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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인간이 들어가 있는 역사와 인간이 역사 서술에서 빠져버린 역사가 그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온 역사는 역사의 발전이니, 구조니, 제도니 하는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것 즉, 인간이 빠져버린 역사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통사로서의 역사만을 배운 것 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가 아닌 이야기로서의 역사, 우리선조들의 생활사로서의 역사를 정리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사 전체를 생활사로 조망하는 작업을 하였고, 그 결과 ①인간과 자연, ②가족과 혼인, ③사회와 신분, ④국가와 제도, 그리고 ⑤외교와 이민족의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자료를 모았고, 우선 사회와 신분까지를 세 권의 책으로 내었다고 한다. 세 권의 책중 이책은 그 첫번째로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기본시각을 다룬 서론부분과 인간과 자연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국인의 삶과 죽음’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들의 자화상과 삶의 모습을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여행을 할 수가 있다. 우리들의 삶의 모습은 너무나도 일상적이기에 막상 우리들은 놓쳐버릴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것을 보는 방법은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과 역사기록 속에 나타난 모습을 보는 것 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외국인이 쓴 여행기와 각종 실록 등에 나타난 글을 매우 많이, 빈번하게 인용하고 있다. 저자는 먼저 우리의 자화상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음식, 문화, 기질, 결혼, 장례 모든 것에 대해서 일반적인 우리 조상들의 생활사를 정리하고 있다. 우리의 음식을 이야기 할 때는 동양3국이 다 다르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네 음식은 밥에 반드시 국이 따라 붙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도 뜨거워야 하고 말이다. 이것은 밥을 먹는 것을 대단한 일로 만들었고, 그래서 전투능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데 까지 비약(?)이 된다. 또한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는 찬란하기 보다는 서민적이라 부르는 게, 더 사실에 맞을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외국인도, 그리고 우리들 자신도 인정한 우리들의 자화상은 물산이 적은 나라, 약소국가라는 사실이었다고 한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조선전기 우리가 내세울 수 있고,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산출되는 것은 소금, 물고기, 미역 이 세 가지였다고 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다 보니 전부 바다에서 나는 것 이었다. 땅에서 나는 생산물은 우리가 먹기에도 허덕일 정도로 빈약한 편이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조급성은 근대에 들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옛날부터 있었음이 세종실록이나 광해군일기에도 기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정조는 당파싸움의 원인을 큰 전쟁이 없는 것에서 찾기도 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제외하고는 전쟁이 거의 없어 무과를 약화시킨 것은 물론, 밖으로 분출해야 할 에너지가 내부로 방향을 바꾸면서 당쟁이 일어나고 격화되었다고 말한다. 탕평책을 쓴 것으로 알려진 정조의 해석이 눈길을 끈다. 그 밖에도 지방색과, 전통문화 그리고 결혼과 장례에 대한 우리의 모습이 소개되어 있지만, 서론부분에서는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또 조선시대 사대주의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제일 먼저 미국을 방문하는 현실에서, 조선의 사대주의는 비판하면서 왜 현재의 우리상황에는 견주어 보지 않느냐고.. 저자는 우리의 삶과 죽음에 대해 전해지는 기록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중간중간 이어지는 저자의 말이나 생각을 빼버려도 텍스트는 우리에게 조상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그대로 이야기 해준다. 세상의 탄생을 알려주는 창세가가 우리에겐 없지만, 단군신화를 들려주고, 우리가 태어나서 살고 있는 이곳이 농경사회 이었기에 형성될 수밖에 없었던 여러 풍속들을 알려주고, 죽음에 대한 생각과 무덤이 어떻게 발달해왔는지, 사람을 제물로 바친 이야기며, 그리고 망자를 기억하기 위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한 우리의 선조들은 사람을 평가할 때 무엇을 중요시 했는지, 그리고 풍수지리에서 국가풍수와 개인풍수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설명하고 있다. 실록에 나타난 인물평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남이와 우리는 역사를 배워오면서 통사중심으로 배워왔다. 그러기에 외워야할 것은 많았지만 막상 우리네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왕조가 어떻게 변했고, 지배층들이 어떤 생활을 하였는지는 알고 있지만, 이땅에 태어난 대부분의 우리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또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것은 배운 기억이 별로 없다. 이 책은 이야기 책이다. 어렸을때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서 듣던 할머니의 구수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역사속에서 사람들이 살아서 움직인다. 그렇다고 허구의 이야기는 아니다. 수많은 역사책들과 실록에서 찾아낸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네들이 살아가는 일상적인 생활사로써 바라보는 역사, 이 땅에 태어나서, 이 땅의 방식대로 살아갈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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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서울대 국사학과 송기호 교수는 생활사에 관심을 가지고 모은 자료들을 5분야로 엮을 생각을 했다. 그래서 5가지 주제로 나누었다. 1부는 인간과 자연, 2부는 가족과 혼인, 3부는 사회와 신분, 4부는 국가와 제도, 5부는 외교와 이민족이었다. 프롤로그부터 시작해서 3부까지의 내용으로 3권의 책을 엮었다. 이 책은 그 중의 프롤로그와 1부에 해당되는 내용이다.지난 달에 2부에 해당되는 '시집가고 장가가고'를 읽었다. 내용이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나머지 두 권도 마저 읽었다.
프롤로그 부문에서 외국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우리 나라,우리 사회의 특색이 '아파트,커피,산'이라는 것은 시작 단계부터 큰 흥미를 유발했다. 아파트가 거주하는 가구가 우리 나라의 1/2 이상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우리의 도시가 다른 나라와 완연히 구분되게 아파트가 중심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외국인 눈에는 색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커피 자판기가 우리 나라 자판기의 2/3를 차지한다는 것도 새롭게 느껴젔다. 그리고 그 원인을 우리 음식이 짜고 맵고 자극적인 것으로 변했기에 더 자극적인 커피를 유독 좋아한다는 의견이 타당하다고 느껴졌다. 소위 '다방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데, 김치 찌게나 부대 찌게처럼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나서는 다방 커피가 생각나는 것은 그 달달하고 강한 맛이 짜고 매운 맛을 누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산에 대한 부문도 항상 집 가까운 곳에 산이 있어서 별로 생각하지 못한 부문이었다. 전 국토에 널리 퍼져있는 산으로 인해 도로 교통이 잘 발달하지 못하여 수레를 사용하지 못하고, 결국 걸어다니게 되고, 그래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잘 걷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건강을 다지기 위해 산행도 익숙하게 보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하니 자연 환경에 따라서 얼마나 다르게 살아가는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100여년 전 서양인들이 묘사한 한국사람은 체격 조건이 좋고, 미학적으로도 우수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서양인에 대한 컴플렉스가 보편적인 한국 사람들에게 있는데, 100여년 전만해도 신체적 우수성과 흰 옷을 입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묘사한 것이다. 국운의 쇠퇴와 더불어 문화적,경제적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서양에 뒤진다는 왜소 컴플렉스에 사로잡혔다고 분석하는 저자의 의견에 동감했다. '빨리빨리'가 해방 이후 생긴 우리나라의 특징이 아니라 세종 시대부터 언급된 것을 보면 우리 국민의 기질이라고 평가했다.문치 중심의 운영, 기록의 나라를 지향, 손님의 접대가 후하다는 사실은 우리 국민의 특색이다. 지방색에 대한 언급은 영조와 정조 때 유독 많이 나온다. 18세기가 되면 서울과 지방이 점차 분화되는 양상이 나타남에 따른 내용이다.
조선시대의 사대주의는 모두들 비판하는데 현재 우리의 상황에 견주어보지는 않는다. 중화인 명나라가 멸망하자 '소중화 의식'은 '조선중화의식'으로 탈바꿈하였다. 그래서 조선 후기 비석에 '有明朝鮮國'이라고 하여 명나라에 속한 조선을 강조한 표현도 많다. 많은 부문이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수,당 맞대결은 벌였던 고구려가 결국 삼국 통일의 최종 승자가 되지 못한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사대와 자주에 대한 끝맺음은 묘한 느낌을 주었다. 후세에서는 대한민국을 평가할 때 미국을 사대주의 대상으로 한 국가였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우리 나라 고유의 세상의 탄생에 대한 설화가 없다는 점과 죽은 이에 대하여 땅에 매장하는 문화가 항상 존재한 것이 아닌 점도 흥미로웠다. 조선 시대 신주에 대한 사회적 강박 - 목숨까지 바쳐가며 지키고 그것이 칭찬이 되는 것-이 북한에서는 초상화에 대한 강박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학교에서 배운 대부분의 역사는 왕조 중심으로 역사에서 외워야 하는 부담으로 다가왔는데, 이 책은 우리 민족의 대한 생활사이기에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역사 시간 수업이 이런 생활사에 대한 공부가 보완된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에 대하여, 자신 민족에 대하여 모르기에 엉뚱한 컴플렉스를 가지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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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참 부드러우면서도 역사의 질곡을 알기쉽게 풀이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