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진 박사의 '중국을 빚어낸 여섯 도읍지 이야기'를 읽고 중국의 현대사가 궁금해져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실제 중국 현대사를 체험한 한 중국인의 삶을 만화로 그린 책이다. 만화가로 활동한 리쿤우가 저자로 시대는 1950년부터 2010년까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어릴적 생각이 많이 났다. 옛날 이야기를 조금 해야 겠다. 나는 1980년대 초등학교를 다닌 40대 아저씨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더욱 그러했겠지만 대부분의 집안이 가난했고 배불리 먹는다는 것이 어려운 시절이었다. 식사하다 밥그릇에 밥알 몇개만 남아 있어도 쌀 귀한 줄 모른다고 아버지께 엄청 혼이 났다. 학교에서는 절약을 강조했고, 연필이 닳아 작아지면 볼펜 기둥을 끼워서 쓰는 몽당 연필로 글자를 썼다. 양말이나 옷에 구멍이 나서 떨어져도 바느질해서 다시 입었다. 그런 옷을 그대로 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고 지탄 받을 일이었다. 학교에서는 1년에 한 두번씩 반공영화를 보았고, 북한은 공산주의자로 무조건 나쁜 집단이라고 배웠다. 오후 5시만 되면 거리에 애국가가 흘러나왔고 모든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소리나는 쪽으로 가슴에 손을 얹어야 했다. 나는 교복 자율화로 교복을 한 번도 입지 않았지만, 어릴때 중고등학교 선배들을 보면 옷, 모자, 가방까지 전부 똑같은 복장을 했고 남자 머리는 일명 스포츠 머리로 군인과 다를바 없었다. 아버지 세대는 밤 12시가 넘으면 밖에 나갈 수 없는 통금이 있었다고 한다. 세상이 변한 지금에서 이런 이야기가 이해가 될까? 당연하다고 느끼는 일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거리를 걸어다닐 수 있는 자유,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들의 집권 세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국민들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어 버리고 말도 안되는 사상으로 세뇌시켰다. 마오쩌둥(모택동)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을 선포하고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을 실시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혹했다. 대약진운동을 하면서 철강 생산에 노동력을 집중시키고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굶어죽는 사람이 4천만명이나 된다.(이 책에서는 1천만명으로 기재됨) 그에 대한 책임으로 정치 일선에서 잠깐 물러나지만 덩사요핑(등소평)과의 경쟁으로 정치 생명이 다한다는 위기감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문화대혁명을 실시한다. 우리나라에서 북한 간첩이나 행동이 수상한 사람은 113 신고하는 것과 비슷하게 공산당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 부농, 가족중에 국민당과 연관된 사람이 있으면 반동분자로 몰려 자아비판을 하고 고발당하고 고문당한다. 자기를 가르친 선생님, 자기 부모님도 고발했다. 서로 고발당하지 않을까 두려움에 살아갔다. 이런 마오쩌둥이 천안문 광장에 일년내내 사진이 걸려있고, 지폐에도 그려져 있다. 20세기 초 중국은 여러 열강들의 먹있감이었다. 하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혼자서 살 수 없듯 다른 나라와 교류하면서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이제는 중국이 급격한 고도 성장으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나라가 되었지만 민주화, 빈부 격차, 소수민족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인 해석은 없지만 저자 리쿤우가 실제 체험한 삶의 기록과 느낌이 잘 표현되어 있다. 만화라서 책장은 쉽게 넘어간다. 이 책과 더불어 다른 중국 역사책도 같이 읽으면 더 잘 이해될 것으로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