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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또는 ‘손오공’이라는 단어를 처음에 책으로 접했는지, 만화책으로 접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서유기’ 보다는 ‘손오공’, ‘손오공과 삼장법사’ 등 으로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알고 있다. 내용도 ‘삼장법사’가 제자인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과 함께 경전을 얻으러 서역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렸지만 무사히 경전을 구해왔다는 줄거리 밖에는 생각나는 게 없다. 그래서 이번기회에 ‘서유기’를 읽어보기로 하였다. 우선 책을 구매하기 위해서 인터넷 서점에 접속하고 깜짝 놀란 것은 책이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억나는 줄거리를 생각하면 한 권으로도 충분할 텐데 3권에 각 권 400쪽 가까이 되는 것을 확인하고 내가 이전까지 알고 있었던 ‘서유기’는 ‘서유기’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일단 3권을 전부 읽고 서평을 쓰기보다는 1권씩 읽을 때마다 서평을 쓰기로 했다. 두 번째로 깜짝 놀랐던 것은 내가 알지 못했던 또는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과 뜻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팔계’의 원래 이름은 ‘저오능’이며, 삼장법사가 타고 다니는 백마도 사실은 서해 용왕의 아들이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서유기’에 나오는 주인공들 이름의 유래와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름들을 알아가는 재미 또한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1권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다면, ‘손오공’이 태어나서 여의봉을 얻게 된 경위와 하늘나라를 뒤엎다가 부천님의 속박의 굴레를 쓰게 되어, 저팔계, 사오정과 함께 ‘삼장법사’의 제자가 된 경위, 그리고 서역으로 경전을 구하러 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인삼과 소동으로 인한 죽은 나무 살려내기, 1차로 삼장법사에게서 쫓겨나는 손오공, 그리고 황포노괴와 싸우고 다시 ‘삼장법사’와 세 제자가 서역으로 향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금 딱딱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과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읽는 가운데 지루하다 싶을 때마다 읽었던, 풍자와 해학 그리고 낭만과 재치가 어우러진 동양소설의 최대 걸작이라고 하는, 그래서 중국인들에게 있어서는 1천 년 가까운 세월을 거치면서 완성된 소설 문학의 결정판이라고 하는 ‘서유기’의 2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감명 깊은 구절] “세 가지 경전이란, 하늘의 도리, 땅의 도리를 논한 것이요, 또 하나는 귀신의 세계에 빠진 중생을 건져내여 극락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이 ‘삼장’의 경전이야말로 참된 도리를 닦는 길이며 올바른 선으로 들어가는 법문이라 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동녘 땅으로 보내주되, 그곳에서 착하고 믿음 있는 사람을 찾아내어, 그자로 하여금 온갖 모진 고초를 겪어가며 내가 있는 이곳으로 찾아와서 이 경전을 가져다 저 어리석은 중행을 교화시키게 할 생각이다.” (102쪽) 그 열매의 이름을 ‘인삼과’라고 불렀다. 3천 년 만에 한 번 꽃이 피고 또 3천 년 만에 열매가 맺으며, 그로부터 다시 3천 년이 지나서야 열매가 익어서, 도합 1만 년을 거쳐서야 비로소 먹을 수 있게 된다. 그 1만 년 동안 맺히고 익은 열매는 겨우 30개, 그런데 이 열매의 생김새가 하필이면 세상에 갓 태어나서 사흘도 못 된 갓난아기의 모습을 빼어 닮았고, 게다가 두 팔에 두 다리마저 달렸을 뿐만 아니라 눈과 코 귀 입을 두루 갖추었는데, 이 열매의 냄새를 한 번 맡기만 해도 360세나 장수를 누릴 수 있고, 한 개를 먹었을 때는 무려 4만 7천 년이나 되는 아득한 세월을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244쪽) 천상의 동서남북 중앙의 별자리들과 은하계의 여러 별에 대한 점검이 시작되었으나, 이들 별자리는 모두 천상에서 제 방위를 떠난 이가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이십팔수를 조사해보니 스물일곱 별자리만 있고 규성 하나가 모자랐다. (39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