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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 젊은이. 세대를 구분지을 때 난 어디에 위치할까? 이미 인생의 절반을 살아버린, 서른 중반의 나이. 이 책에서 말하는 '요즘 젊은 것들'은 20대, 그 자체다. 주로 대학생이거나, 취업 준비생, 갓 입사한 신입 사원이거나 백수일 수도 있는 20대의 삶. 20대를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고 꼽을 수 있을까? 법적으로 성인을 인정받지만, 여전히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받는 혼돈의 시기. 돌이켜보면 나의 20대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내게 20대의 삶은 사회적 분별력, 즉 교양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먹고 사는 문제에 온 에너지를 쏟으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간에 몸을 실었던 시간이었다.
여기 3인(단편선, 한아름, 박연)의 똘망똘망한 20대가 뜬금없이 의기투합했다. 20대에 관한 인터뷰집을 만들자고 덤벼든 것. 아무 20대가 아닌, 저자 서문의 제목처럼 '앞가림 좀 한다는 요새 젊은것들의 88만원 세대 자력 갱생 프로젝트'란 이름을 내걸었다. 튀는 녀석들의 치기어린 자기 만족 프로젝트겠거니 했다. 일정 부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이 책에 실린 인터뷰이 9인은 나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이 쉽게 재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종자(?)가 아니었다. 분명한 자기 생각과 목표를 향해 분투하고 있으며, '실천'과 '연대'의 힘을 믿는 행동하는 지식인에 가까웠다.
이 책의 시작은 그랬다. '요즘 20대들이 너무 공격을 받는다'는 것. 10대들은 물론, 전 세대에서 촛불의 불꽃이 들불처럼 일어났는데, 유독 20대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 현실 참여는 고사하고 죄다 지 생각만 하고, 점점 보수화된다는 것. 한편으로 둘쑥날쑥한 교육정책으로 수많은 입시생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대학 서열과 취업전쟁으로 그들을 사지에 내몬 이 땅의 기성세대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다. 각설하고 3명의 젊음은 20대에 대한 평가가 다소간 억울한 부분이 있음을 공감하고, 지 앞가림 잘하는, 입바르게 자신의 분야에서 분투하고 있는 젊은 것들을 찾아나섰다.
인터뷰이 구성이 재밌다. 20대의 대표적인 논객이라 평가받는 한윤형, 고대녀 김지윤, '붉은 서재'를 노닐며 자기 목소리에 힘을 주고 있는 헤비블로거 박가분, 장기하와 얼굴들이 소속된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의 곰사장, 싹수가 남다른 소설가 김사과, 독립패션 잡지인 크래커의 장석종 편집장, 인디고서원의 박용준 팀장, 거리의 연주자 '좋아서 하는 밴드', 마지막으로 '개청춘'이란 다큐로 이름을 알린 여성영상집단 '반이다' 등 뮤지션과 논객, 사회운동가, 작가, 연출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대의 힘을 내지르고 있는 그들이다.
솔까말, 제대로 된 떡잎들이다. 더러는 분명한 정치 노선을 견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작은 부분에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포함한 우리의 삶을 천천히 바꾸고자 노력하는 실천가들이었다. 마음 먹기에 따라 '누구나' 그들처럼 될 수 있지만, '아무나' 그렇게 될 수는 없다. 높은 지적 수준과 뛰어난 통찰력은 논외다. 20대지만 착실히 자신이 원하는 삶을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것. 무엇보다 되든 안되든 확실한 목표를 향해 일단은 몸을 던지는 것. 그들이 남다른 이유다.
'반이다'의 멤버인 깅의 말이 인상적이다. 9명 모두, 당장 먹고 사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명확한 비전과 목표도 덜 여물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20대이기에, 가진 것 없지만 어떤 삶이든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읽는 내내, 나의 20대를 돌아보게 됐다. 그들이 하나 하나 만들어가는 세상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이렇듯 남에게 등떠밀려 살았을까.라는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한윤형, 김지윤, 박가분의 인터뷰는 나를 주눅들게 한다. 겉멋이라고, 치기어린 불평, 불만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이 나를 포함한 기성 세대들에게 작게나마 20대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무릇 큰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말하고, 설득하는 것은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이 책에서 보듯이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지만 몸으로 보여주는, 몸의 표정으로 보여주는 작은 이야기가 내겐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20대가 복종하는 犬새끼가 아니라 천천히 세상을 바꿔나가는 開새끼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어쨌든 젊음이 가장 큰 무기이니까.
PS) 초판 1쇄다. 아마도 1쇄가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 선물로 받은 이 책. 파본이다. 명백한 출판사(명확히는 인쇄소) 잘못이지만, P161~P176에 해당하는 16페이지가 두 번 들어가 있다. 아마도 모든 1쇄 책들이 그러하리라 싶다. 반품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나로서는 굉장히 아쉽다. 분명 좋은 의도와 신나는 과정을 거쳐 제대로된 책이 나오리라 예상했을 그들에게 잠깐의 시련을 준 건 아닐까? 좀더 팔려서 재판을 찍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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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반란을 꿈꾸는”20대들의 이야기. 역시 20대인 필자들은 애초부터 보편성을 때려치우고, 분야를 막론하고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고군분투, 혹은 독고다이로 살아가고 있는 ‘보편적’이지 않은 20대들을 인터뷰 했다. 기성세대들이 저지르는 만행 중 하나는 무턱대고 훈계하고 가르치려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가 상대방이 어떤 상황인지 헤아릴 줄 모른다. 그냥 닥치고 하라는 대로 하라고 떠든다. 그리고는 젊은 세대, 요새 것들은 무기력하다, 무능하다, 생각 없다 등등의 헛소리를 남발한다. 하지만 전에도 말한 바 있거니와 대체 생각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냐는 말이다. 하긴 기성세대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것이 조금 뻘쭘한 시대이긴 하다. 이유를 불문하고 싸움이 터졌다 하면 “넌 몇 살이나 처먹었어! 넌 부모도 없냐 이 자쉭아~!”를 일갈하는 기성세대. 난 그럴 때마다 ‘만약 저 어린 아해가 정말 부모님이 안 계신 아해라면…저 아저씨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생각하곤 한다. 대체 싸움에서 나이를 들먹이는 민족, 혹은 집단이 또 있을라나. 한때 회자되었던 ‘20대 개새끼론’이 있었다. 촛불 정국 이후에 조금 크게 불거진 개새끼론은 “20대에겐 희망이 없다. 우리는 10대 촛불소녀에게 올인할란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지금의 20대는 시대를 고민하기보다는 당장의 생계, 즉 ‘먹고사니즘’에 빠져있다는 비판이다. 토익에 올인하고, 자격증에 올인하고, 스펙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젊은 세대들을 향해 준엄하게 꾸짖는 모양새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이 무뇌아들아!” 하지만 양심적으로 손을 얹고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더라도, 대충 그냥 한 번 생각이란 것을 해보자. 과연 지금 20대들이 생각 없는 무뇌아들일까. 잉여인간들일까. 그들은 이명박이 마냥 이뻐 죽겠고, 4대강 살리기가 베리 땡큐며, 삼성공화국에 이민가서 살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을까. 책에 등장하는 범상치 않은 20대들은, 물론 20대를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 20대들의 진정한 고민이 무엇이며, 왜 대다수라 매도되는 20대들이 무기력해 보일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조차 없이 치열해진, 아니 치열을 떠나 극단적인 생존경쟁 시스템에 이들을 몰아넣은 이들은 누구인가. 20대 스스로 이따위 개 같은 세상을 원했나. 그건 정말 아닐 것이다. 사춘기 당시 명퇴다 뭐다 해서 무너지는 아버지를 목격하고, 빌어먹을 민주화나 조국 통일의 숭고한 가치보다는 당장 월급이 끊긴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뼈저리게 느낀 이들이 지금의 20대들이다. 나 역시 IMF 당시 쫓기듯 군대로 피신한 기억이 있다. 에이 빌어먹을. 꺼이꺼이…. 그런 20대들에게 사회는 결코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지 않았다. 소위 기성세대들의 불의를 참지 못해 용감히 나섰던 386선배들도 결국 또이또이임이 드러났다. 그들은 학점이 아무리 개판이어도 대기업 취직이 가능했으며, 기득권이 된 이후에는 오히려 자신들의 자녀를 해외로 유학시키고, 원정출산이다 뭐다 개지랄을 떨었다. 또 노무현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개혁 세력 역시 젊은이들이 휴일을 포기해가며 투표한 보람이 그야말로 무색하도록 무력했다. 열린우리당은 지들끼리도 열리지 못하고 무너졌고, 결국 이명박과 같은 과다한 결점의 소유자를 청와대로 이끌었다. 그런데, 지들이 판 다 만들어놓고, 온갖 개판을 다 쳐놓고, 이제 와서 20대들에게 기껏 한다는 소리가, “너희는 희망이 없다?” 하지만 20대들은 쉽사리 굴복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책에 등장하는 용감무쌍한 젊은이들부터 세상에 맞짱 뜨는 모습이 심상치 않다. 그리고 이러한 ‘유뇌아’들이 결코 적지 않음을 알고 있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지금 20대들은 정말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고, 고민하고 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걱정일 정도다. 그러니 쓸데없이 훈계하는 것보다는 이들이 보다 원만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보다 깔끔하게 고뇌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나마 세상을 이따위로 만든 기성세대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동혁이 형처럼 등록금이나 고속도로 통행료라도 깎아달라고 떠들어야 하는 것 아니냔 말이다. 범상치 않은 ‘글빨’의 소유자 한윤형, 장기하와 얼굴들이 소속되어 있는 붕가붕가레코드 곰사장, 한승수 총리를 ‘훈계’하고 이명박과 같은 학교임이 쪽팔리다고 일갈한 ‘고대녀’김지윤, ‘철학오타쿠’박가분, 살벌한 소설을 쓰는 그러나 결코 살벌하지만은 않은 소설가 김사과, 독립패션잡지 《크래커》의 편집장 장석종, 인문학의 보편화와 생활화를 꿈꾸는 부산 인디고서원의 팀장 박용준, 길거리 공연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좋아서 하는 밴드’, 20대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담은 다큐 《개청춘》의 여성영상집단 ‘반이다’까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흥미롭기 그지없다. 그리고 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 꿈꾸고 있는 것들이 새삼 가열차게 다가온다. 오히려 기성세대들에게 묻고 싶다. 이렇게 불리한 판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짓거리를 할 수 있냐고. 당신들은 그런 열정과 실력과 눈물이 남아있냐고. 개인적으로 필자 중 한 명인 전아름과 친하다. 아니 본인은 부정할 수도 있겠지만, 같이 일하고 있으니 일단은 친하다고 해둬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아름 씨가 책을 위해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좌절하고 때론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모습을 적지 않게 목격한 이로서, 말해주고 싶다. 적어도 고민하고 좌절한 보람은 있게 만들었다고. 아마 알만한 놈들은 책에 공감할 것이고, 알보다 작은 것들은 꺼이꺼이 울지도 모른다고. 박수 세 번 쳐준다. 모든 20대 들에게 지금 분연히 떨쳐 일어나 바리게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라고 말하기엔 상황이 조금 심각하게 수상하다. 그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단계는 넘어선 듯한 모양새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일단은 수긍과 인정과 반성과 양심이 동시다발적으로다가 필요하다. 기성세대들이 먼저 까놓고 ‘우리가 좀 어리바리해서 어떻게 하다 보니 요 모양 요 꼴이 됐다. 베리 쏘리다. 그런데 설마 우리가 다 말아먹고 싶었겠냐. 그러니 짜증나고 밉더라도 일단은 머리를 살포시 맞대고 같이 궁리해보자’고 해야 한다. 인간적으로, 여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다음에 훈계를 하던가, 지랄을 하던가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지난 10년에 대한 반성과 성찰 없이 무조건 이명박 반대만을 외치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몰지각한 진보 진영과 다름이 없다. 책은 재미있다. 읽기에도 무리가 없고, 웃기에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넘어가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다. 생각 없다고 규정지어버린 20대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정작 기성세대가 생각이 없었음이 기냥 드러난다. 때문에 조금은 쪽팔리다. 하지만 할 수 없다. 이왕 팔릴 쪽, 먼저가 낫다. 책을 읽으며 느낀다. 아 빌어먹을, 나도 기성세대에 들어가는 건가. 뭐 20대는 아니니 말이다. 살짝 억울하기도 하고, “얘들아, 난 니들이 알고 있는 꼰대가 아니야”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어느 새 나이는 드셨고, 생각도 많이 굳어진 스스로를 느낀다. 다시 한 번 빌어먹을이다. 하지만 응원한다. 뭐가 되더라도 일단 한다는 게 멋진 것이다. 20대는 죽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20대들이 생각 없다고 떠드는 인간들에게 말하고 싶다. 4·19때, 5·18때, 6·10때 단결 단합으로 권력과 싸웠던 대학생, 20대들이 총 몇 십만 몇 천 몇 백 몇 십 몇 명이었니? 그때 모인 젊은이들이 당시 젊은이들의 다수였다고 자신할 수 있니? 유신 때, 전두환 때 도서관에 짱박혀 고시공부하고 있던 대학생들이 많았니, 나가서 화염병 날리던 아해들이 많았니? 미선이·효순이 때 촛불을 들고 나간 많은 이들 중 20대는 얼마나 되었을까. 탄핵 때, 그리고 쇠고기 정국, 촛불정국 때 슬며시 합세했던 20대들은 얼마나 되었을까. 단지 예전처럼 총학의 깃발, 과 깃발이 없었을 뿐이지. 그들은 언제나 함께 있었다. 그걸 왜 기억 못하니. 교복입은 어여쁜 10대 아해들이야 워낙 눈에 잘 띄니까 그렇지, 20대들도 적지 않았다고. 이들은 학점에 생명 걸어야 하고 스펙에 명운을 걸어야 하는 이들이란 말이다. 그럼에도 나갔다고! 기억 안해? 죽을래? 어찌하다보니 기성세대 군에 어정쩡하게 끼어버린 나지만, 책을 읽으며 유쾌했고, 소름이 돋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분명 88만원 세대는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이 88만원에 굴복하리란 어처구니없는 생각은 아예 안 하는 게 좋을 듯하다. 이들은 지금도 진화 중이고, 아직 그 끝을 알 수 없다. 감히 상상하지 마라. 그 이상을 보고 한껏 쫄고 말테니. 이들의 발칙한 반란을 힘껏 응원하며, 나 역시 무뇌아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한 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 놔. 역시나 세상은 엿 같지만, 그래도 젊은 너희들이 있어 다행이다. 건강하고!(주로 남) 아름답게!(주로 여)만 자라다오. 항상 베리 땡큐다! (글 중 비속어 비스무리한 단어나 속어, 은어 등이 있더라도 하해와 같은 양해 바란다. 하지만 So Wha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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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아무리 엉망진창이라도 미래에 희망을 걸 근거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오늘이 그다지 힘들고 답답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희망의 근거는 젊은 세대에 찾을 수밖에 없다. 혹 이 말은 들은 젊은 세대가 왜 미래를 우리가 몽땅 책임져야 하느냐고, 당신 세대는 뭐 했느냐며 반박해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미래를 떠넘길 수밖에 없는 것이 기성세대의 비애다.
어쨌거나 '요새 젊은 것들'의 삶의 양태에 대해서 궁금하던 차에, 지인의 권유로 읽게 된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요새 젊은 것들>은 제목부터 기대감을 갖게 했다.
책은 우선 유쾌하고 재미있다. 저자들이나 인터뷰 대상자들이 모두 재미있는 삶을 최고로 여기고 재미없는 일은 죽기보다 싫어하는 자들이어서 그런지 글도 유쾌하고 생기발랄하다. 여기서 20대의 공통점을 하나 찾아냈는데, 그들의 최고 화두는 재미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재미는 단지 말초적인 쾌락만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재미란 쾌락을 포함해서 어떤 삶의 충일감을 가리키는 낱말일 터이다. 그들은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 정직하다. 기성세대는 자신의 속 깊은 욕망은 슬그머니 감춘 채 그럴 듯한 대의로 겉을 치장하는 데 반해, 20대 또는 젊은 세대는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주저하지 않고 그것을 추구한다. 그것이 때로는 이기적으로 보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삶은 이기적인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가운데 동시대인들의 욕망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동시대인들과 함께 그 시대적인 욕망을 추구하려 한다. 그들의 반란은 너무도 건전하다.
책은 재미있고 유쾌하되 결코 가볍지 않다. 재미와 의미라는 두 토끼를 한꺼번에 잘 잡은 셈이다. 이른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여러 가지 고민과 문제점을 조금 난해한 이론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젊은이들의 유쾌한 반란이 단순히 재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치열한 노력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20대는 정작 자신의 세대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저자들의 고백이다. 20대가 20대를 모른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복잡해졌다는 뜻도 되고, 동일한 세대 내에서도 이해와 소통이 불가능할 만큼 사람들의 삶이 파편화되어 있다는 뜻도 될 것이다. 20대가 20대를 모르니 다른 세대가 20대를 모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따라서 이 책을 읽고 20대를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면 어불성설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20대를 대표하지 않는 것은 물론, 비주류적인 삶의 극히 적은 부분만 보여주고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젊은 세대가 어떤 문화적 대기 속에서 호흡하고 있는지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기성세대가 '요새 젊은 것들' 운운하면 질색하던 내가 어느덧 나도 모르게 '요새 대학생 놈들...' 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내게 되었으니 나도 '꼰대'가 다 된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을 보고 '요즘 젊은 것들'에게 조금은 희망을 걸게 되었다. 나도 20대라면 이 책에 나오는 아무개의 삶이 로망이 되었으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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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풍문고에 들렀습니다. 헌데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도착한 영풍문고 앞은 너무나도 썰렁했습니다. 사실 제가 오픈시간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썰렁 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날따라 "비 맞을래 말래?"거리는 하늘이 얄미워보였습니다. 삼산동 일대를 한 바퀴 휘~ 돌다가 결국에는 맥도널드에서 기다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메뉴는 모닝메뉴 단 하나뿐 . "설탕 어쩌구저쩌구 "하는 직원 분의 말을 쿨하게 "됐어요."라고 튕겨버린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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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을 산다. 어제도, 내일도 살지 않는다. 살 수 없다.
날마다의 오늘에 이별을 고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중에서도,
미래와 과거에 대한 아둔한 걱정으로 죽어가는 오늘을 보내는 이들에게
요새 젊은 것들이 '즐겁게 고민하는 오늘'에 대해 한 수 지도한다.
나의 내면을 일깨우고 즐겁게 하는 일로 채워가는 오늘은,
나 자신에 대한 예의범절이며 인간존중이다.
음악, 패션, 키보드 워리어까지 그 분야에 상관없이 자신을 살림으로
다른 이들까지 즐겁게 만드는 요새 젊은 것들의 훈수는, 과도한 고민으로
100배의 중력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바치는 '오늘 고별사'의 정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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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젊은 것'들의 한명으로 이 책을 펴고 읽게 되었다. 매우 현대적인 작가들의 프로필을 보면서 웃음을 지었고 저자 서문을 읽으면서 '오 책 재미있겠는데?' 라는 확신이 들었다. 책은 생각보다 쉽게 읽혔다. 단지 이 모든것들을 나와 비슷한 '젊은 것'이 했다는 점이 대단하면서도 씁쓸했다. 나는 무엇을 하고있는 것인가 라는 질문이 머리속을 맴돈달까? 숨쉴틈 없이 살아가는 일상속에서 조금 더 진솔한 '나'를 향해 뛰어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분명 이 책의 매력은 내용이 어렵다거나, 심오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있지 않다. 이 책의 매력은 '현실적' 이면서도 '희망적'인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당신도 읽어보길 바란다. 당차게 살아가는 젊인이들의 모습, 치이고 눌려도 자신의 생각대로 달려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당신도 깨어날 수 힘을 얻게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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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산다'는 게 어떤 건지도 잘 모르면서 남들이 '이러면 잘 사는 거'라고 만들어놓은 매뉴얼을 따라가는 게 지금 20대의 태반.
다른 길들도 있는 걸 보여줘서 반갑다.
물론 저자들이나 책에 나온 이들이 상당한 고학력이라는 것, 그리고 다른 길을 걸어나가기 위해서 '머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책도 20대의 일부밖에 포용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역으로 매뉴얼대로 갈 수도 있는 사람들이 의외의 노선을 택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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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라는 파란만장한 시기를 살고 있는 9명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전형적인 20대라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그들은 보편보다는 특수에 가깝다. 정치사회 논객, 레코드사 사장, 등단한 소설가, 패션잡지 편집장, 거리 공연 밴드 등등. 그들은 이미-벌써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상태이며, 지금도 끊임없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그들을 몽땅 머릿속에 넣은 후 이리저리 조합해보면 딱 떠오르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활동을 명확히 알고 있으며, 얼마간 열심히 해왔으며, 지금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꿈을 갖는 게 꿈’이라고 가슴을 치는 많은 수의 20대와는 분명 다르지 않은가? 겉장식이나 타이틀만 보면 ‘우와!’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고하게 구축한 그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그저 순탄치 많은 않다. 그들 역시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다(간혹 고민이 없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데도 그들이 돋보이는 이유는, 먹고 사는 문제를 직시하고, 그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본이 지배하는 기성의 제도와 공간에 포획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실질적인 대응의 차원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데 지난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자신의 영역과 공간을 넓혀가려고 치열하게 애쓰고 있다. 정말로 치열하게. 나 자신도 이 특수한 인물들처럼, 좋아하는 일’만’하며 사는 삶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끝내는 나만의 영역을 확보하는 것도 바라고 있다. 풀어서 써보자면, 이미 짜여있는 기존의 판에 뛰어들기보다는, 내가 진정 즐기는 활동을 하면서 나의 능력을 극도로 배양하여 나만의 영역과 공간을 확보하는 것.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능력과 실력에 기반한 탄탄한 권위를 발휘하여 다른 사람들을 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 그리하여 내가 바라고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하고 그런 사회로 이행하는 데 함께 힘쓰는 것. 여기에 더하여. ‘왜 나는 이렇게 살려고 하는지’ 생각해본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부와 명예가 절로 따라온다!’는 둥의 나이브한 생각 때문은 아니다. 단지 나는 내 소중한 삶을 일분일초도 낭비하고 싶지 않을 뿐이고, 나의 일상을 몽땅 행복과 만족으로 채우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기존의 제도나 직업, 삶의 방식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진단했을 뿐이다. 내가 이 책의 인물들과 지향점은 비슷하다지만, 실제 삶에서 이룩한 성과나 실천을 그들과 비교하자면 격차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감을 잃을 것이다. 내가 사회의 요구와 사회가 심어준 욕망이 아닌, 나 자신의 요구와 나 자신의 욕망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위해 산 것은 겨우 1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인터뷰에 등장한 이들은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10년도 해온 사람들이 아니던가? 내 처지에 벌써부터 어떤 외적인 성과나 사회적인 성취를 바라는 것은 과욕일 것이다. 나는 나대로 뚜벅뚜벅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걸어가야겠다. ‘보다 나은 세상을 구축하겠다’는 나의 꿈과 비전을 향해. 어제보다 더 성장한 오늘의 나에 만족하면서. 내일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면서. 마지막으로, 아래의 얘기처럼 ‘끝없는 불행으로 나를 몰아넣으며 살지는 말자’고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 “주변에 삐까뻔쩍한 대기업에 다니면서도 불행한 친구들이 너무 많았어요. 친구들도 그랬고 우리 부모님들도 그랬고. 어떤 일을 해도 행복해지지는 않고 점점 더 불행해지는, 그래서 자꾸만 자기를 파먹으면서 갈 수밖에 없는…(259쪽) p.s. 다 쓰고 보니, 인터뷰어(interviewer)에 대한 얘기가 없다. 이 책의 공저자 중 한 명인 단편선은 얼마 전 홍대 ‘두리반’에서 직접 뵈었(?)었다. 그 날 마침 그의 라이브 공연이 있었는데, 노래와 입담이 매우 섹시했다. 보아하니 공연이 아니더라도 원래 흡입력이 상당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필체마저 매우 섹시해서 약간 놀랐다. 친해져야겠다. 구절들 “한윤형: 저는 욕망과 윤리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정신분석학은 욕망에 대한 학문이기도 하지만 윤리에 대한 학문이기도 하잖아요? 욕망이란 끝없이 확산될 수 있지만 거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바로 윤리니까요. 욕망을 재조직화한다는 것은 윤리를 재조직화한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해요.”(44쪽) “곰사장: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자뻑이 있어요. 프라이드야말로 우리의 힘이에요. 다른 친구들이 어떻게 살아가든, 저는 재미있게 사는 것이 목표에요. 이미 재미있게 사는 맛을 봐버렸거든요. 그렇다면 지불해야 될 가격이 있는 거죠. 재밌게 살면서 돈까지 버는 건 굉장히 운이 좋은 경우고요.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그렇다면 돈을 적게 벌고 재미있게 사는 법이 있죠. 간단하지 않아요?”(70쪽) “박가분: 학교에서도 술 마실 때 참사리길 쪽보다는 제기시장 쪽으로 가고, 말하자면 자기 욕망을 기초적인 부분에서부터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만약 제가 우파였다면 “기초질서를 잘 지키자”라고 했겠죠. 자신이 기존의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욕망을 창조해 냐가야 하고, 그런 시도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정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가보다 더욱 시급하게 말이죠.”(142쪽) “장석종: 무한도전에 나오는 노홍철과 제 마인드가 비슷한 것 같아요. 즐거운 일이 아니면 하고 싶지 않아요. 돈을 버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해요. 잡지 만들면서 초반에 돈을 거의 못 벌었잖아요. 그렇지만 그 시절이 정말 재밌었던 것 같아요.”(187~188쪽) “박용준: 분배와 정의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 공부하고 싶은 문제도 그런 거고요.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학벌 때문에, 존엄성을 무시 받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사회가 아니라, 자신의 꿈과 욕망을 충분히 발현할 수 있는 사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을 마음껏 추구할 수 있는 세상이 더 나은 세상, 다 같이 잘사는 세상이겠죠. 어떤 굴레나 사회적 편견에 모욕당하지 않고 자신의 존엄성이 인정받는 그런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211쪽) “조준호: 계속 몸값을 높여나가는 중이에요. 월수입도 계속 올라가고 있고요. 그것을 계속 높이는 것이 목표고, 제게는 밴드를 운영해나가는 큰 재미이기도 하고요. 밴드 자체가 육성시뮬레이션 게임 같아요. 공주를 잘 키워서 언젠가는 왕자랑 결혼시키는 거 있잖아요.(웃음)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할 일이 생각나는 거에요. 오늘 오후에는 이걸 하고, 밤에는 이걸 하고. 그게 너무 재미있는 거죠.”(238쪽) “조준호: 거리공연을 막 시작한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하나 있어요. 공연 끝나고 “여기는 관객호응이 별로다. 공연하기 힘들다”같은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런 얘기 안 해요. 하는 사람이 잘하면 무대와 관객은 크게 상관없어요. ‘이런 관객들 앞에서는 뭘 해도 안 될 것 같다’는 마인드를 ‘세상 어딘가에는 이런 관객들도 흥분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나라고 못할 게 있을까’로 바꿔야 해요. 그렇게 생각하니 관객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고, 쫄지 않게 되더라고요.”(240쪽) “나비: 최근에는 “행복은 정말 열심히 찾아야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구나, 흘러가는 대로 살아서는 전혀 행복하게 살 수가 없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계속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야 해요. 하다못해 빡빡한 일상 속에서 자기 시간을 확보하고 자기 좋아하는 것을 하려한다면 계속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거죠. 어떻게 하면 쉽게 행복이 올까요, 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27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