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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고르다 보면 가끔 착각을 할 때가 있다. 2008년에는 재난 영화, 종말 영화가 가끔 나올 무렵이라, 나는 상암동에서 '쿵푸 팬더'를 볼 때 옆 관에서 틀던 영화가 이건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한국 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개봉된 적이 없는 비디오시장 직행 아이템이었다. 러닝 타임도 이런 영화가 흔히 그렇듯 무지 짧다.
영화를 본 이들이 혹 있나 싶어 네이버를 둘러 보니, 아니나다를까 악평 일색이다. 물론 그럴 만도 하다. 사실 영화의 제목에 쓰인 2012년은, 정말 마야인의 월력으로 종말이 오는 해라고 해서 재작년에 법석들 떨었던 걸 기억하는 이들도 꽤 될 것이다. 영화는 이 테마를 (여튼) 주제로 삼아 질질 끌고 간다.
나는 다만 이 B급, 아니 C급 영화에서, 백인들 특유의 죄의식 테마를 캐치했다. 이 이름 없고 풋내기 같은 배우들이 그것을 의식이나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아이 오브 비홀더'라고, 그렇게 마음을 먹고 보니 그런 것만 눈에 띄었다. 최소한 나는, 이 영화 타이틀 디자인만은 오랜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둠스데이까지는 아니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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