝히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녀의 불륜은 조용히 덮어지고 오히려 데스따끄 부인이 사람들의 반감을 갖는 여자가 된다. 한때 영화배우로도 활동했던 블랑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에게 주목했다고 한다. 20세기 초중반엔 로즐리에처럼 적극적인 여성이 많지 않았을테니, 그의 작품세계가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내가 프랑스문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자아내는 환상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판타지문학처럼 드러내놓고 환상을 쫓는 것이 아니라 은근하게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뿐만아니라 그 환상 속에는 현실이 반영돼 있고, 괴기스럽거나 공포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무서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단편들은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그 중 가장 재밌었던 작품은 은근하게 공포와 긴장을 조성했던 발자끄의 「붉은 여인숙」과 메리메의 「푸른 방」이다.

   이 책에 소개된 14명의 작가 가운데는 발자끄나 메리메, 모빠쌍, 마르쎌 에메, 르 끌레지오처럼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한 작가들이 있는 반면 번역된 작품들이 많지 않아 생소한 작가들도 더러 있다. 워낙 작가들마다 개성이 넘쳐서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시기별로 소개돼 있는 그들의 작품들을 일독해 본다면 프랑스 문학의 흐름을 조금은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이 책에는 옮긴이가 추천한 "더 읽을거리"가 함께 소개돼 있어서 이 책을 토대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2010-010.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 창비세계문학 프랑스』 2010/02/07 by 뒷북소녀.


h*******0 2010.02.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프랑스 특유의 전통
"프랑스 특유의 전통" 내용보기
창비세계문학 프랑스편은 프랑스 근현대문학의 흐름속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작가들을 선정 그들의 단편을 실었다 이야기는 프랑스인들 특유의 사색적이고 몽롱한 의식의 흐름으로 사건들이 진행되고 있고 문체는 화려하고 정교하다 그리고 사소한 것에서 중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발견하는 , 일상적인 것에서 의미 찾기라는 프랑스 특유의 소설 작법이 작용하고 있다 다루고 있는 주
"프랑스 특유의 전통" 내용보기

창비세계문학 프랑스편은 프랑스 근현대문학의 흐름속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작가들을 선정 그들의 단편을 실었다

이야기는 프랑스인들 특유의 사색적이고 몽롱한 의식의 흐름으로 사건들이 진행되고 있고 문체는 화려하고 정교하다 그리고 사소한 것에서 중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발견하는 , 일상적인 것에서 의미 찾기라는 프랑스 특유의 소설 작법이 작용하고 있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그 폭이 광범위하여 어느 하나만을 당장 들 수는 없다 남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부터 누보로망이라는 쟝르의 특징인 사소하고 의미없는 것에서 의미 발견하기라는 것에 이르기까지 넓고 큰 폭과 범위를 가지고 있다

시대적 배경은 이 책에 수록된 소설들은 주로 근현대인 18세기와 19세기 그리고 20세기까지 망라하고 있다

근현대의 정신적 파동의 물결 속에서 근대의 새로운 조짐과 구시대의 전통적 가치에서 어느 것을 지키고 어느 것을 수호해야 하는지 고뇌하고 갈등하던 그 양상들이 주제의 측면에서 감지될 수 있었다(조르주 베르나소스의 그림자들의 대화 편이 그러했다)

읽어 나가면서 어려워 책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무척이나 많았다 역시 프랑스 문학 아니 프랑스 문화는 사변적이고 이지적이며 특유의 난해한 의식의 추구 때문에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갖고 계속 읽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 높은 언덕을 오른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데 쥘리앙 그라끄의 코프튀아 왕이 그런 작품이었다 무척이나 난해하여 도대체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작품이었지만 끝까지 다 읽는 순간 성취감과 함께 전체적인 의미에 대해 윤곽이 조금이나마 잡히게 되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쥘리앙 그라끄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감탄한 점은 문체의 수려함과 풍부한 의식의 반영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문체를 쓰는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그렇게 예술이 발달했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되었다 아울러 반영된 풍부한 의식의 뚜렷한 양태는 프랑스인들이 얼마나 풍부하고 폭발적인 의식의 내밀한 사용을 통해 사고하고 사색하는지에 대한 단초가 되어 주었다 참으로 프랑스 인들은 내면적으로 풍부하고 부유한 정신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사색적인 민족이었다 (이미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프랑스 인들은 진정으로 내면이 풍부한 민족인 것 같다 그 사고의 깊이와 다양함 그리고 강렬한 표현에서부터 극한까지 치닫는 무한대의 광범위함까지...과연 천재적인 민족답게 정신생활이 아주 심오하다)

그러나 프랑스 문화 특유의 난해하고 지루한 점이 넘기는 손길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점도 있었다 도저히 이런 이야기 가지고도 스토리 전개가 가능한가 하는 단순한 구조로 서술을 일관하는 김빠지는 맥없는 갈등 구조 그리고 지루하고 지치게 만드는 늘어지는 전개와 기술 태도 등은 역시나 프랑스 문학만이 가지는 그 난해하고 낯설면서도 지루하고 지리한 특징들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프랑스 문학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금세 지치고 싫증이 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지금 21세기에 왜 영어권 영화와 문학이 프랑스를 물리치고 환영 받고 있는지 유추가 가능한 대목이다 보편성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평이성이라는 덕목에서 프랑스 문학및 문화를 높게 평가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프랑스 문학이 진정으로 세계인들에게 환영을 받으려고 한다면 주목해야 할 부분이었다

 

 

이 작품들 14편을 가지고 프랑스 문학 전체를 일별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양과 질에 있어서도 하늘의 별들처럼 찬란한 프랑스 문학이니까

단지 약간의 맛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연대순으로 정리한 작가들의 작품에서 어떤 예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된 것은 아닐까

중후하고 두터운 영광스러운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문학의 발코니에 몸을 두고 그 내부의 창을 통해 거대한 실내를 들여다 보게 된 것처럼 이 책으로 인해 프랑스라는 커다란 실체의 예고편 같은 희미한 그러나 기쁨의 전조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나의 지나친 찬사일까

 

리뷰 총점 종이책
어떤 소설을 원해?
"어떤 소설을 원해?" 내용보기
드니 디드로의 소설을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를 읽고 오노레드 발자끄를 대하니 묘한 아이러니가 느껴진다. 디드로의 소설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에 대해 해설서에서 ‘소설이자 소설론’이라는 이중성 갖고 있다고 하지만 내 보기엔 소설이 아닌 실제 이야기를 적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소설처럼 보인다. 반대로 소설은 실
"어떤 소설을 원해?" 내용보기

드니 디드로의 소설을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를 읽고 오노레드 발자끄를 대하니 묘한 아이러니가 느껴진다.

디드로의 소설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에 대해 해설서에서 ‘소설이자 소설론’이라는 이중성 갖고 있다고 하지만 내 보기엔 소설이 아닌 실제 이야기를 적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소설처럼 보인다. 반대로 소설은 실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소설인 것이다. 그러니 디드로가 시험적으로 발표한 이 작품은 실제 이야기를 그대로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고는 반응을 살폈을 것이다. 실제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는 것과 가상으로 소설을 쓰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하고 말이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는
“아주 착한 남자들과 아주 못돼먹은 여자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p38쪽)로 시작하여 이 두 가지 사례를 대비시켜 한 가지씩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사는 거의 그렇게 되어 있소 선량한고 성실한 따니에 같은 남자 있으면, 신은 그런 남자를 레메르 같은 여자에게 보내오. 착하고 정숙한 라 쇼 같은 여자가 있으면, 그런 여자는 카르데유 같은 남자의 몫이 될 것이오. 그래야 모든 것이 아주 훌륭하게 풀려나가지 않겠소.”(p38)

못된 남자는 착한 여자를 만나고 착한 남자는 못된 여자를 만나는 것이 세상에 이치라며 소설 같은 현실 속 이야기를 들은 후, 발자끄를 대하니 씁쓸한 미소를 짓게 된다.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소설을 쓴 천재적인 발자끄는 여성편력가로도 유명하다. 발자끄는 33세에 유부녀인 폴란드 백작부인과 사귀기 시작해 18년 만인 51세에 결국 결혼했지만 5개월 만에 병으로 숨졌다. 늙은 우크라이나 지주와 결혼한 백작부인 한스카는 남편이 죽으면 발자크와 결혼하기로 맹세했고, 발자크는 그녀에게 사랑의 편지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그 편지는 발자크 사후 ‘이국 여인에게 보낸 편지’로 발표됐다.

굳이 발자끄를 못된 남자라 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어느 것이 더 소설적인가 하는 것이다. 인간의 삶 그 자체만큼 소설적인 것인 있는가 말이다.
디드로가 말하고자 하는 소설도 바로 이 소설 같은 현실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모든 소설이 현실적이지만은 않다.

마르그리뜨 유르스나르의 <어떻게 왕부는 구원 받았는가>처럼 신비스러운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다. 한나라 시대 화룡점정(畵龍點睛) 실현해 낸다고 소문난 왕부라는 화공과 그의 그림에 매료되어 많은 재산가 아름다운 부인까지 잃고 제자가 된 링의 이야기다. 링은 스승을 자기 목숨보다 아끼고 사랑해 마치 입안에 혀처럼 살갑게 왕부를 모셨다. 어느 날 왕부와 링은 느닷없이 황제에게 불려가 죽게 되었다. 이유인즉슨 황제는 어려서 궁속에 갇혀 그 화공의 그림만 보고 자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이 그 그림과 같은 줄 알았는데 세상을 나와 보니 그림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다.

“왕부야, 요술을 부려 짐으로 하여금 짐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혐오하게 하고 짐이 소유하지 못할 것을 열망하게 한 너에게 무슨 형별을 내리는 것이 합당할지 모색하다가, 오아부야, 너의 두 눈은 너에게 네 황국을 열어주는 마법의 문이니, 너를 빠져나올 수없는 유일한 가옥에 가두려면 네 눈을 불로 지져 못 보게 해야겠다고 결정 했노라, 또한 네 손은 너를 네 제국의 심장부로 이끄는 열 갈래 중 두 길이므로, 너의 두 손을 잘라야겠다고 결정했노라. 알아들었느냐, 늙은 왕부야?”(p293)

황제가 왕부를 죽이려하자, 링은 칼을 들고 황제에게 덤벼들었고 호위병에게 잡혀 목숨을 잃는다. 황제는 마지막으로 왕부에게 젊은 시절 그리다만 그림을 다시 그릴 기회를 준다. 왕부는 수평선을 그리고 바다를 그리고 물결을 그리자 궁 안이 물에 잠긴다. 조각배를 그리자 링이 살아나 왕부를 태우고 그림 속으로 사라진다.

참으로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그러면 <어떻게 왕부는 구원 받았는가>는 디드로가 말하는 소설이 아닌가? 디드로가 쓰고 싶어 했던, 아니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어 했던 소설은 어쩌면 이처럼 비현실적인 이야기 일지 모르겠다. 너무나 현실적인 것은 소설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소설 같은 실제 이야기를 작품으로 보이고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소설을 읽고 싶은가, 후자이다. 소설 속에서나마 현실을 떠나 가상의 아름다움을 음미하고 싶다. 황제처럼 현실세계가 그림과 같지 않냐 하는 것은 투정에 불과하다. 링처럼 누더기에 구걸로 생계를 이을망정 즐거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짊어지고 다니는 구도자의 모습으로, 현실엔 없지만 허구 속에서나마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심정으로, 소설을 읽는다. 사실이 아니라 허구를 즐기고 실물이 아닌 그림을 보는 것은, 허무하게만 느껴지는 현실을 잠시나마 벗어나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즐기고 간직하고 싶은 마음일 게다. 어쩌면 그 것이 현실에서 재현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k*******3 2010.02.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