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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슬픈 여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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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문제는 자아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불거져 나온다. 그의 소설 속 여자들은, 나이기도 하고, 또는 이웃에서 여러번 마주치기도 하는, 아주 평범한 일상을 사는 여자들이지만 그의 소설속으로 걸어들어가면. 참으로 잘 진화된 여자들의 내면에 이렇듯 많은 분열이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못하고는 한다. 아무런 의심이나 의혹도 없이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는 내가 곧 소설
"그 많은 슬픈 여자들은....." 내용보기
항상 문제는 자아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불거져 나온다. 그의 소설 속 여자들은, 나이기도 하고, 또는 이웃에서 여러번 마주치기도 하는, 아주 평범한 일상을 사는 여자들이지만 그의 소설속으로 걸어들어가면. 참으로 잘 진화된 여자들의 내면에 이렇듯 많은 분열이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못하고는 한다. 아무런 의심이나 의혹도 없이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는 내가 곧 소설속의 화련이기도 하고, 작가의 말처럼 이토록 엄숙한 삶에게 가랑이를 벌려 노역을 하는 서커스의 여인이기도 하고청순하지만 무모하기까지도 한 은무가 되기도 한다. 그의 소설속 여자들이 모두 한통속이 되기도하고, 그러나 전혀다른 얼굴로 데면데면하기도 하는 분열과 통합의 과정을 여러번 겪고는 한다. 그렇지만 그토록 많은 여자들은 거의 대부분, 아주 다행스럽게도 자아를 인식하지 않고, 분열하지도 않고, 하나씩 아파트 한 공간씩을 차지하고 너무나 잘, 아름답게 살고 있다.
YES마니아 : 골드 s********7 2003.12.1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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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지금 지금까지 몇 번 그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었을까?
"그녀는 지금 지금까지 몇 번 그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었을까?" 내용보기
받는 순간 그 두툼한 페이지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98년부터 5년 동안 써온 중,단편 소설을 모은 것이니 그렇게 두툼할 만도 하겠다.   그녀의 소설을 읽다보면 가끔 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가슴이 뜨끔할 때가 있다.  어느 아파트 한 구석을 차지하고 들어앉아 제도의 보호권 내에서 살고 있지만 가끔 아니 늘 그 제도 밖을, 일상 밖을 꿈꾸는.... 아니 실제로 일탈한, 어쩌면
"그녀는 지금 지금까지 몇 번 그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었을까?" 내용보기
받는 순간 그 두툼한 페이지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98년부터 5년 동안 써온 중,단편 소설을 모은 것이니 그렇게 두툼할 만도 하겠다.   그녀의 소설을 읽다보면 가끔 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가슴이 뜨끔할 때가 있다.  어느 아파트 한 구석을 차지하고 들어앉아 제도의 보호권 내에서 살고 있지만 가끔 아니 늘 그 제도 밖을, 일상 밖을 꿈꾸는.... 아니 실제로 일탈한, 어쩌면 일탈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여성의 모습.   "나의 소설들은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 지극히 완강하고 평범한 삶의 구조 속에서 피워올린 좀 끔찍하게 찬란한 무지개 같다. 여기엔 이즘도 없고 주장도 없다. 다만 내면의 욕망과 갈등과 환상과 슬픔과 비명과 상상과 고적한 선의 전경이 있으며, 생의 공포와 길항이 있으며, 혼란 속에서도 분명한 좁고 긴 길이 오롯이 존재할 것이다." -작가의 말에서     어떤 사람: 결혼이란 당신에게 어떤 의미죠?나 : 무엇보다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정신적 독립. 그러나 그 독립이 자유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많은 생활의 부담과 스트레스, 삶을 전략적으로 계획하며 살아야 한다는 모종의 당위로 더욱 나를 얽어 매기도 하죠. 또한 결혼은 늘 내 옆에 있어주는 한 존재의 법적 체득입니다. 그리고 ‘평범한’, ‘정상적인’ 세계로의 진입이기도 하죠.  그리하여 이 세상에 잘 적응하여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욕망의 발로라고 할 수 있겠죠. 부모와 그리고 세상과 싸우고 싶지 않은 겁 많고 소심한 나와의 화해라고나 할까요...   "지극히 완강하고 평범한 삶의 구조" 안에 있는 나는 지금 "좀 끔찍하게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작가의 말처럼 이즘도 없고 주장도 없다. 그저 그 혼란 속에서 내가 지금 존재하고 있다고 명백하게 느끼게 하는 그 좁은 길을 잠시 걷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겁 많고 소심하고 무엇보다 그 평범하고 정상적인 세계가 주는 안락함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그 안락함과 바꿀만큼 그 좁은 길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지금 전경린의 소설을 읽으며 뜨금해 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이렇게 버벅대고 있는 것이다.   전경린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 그리고 이번 소설집을 읽으며 더 많이 든 생각. 과연 그녀는 지금까지 몇 번 그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었을까?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에서, 남편 모르게... 만약 그녀가 그저 그 무지개를 꿈꾸기만 했다면.... 난 아마 분명히 그녀의 소설가적 능력에 감탄하기 보단 실망을 할 듯 싶다.  
YES마니아 : 골드 p**7 2005.01.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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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정거장 - 위태로운 생의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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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 소설 속 여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불안하고, 위태롭고, 불행하다. 제도 속에서 뛰어나온 여자이든, 제도 속에 여전히 존재하는 여자이든. 그녀들을 구원해 주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지리멸멸한 그 생활이나마 간신히 유지시켜 줄 타락 정도만 있을 뿐. 타락을 통해 구원받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간신히 정말 살아나갈 위로 정도? 다른 남자를 통해 위안 받는다는 것, 불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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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린 소설 속 여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불안하고, 위태롭고, 불행하다. 제도 속에서 뛰어나온 여자이든, 제도 속에 여전히 존재하는 여자이든. 그녀들을 구원해 주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지리멸멸한 그 생활이나마 간신히 유지시켜 줄 타락 정도만 있을 뿐. 타락을 통해 구원받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간신히 정말 살아나갈 위로 정도? 다른 남자를 통해 위안 받는다는 것, 불륜을 통해 가정을 지켜나갈 힘을 얻는다는 것 참 아이러니하다. 소설 속의 그녀들은 모두 위험하다. 그러나 혀 끌끌대며 욕하며 보는 막장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른 것은 모두 그녀의 문체 때문일까? 자칫 불륜의 미학 같기도 하지만.

  한편 그리고 그녀들이 세상을 보는 시선은 지나칠만큼 무관심하고 덤덤하다. 그래서 어쩌면 제도권에 대한 저항이라기보다는 감상적인 도피(?)로 밖에 보여질 수 있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인 걸까?

 

  쉽게 읽을 수 없는 소설들이다. 그녀들의 위태로운 삶이 아프게 와닿아서일까. 몇 번이고 되새기고 곱씹으며 읽혀지는 책. 그 동안의 단편들을 모은 책이라 그런지 더 주옥같다.

 

  그러나 한편, 왜 저렇게 저들은 아파야만 했을까 의문도 든다. 황폐하고 무의미하다고 여겨지는 삶이란 어쩌면 평온한 일상이 그저 반복되어져서는 아닐까? 그것은 어쩌면 누군가가 바라는 행복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바다엔 젖은 가방들이 떠다닌다>의 주인공이 꿈꾸는 한결같고 따스하고 잔잔한 풍경화 같은 결혼이, 받아들여지기에 따라 황폐하고 무의미하고 건조한 삶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권태는 때로 독이다. 그러나 그것을 권태로 받아들일런지 안온한 삶으로 받아들일런지는 자신의 선택이 아닐까. 근원적으로 전경린 소설 속 여자들은 언제나 전자이며, 어딘가에 매여있는 것을 거부한다. 그래서 흔들리고 파괴적이기도 한 그녀들은 그러나 자유로움 속에서도 온전히 행복하지 못하다.

 

  그녀들은 과연 어떻게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이 나이에 굳이 사랑하면서 살려는 사람은 어떤사람일까. 열정이 없을수록 삶은 더 선량해지는데...... 사랑 없이 못 사는 사람과 사랑 없이 사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p 260) 결국 사랑이 답인 것일까? 그러나 사랑도 오래되고 늙으면 인간적인 습성만 남게 된다(p 278). 그것을 또 참지 못하는 그녀들. 영원히 열정적인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데도, 언제나 항상 열정적인 그 무언가를 갈구하는 그녀들. 그래서 그녀들은 절대 만족할 수 없고, 또다른 무언가를 찾으려 노력한다. 그 과정은 결코 윤리적인 기준과는 무관하다. 그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삶은 무엇이란 말인가? 현실에 만족하며 살 수 있는 능력 또한 대단히 가치있는 것이라 여기기에, 나는 그녀들의 무모한 도전이 아주 와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런 상실감과 헛헛함.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지나가는 법이니까.

 

  여자라면, 자신의 삶이 지금 권태롭다고 여겨진다면, 나는 전경린의 소설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읽으며 동감하든, 난 이 삶보단 낫다고 위안 받든, 충분히 어떤 의미를 찾아가리라 믿는다.

  지금 삶이 행복하고 여유롭고 평온한 사람이라면 패스하시길! 그저 먼 외계 이야기로만 느껴질듯.

 



k*****u 2014.01.23.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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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같은 느낌이 나는건 저의 취향이기 때문이겠지만...
"공포소설같은 느낌이 나는건 저의 취향이기 때문이겠지만..." 내용보기
전 단편모음집을 좋아합니다. 이문구선생님의 말씀처럼 장편은 쓸데없이 말이 많아지는 곳이 분명 있거든요, 하지만 단편모음집은 그런 지루함이 없지요. 짧지만 가슴을 퍽하고 내리치는 감동적인 글들도 많아서 좋구요... 전경린의 '물의 정거장'을 읽으면서 전 개인적으로 너무 무서운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과 결혼이라는 제도속에 갇혀진 여자들이 숨막히고 답답한 현실을
"공포소설같은 느낌이 나는건 저의 취향이기 때문이겠지만..." 내용보기
전 단편모음집을 좋아합니다. 이문구선생님의 말씀처럼 장편은 쓸데없이 말이 많아지는 곳이 분명 있거든요, 하지만 단편모음집은 그런 지루함이 없지요. 짧지만 가슴을 퍽하고 내리치는 감동적인 글들도 많아서 좋구요... 전경린의 '물의 정거장'을 읽으면서 전 개인적으로 너무 무서운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과 결혼이라는 제도속에 갇혀진 여자들이 숨막히고 답답한 현실을 뛰쳐나오는 방법이란 것이 죄다 '불륜'이었거든요.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남이 보면 '불륜'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정말 보통사람이 제가 느끼기엔 충격적이기라고도 할수 있었어요. 소설인데 그 정도야 뭐 어떠냐.. 라고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의 단편들이 모두다 너무나 비슷하게 남편 아닌 다른사람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려 하고 그렇다고 나아지는 게 없다는 것들이 식상하게 느껴지면서 무섭게 느껴졌어요 따뜻하면서도 해학있는 소설을 좋아하는 제 개인적 취향때문인지는 몰라도 저한텐 무서운 소설이었습니다..-_-;;
s******6 2003.06.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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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작가의 매력적인책!
"매력적인 작가의 매력적인책!" 내용보기
상 받은 작가 위주로 읽다 실망하구, 작가믿구 신간이라 덥석 샀다 실망하구... 리뷰가 좋은 책을 고르기로 했더니 실망시키지 않네요 정말! 요즘은 리뷰에 반해서 책을 고르게 됩니다. 글 잘쓰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리뷰의 감동이 너무 커서, 책읽고 약간 실망하는 경우도 물론 있구여^^ 이책은 과거에 읽었던 책이지만 잊었던 감동이 되살아 나더군요. 여성작가 만이 여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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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받은 작가 위주로 읽다 실망하구, 작가믿구 신간이라 덥석 샀다 실망하구... 리뷰가 좋은 책을 고르기로 했더니 실망시키지 않네요 정말! 요즘은 리뷰에 반해서 책을 고르게 됩니다. 글 잘쓰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리뷰의 감동이 너무 커서, 책읽고 약간 실망하는 경우도 물론 있구여^^ 이책은 과거에 읽었던 책이지만 잊었던 감동이 되살아 나더군요. 여성작가 만이 여성의 심리를 아는것 같아요. 남성 작가들 책읽고 요즘 답답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 책읽고 좀 시원 해졌어요. 물론 주인공들의 상황이 시원한건아니지만 왜 동감이라는거 있잖아요. 같이 슬프고, 같이 속상하고, 같은편되주는 기분. 또 슬프면서 슬픔을 즐기는... 남성들은 동감 보다는 동지감, 소속감, 결과론적 성취감의 동물?이라 책내용도 그렇덜라 구여. 특히 전경린소설은 30대 여성에게 감동을 주며,많은 생각을하게 하더군요.
n******g 2004.11.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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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녀의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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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때로는 제 가슴에 철퇴를 쳐내는 것을 알면서도 가슴을 내주는 것 같은 일이기 때문에 전경린을 비롯한 다른 여류문학가들 의 소설 속 여주인공들은 아프고 비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물의 정거장'속의 그녀들은 어딘지 그 아픔을 한발 비껴나 다른 세계 속에 한발을 딛고 서 있습니다. 한발은 이편에 다른 한 발은 저편에 두고 그렇게 가만히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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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때로는 제 가슴에 철퇴를 쳐내는 것을 알면서도 가슴을 내주는 것 같은 일이기 때문에 전경린을 비롯한 다른 여류문학가들 의 소설 속 여주인공들은 아프고 비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물의 정거장'속의 그녀들은 어딘지 그 아픔을 한발 비껴나 다른 세계 속에 한발을 딛고 서 있습니다. 한발은 이편에 다른 한 발은 저편에 두고 그렇게 가만히 서 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혼곤한 잠처럼, 마법이 아니라 마술이기에 금방 그 눈속임을 알아채게 될것을 알면서도 기대듯 이 소설을 읽게 됩니다. 참고로 전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렸던 '부인 내실의 철학'과 '고양이는 부르지 않을때 온다' 에 실린 '낙원빌라'가 함께 실려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두작품은 두개씩 갖는 셈이 되었지요;
l*****6 2004.12.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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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받을 생각없는 전경린 소설 속의 그녀들... <물의 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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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엔 젖은 가방들이 떠다닌다」.마르코폴로라는 이름의 꽃. ‘헤픈 여자의 웃음 소리처럼 난만하게 흩어져 있던 꽃’이라고 작가가 표현한 그 꽃을 찾아본다. 결혼식용 꽃다발에 많이 사용되는 정말이지 활짝 벌어진 꽃임을 확인한다. 그렇게 흔하게 주변에 있었는데 그것이 마르코폴로라는 이름의 꽃이었음을 이제야 확인했군, 약간 한심스러워하다. 여하간 소설은 화련이라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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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엔 젖은 가방들이 떠다닌다」.
마르코폴로라는 이름의 꽃. ‘헤픈 여자의 웃음 소리처럼 난만하게 흩어져 있던 꽃’이라고 작가가 표현한 그 꽃을 찾아본다. 결혼식용 꽃다발에 많이 사용되는 정말이지 활짝 벌어진 꽃임을 확인한다. 그렇게 흔하게 주변에 있었는데 그것이 마르코폴로라는 이름의 꽃이었음을 이제야 확인했군, 약간 한심스러워하다. 여하간 소설은 화련이라는 이름의 여자와의 짧은 연애담이다. 황홀한 서막과 질퍽한 진행, 졸렬하게 결렬된 끄트머리에 대한 기록.

「다섯번째 질서와 여섯번째 질서 사이에 세워진 목조마네킹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기네스북에 실릴만한 긴 제목의 단편이다. “...피부의 숨구멍마다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새어나오는 듯한 잠이었다.” 이한과 금주, 하지만 이한과 유경.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야. 그런 생각이 나를 방문해. 아침에 깨어날 때나 밤에 잠들어갈 때 내 속에서 누군가 중얼거려. 이렇게 생이 끝나는구나…… 이렇게. 유경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 같은 거야. 내 삶은 유경을 지나가고 싶어해.” 금주는 이한의 이성애 상대였지만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고 지금 유경은 이한의 동성애 상대지만 이루어질 수 있을지 예측할 없다. “우리의 감정엔 그런 권위가 없어. 그냥 예외적인 감정이지…… 우린 사실 뭘 하고 있는지 잘 몰라. 사랑하는지, 미안해하는지, 열등감에 빠져 있는지, 그리워하는지…… 난 사실 잘 몰라. 미안해. 난 네게……” 오래전에 이미 읽었던 소설이다. 동성애에 대한 애잔함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동성애 커플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다. 잠실의 주공아파트 2단지에 살 때의 일이다. 우리집에서 내려다보이는 놀이터와 그 주변을 일본인 동성애자 커플이 산책을 하고는 했다. 한 사람은 머리가 길어서 뒤로 묶었고, 다른 하나는 단발이었는데, 두 사람은 항상 무슨 결계처럼 손을 붙잡고 길을 걸었다. 그리고 가끔 서로를 바라보고는 했는데, 그것이 서로를 너무나 사랑한다는 상징처럼 곱디 고와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는 했다. 소설이 발표된 99년보다 두어해 앞선 기억이다.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
중력을 이기는 여인. 하지만 사람과의 인력을 이기지 못한 여인이 사랑했던 류. 그리고 여자를 사랑했던 서커스단의 단장 최모. 참고로 메리고라운드는 놀이공원의 회전목마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메리고라운드처럼 사랑한다. 메리고라운드의 목마들은 앞만 바라본다. 앞의 목마들을 따라 돌고 돌고 또 돈다. 그렇게 멈출 때까지 돌지만 앞의 목마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그래서 운명같은 사랑이다.

「첫사랑」.
“...첫사랑이란 실은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어떤 억눌린 감정에 관한 추억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간혹은 있다. 첫사랑이 생애에 유일한 사랑인 사람들. 그런 확신이 단 한 번으로 영원히 자신을 사로잡을 때, 명료하지도 않고 약속도 없는 하나의 이미지가 존재의 결계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은우와 하록의 사랑 이야기. 열아홉살에 생을 마감한 하록과의 첫사랑. 그렇게 이루어지지 못했던 그러나 그럼으로써 완벽해진 은우와 하록의 첫사랑.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첫사랑이 있다. 바로 은우의 사촌 언니의 첫사랑. 자신의 첫사랑을 믿어 억지로 결혼했지만 집을 나가버린 남편을 간직하고 홀로 시름거리며 지체부자유를 앓았던 사촌언니의 집나간 남편은 오래 세월이 흐른 지금 사촌언니에게로 돌아왔다, 그리하여 완벽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으나 그럼으로써 이제 이루어진 첫사랑.

「달의 신부」.
설화의 현대적 차용인가? 늑대, 보름달, 여인, 여인의 남편과 여인의 아이.

「二月 荒凉的 脚步 」.
비루한 일상에 절망한 아내와 남편. 떠난 아내와 남은 남편.

「낙원 빌라」.
“...삶을 바꾸는 것은 말이 아니라 은밀하고 집중된 침묵 속의 통제력이었다...” “... 사랑이란 감정이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구체적으로 하면서 그 손끝에서 쌓아가는 경험의 축적이라는 것도…….” 낙원이라는 이름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삶의 어느 곳에도 정착하기 힘든 사람을 유혹하는 개미지옥 같기만 하다.

「물의 정거장」.
표제작. “... 누군가 비좁은 갈비벼 속에 철제 캐비닛을 박아넣은 것처럼 숨을 쉴 수도 없었다...” 무숙에게 사랑은 이런 것. 이혼을 결심하고 그리고 결행하고 무숙에게 오는 길에 불현듯 사라져버린 남자. 이해할 수 없지만 우리들 모두가 이해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부인 내실의 철학」.
오래전에 읽은 소설이다. 정리해 놓은 일기의 부분을 잃어버렸으므로 다시 한번 읽을까 하다가 체크. 무더운 여름날의 삶 만큼이나 독서도 지지부진이다.

「장미십자가」.
출판사에 근무하는 또는 근무했던 나. 내가 사랑했던 윤재는 혁명의 근원을 찾아 모스크바로 떠났으나 그곳에서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고, 돌아오지 않는다. 출판사에서 삽화를 부탁했던 정연우. 정연우는 간첩사건에 연루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그 후유증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내야 했다. 나와 정연우는 청탁하는 사람과 청탁받은 사람으로 만났다. 하지만 그 근저에는 비슷한 감정의 누락부분이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하룻밤을 보낸다. 하지만 정연우는 결국 죽었고, 난 무급의 휴가를 받아들인다.

ps.
1. 간혹 유부녀인 친구들에게 전경린을 권한다. 하지만 동시에 전경린의 위험성을 동시에 전한다. 전경린은 불륜을 조장한다고 말이다. 표제작인 「물의 정거장」을 언급하면서 밝혔지만 전경린의 소설 속 인물들은 이해받을 생각이 없다. 그들이 행하는 모든 일탈의 행동에는 사회적으로 합당한 이유란 없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 전경린의 지독한 표현력 앞에서는 어떠한 논리도 뼈를 추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전경린을 읽고 중독된 여자들은 위험해진다. 내가 전경린을 온전하게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다.

2. 신경숙이나 윤대녕이 등장하기 전에 ‘불현듯’이라는 부사는 소설에 등장하기 힘든 종류의 단어였다. 그것이 좌이든 우이든 모든 것은 명명백백해야만 했다. 따라서 종잡을 수 없는 등장이나 퇴장을 위해 사용되는 ‘불현듯’이라는 부사는 논리적이지 못한 그래서 불온한 단어였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리얼리즘 문학의 쇠퇴와 더불어 ‘불현듯’은 잘 나가는 작가군들이 너나없이 애용하는(직접 그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 불현듯의 그림자가 짙게 배인 상황들의 사용까지를 포함하여) 단어가 되었다. 정말이지 불현듯 그렇게 되어버렸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7.02.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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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에게 중독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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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의 소설은 남에게 권하기 보다 혼자 숨어서 야금야금 보고 싶은 작품이다. 권선징악이나 감동적인 내용, 눈물을 자극하나 신파도 없건만 전경린이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누구나 경험할 수는 없는 특이한 상황을 연출하고 아슬아슬하게 그러나 짜릿하게 표현해내는 작가의 장기때문이다. 그래서 나만 조용히 알고 즐기고 싶은 느낌을 자아내는 지도 모르겠다. 장편 소설도 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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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의 소설은 남에게 권하기 보다 혼자 숨어서 야금야금 보고 싶은 작품이다. 권선징악이나 감동적인 내용, 눈물을 자극하나 신파도 없건만 전경린이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누구나 경험할 수는 없는 특이한 상황을 연출하고 아슬아슬하게 그러나 짜릿하게 표현해내는 작가의 장기때문이다. 그래서 나만 조용히 알고 즐기고 싶은 느낌을 자아내는 지도 모르겠다. 장편 소설도 참 재미있게 쓰지만 짧은 분량속에 함축된 이미지를 녹이는 단편에서도 전경린은 자신만의 매력을 뿜어낸다. 문학 평론가가 아닌 평범한 애독자로서 그녀의 작품을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가 가겠지만 재미와 문체의 섬세한 아름다움은 최고의 연애소설작가라는 닉네임이 결코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이 작품집에도 몽환적이면서도 다소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전경린표 소설들이 아주 많다. 어두운 밤 혼자서 야금야금 읽어 보며 소설 읽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보시길...
i****3 2003.10.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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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깨우고 자극하는 아픈 무지개같은 글
"현실을 깨우고 자극하는 아픈 무지개같은 글" 내용보기
햇빛에 모든 수분을 날린 채 바스락대며 힘없이 부서지는 낙엽속에서 온전하게 제자신의 수분을 감추고 있는 나뭇잎을 본적이 있는가! 그 나뭇잎은 의외의 질긴 감촉을 지니고 있다. 전경린의 글이 그러하다. 그녀의 글은 떨어진 가을 나뭇잎의 속성을 거부하는 독특함이 있다. 일상의 생활에서 또 다른 일상을 펼쳐내며 감춰진 본능과 진실을 들어내어 보인다. 무의식적인 감정 하나하나
"현실을 깨우고 자극하는 아픈 무지개같은 글" 내용보기
햇빛에 모든 수분을 날린 채 바스락대며 힘없이 부서지는 낙엽속에서 온전하게 제자신의 수분을 감추고 있는 나뭇잎을 본적이 있는가! 그 나뭇잎은 의외의 질긴 감촉을 지니고 있다. 전경린의 글이 그러하다. 그녀의 글은 떨어진 가을 나뭇잎의 속성을 거부하는 독특함이 있다. 일상의 생활에서 또 다른 일상을 펼쳐내며 감춰진 본능과 진실을 들어내어 보인다. 무의식적인 감정 하나하나도 버리지 않고 원두커피를 걸러내듯 그렇게 본능적인 여자들의 내면을 걸러낸다. 불륜같지만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사랑을 진지하게 지켜나가는 한 여자를 통해 그것 자체가 전혀 역겹다거나 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랑을 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을 아프게 드러내어 보여주고 있는 「바다엔 젖은 가방들이 떠다닌다」한 가정을 버리지 못하는 대신 또 다른 가정을 만들어 내면서 흡사 옛날의 대가족 형태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여자 희우를 통해 비정상적이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부인내실의 철학」사랑없이 못 사는 사람과 사랑 없이 사는 사람중에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를 되뇌이면서 자신의 사랑속에서 자아를 성숙시키는 「물의 정거장」이외에 여인의 아픔과 갈망을 담아내고 있는 「첫사랑」「달의 신부」「낙원빌라」등등 10편의 단편들로 채워진 이 책은 푸르고 높은 가을 하늘을 덧없이 공허하게 보이게 하는 마력을 담고 있다. 읽고 난 뒤의 씁쓸함을 그저 진한 블랙 커피 한잔으로 달랠 뿐이다. 아침 설거지를 마치고 집안 청소를 하고 빨래를 끝마치고 아이들마저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고 난 뒤 밀려오는 공백감속에 갑자기 무언가를 저지르거나 내가 아닌 듯 일탈을 꿈꾸게 되는 아주 짧은 순간 전경린은 그 0.1초도 안될지 모르는 순간 속에서 느끼는 숨겨진 열정과 욕망을 묘하게 자극하여 여자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기교를 갖고 있다. 가을이 왔다. 여자로서 무책임하게 버린 사랑과 열정을 되찾기 위한 여행을 전경린의 『물의 정거장』과 함께 떠나보도록 하자.

[인상깊은구절]
나는 건조한 입술 사이로 비죽비죽 웃었다. 그사이 공항 여자가 조금 자란 것 같았다. 어차피 인생에 더 나은 것 따위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단지 더 모르는 것에 끌릴 분이다. 그리고 모르는 것이 없어질수록 삶의 열정도 사라져간다. <바다엔 젖은 가방들이 떠다닌다> "저녁밥 먹고 소파에서 텔레비전이나 보고 졸다가 그냥 자도 좋아요. 언젠가 우리 함께 살면 좋겠어요....서랍 속이 비어도 난 절대로 내 몸 속의 서랍을 뽑아 텅텅 소리나게 두드리지 않을 거예요. 더욱더 깊숙이 당아둘 거예요."<부인내실의 철학>
YES마니아 : 플래티넘 k****7 2003.10.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깨질듯한 삶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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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의 글들은 어딘가 독기가 묻어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일상의 소소함들조차도 전경린의 손에서 글로 만들어 지면 왠지 허무해지고,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도 된 듯 새삼 깨우쳐지는 일들도 있다. 마치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찾아낸 느낌이랄까? 여러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지만 나의 책의 제목이 된 물의 정거장보다는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과 '장미십자가'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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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의 글들은 어딘가 독기가 묻어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일상의 소소함들조차도 전경린의 손에서 글로 만들어 지면 왠지 허무해지고,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도 된 듯 새삼 깨우쳐지는 일들도 있다. 마치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찾아낸 느낌이랄까? 여러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지만 나의 책의 제목이 된 물의 정거장보다는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과 '장미십자가'가 마음에 든다.. 그외도 마음에 드는 것은 더 많지만.. ...서커스 여인은 공중에 뜨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정말 우연찮게 서커스에 입단하게 된다. 그녀는 그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조차 하지 않는다. 하긴 공중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을 아닐테니까. 그녀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의 기묘한 이야기는 정말 이상하다. 이상하다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사랑받기보다 사랑하는 능동적인 모습은 여자는 첫인상과는 너무 다르다. 어쩌면 그녀가 할 수 있는 자의적 행동으로는 최후가 아닐까.. 사랑받기를 거부해서 단장의 미움을 받게된 그녀는 문닫게된 서커스단의 다른 동물들처럼 우리에 갖혀 먼 외국으로 팔려갈 운명에 처한다. 그녀의 선택에 의해서!! 사람의 운명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뻔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왜 자신을 포기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바로 이런 점이 작가만의 글쓰는 법인지 모르겠다. 한번쯤 잠오지 않는 밤이 있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k*****n 2003.08.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