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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여 각장의 설명을 덧붙일 생각은 없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기억나는대로 적어 놓아 본다.
간단히 말하자면, 강선생님의 학급운영을 7-8장으로 나누어 편안하게 자신이 3-4학년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꾸준히 열심히 실천해 온 결과를 써 놓은 글을 모은 책이었다. 끝에 ''''교단일기''''라는 꼭지가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글이 교단일기 형식이어서 부담이 가질 않고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 그야말로 실천과 솔직함이 가지는 힘이 어떤 것인가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여교사에 의해서 쓰여진 최초의 학급운영 관련 서적이 아닌가에 있었다.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간간히 잡지류에서 언뜻 보이는 단편적인 글을 제외한다면 그럴 것이다. 여교사라고 굳이 밑줄을 긋는 까닭은 기존의 학급운영과 글쓰기 관련 서적을 보면 남성 중심의 실천이 주류를 이루어 왔고 간간히 양념으로 여교사의 실천이 그 뒤를 따르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호철, 윤태규, 주중식, 최근에는 최진수 라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한국적 가부장적 사회의 틀을 벗어던지지 못하는 초등교사들의 학급운영의 실천 사례라는 것이 의례 남자교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것이 현실이지 않았는가. 이런 의미에서 강승숙이라는 여교사의 실천 사례는 나에게는 매우 신선함 그 자체었다. 아울러 필시 결혼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엉뚱한 내 생각은 그의 글을 읽으면서 점점 확신을 가지게 했고, 결국에는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마저 들며 한국 여교사들의 한계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남성적 학급운영에 익숙하던 차에 여성적 학급운영은 어떤지 매우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글쓰기회 간부까지 맡고 있을 정도로 글쓰기회식 삶을 보여줄 그의 이미지가 미리 떠올랐던 것이 아쉽기는 했다.
우선 강선생님이 실천했던 것들을 늘어 놓아 보면, 하루를 시로 여는 시 감상, 노래부르기, 악기연주하기(리코더), 음악 들려주기, 책 돌려읽기, 책 읽고 토론하기, 책 읽어주기, 연극놀이와 잔치, 몸으로 하는 공부(집에서 할 수 있는 일,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뜨개질,일터 조사),자연과 하나 되는 마음(감나무 교실,식물 관찰,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들,날씨 관찰), 함께 살아가는 공부(친구 사귀기,점심 나들이,가정 방문),공부를 마무리하는 일(학급 문집 만들기,한 해 마무리 잔치),교단일기로 정리할 수 있다.
내용을 봐서도 알겠지만, 참으로 따쓰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물론 이 많은 것을 어떻게 다 하나 싶을 것이다. 하지만, 강선생님은 굳이 이것을 다 하려 억지로 애쓰지 않은 듯 했다. 이 책을 읽어보면 몇년도부터 무엇을 해 보았다는 식으로 해마다 하나씩 꾸준히 선택하고 집중하여 천천히 생각하며 실천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잘 안된다고 아이들 다그쳐 보았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며, 연륜이 싸이면서 아이들에게서 배워가는 교사의 모습을 찬찬히 그림 그리듯이 이 책은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시를 들려주고 함께 읽고 외우고 그것을 연구수업까지 하여 보는 대담함은 해직교사의 경험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는 할 수 없는 뚜렷하게 만들어가는 자신의 교육철학이 있어서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흔히들 우리 교사들이 5-6년을 고비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경향을 많이 보게 되고, 실제로 그런 모습을 주위에서 많이 보게 된다. 이윽고 그들의 선택은 그냥 하던 방식대로 월급 받아가며 편안히 욕들어 먹지 않을만큼만 일하자에서 부터, 그 매너리즘을 승진욕으로 채워 오로지 관리직에 대한 일념으로 매진하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그리 다양하지 않으나 한정된 선택을 하는 일반 교사들의 일련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했나 돌아 보게 된다.
이 책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흔히 겪게되는 학급운영 딜레마에 대한 접근을 강선생님은 어떻게 해결했나 간간히 엿볼 수 있다. 그 또한 우리와 다를바 없는 고민을 했었고, 반면 해결되지 않는 일에 억지로 매달리지도 않은 듯 싶다. 그냥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자신의 행동반경 안에 모두어 두면서도 아이들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고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따뜻하고도 성실한 교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여성 특유의 문체와 숨소리로 느꼈던 기분 좋은 책이었던 책이 바로 이 ''''행복한 교실''''이다.
쉬는시간에 감나무 아래를 교실로 만들었던, 그리고 점심시간에 아이들과 번갈아 가며 산책을 하고 책을 읽어주며 음악을 느끼게 하는 교육은 흡사 슈타이너의 감성교육과 너무도 닮아있다.(실제로 강선생님은 유럽의 슈타이너 학교를 다녀왔던 모양이다) 경쟁으로 지쳐버린 아이들의 감성을 살리는 교육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감성교육과 함께 교사 자신의 감성 또한 풍부해진다는 것에 있다. 가르친다는 것은 희망을 얘기하는 것이라는 신영복 교수의 말씀이 더욱 새롭게 다가선다.
사실 이러한 방식의 학급운영은 나 또한 간간히 해 왔었으나 그 꾸준함이 부족하여 나는 이렇다할 실천 사례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다시금 나 자신을 다잡는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책이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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