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매하고 모호한.. 비판적인 생각은 건전한 민주사회에서 애어른을 할 것 없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어른이 버릇없는 애들을 건전하게 비판하는 것처럼 애가 덜 성숙한 어른들을 건전하게 비판할 수도 있어야 한다. 또 어른들도 이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건전한 비판일지라도 <예의와 도덕>이란 가치 때문에 건전한 비판이 욕을 먹는 경우가 벌어진다. 예컨데 <어른들께는 공손해야 한다> 거나 <어른들 말씀에 토를 달아서는 안 된다>는 것 말이다. 이 둘이 맞부딪칠 경우에는 늘 <비판>보다 <예의와 도덕>이 이기기 마련이다.
이 둘 사이에 적절한 경계는 어디 쯤일까? 애매하다. 금연장소인 버스정류장에서 뻔뻔스레 담배를 피는 아저씨에게 여중생이 금연장소이니 담배를 꺼달라고 요구하면 으레 꺼야 마땅함에도 어른에게 말투가 건방지다는 둥, 쏘아보는 눈빛이 거칠다는 둥 공손하지 않다는 타박을 하며 언성을 높이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린 학생이 한없이 예의바르게 요구하면 마뜩찮게 인상을 찌푸린 어른이라면 당연히 주위 사람들도 어린 학생의 편을 들겠지만, 따박따박 따지고 드는 어린 학생이고 여기에 당혹해하는 어른이라면 주위 사람들도 어린 학생보다는 어른의 편을 들기 십상이다. 어느새 <금연 장소>에서 담배를 폈다는 사실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언어예절의 중요성, 그렇다고 비판적 사고를 억압해서야.. <한 마디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듯, <말>의 중요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 책은 초등5학년 여학생 엘로이즈의 <비판적인 사고>와 <언어 예절> 사이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것인지 고민하다가 결국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 나아가 <자기다움> 즉, <자기정체성>을 찾는다는 <철학동화>랄 수 있는 이야기다.
자칫 어린 학생들에겐 심오한 주제일 수도 있겠으나 <성숙한 민주시민>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꼭 필요한 두 가지, 곧 <비판적 사고>와 <언어 예절>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이다.
특히 우리 <인터넷 댓글 예절>에도 꼭 필요한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막말에 가까운 댓글>과 <적절한 비판을 담은 댓글>도 참 가르기 힘들고,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둘 다 포기할 수 없다. 비판이 없는 사회는 <가식>으로 가득할 테고, 언어 예절이 실종한 사회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사회일테니 말이다.
가족끼리 식사를 하면서도, 혹은 학교수업에서 다뤄도 좋을 주제다. 물론 학생들 스스로 책모임을 만들어 각자의 <사고>와 <언어예절>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한다면 더할나위 없을 테고.. |
|
따지기 좋아하고 자신의 생각을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엘로이즈는 따지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은 물론 선배들까지도 부당하다고 여기는 처사에 대해서는 언제나 불만을 내보이며 할말은 하고 만다. 언제나 자신은 옳다고 생각하면서.....가장 친한 친구 노라는 그런 엘로이즈에게 언제나 옳은 것만이 아니라며 이런저런 충고를 하게 된다.
요즘 아이들도 자신의 생각을 너무도 자신있게 말을 하여 가끔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한번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거나 상대를 이해했으면 하는데 자신이 받은 불편함이 언제나 우선이라 상대에게 불편한 언행을 내비친다. 언제나 따지듯이 말하는 말투를 어른들은 분명 건방지고 버릇없는 아이들로 보일테다. 주인공 엘로이즈도 그렇다. 수업을 제시간에 마치지 않는다고, 친구가 마음대로 영화를 예매 했다고 상대를 가리지 않고 옳지 않은 행동이라며 왜 그랬는지 따지는 듯한 말을 내뱉는다. 자신은 옳은 행동이었다 생각하지만 오히려 선생님에게 벌을 받고 부모님에게도 야단을 맞는다.
결국 엘로이즈는 노라의 충고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여자아이가 되기로 하는데, 너그러움.인내.친절을 행동기준으로 삼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차선책으로 흥분할때는 딸기파이를 상상하기로 하는데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기는 하지만 엘로이즈는 6학년 선배의 생일파티에서 자신의 천성을 버릴 수 없음을 알게 되는 사건이 발생 하는데.....
엘로이즈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말을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같은 말이라도 언제 어디 어떻게 해야하는지 주의 깊게 생각하기를 일러주고 있다. 마냥 엘로이즈의 말과 행동이 옳았을지라도 상대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언제나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것에 익숙하다. 지나친 자신감으로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마저 보이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럴때마다 세월과 함께 많은게 변한것을 실감한다.
이 책은 크레용하우스 한무릎읽기 시리즈로 여기서 '한무릎'이란 한동안 착실히 하는 공부'를 뜻하는 우리말이라고 한다. 착실하고 끈기 있는 책읽기를 통해 아이들의 올바른 가치관, 열린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출판사의 마음처럼 부모의 마음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언제나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생각과 열린 마음을 갖기를 희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