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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가만히 눈을 감고 처음 세상에 온 날을 생각했대 소리 없이 눈물이 흘러나왔지
눈에서 나오는 물은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거래 배에서 이어졌던 끈 대신 엄마와 나를 이어 주는 따뜻한 눈물 ===============================================
몇 번을 읽어줘서 이미 다 알고 있는 평소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읽어주던 동화들까지도 요즘은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되어 흐른다.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나 삼대에 걸친 순백의 사랑이 담긴 동화. 화려한 색깔도 요란한 표현도 담기지 않았지만 진하게 여운이 남는 그런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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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모노톤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할머니의 아기? 그럼 나의 엄마의 아기이니, 그건 나일테고... 무슨 이야기일까 읽어내려갔어요. 내 아기에게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단다. 넌 어디서 와서 어떻게 엄마와 만나게 된거야..라고,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을 책입니다. 헌데, 제가 먼저 감동하고 감상에 사로잡히게 되더군여. 마치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말이죠. 읽는 내내 '엄마'를 떠올리게도 하고,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를 생각하게 합니다. 자연의 이치에 감사하게 되기도 하구요. 여기에 깊이가 있는, 간결하지만 서정적인 느낌의 그림이 더해져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듯합니다. 특히, 이 책은 아이가 커가는 동안 두고두고 읽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읽고 또 읽을수록 엄마라는 존재와 엄마와 나의 관계 등, 책의 내용을 가슴으로 받아들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림을 보며 감성이 자극될 것이고, 차차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겠지요. 그림과 따뜻한 내용만으로도 오랜만에 접하는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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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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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시골에서 할머니가 해주셨던 칼국수가 생각이 난다. 밀가루 반죽을 쫄깃쫄깃하게 반죽하여 홍두께로 쓱쓱 밀면서 다시 밀가루를 솔솔 뿌리면서 다시 쓱쓱밀면 어느새 커다란 원을 만든다. 척척척 접어서 싹뚝싹뚝 자르면 간격 일정한 칼국수 면이 된다.
펄펄 끓는 솥에 감자 호박 여러 가지 야채를 모두 넣어서 만들면 정말 맛있는 칼국수가 된다. 할머니 손에 자란 나는 할머니만 봐도 기분이 좋아한다.
‘할머니와 아기’ 이 책에서는 할머니에서 엄마, 그리고 엄마와 나로 이어지는 모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 모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세상에 처음 왔을 때 지금은 늙으신 내 엄마의 아기였고 현재는 세 아들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를 낳으면서 제일 많이 엄마가 보고 싶었고 그리웠다. 나도 울엄마가 이렇게 힘들게 낳아서 이렇게 잘 키워주셨구나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 엄마, 나 이렇게 3대가 연결되어 가는 과정을 잔잔한 연필화로 그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따라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엄마와 나는 처음에는 탯줄로 연결되었다가 그다음에는 끈끈한 정으로 연결되고 내 아이가 태어나면서 다시 핏줄이라는 것에 생각이 머물면서 3대의 세사람에서 무엇으로도 떼어낼 수 없는 그런 관계가 형성된다.
우리 집 개구쟁이 세 아들과 함께 읽고 또 그림도 그려보았다. 아직은 어설프고 완벽하진 않지만 서로 사랑하고 있으니 분명 좋은 관계가 계속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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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를 절대 따라갈 수 없다고 느낀 적이 있다. 2002년 봄이었다. 우리 부부는 일곱 해 전에 딸아이를 낳아 만족해하며 생활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둘째아이를 겨울에 받아 키우고 있었다. 갓난아기와 같이 자다 보니 자주 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 게다가 젖을 물려야 하는 아내는 하룻밤에 서너 번은 일어나야 했다. 낮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리 자주 잠을 깼으니 아내의 피로감이 얼마나 컸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은 아빠인 내가 당연히 맡아야 했다. 그런데 갓난아기가 칭얼대는 소리에 눈을 떠보면 아내는 어느새 아기를 안고 있다. 젖을 달라고 하면 젖을 주고 있고 기저귀를 갈아 달라 하면 기저귀를 갈아주고 안아서 토닥토닥 재우고 있다. 자다가 일어나 아기를 안고 있는 아내의 등을 한밤에 지켜보는 것은 붉게 칠해진 5와트 백열등처럼 안타깝고도 가슴 묵직했다. 그때 알았다, 남성은 여성을 절대 따다갈 수 없다는 것을.
윤재인이 글을 쓰고 하수정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을 보며 다시 한 번 여성성에 경탄한다.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나이는 다른 두 여자가 바람이 들고날 수도 없을 정도로 꽉 끌어안고 있는 표지 그림부터 여성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무수한 연필 선으로 따뜻한 질감을 표현하고 있으니 따뜻한 모녀 관계라고 단정해도 좋다. 본문이 시작하면 두 손이 파문 이는 물결 방향으로 쭉 뻗어 있다. ‘엄마가 처음 세상에 오던 날’이니 할머니가 엄마를 양수에서 세상으로 밀어내는 장면이다. 다음 장면에는 탯줄 끊긴 아기가 세상에 던져진 단 하나의 존재처럼 울음을 터뜨린다. 아기는 이제 새근새근 잠이 들고 ‘아기 볼에 댄 손가락에서 / 사랑이 흘러나왔’다. 할머니는 힘들 때마다 눈을 감고 ‘어여쁜 딸이 처음 세상에 온 날을 생각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냈다. 세월이 흘러 ‘커다랗게 자란 아기가 / 화내고 소리 지를 때마다 / 할머니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할머니의 아기가 결혼하는 날에야 아기가 먼저 눈물을 흘린다. 엄마가 될 준비를 할 즈음에야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고 자신 또한 엄마 같은 생을 살게 될 것이라는 예감을 한 것이리라. 그것은 엄마에 대해 새로운 이해이다. 그러니 ‘이제 할머니와 아기는 꼭 닮았’다. 여기까지가 할머니와 엄마 이야기이고 다음은 엄마와 ‘나’의 이야기이다. ‘내가 처음 세상에 오던 날’도 엄마가 태어났을 때와 똑같은 말, ‘정말 어여쁜 딸이네요!’, 반복한다. 탯줄을 끊자 우는 나, 새근새근 잠든 나, 눈물 흘리는 엄마. 할머니와 엄마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하여 ‘할머니와 엄마 / 그리고 나 / 우리는 정말 꼭 닮았어’라는 글과 삼대가 어울려 끌어안고 있는 장면으로 마무리한다. 글은 정갈한 시어로 이루어졌거니와 그림은 잔잔히 퍼져나가는 물결을 배경에 인물 그림으로 단순화되어 있다. 그것은 우리 역사가 바로 양수와 눈물과 모유, 여성들의 생명수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