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Review MCMXLIV / 열린책들 12번째 리뷰] 우리에게는 '아라비안 나이트'로 익숙하지만 원제는 '천하룻밤 이야기'라는 뜻으로 <천일야화>로 전해진다. 그런데 여기에 논란거리가 하나 있다. '천일'이 千一(1001)을 가리키는 것인지, 千日(1000일)을 가리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어깃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왜냐면 당시 '아랍세계'에서 1000이라는 숫자나 1001이라는 숫자는 그저 '많다'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수많은 날동안 들려준 이야기'라는 뜻으로 이해하지, 꼭 정확한 숫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어쨌든 <천일야화> 속에는 말그대로 엄청난 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단 한 사람의 '서술자(세헤라자드)'에 의해서 들려주고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전하는 이야기에는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가 '단 한 명의 서술자'에 의해 전해졌다기보다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한데' 모은 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샤리아 왕의 엽기적인 행각을 멈추게 하려는 세헤라자드 왕비의 지혜가 <천일야화>의 핵심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 책은 18세기 초 프랑스 작가인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다. 이외에도 19세기 영국 작가인 리처드 프랜시스 버튼이 쓴 <천일야화>도 있다. 이 두 버전은 각각 다른 소설이라고 불릴 정도로 색다르다 하겠다. 분명 '아랍어로 쓰인 원작'이 존재할테지만, 이를 각각 '프랑스어'와 '영어'로 뒤쳐서 소개할 때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갈랑의 <천일야화>'는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야한 이야기는 걸러내고 교훈적이며 이국적인 정취를 최대한 살려서 썼다면, '버튼의 <천일야화>'는 그야말로 도색(桃色)적인 원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아서 그야말로 야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천일야화>를 기본적으로 두 가지 버전으로 즐길 수 있지만, 어느 것이 더 원작에 가깝냐고 묻는다면 나는 '앙투안 갈랑의 책'으로 꼽고 싶다. 애초에 '야한 이야기'는 원작에 담긴 핵심요소다. 왜냐면 샤리아 왕이 자신의 아내가 저지른 난잡한 불륜 때문에 분노했고, 그 때문에 온 왕국의 처녀를 왕비로 삼은 '첫날밤'을 치르고 나서 처형을 해버리는 일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왕의 아내가 정절을 지키지 않은 죄를 애꿎은 왕국의 처녀들에게 뒤집어 씌워서 죽여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는 분명 '샤리아 왕의 명백한 잘못'이다. 이에 세헤라자드 왕비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 왕국의 처녀들을 처형하는 '왕의 잘못'을 스스로 깨우치려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다. 그렇다면 세헤라자드 왕비가 이야기를 들려준 것만으로 샤리아 왕이 처형을 미룬 까닭은 무엇일까? 단순히 '이야기'가 재밌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수많은 이야기를 듣는 동안 깨닫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여자의 정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내가 부덕한 짓'을 저지른 것이 핵심이고, '남녀의 성행위, 그 자체'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자 행복이고,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랍어로 적혀 있는 '원작'에서는 가감없는 성묘사가 드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국 작가인 버튼은 <천일야화>에 담겨 있는 본질적인 '교훈'은 쏙 빼놓고 원색적이고 말초적인 '야한 이야기'만 골라서 노골적으로 추려놓았다. 이런 식이면 애초에 샤리아 왕이 세헤라자드 왕비를 살려줄 이유가 사라져버린다. 아내의 불륜으로 분노한 왕을 달래기 위해서 '야한 이야기'를, 그것도 '천하룻밤'동안 주절댄다고? 네 년의 더러운 생각보따리를 다시는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도록 단칼에 목을 자르리라고 말할 것 같지 않은가 말이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성행위 묘사'를 노골적으로 강조하여 '영어'로 뒤쳐낸 오류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에 프랑스 작가인 갈랑은 <천일야화>에 담긴 핵심요소인 '잘못의 깨달음'에 주목해서 매일밤마다 세헤라자드 왕비가 샤리아 왕에게 '교훈적인 이야기'를 전하려는 끝없는 노력이 아주 잘 담겨 있다. 그렇기에 점잖은 문화(?)를 가진 프랑스 국민들에게 노골적인 성묘사는 과감히 삭제하고, 내용을 축약하여 '건전한(?) 내용'만을 골라서 전달하려 했다. 이런 갈랑의 노력을 후대 작가인 버튼도 간파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아주 원색적인 성묘사만 골라담아 추려내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허나 버튼의 '야한 버전'도 읽는 맛이 있기는 하다. 건전한 성생활을 즐기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해..쿨럭 각설하고, 갈랑의 <천일야화>는 모두 여섯 권으로 되었으며, 그 첫 번째 책에는 <상인과 정령>, <어부 이야기>, 그리고 <세 탁발승과 다섯 아가씨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 각각의 이야기는 모두 별개의 이야기지만, 이야기속의 이야기, 다시 말해 '액자식 구성'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단 하나의 이야기'로 봐도 무방하다. 이는 세헤라자드 왕비가 매일밤 '동트기 한 시간 전'에 일어나서 해가 뜰 때까지 이야기를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세헤라자드 왕비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끊어서 한 까닭은 그렇지 않으면 '날이 밝는대로' 샤리아 왕의 아내는 처형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샤리아 왕의 분노로 인한 '법령'이며, 그 집행 또한 샤리아 왕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그런 왕의 분노와 의지를 꺾게 만든 것이 바로 '호기심'이었다. 바로 이 호기심이 '이야기에 담긴 힘'이라는 걸 세헤라자드 왕비는 간파하고 있었고, 이 힘을 통해서 잘못된 법령을 바로 잡고, 다시금 현명하고 사려 깊은 국왕으로 되돌리기 위한 '여인의 지혜'가 발휘된 셈이다. 이처럼 '남녀의 구분'이 명확했고, '왕의 군림'이 강력했던 시절에도 단 하나뿐인 목숨을 보전할 수 있는 것은 '지혜'뿐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교훈은 전세계 '옛이야기'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지혜는 인류의 유산'이 되어 입에서 입으로, 글을 통해 배움을 익히고 연구하는 방법으로 세대를 거듭하며 전승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지혜와 교훈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속에 녹여내어 스스로 깨우치도록 만들기 때문에 더욱 유익할 수밖에 없다. <천일야화>속에도 명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샤리아 왕은 하루 업무를 진행하기에 앞서 세헤라자드 왕비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얻은 '지혜'로 왕국을 현명하게 통치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처음엔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단순한 호기심'에 처형을 하루하루 미루지만,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그 처형은 한달두달 자꾸 미뤄지게 된다. 자, 그럼 계속되는 <천일야화>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다음 리뷰에서 다뤄보겠다. |
|
필자가 지도하는 <서사분석 실습과정> 수강생들과 천일야화를 읽고 토론했다. 그동안은 천일야화에 관한(about) 이런 저런 소문을 들었다면 이번 기회에 천일야화를 통과하여(through)보기로 했다. 함께 본문을 읽으며 구조를 분석하는 가운데 이야기 이면에 흐르는 삶의 철학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렸다. 천일야화는 이야기 이상의 삶에 대한 철학, 특히 이야기와 삶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가 발견한 내용들을 여기에 적어두고자 한다.
|
|
셰에라자드의 이야기가 시작부터 아주 강렬하게 빠져들게 만든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가 신기했고, 낯선 동양의 풍경과 환상적인 분위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한 편 한 편 읽을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 손에서 놓기 어려웠다~! |
| 천일야화 1권 리뷰입니다. 천일야화 즉 아라비안 나이트는 워낙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고 개인적으로 수많은 판본을 찾아 읽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내용에 대해서 명작이라는 점에는 이의는 없을 겁니다. 이번이 완역본이라서 추가로 찾아읽었는데 역시 좀더 전문적인 느낌이 듭니다만 그만큼 오히려 매력은 좀 떨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네요. 처음에 어떤 버전으로 읽었느냐가 어쩔 수 없이 작품의 느낌을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
|
유튜브에서 천일야화 이야기를 보다가 관심이 생겨서 이북으로 구매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고있습니다 적당히 도파민 도는 자극적인 이야기랑 전개또한 너무 흥미롭습니다 이북으로 보는데 나중에는 종이책으로 전권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
|
아라비안 나이트, 천일야화등으로 알려진 작품 왕비의 부정을 목격한 이후 극심한 분노와 혐오로 인해 왕은 여자를 믿지 않고 하룻밤을 보낸 이후에는 처형한다. 세예리자드 라는 현명한 처녀가 왕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궁금해 한 왕은 그녀를 처형하지 않고 매일밤 이야기를 듣게된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슬람 문화의 해악이나 가치관등을 경험해볼 수 있으며 매일밤 세예리자드를 통해 듣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끝없이 펼쳐지며 독자를 즐겁해 해준다. 6권이나 되는 장대한 분량이지만 너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니 관심있었던 분들에게는 꼭 한번 읽어보시라 추천하는 작품이다. |
|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요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래는 제일 재밌던 내용입니다. 술탄은 셰에라자드와 잠자리에 들었다. 그들의 침상은 동방의 군주들의 방식대로 높은 단 위에 놓여 있었으며, 디나르자드의 침상은 그 단 밑에 마련되어 있었다. 동트기 한 시간 전, 잠에서 깨어난 디나르자드는 잊지 않고 언니가 시킨 대로 큰 소리로 말했다. 「언니! 만일 자고 있지 않으면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조금 있으면 동이 틀 터인데, 그때까지 언니가 알고 있는 그 많은 재미난 이야기 중 하나를 들려주세요! 아아! 이런 즐거운 시간도 이번이 마지막일 테니까요!」셰에라자드는 동생에게 대답하는 대신 술탄에게 말했다. 「폐하! 제 동생의 청을 들어주는 것을 허락해 주시겠나이까?」「기꺼이 들어주겠소.」 술탄의 대답이었다. 그러자 셰에라자드는 샤리아 쪽으로 몸을 돌려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면 현대소설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나 단어가 이따금 눈에 띄는데 그것이 매우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일본소설을 읽을 때 가끔 느끼던 건데 정말 특이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