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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스님은 ‘도룡뇽 소송’으로 널리 알려진 분이다. 고속 철도 관통으로 죽어가는 뭇생명들의 천성산을 살리고자 숲으로 나온 스님. 스님은 45일 간 3,000배 기도를 하거나 오랜 기간 단식을 하기도 했는데 정부는 기존 노선 강행만 반복 주장할 뿐이었다. 요지부종인 정부에 맞서 지율 스님과 어린이, 학생, 시민, 종교인, 교사, 교수,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너도 나도 ‘도룡뇽의 친구들’이 되었다. 그러고는 ‘도룡뇽 소송’을 통해 도룡뇽이 천성산에서 살 권리를 주장했다. 다른 존재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느낄 수 있고 그 고통을 대신 호소할 수 있는 생태 감수성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감성이 아닌가. 더구나 4대강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강과 산과 들에 존재하는 뭇생명의 터전을 불도저로 송두리째 밀어버리고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지율 스님은 강을 지키기 위해 현재도 외롭게 싸우고 있으니 우리는 언제 다른 생명들을 우리와 동등한 존재로 바라볼 것인가.
오카 슈조가 쓴 이 책 또한 다른 생명들 또한 우리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주제를 품고 있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5학년인 가와다 다이스케. 가와다 다이스케는 가을 황금연휴를 맞아 아빠와 둘이서 아빠 고향으로 놀러 간다. 그곳에서 사촌 누나와 사촌 동생과 함께 카드놀이를 하다가 투구산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사촌 누나가 왼손 집게손가락으로 가리킨 쪽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 투구산인데 그곳에 원숭이가 산다는 것이다. 이튿날 다이스케는 사촌 누나와 사촌 동생과 함께 투구산에 올라 원숭이를 보지만 돌아오는 길에 그만 길을 잃어버린다. 시골에서 자란 사촌 누나와 동생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길을 잃은 다이스케는 캄캄한 숲 속에 혼자 남아 나무 구멍 속에서 잠에 곯아떨어지는데 동물들에게 발견되어 끌려간다. 동물들에게 끌려간 사람 우리에는 이미 잡혀온 마키노 할아버지가 있고 다음날 동갑내기 여자아이 요시코도 잡혀 와 갇힌다.
인간 동물원에 갇힌 이들은 보름날 동물들에게 재판을 받는다. 재판이 있을 광장으로 나가보니 먼저 끌려와 있는 남녀 두 쌍도 있다. 한 쌍은 화려한 오토바이 폭주족 옷을 차려입은 젊은이들이고, 한 쌍은 작업복을 입은 농부들이다. 동물들은 이들에게 재판을 시작한다. 너구리 재판장에 멧돼지 검사, 사슴 변호사까지 있어 어엿한 재판 형식을 띤다. 첫 재판 대상인 젊은이들에게는 가혹한 화형이 처해진다. 이 두 사람은 차와 오토바이로 야산을 마구 돌아다니며 너구리 세 마리, 토끼 한 마리, 고양이 몇 마리를 죽인 죄다. 필요에 의한 살상이 아니었던 것. 농부들에게는 자연 목장행을 명한다. 지금까지 토끼 세 마리, 여우와 너구리를 각각 한 마리씩 죽였지만 평소에 선량에게 살았던 것이 참작된 결과다. 동물들에게 해악을 끼친 사람들에게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는데 직접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마키노 할아버지에게도 죄를 묻는다. 이 부분은 새겨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문장이다.
멧돼지 검사가 힐끗 노려보고 계속해서 말했다. “이들은 인간들이 지은 온갖 잘못을 보고, 듣고,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막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죄가 있습니다. 특히 가장 나이 든 남자의 죄가 무겁습니다. 이 남자가 살아온 시대야말로 우리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파괴한 시대였습니다. 이 남자는 자연 파괴 시대에 인간 편에 속해 살아온 것입니다. 파괴당하는 편에 속한 우리 목숨이나 마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인간들을 위해 개발하는 편에 서 있었습니다. 그 동안 이 남자는 그런 개발에 대해 아무런 반대도 하지 않았고 반대 운동에 참가한 적도 없었어요. 반대는커녕 개발이나 과학 발달에 대해 한 치 의문조차 품지 않고 과학이야말로 인류 미래를 열어 주는 길이라고 강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말하자면 이 남자의 죄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인간만을 위한 개발을 지지한 죄입니다.” (97 - 98쪽 발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죄를 묻는 이 엄격함은 오카 슈조의 생각과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드러낸다. 따라서 동물들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자연 목장으로 보내지는 벌이 내려진다. 자기가 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주위에 힘없는 자를 도와주거나 남에게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하는 것, 그것을 제대로 배우게 하려는 배려의 뜻도 담겨 있다. 재판에 따라 인간들은 죽음을 면치 못하거나 자연 목장으로 보내진다. 자연 목장은 인류의 초기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그곳에서 신의 목소리를 듣는 아이들은 살아남아 인간계로 다시 돌아오고 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할아버지는 끝내 주검으로 발견된다. 인간의 눈이 아닌 자연이라는 더 큰 눈으로 현실을 비판하고 있는 이 책은 에리히 케스트너의 동화책 『동물회의』,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을 떠올리게 하거니와 신의 목소리에 따라 살아야 함을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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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비오는 날에 미끄럼틀아래에서>라는 일본 동화를 읽고 오카다 준이라는 작가에 푹 빠져있다. 도서관에서 오카다 준이 쓴 동화책을 모두 대출해 와서 보니 오카 슈조라는 작가가 쓴 이 책 <신들이 사는 숲속에서>가 한권 껴 있었다. 목판화로 그려진 표지 그림이 제목만큼 강렬했다. 나무 구멍안에 남자아이가 앉아 있고 동물들이 그 안을 지켜보고 있는 선이 굵은 그림이 이 아이가 겪을 일들을 알려주는 것 같다. 가을황금연휴를 맞아 아빠와 함께 아빠 고향 으로 놀러온 5학년 남자아이 가와다 다이스케. 큰집 사촌들과 놀다가 원숭이를 보러 뒷산 투구산에 올러간다. 뒷산에 가는 아이들에게 다이스케 아빠는 '준비가 부족한 등산은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며 준비물을 철저하게 챙켜 보낸다.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왠지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된다. 역시 아빠의 말대로 원숭이를 보고 산을 내려 오다가 다이스케는 사촌들을 잃어비리고 길을 헤맨다. 그리고 숲 속 동물들에게 잡혀 어리론가 끌려온다. 보름달이 뜨는 밤 그곳에 잡혀 온 다른 사람들과 재판을 받고 자기와 같은 나이는 요시코와 함께 "이 지구에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이 서로 의지하며 산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죄"를 판결받는다. 그리고 신이 허락할때 까지 자연농장에서 살아야 한다는 벌을 받는데.. 다이스케는 그곳에서 자신의 죄를 깨닫고 신의 뜻을 알게 된다. '신의 뜻"이라는 말이 이 이야기 속에 자주 나온다. 우리 인간들을 자연이라는 신의 뜻에 맞게 살고 있는 것일까? 이 동화는 다이스케를 통해 신이 뜻이 무엇인지, 우리 인간이 얼마나 오만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아이들의 동화이지만, 환경파괴와 생명존중이라는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판타지 공간을 빌려 한 소년의 흥미로운 성장가 모험으로 이야기 한다. 한권의 동화이지만, 책 장을 덮는 순간까지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