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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의 모음 소설집 같은 것을 나는 구입하지 않는다. 예외가 있다면, 오직 습관처럼 구입하는 이상문학상,정도가 되겠다.
[good]
어쨌거나... 9명의 작가 중에서, 나는 박완서,윤후명,양귀자,김인숙,박성원의 작품이 좋았다.
박완서 선생님의 글은 이미 많이 보아온, 개성의 박적골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골수팬이라면 이미 많이 들어봤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세심한 독자라면, 70년대,80년대,90년대를 거쳐 같은 소재로 시작되는 이야기들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작가의 시선이 어떻게 바뀌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윤후명의 글은 마치 옛 신화를 읽는 것처럼 은근한 애잔함이 밀려 온다. 가슴을 후비는 로렐라이,의 전설처럼...그의 글을 읽으니, 어느 날 날 잡아서 바닷물에 풍덩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시기적으로...바람하지 못한 생각이겠다.)
양귀자...아, 나는 정말 양귀자의 글이 너무나 좋다. 98년 모순 이후로 좀처럼 그녀의 글을 볼 수가 없었으니...'단절을 잇다'는 마치 '숨은 꽃'과 '원미동 사람들'을 섞어놓은 듯, 그녀의 필사귀인 '생활밀접형'글쓰기가 너무 반가워서..이 단편은 두 번이나 읽었다.
김인숙은..그닥 좋아하는 작가는 아닌데...예전에 비해서 글에서 힘이 펄펄 넘치는 것 같았다. 이 작가가 이런 면도 있었나, 싶게...조금 과격해진듯 싶기도 하고, 조만간 큰 일(?)을 한 번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성원은 처음 듣는 작가인데, 처음부터 끝까지의 느낌이 무척 좋았다. 이 책을 읽고 얻은 수확은..무엇보다도 박성원이라고 하겠다. 다른 작품을 좀 살펴봐야겠다.
위의 다섯 작가들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내가 한글을 사용할 수 있고, 한글로 된 문학작품을 읽을 수 있음에 대해서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이 다섯 작가의 작품이라면 질리지 않고 꾸준히 매일 매일 읽어줄 생각도 있고....이 책은 굳이 9명의 작가,를 운운할 것이 아니라 5명만 갖고 만들었어도..아주 훌륭하지 않았을까 한다.
새삼스럽게 이 작가님들의 깊이와 연륜과 그 글쓰기에 감사드린다.
[bad] 잘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 대표 작가를 꼽으라면 은희경과 공지영을 꼽겠다. (나는 여전히 은희경의 '새의 선물'과 공지영의'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를 좋아하고 있으니, 이건 막무가네의 혐오가 아님을 밝힌다.) 거기에다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는데, 정말 아닌 작가를 꼽으라면 김채원과 최수철을 꼽겠다. (나는 이 사람들이 싫고, 앞으로도 싫어할 듯 싶다.)
작가가 지 주제도 모르고, 독자 위에서 군림하려는 듯한... 혹은 꼴값떠는 듯한 작품에 나는 극도로 거부반응이 생긴다. 무슨 낯짝으로 이런 것을 인쇄물로 만들었을까. 읽다가 중간을 확 찢어버릴 수도 없어서 그냥 건너 뛰었다. 이 사람들도 "직업이 뭐세요?"하고 물으면 "작가입니다"라고 이야기 하려나? 흥!!
[so so] 조경란의 글은 재밌게 읽었지만...'혀' 사건이 어찌되었는지 아는 바가 없어...기냥 보류함.--;; 이동하는..뭐 그냥 그저 그랬고...
ps.이 책은 별이 다섯개다. 박완서,윤후명,양귀자,김인숙,박성원...5명의 작가만으로도 훌륭하다.^^
ps.베토벤님 덕분에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삶이란 그리움의 아적장 같은 곳이다. ... 나는 혼잣길로 간신히 간신히 고향의 바닷가에 닿고 싶었다. 그래야만 의미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의미의 완성이야말로 내 인생의 목표가 아니던가. 완성이랑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 모래의 詩(90~91p), 윤후명 -
대형마트의 북새통 속에서 두부를, 혹은 고등어를 고르고 있다보면 갑자기 인생에 대한 회의가 밀려온다. 뭐, 별건 아니다. 남의 발을 밟으며, 팔뚝을 걷어내며, 꼭 이렇게까지 아등바등 먹고살아야 하는 건지 슬쩍 서글퍼진다는 이야기다. - 단절을 잇다(137p), 양귀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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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양장본은 참 싫다. 딱딱하고 읽을때 자세가 안잡힌다.
박완서 : 글속에서도 그랬듯이 여전히 그녀는 전쟁, 가족들 자랑, 예전엔 박완서라면 참 좋아하는 작가였는데 그녀의 글들은 좋게 말하면 한결같고 나쁘게 말하면 고집을 못버리는것 같다.
양귀자 : 참 오랜만에 이 작가 글을 접했다. 솔직히 인젠 중심무대에서 조금 멀어지는듯하다. 하지만 자서전적인 소설속에서 그녀도 나름 아픔이 있었던거구나 그리고 이글을 통해 반성하는것 같다. 양귀자씨의 차기작이 읽고싶어진다.
김인숙 : 아마도 미친년이 사는 그집에 쪽방을 세들어 살던 타자기를 치던 여대생이 그녀였겠거니... 김인숙의 글은 권지예랑 비슷하기도 하고 가끔 난해하기도 한 문체가 종종 보인다. 하지만 9편중 내가 7편만 읽었는데 그중 단연 재밌었다. 모름지기 소설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박성원 : 책을 봤을때 가장 먼저 찾아서 읽은 글이 박성원의 글이다. 우리는 달려간다의 소설집에 아주 작은 한 부분을 다시 읽은듯하다. 항상 어딘가를 떠나고 싶어하고 많은 것을 읽길 원하는 그의 무한한 욕망이 여실히 드러나는 글이었다.
조경란 : 한마디로 이 여자 글 참 짜증난다. 너무 미사여구식이다. 혼자 있는폼 없는폼 다잡고.
나머지 작가에 대해선 내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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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출판에서 예스24를 통해 [석양을 등에 지고] 책에 실린 9인의 작가와 식사하는 자리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서 어제 홍대 중국레스토랑 '동천홍'에 다녀 왔답니다. 로또 당첨이라고 그자리에 오신 많은 분들의 한결 같은 인사였답니다 박완서, 이동하, 윤후명, 최수철, 김인숙, 박성원, 조경란, 김채원, 양귀자 이렇게 9분을 초대하는자리인데 부득이한 사정으로양귀자 작가님만 빠지셧다네요. 현대문학측에서도 사실 이렇게 많이 참석해 주실지 몰랏다 하면서 전국에서 뽑힌 억세게 재수좋은 20분의 독자들에게 평소에 흠모하던 작가와의 자리가 잊지 못할 추억의 자리가 되길 빈다며 맛난 음식과 함께 뜨거운 분위기를 허락하셧답니다.
각각의 테이블에 작가 한분과 독자 서너명 정도의 자리를 정해주셨는데 저는 요즘 베스트 셀러인 [소현]의 주인공인 김 인숙님의 테이블에 앉았는데 넘 젊고 예쁘시고 샌스넘치는 모습에 내내 행복햇답니다. 이렇게 젊으신 분이 그렇게 깊이있는 글을 썼다는 사실에 놀라며 작품의 준비 기간이 5년이 넘었다는 말에, . 글이 그냥 쓰여 지는 것이 아님을 새삼알게 되었고, 감탄 과 함게 존경을 하게 되었답니다.
코스로 제공되어진 식사와 함게 작가분의 생각이나 평소에 궁금햇던 부분을 편안하게 나누는 자리가 이어 졌는데 테이블에 젊으신 열렬 독자분은 책을 그냥 읽으시는 것이 아니고, 자신과 감정과 책이 한몽이 되어야 한다며. 잘못 쓰여졌다고 생각하는 책은 출판사에 연락까지 하시어 작가분을 질타하신다 소리에 전 속으로 화들짝 놀라며 조심스럽게 자리에 함게한 김작가님을 바라 보앗습니다 하지만 , 김인숙님은 "이런독자분들이 계셔서 저희가 글을 정말 신경써서 쓰게 된다 " 하시며, 앞으로 더욱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되려 부탁하셨습니다. 본인의 책을 선택해 준 것도 감사하지만, 독자의 격려와 질책도 함게여야 더 좋은 글이 나올수 있다는 작가분들의 말씀에는 가슴까지 따뜻해 졌답니다.
같이자리한 현대분학과 예스 24관계자 분들도 요즘의 책읽는 분위기를 저희와 함게 나누시고, 어려워지는 출판업계에 힘을 실어달라고 응원도 부탁하셧답니다. 그저 좋아하는 책읽고, 이런 글을 쓰시는 분들은 어떠할가? 막연한 설레임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책읽는 이의 책임도 함게 배워온 귀한 자리임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함을 전합니다.
시원하고 달콤햇던 5월의 이날은 살아가는 동안 내내 용기와 꿈을 줄것임을 확신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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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이들이 우리 세상엔 참으로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지난 날을 부인한 채 미래만을 바라보는 것 역시 어리석기는 마찬가지이다. 잊고 싶은 실수도 물론 있기야 하겠지만, 과거에는 그 이상이 것들이 잠들어 있다. 소중한 인연 한 명 한 명과 얽힌 소중한 추억들을 모두 내려놓아 버리고 만다면 그 인생으로부턴 어쩌면 가치를 찾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난 아직 지난 날을 돌아보며 무언가를 정리하기엔 어린 나이이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그런 나조차도 기회가 닿는다면 내 인생을 정리해 보고픈 욕심이 있다. 지난 날로부터 앞날을 그릴 수 있는 추진력을 얻고 싶기 때문이랄까? 아니, 꼭 이런 욕심이 아니더라도 내 인생이 노을이 드리워질 무렵 한 번 즈음은 나라는 사람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 박완서 님을 비롯하여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엮었다. 현대문학 55주년을 기념하기 위함이라던데,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을 엿보는 듯한 희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도 55년이면 거친 풍파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져 사는 것에 익숙해질 법한 나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소설 역시 아주 길다 할 순 없으나 세월이 조금씩 축적됨에 따라 자연스레 영글어오지 않았나 싶다. 소설이라고는 했으나 많은 이야기들이 곧 자기 자신의 삶을 닮아 있었다. 현실로부터 모티브를 얻고, 개연성을 지닌 것이 곧 소설이니 이는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일 수도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으나 여전히 마음 속 깊은 상처로 우리 역사를 끌어안고 있는 박완서 님의 글은 상대적으로 큰 스케일이 느껴졌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지독할 정도로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했지만, 그 안에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녹여버린, 대가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생각을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난 느꼈다. 그녀의 글 정 반대편에 놓인 것이, 개인적으로는 독특한 느낌이 좋아 푹 빠져 읽었던, 최수철 님의 ‘페스트에 걸린 남자’이지 않나 싶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고통은 많은 이들에게 짐처럼 여겨진다.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저자는 앓는데 하필이면 그 병명이 페스트이다. 중세, 많은 이들을 죽음이라는 절망으로 몰아 넣었던 흑사병. 의학의 미발달이 물론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하겠으나, 가끔씩은 병을 대하는 사람들의 두려움이 죽음에 가속도를 부여한 원인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을 난 지우질 못하고 있다. 헤어날 수 없는 절망감이 작가의 생명을 단축시킨다. 글이 전개될수록 제 생명 역시 줄어드는 것 같단 생각에 깊이 빠져버리는 작가의 모습은 죽음을 향해 걷는 페스트환자의 모습과 상당히 흡사했다. 글 한 편을 쓸 때마다 그렇게 죽음을 목도하는 작가의 모습이란… 글의 깊이란 그와 같은 깊은 성찰로부터, 제 안의 모든 것을 끄집어내는 고통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인 모양이다. 간만에 내린 비가 대한민국 전역을 뒤덮고 있다. 붉은 노을도, 어스름한 그림자도 모두 존재치 않을 오늘이지만, 언젠가 그리워할 추억이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시간은 유한하고 우리의 삶 역시 시작과 동시에 언젠가는 끝날 운명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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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의 책 제목보다 박완서 작가님의 자선적 소설이라는 것이
믿음이 가서 구입했다. 그만큼 손해보는 일은...후회 할일은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상품에는 메이커가 그 상품을 신뢰할수 있듯이
책에서도 작가 이름 브랜드만으로 그 책에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평소 <친절한 복길씨>를 무척 감명깊게 읽은 터라 더욱 기대가 갔었다.
더군다나 얼마전엔 박완서작가님의 단편소설전집 6권을 손에 넣은터라 반갑기 그지 없었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밞다>는 우리시대의 대표작가 9인이 말하는 삶과 사랑,
그들의 이야기로 자선적인 단편소설이다.
박완서작가님의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밞다.
이동하작가님의 감나무가 있는 풍경
윤후명작가님의 모래의 시
김채원작가님의 등 뒤에 세상
양귀자작가님의 단절을 잇다
최수철작가님의 페스트에 걸린 남자
김인숙작가님의 해삼의 맛
박성원작가님의 어느 날, 낯선 곳
조경란작가님의 봉천동의 유령..
이름값하고도 남을 작가님의 자선적 소설...이 짦은 제목만으로도 아니 읽을수 없었다.
사람이란 고통을 받을 때만 의지할 힘이나 위안이 필요한게 아니라 안일에도 위안이 필요했던것이다 p35
나도 내 일상과 의무와 책임으로부터 부재하고 싶었다 p38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을 박완서 작가님의 <석양을 등에지고 그림자를 밟다>에서
뽑는 이유는 그만큼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고, 현재 내 자신이 좌절을 하고 있었기때문이다.
안일함에 위안이 필요했고, 내 일상과 의무와 책임으로부터 부재하고 싶었다는
무거운 짐을 메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가장의 마음과 우리네 아내의 마음을 헤아릴수
있는 문장이기때문이다. 또한 작가또한 그 안일함에서 벗어나고자 마흔이란 젊지 않는
나이에 처녀작 <나목>를 발표함으로써 소설가의 길로 접에 들었다.
적지 않는 나이 마흔이란..글을 읽을때 희망의 빛이 보였다.
낼 모레 마흔이 될 나에게 새로운 도전은 늦지 않았음을 일깨워주는 문장이 아닐수 없다.
단편소설은 어떤것이든 늘 무겁지 않고, 부담되지 않는 읽는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9인의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에 당첨되면 작가님과 좀더 진지하고 유쾌한 대화를
나눠보기를 희망하면서 ....이젠 업무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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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분들이 쓴 글을 읽는 일은 보람 그 자체이다. 이 책에 실린 분들이 이대로 이와 같은 글을 모은 단편집을 발표한다면 고스란히 다 사서 읽어도 좋겠다. 작가도, 이런 기획을 해 준 출판사도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울 따름이다.
그런 분들이 있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오래오래 사셔서 좋은 글 많이 쓰고 남겨 주었으면 좋겠다 싶은 작가 분들. 이 책의 작가들이다. 예전의 글은 지나간 날들을 돌이킬 수 있도록 해 주어서 좋고, 현재의 글은 또 현재 우리 삶의 모습을 진단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시선을 가진 작가들의 글을 오래오래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자꾸만 의문이 생길 때, 이런 책은 내게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내 생각이, 내 태도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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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외저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박완서외 8명 소설가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00문학상 작품집으로 중단편의 소설을 모으거나 한 소설가의 단편을 모은 책들은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지명도 있는 소설가의 작품을 모은 것은 흔치 않다. 문학 전집이 아닌 한. 오래 만에 소설을 잡았다. 소설을 읽다보면 주인공의 삶에서 자신을 투영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장편에서는 여러 주인공들의 삶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지만 중단편에서 소수의 심리묘사를 내가 저 경우라면 어떨까? 상상에 잠긴다. 다음에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면 그 상상을 활용한다. 현대문학 55주년 기념의 9인 소설은 작가들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순탄한 사람이 소설을 쓰기는 어려운가보다. 일반적인 수필에서도 필자의 구체적 경험이 글을 돋보이게 한다. 하물며 소설에서 독자에게 와 닿는 구성이 탄탄해 지려면 작가의 풍부한 경험이 크게 작용하겠다. 작가마다 가족사가 하나의 소설이 되어 독자에게 선보인다? 어쩌면 허구의 구성이라는 소설이 실화인 픽션과 다른 느낌을 준다. 하긴 자전 소설이나 픽션이나 가공을 넣지 읺았을까 만. 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나 즐겨하지 않은 독자나 큰 차이가 있을까 마는 즐겨하지 안은 독자는 대체로 자신의 비슷한 경험의 설정이 끌어 당길 거다. 어느 정도의 수준인 독자는 아무리 그럴듯한 구성으로 꾸며진 작품이라도 나름의 분석 잣대가 있잖을까? 작가마다 자신의 살아온 모습을 소설화 하면서 펼쳐보이고 감추는 의식은 있었을 것이다. 작가의 역량 또는 기교라 하겠지만 어떤 작품의 읽기가 끝나면 다시 드추어 보는 가보면 어느 작품은 대충 가늠하며 읽는 작품도 있었다. 이 소설집을 통해 자가의 작품 세계를 되살리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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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두근두근 콩닥콩닥. 나는 이러한 유를 너무나도 좋아한다. 한 장 한 장 읽기가 아까운 책이므로. 박완서, 이동하, 윤후명, 김채원, 양귀자, 최수철, 김인숙, 박성원, 조경란 등 우리 시대 대표작가 9인의 자전소설이라니……. 요새 딴에는 날고 긴다는 풋내기 어린 것들은 그냥 꺼지라 이거지. 풉.
먼저,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박완서 할매의 원고부터 아껴 읽었다. 단지 예우 차원은 아닐 터, 역시 할매의 파워는 다른 8인을 제치고 타이틀로 결정될 만큼 대단하단 말이지. 할매 작품의 공통점은 대략 ‘자신의 희로애락’을 잘 녹여내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킨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훌륭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당연히 든다. ‘이리이리 하면 성공한다’ ‘당장 무엇무엇해보라’ 하는 식의 조언이나 명령조보다는 응당 ‘얘들아, 내 삶을 뒤돌아보니 이러이러하더라’ ‘너희라면 이럴 때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식의 어머니 같은 품음과 토닥임이, 외려 공감대를 끌어내고 설득력 있지 않겠는가. 마치 거센 바람(이성)보다 따뜻한 햇살(감성)이 여행자의 겉옷을 벗게 하듯.
난 한결같은 박완서 할매의 글이 참 좋다. 혹자는 그 한결같음이 너무 같아 발전적이지 못하다는 둥 제대로 글을 음미하지도 않고 평을 내리곤 하지만(독자라면 그래서는 절대 안 된다는 걸 <취미는 독서>를 통해 배운 사람은 감히 그러지 않겠지만), 이야기의 배경은 비슷할지언정 원고마다 시선은 시시각각 달라왔다. 그것을 발견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애독자는 잘 알 거다. 박완서 할매도 ‘그다지’라는 표준어를 놔두고 상황에 따라 ‘그닥’이라는 신조어도 쓸 줄 아는 멋쟁이라는 걸. 흥.
현대문학 측에서 작가들과의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이벤트를 열었기에 당장 신청해버렸다. 박완서 할매는 연로하셔서 나오실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그것만으로도 설렌다. 다만 생각만으로도 꿈꾸듯 행복하다.
줄거리조차 요약하기 힘들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위 넘버원과 온니원 작가들도 아마 너무나도 오랜만에 물가로 내놓은 자식들 덕분에 설레발쳤으리라 감히 상상해보며. 그들의 바람대로, 독자로서 머리맡에 오래오래 두고 읽으련다. 므흣. *-_-*
덧_ 이분들의 초고를 잡은 에디터는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