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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병자호란과 효종의 북벌을 그린 KBS 대하사극 “대명”(1981)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병자호란 후 청에 인질로 끌려가 갖은 고난 끝에 귀국하여 급사한 형 소현세자의 뒤를 이어 임금이 된 봉림대군 효종은 우암 송시열, 포도대장 이완 등과 함께 북벌을 준비하지만 북벌을 얼마 앞두고 그만 운명을 달리하고 북벌의 꿈은 그렇게 좌절되고 만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때 효종이 좀더 오래 살아남아서 북벌을 시작했다면 드넓은 만주가 우리 땅이었을 텐데 하고 어린 마음에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나이가 들면서 어렸을 때의 그런 아쉬움과 기억은 희미해졌고 대신 과연 드라마에서처럼 효종은 북벌을 실제로 추진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장수왕”, 공민왕“, ”이성계“, ”정도전“,”이황“, ”명성황후“ 등 우리가 역사책이나 드라마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위인 18인의 왜곡된 신화를 사료를 통해 철저히 벗겨내고 그들의 실제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종성의 ”한국사 인물통찰“은 우리가 그동안 그들에 대해 얼마나 왜곡된 이미지에 현혹되어 왔는지에 대해 뼈 아픈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의 의문인 ”효종의 북벌론“에 대하여 작가는 효종은 사실 공개적으로 북벌을 추진한 적이 없으며, 그가 추진한 군비 증강도 고작 중앙군 수 천명 늘린 것에 불과한 왕권강화가 실제 목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렸을 적 내가 가졌던 환상은 바로 여기서 처참히 깨져버린다. 그럼 왜 효종은 북벌론의 대명사로 여기지고 있을까? 실제 효종의 북벌론이 역사에 공식적으로 등장하는 건 효종이 급서하기 2개월 전 효종과 서인의 당수 송시열의 비밀 독대가 처음으로 왕권 강화를 위해 군비를 증강하는 것을 의심스러워 하는 송시열에게 군비증강은 북벌을 위한 것으로 앞으로 10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제의한데서 기인한다. 이에 대한 송시열의 답은 ”원칙은 찬성하나 그러다 국가가 망하면 어찌하려느냐 나는 능력이 없다” 라고 단호히 거절한다. 여기서도 다시 한번 드라마의 신화가 무참히 깨진다. 송시열은 결코 효종을 도와 북벌을 기획한 사람이 아니며 오히려 자신을 설득하려는 왕의 제의를 거절하고 비꼬는 그런 위인이었던 것이다. 북벌론의 신화는 효종 사후 예송논쟁이 벌어지면서 송시열이 죽음의 위기에 처하자 이를 모면하고자 비밀독대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나는 효종처럼 북벌론자“라는 허위 주장을 제기하면서 부각되었고 결국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명(明)과의 의리를 강조하는 송시열의 논리가 현재의 한미동맹을 옹호하는 보수적 지식인들의 정치논리와 부합되어 쉽게 깨지지 않는 신화가 되어버렸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사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효종의 북벌론이 허구였다는 것은 쉽게 접할 수 있었겠지만 역사드라마나 소설에 의해 왜곡된 이미지가 각인된 사람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이야기를 작가는 역사적 사료들과 각종 논문들을 바탕으로 환상을 철저히 깨뜨린다. 가장 논쟁거리가 될 이야기이자 실제 작가가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조선 개국의 영웅 ”이성계“ 편은 이성계는 우리 한민족이 아닌 여진족일 가능성이 높으며 조선전기 역사적 특이사실들, 즉 그 당시 여진족 중 과반수가 조선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를 밀어붙인 이유 등을 이해하는 데 단초가 된다고 해설하는 부분 또한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일 수 도 있을 것이다.
한정된 지면에 18인의 이야기를 담으려니 충분한 사료와 역사적 근거를 담기에는 다소 전문성이 미흡하지만 오히려 그런 쉬운 설명이 일반 독자들이 마치 거대한 음모론의 베일을 들춰보는 것처럼 흥미 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시도가 처음은 아니겠지만 여기서 소개되지 않은 다른 역사속 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담긴 후속작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끝으로 개혁군주로 유명한 “광해군”편에서의 작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정권 개혁 세력들에 대한 따끔한 일침이지만 그들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갖는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며 현 정권에서 왜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작가는 개혁가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것이 애정에 이끌리기 쉽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비판해야 하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개혁에 실패할 경우에는 개혁을 시도하지 않은 것만도 못한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혁이 와해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조건은 개혁 이전으로 회귀하고, 개혁으로 인해 잠시 혜택을 누린 사회적 약자들의 처지는 더욱 더 불행해지며, 개혁을 지지한 선의의 인재나 대중이 신상의 불이익을 겪게 된다.(중략). 실패한 개혁을 주도한 지도자는 당대의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로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패한 개혁가도 엄밀히 말하면 역사의 죄인이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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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역사인식 |
![]() 먼저 이 책을 읽기전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다는 것을 미리 말하고 싶다. 소위 그들이 말하는 주류사학자도 비주류사학자 아닌 독자 입장에서 이 책을 읽어 내려 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든 점은 이 책에서 언급하는 해당 인물의 새로운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국내 사료와 함께 필요한 경우에는 중국사나 일본사의 연구성과까지도 소개하여 좀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장수태왕은 중국에 조공하지 않았을까? 강감찬은 ‘단지’ 고려 구국의 명장일까? 이성계는 한민족 출신일까? 정도전은 서민을 위해 개혁정치를 펼쳤을까? 양녕대군은 스스로 동생에게 왕위를 양보했을까? 이황은 관직을 멀리하고 학문에만 전념했을까? 김상헌은 청나라에 끌려가서도 끝까지 소신을 지켰을까? 송시열은 실제로 북벌을 추진했을까? 정조는 한ㆍ중ㆍ일 르네상스 경쟁에서 승리했을까? 김대건은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처형되었을까? 흥선대원군은 꽉 막힌 강경 쇄국론자일까? 김옥균은 친일파라서 일본과 손잡고 갑신정변을 일으켰을까? 라는 의문점에서 작가가 역사인물 18인의 말과 행적, 활동 당시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 인물사 분야에서 왜곡된 측면들을 올바르게 재조명함으로써 역사의 본모습을 새롭게 발견하도록 도와 주는 책이다.
역사를 공부함에 있어 우리들은 수많은 오류의 늪에 빠질 확률이 많다. 그 좋은 예가 바로 드라마인데...... 역사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드라마 속의 허구가 넘치는 역사는 없어져야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드라마속의 허구적 역사를 바르게 인식할만큼의 내공을 쌓아야 된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기존의 역사책을 많이 읽은 분들에게 많은 부분이 거스릴수 있다. 물론 나도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장수왕부분등은 동조할수 없을만큼 자위적이라는 생각도 잠시했다. 그러나 역사는 흘러갔고 그리고 그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수가 있는만큼 다른 시각으로 역사를 접근해서 우리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저자의 노력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책의 구성에 있어서 참고사진 부분은 인물을 평가하는 책이므로 그 인물의 초상화 정도는 일관되게 참고로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으며 참고사진이 생각보다는 적재적소의 위치를 잘 찾지 못하고 설명이 약간 부족한 점은 이 책의 아쉬운 점이었다.
그러나, 역사속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있다. 이 책에서는 역사 인물 18인에게 덧씌워진 신화를 우리의 사료뿐만 아니라 외국의 사료까지 참고해서 우리들에게 균형잡힌 시각으로 그들을 평가해줄려고 노력하는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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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E.H 카의 말은 역사를 공부할 때면 지겹게 듣게 되는 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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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인물통찰/김종성/역사의 아침/2010.2 저자는 이런 예를 든다. 사춘기의 아들이 다른 사람 앞에서 고개 숙이는 아버지가 실망스러웠더라도 세월이 좀 흘러 아버지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했는지를 이해한다면 아버지를 더욱 존경하게 될것이라고. 역사 수업이나, 역사 교과서가 선택적으로 제공하는(더 크게는 국가가 제공하는 조국의 역사) 정보를 순진하게 따를 만한 충정은없으므로 '장수태왕이 고구려의 위력을 만천하에 떨친 군주는 아니었고, 중국에 바친 조공이 일년에 1.6회가 넘었다는 사실'이 가히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또 저자의 비유가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 역사에도 적용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므로 장수태왕, 강감찬, 이성계, 연산군, 이황 등의 역사적 위인들에 대한 대단한 폭로전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일테면 한 쪽으로 치우친 시소 게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려는 정당한 역사놀이의 시도로 보면된다. 영광스런 역사의 순간에 한치의 흠도 남기지 않으려는 국사교과서나 백과사전 상의 예우적 정보만으로 우리의 역사를 판단해 왔다는 사실을 조금 억울하게 여겨야 할 때이기도 하고, 이제 알 건 알아야 한다는 단호함이기도 하다. 찬란한 고구려 번성기에도 조공을 바치고 사대를 해야했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예상만큼 버겁진 않았다. 오히려 당연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사실들을 왜 진즉 가르치고 알려주지 않았는지가 의아할 뿐이었다. 지금이라고 해서 대한민국이 열강에게 전혀 좌지우지 되지 않는 완전한 주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따르는데 하물며 그 옛날 이야기에 자존심 상할 일이 남았을까. 강감찬이라는 무인을 활용하여 국민의 안보의식을 강화하고 국부통치의 정당성을 주지시키려했던 박정희 정권의 '역사 만들기'작업도 마찬가지다. '역사는 모두 헛소리다'라는 헨리 포드의 말을 떠올리지 않아도 역사가 승리자에 의해 기록된다는 암묵에 수긍하지 않더라도, 과거를 바라보는 눈이 왜곡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지극히 사적인 개인사로도 경험할 수 있다. 오로지 일방적인 찬사나 폄하만으로 도배되었던 고정불변의 한국사는 매번 흔들리면서도 교육적 목적아래 정지해버렸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역사적 안목를 좁히는 불건전한 일이다. 한국역사 속 대표적 인물들에 대한 재조명은, 두얼굴이 아닌 반쪽 찾기 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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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애청자로서 방송이 나간 후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김종성 작가의 사극칼럼을 꼬박꼬박 챙겨본 터라 "김종성의 신작"이라는 타이틀의 광고를 보고 눈이 번쩍 띄어 책을 읽어보았다.
작가는 이 책에서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18명의 인물들에 대해 그 내면의 참모습을 들여다보도록 이끌어준다.
장수왕이 부족한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이라는 외교전략을 펼쳤고, 강감찬의 귀주대첩이 요나라를 상대로 싸워 고려가 승리한 것 이상의 커다란 의미가 있으며, 이성계의 출신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는 여러가지 정황들이 있고, 연산군을 희대의 폭군으로 몰아붙인 바로 그사람들(양반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연산군이 왕권강화에 힘쓴 사실, 송시열이 실제로는 북벌을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서인과 노론정권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북벌론 신화를 만들었고, 정조의 개혁이 동시대 일본이나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렸고 그가 이뤄놓은 개혁을 이어서 수행할 세력을 다져놓지 못하여 정조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그의 개혁이 물거품이 되었고, 꽉 막힌 쇄국론자로 알려진 흥선대원군이 국제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는 사실 등 기존의 평가와는 상반되는 과감한 인물해석을 시도했다.
이 책에는 여태까지 내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나 책을 통해 알고 있던 사실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자각이 드는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이어진다.
역사를 연구하려면 역사가를 연구하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역사가가 얼마나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역사를 기록했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한국사 인물통찰>은 역사가가 남긴 글자 하나하나도 물론 중요하지만, 독자로서 그걸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여러 정황 속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읽어내는 것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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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하나이하로는 줄수가 없군요.
책을 보는 내내 답답한 것은 지은이가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인물에 대한 상식을 비틀기 위해 큰 흐름을 본 것이 아닌 아주 작은 fact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전개해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용도 엉성하고 논리적 전개과정도 많이 부족하고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 저자 돈 쉽게 벌어서 좋겠다였습니다.
책 보고 리뷰 처음으로 답니다. 정말 별하나 이하로 줄수가 없어서 하나를 주긴 하지만,
처음으로 책을 돈주고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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