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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해피 에로에로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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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청소년 권장도서 목록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책들은 우리의 숙원사업과도 같았던 대학입시와 교양을 쌓기 위한 명목으로, 이름 난 고전문학이나 현대문학들이 대부분이었다. 헌데, 그 ‘권장도서’들은 솔직히 말하자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있는 책들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그 때의 나는 만화책을 읽을 때도 좀 더 고상하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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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등학교 시절 청소년 권장도서 목록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책들은 우리의 숙원사업과도 같았던 대학입시와 교양을 쌓기 위한 명목으로, 이름 난 고전문학이나 현대문학들이 대부분이었다. 헌데, 그 ‘권장도서’들은 솔직히 말하자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있는 책들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그 때의 나는 만화책을 읽을 때도 좀 더 고상하게 보여지는, 형이상학적인 주제의 읽기 난해한 것들을 골라 읽었었다.

  비슷비슷한 생김새의 동글동글한 주인공이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 만화는 ‘캔디 캔디’ 이후로는 거의 금기시되었다. 그것은 또한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나 ‘유리가면’을 읽은 이후에는 ‘캔디 캔디’식의 유치함이 못마땅했던 때문이기도 했다. 그로 인해 내가 소개한 만화책들은 만화책을 싫어하지는 않으나 사서 보는 일은 거의 없는 일반적인 독자들인 절대 다수의 친구들에게 대부분 환영받지 못했고, “네가 소개해준 만화책은 너무 어려워.”라던가 “너무 복잡해. 재미 없어.”라는 친구들의 반응에 나름 쾌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만화라고는 ‘캔디 캔디’ 밖에 모르고, 혹은 그에 즈음해서 대본소 만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수많은 캔디 아류작에 현혹되어 있던 우매한(?) 친구들에게 다양한 만화의 세계를 경험하도록 하고 싶기도 했다.

  헌데 나이가 들수록 만화를 고르는 취향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복잡한 컷의 분할과 함께 그림보다 대사나 지문의 비중이 월등히 많으며, 수많은 복선과 암시가 난무하는, 한 마디로 한 권 읽는데 석 달 열흘이 필요할 정도로 정독이 필요한 작품은 오히려 기피 대상 1호가 된 것이다. 나이란, 물리적인 세월의 흐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많아지는 것이고 그로 인해 내재된 열정이 사그라들거나 변질되는 일은 절대, 절대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했었건만……. 나 역시도 어쩔 수 없는(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하고 싶어지는^^;;) 세월의 풍파를 느끼며 만화를 보면서까지 고민하고 싶어지지 않아졌다. 어쩐지 인정할수록 씁쓸해져서 안타까움이 들기도 하지만.

  엔조지 마키의 신작 ‘미드나이트 카페’는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 야하고 적당히 유치하며 마지막에는 절대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한마디로 요즈음 내가 고르는 만화책의 대표 버전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동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런 작품들을 한 마디로 ‘해피해피 에로에로 만화’라고 한단다^.^ 제목 그대로 저녁 6시가 되면 문을 열어 한 밤중에 영업을 하는 카페. 게다가 카페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흡사 몇 년 전 여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그들처럼 모두 꽃 미모를 가진 미청년들이 있는 가게의 여자 오너라니……. 그야말로 역하렘을 꿈꾸는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 아니던가. 이 작품의 주인공 히나는 바로 그 역 하렘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아버지뻘 되는 자산가와 사랑에 빠져 이른 나이에 결혼했으나 그와의 사별로 젊은 나이에 미망인이 된 주인공 히나는 유산으로 카페 하나를 물려받게 되는데, 바로 이 카페를 중심으로 카페에서 일하는 세 명의 미청년들과 남편의 고문변호사인 엘리트남, 그리고 그들과 얽혀가는 히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편이 유산으로 히나에게 카페를 물려준 이유는 다른 가족들과의 유산싸움에 히나를 빠트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으니……. 그 이유란 갖가지 에피소드로 달달하게 버무려진 이 로맨스 만화를 이끌어가는 결정적인 매개체인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고상하고 해석이 까다로워 읽기 힘든 책과의 씨름에 지쳐 남몰래 책장을 뒤적이게 만들었던 할리퀸 로맨스. 과도한 두뇌회전에서 잠시나마 해방시켜 주었던, 그로 인해 미래의 연애에 대한 과대망상증이라는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했던 그런 할리퀸 로맨스의 명맥을 이어가는 엔조지 마키의 ‘미드나이트 카페’에서 잠시 달콤한 과대망상증에 젖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s****r 2010.06.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 카페, 잇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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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난 순정 만화라는 장르에 대해서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아니, 사실을 말하자면, 고교시절까지는 순정 만화라면 사족을 못쓸 정도였지만, 어느샌가 늘 변함없는 여자 캐릭터들에 질려 버렸다. 조금만 안되면 남자에게 매달리고, 의지하고, 자신의 의지라고는 안보이며, 마치 눈물은 여성의 무기라는 양 진상을 떠는 모습이 무척이나 싫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여자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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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난 순정 만화라는 장르에 대해서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아니, 사실을 말하자면, 고교시절까지는 순정 만화라면 사족을 못쓸 정도였지만, 어느샌가 늘 변함없는 여자 캐릭터들에 질려 버렸다. 조금만 안되면 남자에게 매달리고, 의지하고, 자신의 의지라고는 안보이며, 마치 눈물은 여성의 무기라는 양 진상을 떠는 모습이 무척이나 싫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여자 캐릭터가 그런 건 아니었지만, 왜 그런 여자들이 남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지에 대한 시기 어린 질투가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순정만화를 보면 여성 캐릭터들이 좀 달라졌다는 걸 느끼게 된다. 미드나이트 카페에 나오는 히나도 그런 캐릭터라고 할까. 생긴 건 예쁘고 여성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억척스러우며 대식가에 술고래에, 주사까지!? 같은 여자 입장에서 봐도 무척이나 귀엽단 생각이 든다. 비록 자신보다 나이가 배나 많은 남자와 결혼했지만 진정으로 사랑했기에 그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는 걸 알고 있는 히나. 그런 히나가 유산으로 남겨진 카페의 여주인으로 살아가기 시작한다.

미드나이트 카페의 남자 주인공들.. 표지만 봐도 입이 헤벌쭉 벌어질 만큼 근사한 미청년들이다. 표지 소개글처럼 샤방샤방한 그들. 역시 이런 순정만화는 작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笑)

하지만 이들에겐 각각 숨겨진 사연들이 있는 듯하다. 난조 노조무는 도쿄대 법학부에 다니는 수재이지만 대인 관계가 극도로 서툴다.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곁을 내주지 않는 쌀쌀맞은 타입이랄까. 유키무라 요시즈미는 왠지 돈에 집착하는 느낌이 있는데, 아직 확실한 감은 못잡겠다. 마지막으로 사와타리 소시는 프로 테니스 선수였다. 그는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히나와 마찬가지로 그의 과거에는 무엇인가 깊은 사연이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니다. 히나를 노리고(?) 있는 변호사 토도는 비록 표지엔 없지만, 멋진 캐릭터이다. 원래 메가네 캐릭터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토도는 처음 본 순간 뽕~~ 갈만큼 멋진 모습이랄까. 그러나 가끔씩 망가지는 듯한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고, 특히나 히나를 두고 망상을 할 때는 풋하고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이렇게 멋진 남성 캐릭터가 잔뜩 등장하는 데다가, 달콤한 로맨스에 코믹한 요소까지 갖춰져 있어 너무나도 즐거웠다. 아직 로맨스의 시작의 '시'도 시작되지 않은 느낌이긴 하지만, 소시는 점점 히나에게 신경을 쓰고 있고, 토도는 적극적인 공세중이다. 게다가 여성 캐릭터도 무척이나 마음에 드니 읽는 내내 즐거운 건 당연한 듯 하다. 

일본에서는 3권까지 출간된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 이 남자들이 가진 비밀과 히나에게 카페를 상속한 이유, 그리고 연애전선의 행방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멋진 남성들과 향긋한 차의 향기가 감도는 그 곳....
이 카페, 잇 카페!
y*****5 2010.03.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