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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책장을 펼쳤다. 일반적인 책과 달랐다. 그림 한페이지에 문구 한 페이지. 마치 엽서를 모아서 엮어 놓은 것 같았다. 그런데, 엽서 책이 맞았다. 한 장 한 장 뜯어쓸 수 있는 엽서책. 이런 책은 처음이다.
마음, 꿈, 그늘, 기대, 작은 수고, 꽃, 특별함, 감사, 여행, 하루, 별, 달, 순간, 쉼, 소소함, 즐거움, 사랑이라는 단어들이 눈에 띄었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심적으로 빈곤하긴 한가보다." 생각했다. 홍성사에서도 이런 책을 내다니. 사람들에게 일반적인 위로를 건네는 그런 종류의 책 말이다. 한 장씩 넘기며 왜 모든 일이 언덕에서 일어날까 의문이 드는 시점에 마지막 엽서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산에서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제서야 책 제목이 「작은 산」이라는 걸 인지했다. '작은 산'이라는 문구 하나에 감정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 앞에서 언급한 키워드들이 단순한 위로를 뜻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작은 산 안에서의 위로. 작은 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책의 뒷 표지에 남긴 작가의 글을 보고 작은 산의 의미를 더 공감하게 됐다. "어느 지치고 힘든 날, 우연히 작은 산 하나를 발견했다. 인적이 드문, 거칠고도 작은 산. 나는 왠지 이 산이 좋았다. 처음에는 작고 가팔라 쓸모없어 보였지만, 올라가 보니 충분히 넓고 아늑했다. 작은 산에서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일하고 쉬고 놀았으며, 울고 웃고, 절망하고 용기를 얻었다. 친구들을 사귀기도,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다. 작은 산은 시간이 흐를수록 인생을 닮아 가는 듯했다. 사랑과 추억이 쌓이고, 해와 별이 머무는 작은 산. 이곳에서나는 오늘도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