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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익숙해 보이는 캐릭터들이 오히려 흥미를 반감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을 펼쳐서 읽는 순간 마치 노란 호박수프 속에 푹 빠져 단 맛을 음미하는 듯 달착지근한 즐거움에 빠졌다. 이 책이 왜 10권까지 나왔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해 주는 즐거움이자 스토리의 맛이었다.
이 책이 즐거움을 주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스토리의 힘. 그림체가 너무나 익숙해 오히려 진부해 보일 지경인데(이 점은 내가 원래 학습만화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는 개인적 취향에서 의거한다) 실재로 스토리를 음미하면서 읽다보면 의외로 생각보다 그림체와 스토리가 찰떡궁합으로 잘 어울린다. 필요없는 캐릭터도 없고 필요없는 장면도 없다.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스토리 속에 새롭게 변신한 동화 캐릭터들이 천방지축 뛰어다닌다. 동화 캐릭터 반전의 묘미가 참 흥겨웠다. 개인적으로는 도로시가 아주 맘에 들었다.
이 책은 그냥 재미있다. 변신한 동화캐릭터들이 신선하고 블록을 활용한 수학 공식도 신선하다. 10권을 보고 나면 11권이 보고 싶어진다. 그것도 빠른 시간내에 말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충실한 내용만큼 책표지가 여타 학습만화와 조금 차별화되는 면이 있었으면 하는 점이다. 사실 멋진 그림체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표지만으로는 그닥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사실 전형적인 학습만화는 아닌 것 같다. 형식은 학습만화 스타일로 가고 있지만 스토리의 반전이나 발상은 스토리텔링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스토리와 수학 공식 둘 중에 어디에 이 책이 무게감을 두고 있냐고 묻는다면 내가 보는 견지에서는 '스토리'이다. 지극히 만화적인 발상과 연출. 참 재미있다.
한가지 씁슬한 느낌도 있다. 아이들은 과연 이 책에 틈틈히 소개되는 수학 문제들을 풀어볼까? 아님 만화만 볼까? 더 나아가서 시중에 소개되고 있는 교과목 위주의 여러 학습만화들(이중에는 엄마들이 수천만권 넘게 사준 책들도 있다)을 보는 아이들은과연 거기에 나오는 수학, 한자, 영어 문제들을 다 풀어보았을까? 그런 학습만화는 학습에 도움이 되는 만화일까? 아님 학습이라는 향신료로 엄마들을 유혹하는 만화일까?
만화를, 그것도 지극히 만화적인 만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학습이 곁다리가 될 수 도 있는 학습만화 열풍이 가끔 아쉽다. 엄마들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이 책도 스토리 자체만으로도 재미있고, 스토리속에 녹아있는 수학 문제들도 재미있는데 굳이 따로 수학문제들을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양념이고 선전용일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좋은 스토리로 엄마들에게 승부수를 던질 수 없는 현대의 학습만화 시장의 양태가 정말 가끔, 아주 가끔, 아쉽다.
<이 책을 읽으면 좋을 사람들>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가 좋아!파 동화패러디 정말 재밌죠? 파 드래곤볼같은 만화 정말 재미있어~파 어디 발상 좋은 만화 스토리텔링 없나?를 찾는 만화가 지망생
<이 책을 읽으면 실망할 사람들> 학습만화 싫어~파 만화에 감동이 빠지면 만화가 아니지~! 감성파 탄탄한 플롯이 있는 추리물, 서스펜스, 역사물을 좋아하는 사람 학습만화라면 정말 학습이 되어야지! 진지한 연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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