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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오카 겐의 보리 같은 생명력은 아버지, 어머니, 동생, 사랑하는 첫사랑, 동무를 잃으면서도 자신을 곧추세우는 모습에서 드러날 뿐만 아니라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생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데서 잘 드러난다. 겐이 생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만 해도 여러 명이다. 원폭으로 고아가 된 곤도 류타가 대표적이다. 류타는 겐의 동생으로 불에 타죽은 신지와 꼭 닮은 인연으로 겐과 함께 살며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류타는 겐의 어머니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살인까지 감행한다. 그만큼 류타에게 겐과 겐의 어머니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 만큼 귀한 존재다. 류타와 함께 고아가 되어 떠돌던 주먹밥과 가추코. 그리고 신문 기자로 일하다가 원폭으로 가족을 다 잃고 친척들에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아저씨. 이들은 겐에 의해 하나로 묶여 집을 짓고 공동체 생활을 한다. 무용수를 꿈꾸다가 원폭으로 얼굴에 심하게 화상을 입어서 몇 번씩 자살을 하려고 하던 나추에도 여기에 합류한다. 류타와 가추코는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연인으로 발전하고, 아저씨는 원폭이 사람들을 얼마나 처참하게 만드는지 소설을 쓰게 되며, 나추에는 옷 만드는 기술을 배워 훌륭한 기술자가 된다. 한시바삐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던 아이하라는 겐에 의해 야구로 생의 의욕을 불태운다. 불순을 사상을 가졌다고 해고된 오오따 선생님은 겐에 의해 자신만의 교육을 시작한다. 이렇듯 겐은 여러 사람을 살렸다. 악한에게는 강력한 응징을 가하기도 한다. 불의를 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의를 척결한다. 바로 이러한 겐의 모습이 작품을 재미있게 한다. 중학교 졸업식 때 기미가요를 거부한 것은 겐의 의식이 얼마나 올곧고 단단하게 자라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나카오카 겐은 원폭으로 눈앞에서 아버지와 누나와 동생을 한꺼번에 잃었다. 피폭자인 어머니와 새로 태어난 동생도 잃었다. 숱한 인연들도 잃었다. 첫사랑마저 잃었다. 그러나 겐은 특유의 활달하고 천진난만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며 많은 사람들을 생의 나락에서 건져 올렸다. 서릿발을 뚫고 싹 트는 푸르른 보리처럼 살아가며 긍정의 기운을 퍼뜨렸다. 그러니 새로운 세상 도쿄로 나아가도 그것은 변함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