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밖으로 단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지만 호기심 많은 열두살 소녀 옥화의 이야기이다. 결혼풍습이나 빨래하는 것, 공부하는 것, 집안 풍경, 널뛰기 등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지만, '바깥 세상을 보기 위해 널을 뛰었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풍습을 말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설명이 너무 길다는 느낌이다. 마치 '나는 조선에 대해서 이렇게나 많이 알고 있다'고 자랑하듯이. 옥화가 즐겁게 널을 뛰고 나서 부엌에서 뭔가 생각한 뒤 뭔가 더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마지막 장면이었다. 미류의 결혼은 옥화가 바깥으로 나가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짐수레에 숨어서 나갈 정도로 엄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미류가 집안의 품위 때문에 옥화를 만나주지 않은 것, 옥화가 바깥에서 양인들을 보고 그들에 대한 아버지의 의견을 들은 것 등은 주제와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양반집 여자아이가 글을 읽지 못하는 것도 수상쩍고 시집 갈 때 외에는 바깥에 전혀 나갈 수 없다는 것도 금시초문이다. 묘사력은 뛰어나지만 이야기에 굴곡이 없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