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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쇼핑, 하면 떠오르는 장소는 명동과 가산디지털단지 아울렛뿐이다. 동대문은 버린 지 몇 년 됐다. 유치한 프린트와 디자인, 한 번 빨면 실내복으로 변하는 섬세한(?) 내구성 때문이다. 그나저나 요즘 옷 값이 꽤 비싸다 생각 중이다. 지ㅇ다노, 후ㅇ유 등의 중저가 브랜드 매장에서도 셔츠나 바지 같은 기본 아이템이 10만원 가까이 한다. 아니 온 국민이 다 입는 브랜드 옷 가격이 이래도 되는 건가. 차라리 돈 좀 더 주고 다른 브랜드를 택해야겠어, 라고 백화점을 순례하면 구입은 포기하고 구경만 하다 나오게 된다. 재킷은 40만원대이고, 카디건은 30만원대. 결국 며칠 후 아울렛으로 향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울렛은 뭔가 식상해졌다. 엄청 싼 것도 아닌 감질나게 싼 가격에 뭔가 철 지났거나 하자가 있으리라 예상되는, 구태의연한 옷들을 보고 있자니 구매의욕이 또 떨어진다. 아 어쩌지. 나에게 남은 대안은 없다.
[토크 앤 시티 스타일 쇼핑북]은 나처럼 그동안 매우 뻔한 쇼핑 루트를 밟은 이들을 위한, 쇼핑에 대해 조언해 줄 친구조차 없는 외로운 영혼들을 위한, 여행서로 치면 ‘론리 플레닛’ 같은 가이드북이다. 가로수길 이태원 청담동뿐만 아니라 명동과 동대문에 숨어 있던 새로운 장소를 끄집어내어 보여준다. 아니, 나는 왜 여태 몰랐던가. 10만원으로 개성있는 풀 세트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이렇게나 많다니. 캘빈클라인과 랄프 로렌 재킷을 10만원 이하에 살 수 있는 곳이 아주 가까이에 턱 하니 있었다니. ‘아는 것이 힘이’ 되는 게 아니라 모르면 손해 보는 듯한 세상. 간만에 지름신을 맞이하게 생겼다. 의욕이 넘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