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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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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세계문학 중국편은 중국 근대를 대표하는 작가 8명의 9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중국 근대문학은 중국 근대사가 걸어온 고난의 역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근대의 여정을 걸어온 그네들의 삶을 보면서, 그 당시 우리네 삶을 느낄수 있는 것은 아마 우리와 그네들의 문화나 정서의 유사성은 물론, 열강의 각축 속에서 민족의 자존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인 것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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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세계문학 중국편은 중국 근대를 대표하는 작가 8명의 9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중국 근대문학은 중국 근대사가 걸어온 고난의 역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근대의 여정을 걸어온 그네들의 삶을 보면서, 그 당시 우리네 삶을 느낄수 있는 것은 아마 우리와 그네들의 문화나 정서의 유사성은 물론, 열강의 각축 속에서 민족의 자존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인 것 또한 닮았기 때문이란 생각도 든다.

 

중국 근대문학의 시작으로 보고 있는 루쉰의 대표작 [Q정전]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작품이다. 혁명이 실제 민중의 삶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보여주는, 희망이 없는 사회를 얘기하면서도 작가는 또 다른 작품 [고향]에선 그래도 희망이란 우리주위에,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지만 있는 것 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2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주인공은 실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자신의 마음이 변한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어렸을 때 집에서 부리던 머슴의 아들과 형, 아우 하면서 지냈지만 고향에 돌아와 만난 그는 주인공을 나리라고 부른다. 고향을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주인공의 조카와 그 머슴의 아들은 친구가 된다. 옛날 그와 머슴이 그랬던 것처럼.. 그는 배를 타고 고향을 떠나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들은 자신들과 같은 삶이 아닌, 새로운 삶을 살수 있게 되기를.. 희망이란 땅 위의 길과 같은 것 이기에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 이란다. 땅에는 원래 길이 없다가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마오뚠의 작품 [린씨네 가게]라오셔의 작품 [초승달]은 전쟁으로 인한 소시민들의 삶이 어떻게 붕괴되고, 기층민중의 삶이 얼마나 비참 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일제상품들을 경멸하면서도 상표만 떼어내면 거침없이 팔리는 모습이나, 일본상품인줄 알면서도 그것을 팔 수 있게 해준다는 명목 하에 뇌물을 요구하는 관리들, 결국은 외상수금은 못하고 사채는 갚아야 하는 모순 속에서 가게주인 린씨가 야반도주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렇지만 가게에 남은 물건들도 힘있는 자들의 빚잔치이지, 힘없는 자들은 빌려준 돈이 있더라도 감히 나서지를 못하고 미쳐갈 수밖에 없다. 전쟁으로 인한 하층 경제가 무너지는 상황을 린씨와 그의 가족들의 일상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초승달]에선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그래서 무엇이든 해야만 하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모녀의 일상을 보여준다. 아버지가 죽은 후 홀어머니와 함께 살지만,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 다행히 어머니가 재혼을 하여 새 아버지 밑에서 학교도 다닐 수 있게 되지만, 어느 날 새 아버지가 떠나버리자 어머니는 그녀와 먹고 살기 위해 몸을 팔기 시작한다. 그런 어머니를 원망하며 집을 나오지만 그녀도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몸을 파는 것, 그것 이외는 먹고 살 일을 찾을 수가 없다. 그렇게 몸을 팔다 다시 어머니와 만나게 되지만 이젠 그녀가 어머니를 봉양해야 한다. 어느 날 경찰 단속에 걸리고, 순화훈련을 거부하고 대신 감옥으로 간다. 그곳에서 창을 통해 그녀는 아버지가 죽던 날, 그리고 아버지 무덤에서 돌아오던 날, 재혼하는 어머니를 따라 집을 떠나던 날 보았던 초승달을 보게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층민중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몸을 혹사하는 일뿐이다. 그러기에 그때 떴던 초승달도 지금 뜨는 초승달과 모양이나 찌 그러든 모습이 같은 이유일 것이다.

 

위따푸 [타락]쳔충원 [샤오샤오]에서는 당시 사회를 지배하던 도덕률에 대한 접근방식을 배운자와 배우지 못한자의 관점에서 보여준다. [타락]은 일본에서 공부하는 가난한 유학생의 성적 방황을 그리고 있다. 어쩌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성욕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자위행위를 하고, 머릿속에 여자들과의 정사장면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그가 배워온 도덕률에 비추어 볼 때 죄악이라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떨쳐 버리려고 할수록 더 생각나고 몰두하게 되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 타락했다고 여기는 젊은이의 고뇌가 약소국의 비애와 같은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맛 물리면서 안쓰러움을 자아내게 한다. 그런가 하면 [샤오샤오]는 공맹의 도와는 다른 도덕률을 가진 농촌의 모습을 보여준다. 12살 때 시집을 가지만 신랑은 세살도 안된 어린아이다. 신랑을 데리고 놀며 키우는 게 신부의 일이며, 농번기에 일손을 보태는 것 또한 그녀의 일이다. 15살이 되자, 마음은 아직 어린아이지만 몸은 여자가 된 샤오샤오를 동네 청년이 임신을 시키고, 자신은 도주해 버린다. 임신 사실이 발각 나자 결혼은 취소되고, 다른 곳으로 다시 시집을 보내기로 결정된다. 그러나 마땅한 혼처가 나타나지 않자, 샤오샤오는 계속 남편 집에 머무르며 아이를 낳는다. 아이 나이 열살이 되었을 때 샤오샤오는 남편과 합방을 하게 되고, 아이 나이 열둘이 되었을 때 자신이 해온 것처럼 6살 많은 신부를 택하여 아이를 장가 보낸다. 그들에게 있어 공자의 도덕률은 아무도 따지지 않는 소용이 없는 도덕률인 것이다. 현실에서 자신들이 받아들이는 도덕률만이 진정한 도덕률이 되는 것이다.

 

표제작 스져춘 [장맛비 내리던 저녁]은 한없이 깊은 추억 속으로 날 몰아 넣는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걷는 것을 즐거움으로 아는 주인공이 어느 비오는 날, 걸어서 집으로 가다가 문득 길에 서서 전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한 여자가 우산이 없어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자, 자신은 우산이 있으면서도 곁에 서서 같이 비를 피한다. 우산을 같이 쓰고 여자를 데려다 주면서 주인공은 7년 전에 헤어진 첫사랑의 모습을 그 여자에게서 발견한다. 혼자서 온갖 상상을 하면서 걷다가, 비가 그치고 그 여자는 가버리자, 자신은 인력거를 타고서 집으로 돌아온다. 문을 두드리니 집에서 그 여자의 목소리가 난다. 깜짝 놀라 들어가 보니 앞에 서있는 여자의 얼굴은 아내이다. 그는 왜 이리 늦었냐는 아내의 물음에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고, 배는 고프지만 저녁밥을 조금만 먹을 수 밖에 없다. 장맛비가 내리던 날, 손에 우산을 들고서도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걸어가던 그녀가 떠 오른다. 그때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우산을 같이 쓰고 가면서 첫사랑을 떠 올리고, 상념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작품속 주인공의 마음을 알수 있을 것 같다. 어렸던 시절, 나름대로 순수했던 영혼 속에 각인된 그 모습들이 때가 되면, 계기가 되면 생각나는 것은 나만은 아닌 모양이다.

 

중국 작품들, 특히 장편소설은 그나마 다른 나라 작품들에 비해 많이 읽은 것 같다. 그래 보았자 몇권에 불과 하지만.. 그 작품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들의 삶이 우리네 삶과 너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작품에서는 어릴적 동심을 일깨워주고, 어떤 작품에서는 그들의 삶에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는 기억이다. 아마 우리들이 고전으로써 그들과 이미 친해 있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들 작가들의 단편 작품들을 보면서 더 많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하등 이상하지는 않은 것 같다.



k*****1 2010.03.15. 신고 공감 6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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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뜬 거리에 장맛비가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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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세계문학 시리즈. 먼저 이 책의 탁월한 기획 구성에 감탄을 보낸다. 민음사나 문학동네 등 기타 세계문학 전집 시리즈와 달리 국가별 구성이 눈에 띈다. 물론 초판이라 국가별로 한 시대를 정하고, 그 속에서 엄선한 작가들의 작품을 1~2편 싣고 있긴 하지만, 그 시기를 확장해서 I, II, III로 추가해갈 수 있는 Flexible한 구성이다. 또한 내지 구성에도 엮는 글 및 역자 해설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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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세계문학 시리즈. 먼저 이 책의 탁월한 기획 구성에 감탄을 보낸다. 민음사나 문학동네 등 기타 세계문학 전집 시리즈와 달리 국가별 구성이 눈에 띈다. 물론 초판이라 국가별로 한 시대를 정하고, 그 속에서 엄선한 작가들의 작품을 1~2편 싣고 있긴 하지만, 그 시기를 확장해서 I, II, III로 추가해갈 수 있는 Flexible한 구성이다. 또한 내지 구성에도 엮는 글 및 역자 해설은 물론이고, 작품마다 작가의 약력, 작품 해설, 함께 읽으면 좋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함께 엮어놓아 독자들을 위한 배려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영국, 미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중국, 일본, 폴란드, 러시아 등 총 9개 국가가 1차로 정리가 됐다. 그중에서도 내 눈에 들어온 건 단연 중국의 작가들이었다.

 

2009년은 중국 소설의 재발견이었다. 위화, 류진운, 쑤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중국작가들의 작품을 접하면서, 광활한 대륙의 기상과 그런 속에서 곡진하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이 책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에는 총 9편이 실려있다. 작품 선정의 기준은 중국 '근대문학'의 개성을 보여주는 작품이고, 또 하나는 중국 근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개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소개된다. 루쉰, 위따푸, 천충원, 빠진, 마오뚠, 스져춘, 라오셔, 땅링 등 여덟 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데, 이중 루쉰을 제외하고는 사실 처음 접해보는 작가들이다.

 

작품 면면이 중국 근대사가 걸어온 고난과 역경을 담고 있다. 아편전쟁 패배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한 중국은 내부적으로 '망국멸종(亡國滅種)'의 위기감에 휩싸였고, 그때부터 중국 근대의 위기를 중화문명의 위기로 파악하며 신문화운동이 벌어지게 된다. 1920년 후반 중국 근대문학은 중요한 전환을 맞게 되는데, 사회주의가 유입되면서 그 양상이 두 가지로 나타났다. 하나는 중국문명 해체가 아닌 근대, 특히 서구 자본주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고, 또 하나는 중국 기층 민중들의 비참한 삶에 한층 밀착하게 된 것이다.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 갈수록 심해지는 국민당 정부의 폭정과 부패, 그리고 서구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 그리고 사회주의 운동의 확산 속에서 1930년대 중국문학은 절정기를 구가한다. 혼란하고 어두운 중국 현실 자체가 중국 근대문학에 더없이 풍요로운 토양을 제공하면서 중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 당시의 작가와 작품들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소개되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해방기 문학, 6. 25 전후 분단문학, 1970~80년대 민족주의 문학과 거대 담론, 1990년대 이후 미시담론 등 역사적 고난과 시대의 아픔에 힘겨워할 때, 문학은 그것을 든든한 토양 삼아 뿌리내린 것처럼. 중국도 다르지 않다.

 

루쉰의 '아Q정전', '고향', 위따푸의 '타락', 천충원의 '샤오샤오', 빠진의 '노예의 마음', 마오뚠의 '린 씨네 가게', 스져춘의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라오셔의 '초승달', 띵링의 '밤'... 총 9편의 작품들이 모두 중국 근대문학의 아픈 역사와 그 속에서 힘겨워하는 민중의 삶을 파헤치고 있다. 사실 '타락'과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의 경우에는 다른 작품들과 궤를 달리하며 모더니즘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두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중국 특유의 투박하면서 결이 고운 동시대의 '삶'이 들어와있다.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빠진의 '노예의 마음', 마오뚠의 '린 씨네 가게' 그리고 라오셔의 '초승달'이었다.

 

빠진의 '노예의 마음'은 '펑'과 '졍'이라는 대립적인 두 계급을 상징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펑의 조상은 노예였고, 졍은 그러한 노예를 대대로 세습해온 지주의 아들이다. 그런 두 사람이 대학에서 만났다. 펑의 할아버지는 나무에 목을 매어 죽고, 아버지는 감옥에서 병들어 죽고, 어머니와 누이는 겁탈을 당하고, 아이들은 울고 있다. 바로 평생 주인을 위해 몸바쳐 일했지만 결국 처참하게 버려진 노예였다. 반면 졍은 노예를 거느리고 사는 자신의 삶에 우쭐해하며 16명의 노예를 32명으로 늘리는게 생의 목표였다. 우연히 졍의 목숨을 구해준 펑은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자기 행복을 모두 버려서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의 생명을 희생하고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노예의 마음이야'라고. 결국 펑은 혁명당원으로 활동하다 처형을 당하게 되고, 여전히 졍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오늘을 살아간다.

 

마오뚠의 '린씨네 가게'는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을 보는 듯한 처연함이 묻어있다. 시대배경은 일본이 중국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한 1931년 만주사변 이후다. 어느 농촌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린씨는 국민당 관료의 착취, 일본 침략으로 어수선한 사회적 혼돈, 고리대금업자들의 압박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된다. 평생을 성실하게 장사만 해오던 그에게 한꺼번에 모든 고난이 몰려온다. 팔아도 팔아도 절대 이익을 남길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끝없이 착취당하는 소상인의 모습이 소설 내내 이어진다. 장사가 잘되면 잘될수록 삶이 피폐해지는, 운수좋은 날의 그것처럼.

 

라오셔의 '초승달'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소설이다. 한 모녀의 대물림되는 곡진한 삶을 그린 이 소설. 온전히 여자로서 먹고 살 길은 몸을 파는 것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고, 뚫린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몸을 파는 어머니를 이해 못하는 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중요한 모티프가 초승달이다. 죽은 아버지를 보내던 날, 어머니가 시집가던 날, 또 내가 감옥에 갇혀 지내던 날. 한기를 머금은 엷은 황금색 갈고리 초승달은 쓰라림 그 자체였다. 시종일관 어둡고, 곡진한 삶의 풍파를 보여주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문체는 너무나 단아하고, 아름답다. 그중 주인공인 내가 처음 한 사내에게 몸을 내주던 장면의 묘사는 단연 압권이다.

 

그가 웃는 입술을 내 얼굴에 대었다. 그의 머리 위로 미소짓고 있는 초승달을 보았다. 취한 듯한 봄바람이 구름을 헤치자 초승달과 봄별 몇쌍이 나타났다. 강가에서는 버들가지가 조용히 흔들리고 봄 개구리는 사랑가를 부르고, 어린 창포 향기가 봄날 저녁의 포근한 대기 사이로 퍼졌다. 나는 물소리를 듣고 있었다. 어린 창포에 생기를 주는 것 같았다. 창포가 쑥쑥 자라는 모습을 상상했다. 촉촉한 땅에서는 작은 민들레가 자라고 있었다. 봄기운을 받아 그것을 몸에 녹여 향기로 뿜어냈다. 나는 나 자신을 잊었다. 봄바람과 달의 여린 빛 속으로 내가 사라져버린 것 같았다. 달이 갑자기 구름을 가렸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그 초승달을 잃었고, 나 자신도 잃었다. 나는 이제 어머니와 같아졌다.(P256~257)

 

어머니를 완강히 거부했지만, 나 역시도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대물림. 늙어 병든 어머니가 나를 찾았다. 하지만 나 역시도 병든 몸을 이끌고 생의 희망없이 하루하루 연명하는 삶 속에서 살고 있다. 결국 매춘 혐의로 감옥에 갇히게 된 나는 현실과 다를 바없는 그곳에서 오랜 벗인 초승달을 바라보게 된다.

 

이틀 동안 무던히도 머리를 주억거리며 이 책을 읽었다. 문혁 당시 혹은 이후 작가들의 소설들은 제법 접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중국 근대소설의 작가들은 생소하면서도 상당히 살갑게 다가왔다. 그들의 역사 또한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시대를 바라보는 진지한 시선을 바탕으로 피폐한 민중들의 삶을 넉넉히도 담고 있다. 앞으로 창비의 세계문학 시리즈는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내게 다가온다. 또한 시대별로 점점 확장되면서 주옥같은 작가와 작품들을 무수히 만나게 될 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이 든다. 다른 국가들, 그 속에 담긴 작가들의 작품은 또 얼마나 많은 울림을 내게 전해줄까?



t******2 2010.02.02. 신고 공감 4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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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근대소설을 읽다(8.18~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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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져춘의 소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이 제목으로 되는 중국 근대 소설집이다. 1911년 신해혁명을 배경으로 무지몽매한 민중의 이야기를 다룬 루쉰의 <아Q정전>부터 1940년대 공산당의 혁명근거지인 어느 시골을 배경으로 여전히 낡은 관습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을 이야기한 띵링의 <밤>까지, 연대순으로 발표된 9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가장 인상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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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져춘의 소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이 제목으로 되는 중국 근대 소설집이다.

1911년 신해혁명을 배경으로 무지몽매한 민중의 이야기를 다룬 루쉰의 <아Q정전>부터

1940년대 공산당의 혁명근거지인 어느 시골을 배경으로 여전히 낡은 관습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을 이야기한 띵링의 <밤>까지,

연대순으로 발표된 9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가장 인상깊게 읽은 소설은 라오서의 <초승달>이었다.

엄마와 딸이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으로 어두운 역사속에서는 여성이 가장 비극적인 위치에 놓일 수 있음을 표현한 것 같다.

문장들이 대체로 짤막짤막하지만 전달되어 오던 느낌은 강했다.

문장력이 뛰어나다.  

글의 표현이 적나라하면서도 격조가 있었다.

<사람아 아 사람아>의 따이호우잉과 비슷한 느낌으로 와닿던 작가다.

 

라오서의 작품외에도.

루쉰의 소설 <아Q정전>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미 읽었던 터이지만 다시 한번 읽었고.

관습에 억눌려 사는 여성의 삶을 쓴 선충원의 <샤오샤오>나

일본군의 침략과 국민당의 수탈로 이중으로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민중의 이야기를 그린 마오뚠의 <린 씨네 가게>,

자식에게 노예의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노예의 비참한 삶을 쓴 바진의 <노예의 마음>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위따푸의 <타락>이나 스져춘의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을 제외하고는

작품성향이 비슷한 작품들이었다.

 

외부적으로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그 이후 내부적으로는 국민당과 공산당의 권력싸움과 일본과의 전쟁등으로 이어진 중국 근대역사속에서

민중들의 삶은 비참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삶, 권력자의 수탈, 낡은 관습등에 눌려 고통받는 그들의 삶을 읽으며

어두운 역사의 그늘에서 고통의 하중을 가장 많이 받는 부류는 역시 하층민일 수 밖에 없고

그중에서도 더 고통받는 부류는 약자인 여성과 아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했던 소설들이다.

 

*** 단편소설과 작가의 이름을 적어두다.

 

아Q정전, 고향/ 루쉰 (魯迅 luXun)

타락 / 위따푸 (郁達夫 YuDaFu)

샤오샤오 / 선충원 (沈從文 ShenCongWen) -후스에게 인정받아 베이징대학 교수가 되었음.

노예의 마음 / 빠진 (巴金 BaJin)-아나키즘

린 씨네 가게 / 마오뚠 (茅盾 MaoDun)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 스져춘 (施蟄存 ShiZheCun)

초승달 / 라오서 (老舍 LaoShe)

밤 / 띵링 (丁玲 DingLing) - 중국의 여류작가

YES마니아 : 로얄 c*******7 2014.09.04.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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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삶을 살아낸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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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 류진운, 위화를 이미 장편소설로 만나 중국소설의 맛을 본뒤라 문학전집 중국편은 매우 흥미롭고 또 호의적으로 다가왔다. 아편전쟁(1840)이후 낡은 중화문명의 세계관을 해체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문학혁명(1917)이 발발. 이런 신문화운동의 일환으로 근대문학은 탄생한다. 여기에 실린 9편의 단편모음들은 근대문학으로 이러한 시기의 농민들의 실상과 그런 현실을 빗대어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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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 류진운, 위화를 이미 장편소설로 만나 중국소설의 맛을 본뒤라 문학전집 중국편은 매우 흥미롭고 또 호의적으로 다가왔다. 아편전쟁(1840)이후 낡은 중화문명의 세계관을 해체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문학혁명(1917)이 발발. 이런 신문화운동의 일환으로 근대문학은 탄생한다. 여기에 실린 9편의 단편모음들은 근대문학으로 이러한 시기의 농민들의 실상과 그런 현실을 빗대어 어찌할 수 없는 인간성의 상실과 타락을 담담히 그려낸 여러 편의 암묵화를 대한 느낌이었다. 그 옛날 일제강점기의 우리네 농촌의 현실이 이렇지 않았을까를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음을 밝힌다.

 

루쉰 <아Q정전>

힘은 좋아서 남일을 도와주며 살아가는 아Q의 독특한 정신적 세상보기가 눈물겹다. 가령 세상사람들의 멸시와 경멸이 첫째 가는 사람이 자신인데도 앞글을 다 빼고 첫째 가는 사람만 기억하며 대입한다. 세상에서 부자로 첫째가는 사람이라도 앞글만 빼면 첫째 가는 사람인지라 자신과 같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우쭐해졌다. 그런 속을 알길 없는 사람들은 아Q을 한편에선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저 이런류의 사람은 처음이고 자신을 위로할 자 자신이구나 싶었다.

 

루쉰 <고향>

대개는 고향은 돌아오는 곳인데 여기서 고향은 떠나고자 찾아온 곳이다. 나는 어릴 적 도련님으로 불렸다. 하인이 아들을 데려왔는데 룬투. 룬투는 수박은 과일가게서만 살 수 있는줄 아는 내게 수박서리도 알려주고 그 수박을 갉아먹는 오소리를 쇠작살로 잡는 법, 참새 등 온갖 새를 잡는 방법 등 유년의 풍요로운 정서를 안겨줬다. 룬투와의 교감은 나에게 한 편의 신비로운 그림으로 남아 있다. 이사하고자 돌아온 고향에 기별을 넣어 찾아온 룬투는 어린시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나리!......"라 부르는데 아연실색한다. 신비로운 그림은 사라졌다. 그 옛날 룬투를 그의 아버지가 데려왔듯 룬투 옆에 다섯째라는 아이를 데려왔을뿐이다. 나는 옛날을 관조할 수 있는 위치요 룬투는 지독한 생의 연속인 셈이어서 나에게 더이상 신비로운 그림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위따푸 <타락>

어린 시절부터 안정적인 정서가 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서 일본에 건너가 학교에 다니게 된 나. 우울증의 깊이가 얼마나 심각한지의 정도를 세밀히 보여준다. 모든 사물이 모든 사람이 다 자신을 경멸하고 비웃고 무시한다는 자격지심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모든 것에 다 원한을 품는다. 외로움과 고독함이 극에 달해 너무나 절실히 다가가길 원하지만 그건 언제나 맘속 바램일뿐 표출하질 못하며 마음을 앓는다. 우울증이 극에 달해가기까지의 과정이 심히 무섭다.

 

천충원<샤오샤오>

어머니 없이 큰아버지 집에서 지내던 샤오샤오는 시집을 온다. 12살이었다. 그녀의 신랑은 서너살. 동생을 키우듯 그렇게 세월은 가는데 샤오샤오만 어른이 되고 신랑은 누나같이 따른다. 일하던 인부 바둑형아를 억세게도 좋아하는 신랑이 자리만 비우면 샤오샤오를 꼬드기던 바둑이는 어느날 임신을 시킨다. 바둑이가 줄행랑을 친뒤 샤오샤오는 들켜서 다른데로 시집 보내기로 했다. 임자가 나서기를 기다리다 보니 아들을 낳았다. 그러면서 눌러 살게 되고 세월이 흘러 아이를 하나 더 낳은 얼마후 큰아이를 장가를 보낸다. 자신들이 그랬듯 나이가 한참 많은 며느리를 들인다. 소박한 시골의 풍습이자 무지가 적나라히 적혀있는 실소를 금할길도 없고 순응하며 지내는 순박한 마을을 다녀왔다.

 

빠진<노예의 마음>

조상대대로 노예를 부리며 살던 주인의 후손과 조상대대로 노예로 살아야 했던 노예의 후손이 학교에서 동창이 된다. 애당초 둘은 여러 면에서 어울릴 수 없는 사람들이었으나 노예의 후손인 펑이 주인의 후손인 졍의 생명을 구해주면서 형식상 친구가 되었다. 졍의 한맺힌 과거는 주인집의 누명으로 할아버지가 억울함을 벗을 수 없는 노예의 신분이자 목을 메어 결백함을 주장했다. 아들이자 아버지에게만 진실함을 말하곤. 주인집 아들이 살인을 저지르자 그 시각에 아들인 자신과 아버지가 같이 있었는데 살인죄로 감옥에 붙잡혀간다. 아버지의 유언은 공부를 하라는 것. 주인집이 돈을 줘서 노예의 후손은 학교에 다니던 어느날 살인자 아들이 어머니를 겁탈하려 수시로 드나드는걸 알게 되지만 그집서 나오는 돈때문에 울분은 쌓인다.

어느날 신문 한자락에 총살당한 혁명당원의 이름을 읽는 펑의 눈에 졍의 이름이 들어온다. 이제서야 노예의 마음을 떨쳐버렸겠다고 펑은 생각한다. 그 옛날 자신을 구한 이유가 노예의 마음을 떨쳐버리지 못해서였노라는 졍의 말을 떠올린다. 자신의 희망이자 꿈인 노예 16명을 32명으로 늘리는 일을 늘 자부심으로 떠벌리던 펑은 꿈을 이룬채 자신의 아내가 묻는 말에 대답한다. "옛날 학교 친구 하나가 죽어서."

영원히 좁힐 수 없는 신분 차이의 비애를 여실히 보여준다. 과연 졍은 자유로워졌을까?

 

마오뚠<린 씨네 가게>

린 씨네 가게는 세일을 시작했다. 상대방 가게보다 세일을 해야만 손님이 모아질 것을 알기에 시행하지만 가난한 농촌은 설을 앞두고도 장사가 덜된다. 이자를 받으러 와 죽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린 씨는 애가 타고 똥줄이 타는 가운데도 상납을 해야하는 현실에 비교적 담담히 대응한다. 억울한 마음은 잠재울 길이 없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장사는 늘 손해고 고리대금은 항상 얻어야한다. 설상가상으로 무남독녀를 점찍은 고위간부가 첩으로 달라는 언질을 주면서 압박해 오는 가운데 린 씨는 결국 야반도주를 한다.

카드를 쓰다 돌려막기를 하고 결국 사채를 쓰게 되는 상황이 이렇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열심히 생활하는 사람이 행복한 세상이면 참 좋겠다.

 

스져춘<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저녁 무렵, 가로등이 막 켜질때 인도를 따라 잠시 한가한 마음으로 걸으면서 비 내리는 도시 풍경을 보는 것은 나만의 오락거리이다. 비를 즐기는 나는 우산을 들고 걷는걸 즐기는데 사람들은 고생한다고 한다. 오토바이나 차가 빗물만 튀기지 않으면 난 참 좋다. 퇴근하던 길 여인이 비를 피해 서 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여인에게 그 많던 인력거는 보이지 않는다. 오랜시간을 기다려 이윽고 우산을 같이 쓰고 걷는다. 여인이 생각났다. 첫사랑과 닮았다. 그녀가 자신을 몰라본다며 혼자서 기분이 달콤해진 그는 신바람이 난다. 행여라도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까봐 우산을 앞으로 기울인다. 조금더 가고 싶은데 여인은 고맙다며 사라진다. 그녀는 간곳이 없다. 친구를 만나 늦었다는 그를 아내가 자다가 나와 맞는다. 저녁을 차려주니 먹었다며 조금밖에 안먹는다. 배고픔을 애써 참는다. 참 이상한 일이다. 우산속에서 봤던 여인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여인을 첫사랑 그녀라 느꼈던가?

 

라오셔<초승달>

달은 항상 거기 그대로 그렇게 있었다. 아버지가 오랜 병석에서 죽던날도, 아버지를 묻은 묘지에서 엄마는 한참을 울때도, 가지가지 힘겨운 허드렛일을 하는 엄마 옆에 있을 때도, 생활고를 견디다 다른 아빠를 구해 주면서 다시는 배를 곯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초승달은 없었다. 새아빠가 말도 없이 사라진후 전당포에 모른 물건을 갖다 주는건 내차지였다. 그마저도 하지 못하게 되자 어머니는 화장을 하고 머리에 꽃을 꽂았다. 학교서 돌아와 이상한걸 알게 되었지만 대놓고 어머니를 경멸할 순 없었다. 또다시 초승달이 보였다. 그러다 또다시 어머니는 한 남자만 섬기고 싶다며 떠날때 나는 따라가지 않고 독립했다. 어찌어찌 살아보지만 삶은 현실인 것. 매춘을 해야했던 어머니를 이해하면서 자신 역시 그길밖에 없음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약아지기도 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삶의 의미를 잃어갈즈음 어머니가 생각났고 어머니가 찾아왔다. 모녀는 작당하여 힘을 합한다.  아무리 벗어나려해도 어쩔수 없는 가난은 대물림처럼 엄마의 인생을 똑같이 답습하는 딸의 모습에서 애처로움은 너무나 사치다. 그건 주어진 숙명이고 먹고 살아야할 이유인 것이다. 삶의 목표인 것이다.

 

띵링<밤>

순박한 농사꾼이 혁명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가운데 스무 가구의 온 동네 주민을 공산당원이 되어 혁명사업을 위한 회의를 한다. 오로지 농사밖에 모르던 그가 혁명에 동원되어 논밭은 잡초가 우거지고 나이 많은 아내 혼자서 하도록 내버려둔 상황에서 소가 새끼를 낳으려 하기에 밤길을 걸어서 집으로 온다. 집으로 와 다음날까지의 이야기가 전부다. 혁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지하고 순박한 사람들을 혁명이라는 이름하에 꽁꽁 결속시킨 혁명이 궁금하다.

 

쟁쟁했던 창비 서평단 중국편에 디오니소스님과 당첨되어 책이 온 다음날 다 읽었다. 리뷰가 머릿속에서만 빙빙 돌기를 1주일여 이틀전(2월1일)에 낮부터 짬짬이 쓴 리뷰를 밤 10시경에 마지막 수정을 하다가 다 날려버렸다. 너무나 허탈해 화도 나지 않았다. 어제는 외출을 했다가 돌아와 기진맥진. 오늘 낮에는 손님이 오셨고 늦은 오후엔 은행 볼 일과 여타 일들로 인해 바뻤다. 밤늦게는 눈이 부셔서 가능하면 컴앞에 자리하지 않는데 서평단이란 부담은 책임감이자 약속이라서 선글라스를 쓰다가 벗다가를 반복하면서 기어이 리뷰를 완성했다. 후련하다.

k******5 2010.02.03. 신고 공감 2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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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근대문학의 대표작가들의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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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로 예정된 중국근대문학기행을 준비하면서 읽게 된 단편집입니다. 옮긴이는 ‘책을 엮으며’에서 “중국 근대문학은 중국 근대사가 걸어온 고난의 역정을 담고 있다. 어둠과 혼돈에 처한 중국 근대사와 근대 중국인들 삶의 여실한 기록이다.”라고 했습니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에는 중국 근대문학이 태동한 이후 1949년까지 나온 작품들 가운데 중국 근대문학의 성격을 압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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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로 예정된 중국근대문학기행을 준비하면서 읽게 된 단편집입니다. 옮긴이는 ‘책을 엮으며’에서 “중국 근대문학은 중국 근대사가 걸어온 고난의 역정을 담고 있다. 어둠과 혼돈에 처한 중국 근대사와 근대 중국인들 삶의 여실한 기록이다.”라고 했습니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에는 중국 근대문학이 태동한 이후 1949년까지 나온 작품들 가운데 중국 근대문학의 성격을 압축하여 보여주는 9편을 골랐다고 했습니다. 루쉰, 위따푸, 천충원, 빠진, 마오뚠, 스져춘, 라오셔, 띵링 등 8명의 대표작을 하나씩 골랐는데, 루쉰만은 두 편을 담았습니다. 루쉰 소설의 각기 다른 개성을 엿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루쉰과 마오뚠의 작품들은 적지 않게 국내에 소개되어 있지만 라오셔의 작품은 많지가 않아 어렵게 구해서 읽고 있습니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을 찾아낸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옮긴이의 말로는 띵링의 「밤」, 빠진의 「노예의 마음」, 마오뚠의 「린 씨네 가게」, 스져춘의 「장맛비 내리는 저녁」 등은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단편이라고 했습니다. 작품들 대부분이 엮은이의 기획 취지에 부합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스져춘의 「장맛비 내리는 저녁」의 경우 결이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표제작으로 선정될 정도로 현대적 배경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각각의 작품마다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글을 실어놓아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편집도 돋보이는 점이었습니다. 권말에 붙여 놓은 이욱연의 ‘전통과 근대에 대한 이중의 저항과 고투’라는 해설도 중국근대문학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루쉰의 「아Q정전」을 다시 읽었는데, 얼마전에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달리 전체의 맥락이 쉽게 와닿았습니다. 역시 책을 반복해서 읽을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Q를 장황하게 소개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는 이야기를 모두 읽고 나서도 이해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아Q는 ‘옛날에는 잘 살았고’ 아는 것도 많은 데다 ‘일도 잘하는’ 거의 ‘완벽한 사람’이었다.”라는 대목은 과연 사실인가 싶기도 합니다. 날품팔이 신세인 아Q가 사람들로부터 동네북처럼 구박을 받는 신세라는 점을 반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그런 신세를 이겨내기 위하여 정신승리법이라는 대응책을 구사했다는 점이 강조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해혁명의 혼란 속에서 희생양이 되어 죽어야 했다는 결말은 역설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오뚠의 「린씨네 가게」는 시대적으로는 일본의 만주사변(1931년)과 샹하이사변(1932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인한 중국사회의 혼란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린씨네 가게에서는 일본 상품을 주로 파는 가게였는데 일본의 침략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으로 위기를 맞기 시작하여, 국민당 관료들의 착취가 더해져 결국은 파산에 이른다는 결말이 안타깝습니다. 마오뚠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부패하고 타락한 정부가 초래한 현실의 위기는 하층민의 삶을 나락으로 빠트리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작품들을 써왔다고 합니다.


라오셔의 「초승달」은 어지러운 세태에서 여성들이 겪어야만 했던 질곡의 삶을 그려냈습니다. 화자가 어렸을 적에 남편을 여인 어머니가 딸은 달리 키워보려 애를 쓰지만 힘에 부쳐 개가를 하게 되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자 몸을 팔아 연명을 하다가 딸을 독립시키게 되는데, 화자 역시 혼자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 어머니의 길을 따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모녀는 손을 맞잡고 힘들게 삶을 모색하지만 화자가 단속에 걸려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됩니다. 가혹한 현실 속에서 여성은 여린 초승달에 불과했다고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나도향이 단편 「그믐달」에서 초승달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세상을 삼키려는 독부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라고 한 것과는 대비되는 비유라는 생각입니다.


스져춘의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다른 작품들과 결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린 것은 샹하이를 배경으로 평범한 회사원인 중년 남자가 비가 쏟아지는 퇴근길에 우산이 없는 여성을 만나 동행하면서 느끼는 낭만적인 생각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만의 낭만적인 생각의 여행은 다시 무료한 현실로 돌아온다는 결말입니다.

y*****2 2025.09.1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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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근대문학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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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그렇지만, 중국의 근현대사는 격동의 나날이었고 지금도 그 변화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근대문학은 '중국 근대의 위기를 중화문명의 위기로 파악하는 데서 시작'하여 새로운 사상, 새로운 도덕, 새로운 세계관으로 낡은 중화문명의 세계관을 해체하려는 시도'로 펼쳐진 신문화운동의 일환으로 탄생했다고, 이 책의 엮고 옮긴이인 이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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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그렇지만, 중국의 근현대사는 격동의 나날이었고 지금도 그 변화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근대문학은 '중국 근대의 위기를 중화문명의 위기로 파악하는 데서 시작'하여 새로운 사상, 새로운 도덕, 새로운 세계관으로 낡은 중화문명의 세계관을 해체하려는 시도'로 펼쳐진 신문화운동의 일환으로 탄생했다고, 이 책의 엮고 옮긴이인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전공 교수님은 이야기한다. 1921년에 발표된 루쉰의 <아Q정전>은 그런 중국 근대문학의 초창기를 여는 작품이다.

창비세계문학 중국편은 중국의 근대문학이 탄생한 1917년부터 중국이 공산화되어 죽의 장막 뒤로 사라진 1949년까지의 문학작품들 중에서 중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여덟 명의 아홉 개 작품을 싣고 있다.

 

위화, 쑤퉁, 차오원쉬엔 등 중국의 현대 작가들은 그 작품들이 우리에게 속속 소개되고 있는데, 중국 근대문학에 대해서는 루쉰의 작품밖에 접하지 못했다. 이름을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작가들이 낯설었지만 그 작품들 안의 내용은 우리도 익히 접한 적이 있는 시대들을 다루고 있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만 바꿔 놓는다면 우리나라의 한 시기를 묘사한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숙했다.

신분제에 따른 억압, 일제 침략, 사상 등에 따른 수탈 등 작품이 쓰여진 시기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한 작품들이 많았다. 엮고 옮긴 이가 해설에서 이야기하듯 급변하는 역사에서 남성보다 못한 제2의 성으로 몰락한 여성들의 삶을 다룬 작품도 두 편 있었다. 그리고 표제작인 '장맛비가 내리는 저녁'처럼 소소한 일상을 다룬 이야기도 있었다.

 

예전 청소년판 세계문학전집에서 무심하게 읽었던 때와 다르게, 무게 없이 떠다니며 살던 아Q가 세상의 흐름에 짓밟히는 모습이 참 안타깝게 다가왔으니, 내 모습이 아Q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달아서일까. 그 외에도 가게를 도산하고 야반도주한 린 씨는 어떻게 되었을지, 친구를 나리로 부르던 룬투는 그 이후를 어떻게 살아냈을지 그들의 후일담이 궁금해지는 저녁이다. 

y*****9 2010.02.0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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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 편의 단편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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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은 그때마다 늘 다른 느낌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앉아서 볼 때마다 초승달은 내 기억 속의 푸르른 구름에 걸려 있곤 한다.잠들려는 꽃을 깨우는 저녁바람처럼 나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창비세계문학 중국편에서 가장 인상 깊에 읽은 것은 '초승달'이었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을 읽은 후라 초승달도 그와 같은 느낌인 줄 알았다 굉장히 서정적일수도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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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은 그때마다 늘 다른 느낌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앉아서 볼 때마다 초승달은 내 기억 속의 푸르른 구름에 걸려 있곤 한다.잠들려는 꽃을 깨우는 저녁바람처럼 나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창비세계문학 중국편에서 가장 인상 깊에 읽은 것은 '초승달'이었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을 읽은 후라 초승달도 그와 같은 느낌인 줄 알았다

굉장히 서정적일수도 있을 거라는 느낌...

가슴을 후벼 파는 슬픔을 마주 할 거란 느낌은 없었는데..

한동안 초승달을 보면 그녀가 생각날 것 같다.

그녀의 유일한 벗이였던 초승달~

그녀의 삶을 묵묵히 지켜 보았던 초승달

여린 초승달은 힘없고 가난한 여인의 삶과 너무 닮아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 가실 때도 초승달은 함께였고...

전당포로 향하던 그 순간에도 초승달은..

희망의 마음을 가지려 하는 순간에조차 달은 초승달이었다.

창비시리즈 중국편에서 '초승달'을 읽었다는 것은 그녀의 또 다른 작품을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과거의 글이 아닌, 현재의 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 살짝 촌스럽다고 생각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으나...

비에 대한 소소한 풍경과 소품들이 너무 정겨웠다.영화4월의 이야기의 장년버전이라고 하면 너무 분위기 깨는 소리일까?

어쩄든 빗소리를 즐기는 내가 우산을 들고,멋진 여성의 우산을 받쳐 주는...뻔해 보이는 설정이 일장춘몽 같았지만..입가에 웃음을 번지게 하는 단편이었다.

 

중국편은 생각했던 것과 달리 다양한 색깔을 담고 있었다.

앞서 말한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처럼 서정적인 느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한편

린씨네 가게나 노예의 마음처럼 마음을 한없이 무겁게 해 주는 이야기들도 포함되여 있으니 말이다.

중국편은 순서를 정하지 않고 읽었는데 결과적으로 그것이 더 긴 여운을 남게 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읽은 것이 루쉰의 고향이란 작품이었다. 유명한 작가임에는 틀림없으나 이상하게 잘 읽혀지지 않았던 작품이었는데..그래서 책 소개글에 그의 명언처럼 남긴 말 조차,그냥 눈으로 흘려 넘겼는데 책이 마무리 되어 갈 즈음 다시 만난 그 문장은 나를 침묵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는 생각했다.희망이란 원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원래 땅에는 길이 없었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처럼 맛있는 단편들을 읽을 수 있다면

나는 날마다 한 편의 단편들을 읽을 것이다...

 

w*******i 2010.02.04.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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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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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중국 근대문학이 태동한 이후부터 1949년까지 나온 작품 가운데 중국의 근대문학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단편 9편이 수록된 문학집이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에 수록된 단편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근대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편전쟁이후 계속되는 외세의 침입과 계속되는 패전으로 중국의 위기는 가속되었다. 외세의 대륙침략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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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중국 근대문학이 태동한 이후부터 1949년까지 나온 작품 가운데 중국의 근대문학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단편 9편이 수록된 문학집이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에 수록된 단편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근대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편전쟁이후 계속되는 외세의 침입과 계속되는 패전으로 중국의 위기는 가속되었다. 외세의 대륙침략으로 인해 민중의 삶은 더없이 가난할 수 밖에 없었고, 국민당과 공산당의 무력충돌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고 국민당이 중국정권의 정당성을 부여받았으나 내부 부패와 함께 민중의 삶을 외면했기에 민중들은 공상단을 지지했다. 그후 민심을 잃은 국민당은 퇴각하고 공산당 정권이 수립되었다. 이런 위기속에서 중국문명이 서구문명보다 저열하다는 인식하에 문화 운동이 태동하였으며 문화운동으로 인해 전통과 근대문물은 충돌하면서 그것에 저항하는 자와 싸우는 자들이 생겼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이 시기에 인간들이 겪어야 했던 투쟁과 고통의 기록이기도 한 것이다.

 

루쉰의 [아Q정전]은 그의 대표작이다. 신해혁명이라는 역사적 배경속에서 등장인물 아Q는 현실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패배의식이 가득한 인물이지만 그것을 늘 승리로 조작하며 스스로 만족해 한다. 현실은 비루하고 남루하지만 특유의 해학으로 작가는 중국의 현실을 드러냈다. 또다른 작품 [고향]은 [아Q정전]과는 또다른 개성을 지닌 단편이다. 화자의 기억속데 존재하는 아름다운 고향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피폐해진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화자는 슬픔에 잠기지만 자신의 조카 세대에서는 비극이 반복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비극적인 현실이지만 희망을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위따푸의 [타락]은 가난한 자국의 현실때문에 일본으로 유학한 청년의 우울과 울분을 다룬 작품이며, 쳔충원의 [샤오샤오]는 근대화의 문물이 쏟아지던 말던 혁명이 일어나던 말던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소수민족이 등장한다. 관례대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근대 문물의 대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쳔충원의 [샤오샤오]가 서정적으로 전통과 근대문물의 대치를 다루었다면 빠진의 [노예의 마음]은 그것을 극단적으로 다루었다고 할 수 있다. 노예의 후손과 노예주인의 후손이 등장하여 대립하면서 세습되어 온 두 관념을 파괴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 작품이였다.

마오뚠의 [린씨네 가게]는 중국의 근대를 일만 서민들이 얼마나 살아내기 어려웠는지를 열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였다. 국민당 관료들의 착취와 일본의 대륙침략으로 린씨네 가게가 파산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린씨가 겪는 극심한 심리적 고통이 리얼하게 표현되었다.

띵링의 [밤]은 공산당 간부가 되었지만 전통적인 관념을 버리지 못하는 주인공이 내세워, 사회주의 사상을 받아들인 수많은 사람들의 아이러니를 표현하였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시대상을 잘 반영한 7편의 소설과는 다르게 개인의 일상을 탈출하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다룬 스져춘의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비와 우산으로 일상을 단절하고 낭만적인 상상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한다.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고독을 다룬 작품이였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라오셔의 [초승달]이라는 단편이였다. 어두운 현실속에서 좌절하는 주인공의 비극을 다룬 이 작품을 읽고 놀랐던 이유는 서정적이고 짧은 문체 때문이였다. 몇번씩 곱씹어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했는데 라오셔의 아름다운 문체는 주인공의 비참함을 훌륭하게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가난으로 인해 한번도 만월이 되어 보지 못하고 스러지는 여성의 비극은 그 시절 같은 비극을 격고 있었던 대한민국 여성들의 비참함을 떠올리게 했다.

 

고통은 예술을 낳는 것인가. 가난해서 비참했으며 근대문물과 전통이 충돌했던 중국의 근대사를 작가들은 다양한 관점으로 표현하였다. .

또한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의 시대적 배경이 대한민국의 비극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었기때문인지 다른문학 작품을 읽었을때와는 다른 기분이였다.

그동안 일본이나 서양의 여러 작가들에 대해 열광하였지만 중국의 문학작품에 대해서는 폭넓게 접해 볼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 같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을 읽어보니 중국문학이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을것 같다

YES마니아 : 골드 m******r 2010.01.27.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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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 루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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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을 그리 익숙하지가 않다 어릴적 대지를 읽으면서 그게 중국 소설인줄 알았는데 배경이 중국이지 정작 작가는 펄S벅이었다 중국은 소설보다는 영화로 더 익숙하고 삼국지에 익숙해 있는 나에게는 그런 나라인 듯 하다 그러다가 얼마전 쑤퉁의 쌀을 읽게 되었고 이번에 세계문학 중국편을 통해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19세기말 20세기초 불안정한 그 당시의 시대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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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을 그리 익숙하지가 않다

어릴적 대지를 읽으면서 그게 중국 소설인줄 알았는데 배경이 중국이지 정작 작가는 펄S벅이었다

중국은 소설보다는 영화로 더 익숙하고 삼국지에 익숙해 있는 나에게는 그런 나라인 듯 하다

그러다가 얼마전 쑤퉁의 쌀을 읽게 되었고

이번에 세계문학 중국편을 통해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19세기말 20세기초

불안정한 그 당시의 시대상과 함께 광활한 대륙이지만 그 안을 살아나가는 것은 소시민들 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잔잔하지만 가슴아픈 이야기들이었다

작가들은 생소했지만 이야기들이 친밀하게 다가온 건 같은 아픔을 겪었던 우리네와 같은 정서가 흐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루쉰 <아Q정전> <고향>

웬진 아비정전이 떠오르는 제목 (이게 문제다 소설보다는 영화에 익숙한 거 말이다)

한 시골, 그 마을에서 품을 팔아 하루하루를 먹고사는 아Q

현실적으로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자신의 정신을 조작하여 승리했다고 믿고 승리감을 느끼는 그,그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혁명을 싫어하는 것 같아 혁명에 참가하는 그

그러나 그러한 혁명뒤에 남은 것은 별반 달라진 것 없는 그의 비루한 삶이다

결국 혁명의 희생량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미워할 수 없는 건달 아Q

 

고향의 집을 정리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 한 남자

고향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낡은 집과 쇠락한 풍경

어릴적 알게된 룬투라는 동무, 그러나 그는 주름살과 함께 세월의 고단함으로 지쳐있었고 그를 보자마자 나리라는 호칭을 쓰며 주억거린다

그의 얼굴을 보며 고향의 쇠락함을 다시 느끼지만 자신의 조까와 룬투의 아들이 친해지는 것을 보고 희망을 본다

희망이란 원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원래 땅에는 길이 없었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위따푸 <타락>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중국청년

약소민족인 중국인으로서 겪는 일본에서의 삶과 그 시기에 겪에 되는 청년의 성적인 억압문제

점점 외부와 단절하고 자신의 세계속에 갇히게 되고 성적인 쾌락을 위해 행하는 행위들을 죄악시하며 방황하는 한 중국 청년의 고뇌가 보인다

 

천충원 <샤오샤오>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었던 꼬마신랑

이제 막 젖을 뗀 신랑에게 시집 간 열두살 소녀

신랑을 동생이라 하면서 거의 키우다시피한다

우연히 집안의 일꾼과 몸을 섞게 되고 자신의 남편과 합방을 하기 전에 임신을 하여 아들을 얻게 된다

집에서 쫒겨나는 신세가 되지만 정작 그 집에서 정착을 하고 자신의 아들을 자신과 같은 운명의 소녀에게 장가보낸다

결국 운명은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빠진 <노예의 마음>

노예의 후손과 노예 주인의 후손

우연히 알게된 '펑'과 '정'

노예 주인의 후손인 '정'의 목표는 노예를 지금의 열여섯에서 서른 둘로 늘리는 것이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노예의 후손 '펑'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이 주인에게 충성하는 노예의 마음인 것을 알고 주인들에게 증오의 마음을 갖고 살게 된다

결국 '정'은 그의 목표대로 노예를 서른 둘로 늘리고 '평'은 혁명당원으로 활동하다가 총살당한다..

길에서 '정'의 목숨을 살려준 '펑'

어쩌면 그것도 자신의 피 속에 살아있는 노예의 마음이었나 하는 자조적인 말을 한다...

 

마오뚠 <린씨네 가게>

일본과의 전쟁으로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 팽배한 시절

일본의 물건을 취급하던 린씨네 가게는 전쟁과함께 어려움을 직면한다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물건만을 팔면서 지내던 린씨가 몰락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순식간이면서 안타깝다

관리들에게 뇌물을 상납하고,외상값을 받을 길이 없고 , 한푼두푼 쓰기시작한 빚은 이자와 함께 늘어나고 사방에서 그를 죄어오는 억압은 그야말로 안타깝기만하다

그는 부르짖는다 자신이 누구에게 해를 끼치면서 산 것도 아닌데.. 자신만 잘 하고 살면 되는데... 왜 그런 신세가 되는지를 말이다.

 

스져춘 <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 늦은 퇴근 그리고 갑자기 내리 비로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여인

그 여인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우산을 빌려주고

문득 옛 첫사랑을 떠올리는 남자

비는 그치고 여인과 헤어지고 돌아온 집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느끼지만 결국 문을 열어주는 아내의 익숙한 얼굴과 함께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라오셔 <초승달>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은 두 모녀가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기는 힘겹기만 하다

아버지를 묻고 돌아오는 하늘에서 보였던 초승달을 바라보며

힘겨운 삶을 살아하는 한 여성

결국 살아야했고, 살기위해서는 먹여야했고, 먹기위해서 몸을 파는

엄마의 삶을 똑같이 살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엄마처럼 몸을 팔게 되는 여인

그녀들의 삶에 대한 몸부림이 처연하기만하다

 

띵링 <밤>

 

 

어찌보면 그 시대를 살아나간 사람들의 아픔,슬픔,희망, 애잔함이 엿보인 이야기들이었다

그중 <린씨네가게>와 <아Q정전>은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 당시의 시대상과 인간의 내면을 볼 수 있었던 이야기였고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빗소리를 들으며 다시 읽고 싶은 잔잔한 이야기였다

<노예의 마음>과<초승달>을 안타까움으로 그들을 보듬어 주고 싶은 심정으로 읽었고 <샤오샤오>와 <밤>은 그들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라도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은 심정으로 읽었다..

 

창비 세계문학은 처음에  책을 펼때 기대감도 있지만

이 많은 이야기들을 읽으려면...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 다른 책들보다 훨씬 빨리 읽게된다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기 때문인 듯 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0.07.2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장맛비는 잠시내려야 하며, 저녁은 아침을 부른다.
"장맛비는 잠시내려야 하며, 저녁은 아침을 부른다." 내용보기
중국 문학은 우리나라 대중이 쉽게 접하지 못하였다. 중국내에서의 문학 발전이 늦은감도 있지만 중국어 특성상 형태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 특유의 느낌을 전달하기 어려워 흥미가 없었던 것도 한 몫했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던 중 만난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반갑기까지 하다.  중국 근대문학 작가들의 개성있는 단편집을 모아 편집한 이 책 한권으로 중국문학의 흥미만이라도 일깨
"장맛비는 잠시내려야 하며, 저녁은 아침을 부른다." 내용보기

 중국 문학은 우리나라 대중이 쉽게 접하지 못하였다. 중국내에서의 문학 발전이 늦은감도 있지만 중국어 특성상 형태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 특유의 느낌을 전달하기 어려워 흥미가 없었던 것도 한 몫했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던 중 만난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반갑기까지 하다.

 중국 근대문학 작가들의 개성있는 단편집을 모아 편집한 이 책 한권으로 중국문학의 흥미만이라도 일깨울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굉장히 성공 한 일이 아니겠는가.

 책의 편집도 마음에 든다. 그 이유는 생소한 중국작가들의 성장배경과 작품성향을 짧게 적어놓았는데

중국 작가들에게 익숙치 않은 우리들로 하여금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단편소설들의 내용도 각각 들여다 보면 재밌는 구석이 많다.

 중국 소설의 아버지 루쉰의 대표작 아Q정전과 고향은 봉건적 구습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 놓았고, 위따푸의 '타락'은 유학생활을 하는 중국인의 자기괴리감과 자연스러운 성적 관심을 전통의 시선으로 치부하는 모습도 같은 대학생으로서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영화감독 김기덕이 대한민국은 폭력에는 관대하고 성에는 옹졸하다고 말하는 표현만 봐도 알 수 있지않은가.

 빠진의 '노예의 마음'에서는 참신한 표현의 발상이 훌륭하였고, 스져춘의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은 몽롱한 배경과 도시적 감각을 묘사하여 첫사랑의 아련함과 현실을 뒤섞여 놓았다.

 라오셔의 '초승달'은 가난한 여성의 끊임없는 내적갈등을 서술하였고, 띵링의 '밤'은 공산주의자의 모순을 비판하였다.

 각양각색의 소설들을 읽는 재미가 있는 단편집이다.

e******s 2013.11.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