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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는 작가의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을 반영해서인지, 슬프고 잔인한 장면이 많다. 그 중 가장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는 작품을 꼽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빨간 구두>를 꼽을 것 같다. 세상에, 피 흘리는 잘린 발목을 담고 춤추며 지나가는 빨간 구두라니! 어린 시절에 읽고 얼마나 무서웠던지 밤에 화장실 혼자 가면서 내 발목을 만져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내용은 이렇다. 가난한 고아 카렌은 어머니의 장례식 날에 빨간 구두를 신고 간다. 길을 가다가 만난 부자 할머니가 이런 카렌을 가엾게 여겨 데려가서 키워 준다. 카렌의 세례식날, 할머니의 눈이 어두운 것을 이용해 카렌은 검은 구두라 속이고 세례식에 신을 구두를 빨간 색으로 산다. 이후 카렌은 사람들이 다 흉보는 데도 계속 교회에 빨간 구두를 신고 간다. 기도도 찬송가도 잊고 빨간 구두 생각만 한다. 심지어 카렌은 할머니의 병간호를 해야 하는데도 빨간 구두를 신고 무도회장에 가서 춤을 춘다. 결국 카렌은 천사에게서 쉬지 못하고 빨간 구두에 이끌려 춤을 추어야 하는 벌을 받게 된다. 이후 할머니의 장례식에도 가지 못하고 춤추는 빨간 구두에 이끌려 카렌은 춤추며 떠돌아 다니게 된다. 그러다 사형수의 목을 베는 사람이 살고 있는 외딴 집에 이르러, 카렌은 빨간 구두를 신고 있는 발목을 잘라 달라고 목 베는 사람에게 부탁을 한다. 발목을 자르자, 빨간 구두는 잘린 발목을 담고 춤추며 숲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러나 카렌이 교회를 가려고 하면 다시 춤추는 빨간 구두가 나타나 방해를 한다. 겁에 질린 카렌은 목사님 댁에서 무료 봉사를 하며 반성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 자신의 죄를 뉘우친 카렌 앞에 전의 천사가 나타나 카렌을 구원한다. 입장에서는 춤 추거나 술 마시는 것 뿐만 아니라 극장에 가는 것도 큰 죄악이 된다. 현대에 와서 이런 엄격한 원리주의의 일상지배는 많이 약화되었지만, 아직도 껌정 스타킹, 껌정 양복에 껌정 구두만 착용하고 사는 근본주의 칼뱅주의자 신도들이 네덜란드에만 50~60만명이 있다고 한다. (아, 물론 안데르센의 고국인 덴마크는 80%이상이 복음루터주의인 거 알고 있다) 엄숙한 얼굴을 하고 있는 천사는 손에 번쩍번쩍하는 긴 칼을 들고 있었습니다. "너는 언제까지나 춤을 추어야 한다." 천사가 말했습니다. "너는 그 빨간 구두로 춤만 추고 있으면 그만이다. 네가 파랗게 질려서 싸늘하게 될 때까지! 네 몸이 말라서 해골처럼 될 때까지! 너는 방방곡곡 모든 사람의 집을 춤추면서 돌아다녀라! 그리고 거만하고 허영에 들뜬 아이들이 있는 집의 대문을 두드려라! 그런 아이들이 네가 왔다는 소리를 듣고 무서워 벌벌 떨게 해 주어라! 자, 출 수 있는 데까지 춤을 추어라! 자꾸 추면서 가거라!" "살려 주십시오, 제발 살려 주세요!" 카렌은 큰 소리로 외치며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천사가 무어라고 대답했는지 카렌의 귀에는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은 구두를 따라 울타리를 벗어나 한길로 춤을 추며 나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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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테마로 한 헤럴드 블룸 클래식 선집이다. 다섯 편의 단편과 열두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단편으로는 캐서린 싱클레어의 데이비드 삼촌의 터무니없는 이야기 그림 형제의 거위 치는 소녀 매리 드 모건의 피오리몬드 공주의 목걸이 스티븐 크레인의 신부, 옐로우 스카이에 오다 루이스 캐럴의 험프티 덤프티가 있고,
시에는 10편의 시와 이솝의 단편이 둘 있다. 루이스 캐럴의 돼지 이야기 작자 미상의 불같이 붉은 꼬리를 가진 공작새를 보았네 루이스 캐럴의 눈이 하얗게 덮힌 들판의 겨울 벤 존슨의 나르키소스를 위한 메아리의 탄식 루디야드 키플링의 숲으로 난 길 작자 미상의 울부짖는 미친 톰 루이스 캐럴의 미친 정원사의 노래 토머스 러브 피콕의 디나스 보어의 전쟁 노래 이솝의 여우와 고슴도치 엘저넌 찰스 스윈번의 8월 에드워드 리어의 용기 봉기 보의 사랑 노래 이솝의 까마귀와 물주전자가 있다.
데이비드 삼촌의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공포스러울 수 있는 단편인데 '책은 싫어'군이 '아무것도 안해'요정의 꾐에 빠져 괴물에게 잡아먹힐 뻔하다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모두 가르쳐'요정 덕분에 부지런하고 성실한 티모시 경이 되어 아이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거위 치는 소녀는 공주가 못된 시녀 때문에 거위 치는 소녀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시녀는 공주의 옷을 빼앗고 자신이 공주인 척 왕자와 결혼했다. 공주는 시녀와의 약속 때문에 결국 아무 말도 못하지만 나중에 왕이 이를 모두 알게 되어 시녀에게 무서운 벌을 내렸다는 내용이다.
피오리몬드 공주의 목걸이는 자신의 미모를 영원히 간직하고자 마녀와 친하게 지내던 피오리몬드 공주가 자신에게 구혼하는 왕자들을 모두 구슬로 만들어 목걸이에 매달고 다녔지만 이를 알게 된 시녀 욜랑이 플로레스탕 왕자의 시종 제르베즈에게 사실을 알려주고 결국 제르베즈는 묘책으로 공주를 구슬로 만들어 버리고 욜랑과 함께 결혼해 왕자를 데리고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신부, 옐로우 스카이에 오다에서는 옐로우 스카이 마을의 보안관 잭이 신부를 데리고 마을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헤프닝을 다루고 있다. 그 마을의 무법자 스크래치 윌슨이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다 잭의 집으로 가는데 마침 신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던 잭과 마주친다. 잭은 자신이 결혼을 했으며 그 때문에 총을 지니고 있지 않으니 죽일 테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스크래치 윌슨에게 충고한다. 스크래치 윌슨은 결혼이라는 단어에 당황해하면서 도망치듯 그 자리를 피하고 만다.
험프티 덤프티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단편으로 달걀 모양의 험프티 덤프티와 앨리스가 나누는 대화가 주된 내용이다. 다만 뒤에 시편에 나오는 루이스 캐럴의 시가 이 단편에 포함되어 있어 중복된다는 점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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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블룸 클래식 세번째 미친 정원사의 노래에는 의외로 내가 아는 이야기가 껴있었다. 헤럴드 블룸 클래식을 읽으면서 다소 생소한 이야기들이 껴있어서, 익숙치 않았는데,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도 반가웠고, 너무 오랜만에 읽는 이야기라 오히려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이런 동화스러우면서도 유쾌한 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잠자리에서 읽어내려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시리즈를 읽어내려가면서 시에 대해 많이 익숙해지고 즐기는 시도 생겼지만, 역시 아무래도 이야기가 더 끌린다. 특히 시의 경우, 그 나라 언어의 음율 등을 고려할 때 읽기가 조금 더 어렵지 않나 싶다. 하지만 이야기들은 정말 재밌었다. 데이비드 삼촌의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확실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였지만, 워낙 유머스럽고, 왠지 솔직하게 표현되어서 마음에 들었다. 그림형제의 거위치는 소녀는 워낙 유명한 이야기였고, 제일 기대를 했던 험프티 덤프티는 앨리스가 등장해서 깜짝 놀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커서는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것 같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게 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와 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누가 즐겨도 좋을법한 이야기와 시를 골라낸 헤럴드 블룸 클래식 시리즈.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진 시리즈에 여름은 표지에 쓰인 녹색처럼 싱싱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있었다. 헤럴드 블룸의 말처럼 어린아이 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픈, 각자의 감상이 다 다를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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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나무에서 펴낸 헤럴드 블룸 클래식 시리즈는, 1930년 미국에서 태어나 지난 수십년간 미국 문단을 주도해온 헤럴드 블룸 교수가 선정한 이야기 41편과 시 83편을 수록하고 있다. 헤럴드 블룸 교수는 서문에서 '나이를 불문하고 지극히 지적인 어린이들과 어린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부분 19세기 이전의 작품들이 실려 있으며, 환상문학, 서사문학, 서정시, 명상록을 포함한다. 이들은 비전 있는 사유와 경탄을 담고 있으므로 시간을 뛰어넘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이는 대단한 작품들이라고 평가한다. 이 이야기와 시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져 있다.
그 중 <코뿔소 가죽>은 봄에 속한다. 중국의 작가 린위탕이 구별한 사계절 중에서 봄은 '밝음, 고혹적인 아름다움, 우아함, 우아한 아름다움, 빛남, 생기, 생동, 영, 부드러움'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런 봄의 특성으로 분류된 <코뿔소 가죽>에는 이야기로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기묘한 이야기', 루디야드 키플링의 '코뿔소 가죽', 라프카디오 헌의 '거울 그림자', 에밀 졸라의 '보완물'이 수록되어 있고, 시에는 19편이 실려 있다. 책의 제목을 차지한 '코뿔소 가죽'과 '거울 그림자'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들어본 이야기라서 낯익고 쉬웠다. '기묘한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기묘한 분위기의 이야기로서, 한번 더 찬찬히 읽어보아야 그 뜻을 알 수 있을 듯하다. 에밀 졸라의 '보완물'은 아동문학에 들어가기에는 약간 시니컬한 내용으로, 여인들의 아름다움을 보완하기 위한 액세서리의 일환으로 대여되는 추한 외모의 여인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에밀 졸라는 아름다움을 사고팔며 여성의 외모만을 중시하는 세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시는 엷은 하늘색 바탕 위에 자리잡아 표지의 책등과 제목의 푸른색을 일관되게 표현하고 있다. 작자 미상부터 이솝, 존 키츠 등 다양한 시인들의 시가 수록되어 있고, 가장자리의 여백에는 봄에 피는 꽃들이 아름다운 색깔로 피어 있다. 시를 읽어본 것이 얼마나 오랜만인가.
초반의 헤럴드 블룸의 프롤로그와 함께, 후반의 역자 해제, 수록 작가 소개까지 읽음으로써 서양의 아동문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뿐만 아니라 지금껏 잊고 있었던 어린 날의 추억들까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는 거장들의 미술 작품을 보는 재미도 아주 쏠쏠한데, 회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탓에, 어느 작가의 무슨 그림이라는 것이 표기되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좀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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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에 대해 내가 알고 있었던 전부는 킹의 단편집 Night Shift의 역자후기에서 킹의 문학적 성취에 대해, "아무런 문학적 가치나 미학적 성취나 독창적 지성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라는 언급한 블룸의 고급문화주의를 개탄하는 역자의 글을 통해서였다. 오호라, 블룸이라는 시덥지 않는 보수적인 평론가가 그런 말을 했단 말이지...고지식하기는!
사실 그 때는 그냥 고지식한 평론가로만 알았다. 그가 미국 보수주의 문단을 주도하는 굵직한 비평가라는 것을 안 것은 올 초에 생각의 나무에서 나온 해롤드 블룸 클래식전집 덕분이었다고나 할까나. 우리나라에서는 블룸의 인지도가 낮아 위키를 찾아보니, 한마디로 20세기 문학사조인 막시즘, 해체주의, 페미니즘 그리고 포스트 모던니즘 반대편에는 굳건히 19세기를 지키는 수호천사 해롤드 블룸이 있다라고 이야기하면 될 듯 싶었다. (아무래도 시대를 잘 못 태어난 듯.)
그의 고급문화주의나 보수주의는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본다. 시대별로 옛것을 그리워하고 수호하려는,그런 사람 꼭 하나는 있기 마련이고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위키에서 그에 대한 프로파일을 보면서, 그가 전반적인 20세기의 문학작품들을 부정하고 있고 현재 아이리스 머덕이 죽고 나서는, 그 잘난 문학가라고 치켜세운 사람들이 토마스 핀천, 필립 로스, 코맥 맥카시 그리고 Don DeLillo 라는 점이다. (블룸의 올해 나온 책인 천재들인가의 목차보니 현재진행중인 작가들은 없는 듯하다.)
21세기 초, 블룸은 아드리안 리치, 스티븐 킹, 그리고 롤링같은 인기 작가의 작품들을 비난하면서, 문학적 격론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Paris review지에서 인기에 영합하는 Poetry slam를 비판하면서, 예술은 죽었어(It is the death of art)라고 말했다고 할 정도로 고지식한 영감탱이가 아닐 수 없다. 정말 이 오픈된 21세기에 예술이 죽음을 맞이했을까!
세기를 통털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가 만족스럽고 행복하다고 느꼈던 사람들은 몇명이나 될까? 노예제도가 버젓히 살아있고 어린 것들의 노동력으로 농사를 짓고 (십자군) 전쟁에 아이들이 동원되어 목숨 잃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았으며, 귀한몸과 천한 것이 구분되어 있고 여자는 한갓 대를 잇는 수단에 지나지 않으며 인종차별,성차별, 자본주의가 가진 한계등. 이 모든 현상들이 수백년도 아니고 수십년 전만해도 아니 20세기 초중반 해도 당연했던 사회적 모습이었고 정치적인 것들이었다.
전 세대를 살면서 당연시 되었던 모든 관계나 현상이 폭발하여 문제화되고 타결점을 찾으려고 애썼던 세대가 20세기 아니었던가. 모든 것들이 부정되었고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토대를 세우고자 노력했던 자들이었고 격렬하게 싸웠던 자들의 기록(문학작품)을 부정하는 것은 블룸을 한갓 보수고급문화주의자라고 딱지 붙은 이유리라. 20세기 소설가들과 시인들의 약점인 약물과 알콜 중독 그리고 자기 혐오와 사회 부적응등은 자기 세대의 변화에 대한 좌절의 결과하고 본다. 자기가 살고 있는 세대와 맞선 20세기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어쩜 20세기는 투쟁의 시대였고 먼 훗날 몇 세기가 지나고 나면 겉보기에는 미친, 진보와 변혁의 20세기에 대한 역사적 인식은 바로 20세기야말로 가장 러블리한 시대였다고 평가될 지도 모른다.
여하튼, 블룸의 19세기문학에 대한 집착은 바로 블룸의 해롤드블룸 클래식에서 잘 나타나 있다. 4월초쯤에 도서관에 갔다가 <미친 정원사의 노래>라는 블룸의 클래식을 발견하고는 빌려와 읽었는데, 블룸이 비난하는 킹이나 롤링의 작품하고 다른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다. 잔혹함과 공포스러움이 작품 곳곳에서 살아있어 선뜻 아이에게 권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좀 더 큰 영어덜트정도면 모를까. 초등저학년에게 무리다 싶다. 그러나 고급문화주의 평론가답게 블룸의 문학적 선택은 탁월하다. 이 책을 계기로 블룸의 클래식 전집을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19세기 영미문학에 대한 짧막한 이해는 이 블룸의 클래식전집이면 거의 해결될 듯 싶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작가로는 캐서린 싱클레어, 그림형제, 매리 드 모건, 스티븐 크레인, 루이스 캐럴, 벤 존슨, 키플링, 토머스 러브 피콕, 이솝, 스윈번, 리어인데, 가장 눈에 들어오는 작가는 역시 캐럴! 블룸이 선택한 작품은 거울속의 앨리스의 <험프티 덤프티> 일부분과 <Sylvie and Bruno Concluded> 중에서 The pig-tale이라는 시와 두 편의 시이다. 블룸은 프롤로그에서 캐럴의 <스나크 사냥>을 장편시었기에 뺐다고 했는데, 차라리 이 시를 집어 넣고 다른 여타의 시를 뺐었다면 더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책속의 일러스트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고(정말이지 꽤심하다!) 영미시정도면 원문도 편집했어야 하는 직무유기는 이 책을 8800원씩이나 주고 사야하는지 고민하게 만들었다.(결국 원서를 사서 대조해보기로 했다.) 지금은 도서관에서 다 빌려 읽고 있지만 아무래도 조만간 (1년6개월 지나면) 구입하지 않을까 싶다.
* 원서 어쩌구 저쩌구 해서 영어를 잘 하리라 생각하겠지만 나의 영어는 절음발이 영어다. 문어만 잘한다. 지금 coldcase 드라마 자막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 영어자막만 나와도 드라마 내용은 이해할 수 있지만 듣는 것은 30%정도.. 아~ 이 자괴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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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역시 헤럴드 블룸 클래식 겨울 테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편이 안데르센의 단편 빨간구두를 표제로 선택했다면 이번 책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시 겨울 사자를 표제로 정했다.
초판치고는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역시 네 개의 단편과 12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단편으로는 이디스 워튼의 만령제 H.G.웰스의 데이비드슨의 눈과 관련된 놀라운 사건 오 헨리의 마녀의 빵 이반 투르게네프의 승리한 사랑의 노래가 있다.
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겨울 사자 윌리엄 슈웽크 길버트의 악몽 작자 미상의 커코넬의 헬렌 윌리엄 모리스의 나는 작은 담장 있는 정원을 알고 있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눈송이 존 클레어의 수양버들의 껍질을 벗기며 랠프 월도 에머슨의 폭설 토머스 러벌 베도스의 애가 알프레드 테니슨의 마리아나 오브리 드 비어의 슬픔 월드 휘트먼의 소리 없이 참아내는 거미가 있다.
이디스 워튼의 만령제는 워튼의 사촌 미망인 새라 클레이번이 겪었던 2번에 걸친 만령제 전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만령제란 카톨릭교회의 축일로 11월 2일인데 모든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로 산 자들의 기도와 성자들의 크나큰 선행에 의해 사자는 연옥에서 빨리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새라 클레이번이 만령제 전날 만나는 한 여인의 정체와 자신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은 초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설명이 불가능하다.
H.G.웰스의 데이비드슨의 눈과 관련된 놀라운 사건은 데이비드슨이란 남자가 갑자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와는 전혀 다른 환상을 보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단편 역시 4차원 공간의 뒤틀림이라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고 있다.
오 헨리의 마녀의 빵에는 마흔의 노처녀 빵집 주인이 자신의 가게에 오직 굳은 식빵만을 사러 들르는 남루한 신사를 짝사랑하면서 벌어지는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승리한 사랑의 노래는 절친했던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적 결말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단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아직도 무치오가 살아 있는 좀비가 맞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발레리아는 좀비의 아이를 임신한 건지... 암튼 결말이 참 공포스럽다.
추운 겨울 따뜻했던 동심으로 돌아가려던 내 계획은 완전히 어긋났지만 훌륭한 번역과 함께 대가의 작품들을 여러 편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만족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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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미고전을 읽으니 학창시절의 그 감성이 되살아나고 영어 시화전에 내걸 시를 고르던 추억도 새삼 떠올랐다. 아이랑 같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신청했었는데 아직 아이한테는 너무 어렵고 나 또한 힘겨운 과제를 받은듯 한줄 한줄 읽기가 좀 버겁다. 그렇지만 역시 좋은 시는 나를 깨우고 마치 내가 그 시 속에 빠져있는 듯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정말 같이 읽어보고 싶고 그동안 독서수준에 많이 신경써야겠다는 숙제를 남긴 책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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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코는 왜 길까? "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며는 코로 받지요" 대한민국 사람중에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다. 만약 있다면 그 사람은 뒷조사를 좀 해봐야할거다. 그만큼 이 노래는 유명하다. 그런데 코끼리 코는 왜 길까? <점블리 사람들> 속에 그 해답이 들어있다.
"새끼 코끼리"란 제목의 단편글을 읽으면 코끼리 코가 왜 그렇게 긴지 알 수 있다. 이 내용은 불과 두달전 조카가 나에게 읽어달라고 가져왔던 동화책과 같다. 그 동화책이 이 <점블리 사람들>에 들어 있는 것이다. <점블리 사람들>은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부담없이 읽고 즐길 수 있는 책이다. 함께 읽고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이 책에는 정말 유명한 작가 몇 사람이 등장한다. 마크 트웨인과 오스카 와일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두사람 중 난 오스카 와일드의 글을 읽고 이 사람에게 다시 한번 반했다. 아주 오래된 영화에서 자주 봤던 오스카와일드.. 그의 이름이 들어간 영화치고 실망한 작품이 없었는데.. 그는 여기서도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유려한 로켓 불꽃"이란 단편은 그가 왜 그렇게 유명한지.. 그의 진가를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내 짧은 생각으로는 장편보다는 단편이 작업하기에 더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짧지만, 강한 여운을 준다.
그리고 또 한 작품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병 속의 도깨비" 이 작품도 필히 챙겨 읽어야 한다. 여러편의 단편도 있고, 시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재미는 위에 열거한 세 작품이다. 작품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적고 싶지만, 단편소설의 단점은 줄거리를 적으면 내용이 다 나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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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그다지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책을 즐겨있다 생긴 나쁜 습관 중 하나가 무조건 어렵거나, 이슈가 된 책을 찾는 것이다. 그런 책을 읽어야만이 왠지 지성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뭔가 해낸것 같은 특별한 기분이 들곤한다. 그러다 간혹 읽게 되는 어린이 문고는 나에게 좋은 충고를 주곤 한다. 이해하기 쉬운 줄거리와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는 어떤 유명한 작가의 글보다 많은 걸 느끼게 한다.
헤럴드 블룸의 "이제 그만 울어요"는 너무 이쁜 책이며, 특별한 동화책이었다. 책 내용을 전혀 모르고 이 책 을 받았을때 제목을 보고 조금 당황했다. "이제 그만 울어요"라.. 소설책이라 하기에 참 촌스러운 제목이고, 추리라고 하기엔 암담한 그런 이름이었다.
이 책에는 총 5편의 짧은 동화와 여러편의 시가 들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마 사람들은 아! 하고 반가운 표현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속에는 어린이 동화집에 있던 반가운 내용들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다시 읽어도 오싹하고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레오 톨스토이의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땅이 필요할까"는 어린이보다는 어른들이 꼭 읽어야 할 동화다.
이 글을 두번째 읽는데, 읽을수록 무섭고, 등골이 오싹하다. 귀신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괴기스런 내용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을수록 공포란 단어가 먼저 생각나는 건 인간의 욕심을 단순하면서도 직설적으로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불행을 자초하는 인간의 끝없느 욕심을 그리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다가 마지막엔 깊은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는게 "이것만 해결되면 참 좋을텐데.."란 말을 하면서 막상 그게 채워지면 또 다른걸 원하는 어쩔수 없는 인간의 욕심을 너무나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욕심이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깨진 항아리와 같다.
총 5편의 단편중 내가 추천하는 이야기는 웨이크필드와 페르시아 사람 알리의 이야기다. 너무 짧은 내용이라 여기다 줄거리를 다 적는다면 읽는 사람들의 재미가 줄어들것 같아서 그건 참았다. 웨이크필드 이야기는 참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난 그 이야기를 읽고서 "미.친.놈"이란 말을 바로 내뱉었다. 참 짧은 내용의 글이었지만, 또 그만큼 흥미있었다.
<이제 그만 울어요>는 편한 맘으로 가볍게 읽기에 참 좋은 책이지만, 결코 가벼운 내용의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자신할 수 있는 건.. 분명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란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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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시리즈로 구성된 책 중 겨울편인 겨울 사자에 이은 빨간 구두를 펼쳤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내게 빨간 구두 역시 매혹의 대상이다. 이 책은 또 얼마나 멋진, 혹은 얼마나 소름 돋는 이야기를 내게 들려줄까? 표지에서 풍기는 느낌은 순결한 아름다움, 그 자체인데 과연 그럴까, 펼쳐보자. 몇 해전에 김혜수의 열연으로 화제를 불러온 영화 분홍신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 안데르센의 이야기와 닿는다. 바로 그 이야기가 나를 맞는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우리는 어떻게 기억할까?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을까? 정확하게 기억하지 않았기에 그 놀라움이 더 컸다. 빨간 구두를 신게 되면서 원하지 않게 춤을 추어야하는 카렌, 멈출 수 없는 그 욕망은 빨간 구두 그 자체인지 모르겠다. 욕망은 그렇게 숨길 수 없는 것인가 보다. 만약 카렌이 아닌 내가 빨간 구두를 만났다면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을까, 장담할 수 없다. 빨간색이라는 것은 그렇게 욕망을 자아낸다. 찰스 디킨슨의 신호원은 처음부터 음산하고 기묘하게 시작된다. 사람인듯 사람이 아닌듯 그렇게 묘사하고 있다. 고독감의 표현은 또 다른 존재를 만들어 낸다. 그 허상은 외로움의 또 다른 이름이었을 것이다. 결국 그 외로움은 죽음으로 이어지고 만다. 가끔 사람들이 만나는 유령은 무엇일까? 기이함은 모파상의 오를라로 한층 더 깊이를 더한다. 나 아닌 또 다른 나, 그것은 진정 무엇이며 누구인가? 그 존재를 확인 할 수 있을까? 문학이기에 가능한 것일까? 애드거 앨런 포의 윌리엄 윌슨 역시 독특한 이야기이다. 두 명의 윌리엄 월슨이 등장한다. 둘 인지 하나인지 나는 헤메였다. 책을 읽는 내게 그 어지러운 정체성의 혼란이 전염된다. 과연 진짜 나는 누구이고 나를 조종하는 이는 누구일가. 마음속에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빨간 구두의 욕망의 끝은 두 발을 버리는 것으로 이어지며 나머지 세 편은 존재에 대한 물음뿐이다. 내게도 질문을 던져본다. 과연 내 안에 선과 악은 어떻게 대립하고 있는가? 욕망을 절제할 수 있는 힘이 있는가? 그 처철한 끝을 만나고 보니 자신을 다스릴 성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 헤럴드 블룸 시리즈에는 단편을 함축해 놓은 듯한 그림이 함께 한다.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오싹함이 무척 크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시리즈를 계절과 함께 차례로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더불어 장대한 시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주목한만 장점이다. 내게는 낯선 경험이었지만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이 책, 조카가 노리고 있다. 이런 즐거움이 책읽기에 대한 뿌듯함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