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흥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사실 이 책은 처음 읽는 것이 아니다. 이 작품의 초판본은 1974년에 나왔는데, 그 무렵 나는 춘천에서 학창 생활을 하고 있었다. 1980년대 초까지도 만화방이라고 불리던 만홧가게의 전성기였고, 나의 거의 유일한 취미가 독서이고, 그중에서도 만화를 즐겼다. 1960년대까지도 서점에서 아동만화를 취급했고, 우리 집은 시골의 유일한 서점으로 신간 만화는 대부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사극 만화를 즐겼으므로 김종래, 박기당, 박기정, 임창, 김민 등의 사극 만화는 대부분 읽었으며 허영만 화백의 이름도 기억이 난다. 고향을 떠나서 춘천에서 고교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도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화방을 찾았다. 그러니 1970년대까지 내 취향의 만화들은 대부분 읽었을 것이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쩌면 학창 시절에 『각시탈』을 읽었거나, 최소한 표지는 보았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의 복간본이 나온 2018년에도 안흥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서 읽고 리뷰도 쓴 바가 있다. 그러므로 『각시탈』은 내게 있어서 학창 시절의 추억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책을 7년 만에 다시 읽으면서 느낀 생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 첫째, 그리운 추억과의 만남을 느꼈다. 내가 학창시절에 만화를 즐겼고, 허영만 화백의 작품을 읽은 적이 있기에 추억을 느꼈다는 의미는 아니다. 70년대 이전에 발간된 한국만화 명작들이 복간된 경우가 많고, 임창의 『땡이 사냥기』나 박기정의 『도전자』 , 신동우의 『풍운아 홍길동』 등 내가 소장한 작품도 여러 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이 작품에서 향수를 진하게 느낀 이유는 다른 복간본과는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복간본들은 과거의 작품들을 보완해서 좋은 지질을 사용해서 새로 제본을 했다. 비록 내용은 옛 모습이라고 해도 장정은 현대의 작품과 다름이 없다. 복간본이 깨끗하기는 해도 치마저고리를 입고 댕기를 땋던 어린 시절 누나에게 양장을 입히고 화장을 시켰을 때 느끼는 거리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 작품은 글자 그대로 과거의 작품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표지에 있는 낙서들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원본 소장자가 지녔던 그대로이다. 그뿐만 아니라 종이의 질도 과거와 유사하게 누르스름했고, 원본의 흐릿한 상태도 보완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마치 옛 시절의 작품을 다시 만난 듯한 반가움을 느꼈다. ![]() 둘째, 옛 시절의 작품을 대하는 듯했다. 1편의 등장인물 소개이다. 요즘 작품에는 이런 편집이 없다. 과거에는 작품의 서두에 '등장인물 소개'가 있고, 위와 같이 작품의 배경이나 작가의 창작 의도 등이 담긴 작품이 많았다. 어떤 작품은 지문이 많아서 많아서 만화라기보다 그림 소설 같은 경우도 있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과 작가의 말을 보니 '아, 예전 작품들은 저랬었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향수를 느꼈다. 과거의 단행본 아동만화들은 대개 100쪽 내외였다. 그런데 등장인물이 28~29쪽에 소개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 ![]() 넷째, 허영만 화백의 작가로서의 기량을 느꼈다. 등장인물 다음의 30~31쪽이다. 왜경에 쫓기는 독립운동가가 나오고 그 사이로 마치 자막처럼 출판사(소년한국일보사)과 제목(각시탈)이 나온다. 현대 영화의 첫 장면 기법이 아닌가 하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영화의 한 컷처럼 느껴진다. 데뷔 무렵부터 이런 저력이 있었기에 80대를 바라보는 현재까지도 젊은 작가 못지않게 많은 작품을 만들고 있고, 그것이 독자들의 환영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허영만 화백의 연배 작가들 중에서 인터넷의 웹툰을 활용해서 창작 활동을 하는 작가는 많지 않다. 초창기부터 이런 저력을 지닌 작가기에 세계적으로 정상권의 수준을 지닌다는 한국 웹툰에서도 적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다섯째, 판권지를 보면서 다시 향수를 느꼈다. 그 시절에는 아동만화를 불량제품처럼 여기던 시절이라 만화 작품은 '한국도서잡지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했다. 74년 11월 3일에 발간된 이 책은 정가가 85원이다. 그 당시 85원은 초등학생은 물론 중등학생들에게도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초등학교 때 이웃 어른께 세배를 하면 세뱃돈이 10~20원이었던 것이 기억난다. 1960년대에 공중전화 요금이 5원에서 10원으로 인상된 듯하다. 85원은 현재 시세로 1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 아닐까 싶다. 여섯째, 줄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80년대 이전의 영화를 보면 스토리도 허술하게 느껴지고 대화 음성도 마치 북한 말처럼 어색하게 느껴진다. 만화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기준으로 볼 때는 사실과도 맞지 않고, 구성도 좀 허술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당시 만화가들 중에 대학을 졸업한 이는 많지 않고, 대개 고졸 이하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은 물론이고 참고할 문헌도 구하기 힘들었다. 그런 시대의 작가들에게 지금처럼 완벽한 내용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고전소설을 읽는 마음으로 옛 만화를 보면 될 것이다. 또한 이 직품은 3편 이후에도 수십 권의 후속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니 스토리에서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 수도 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970년대 이전에 만화를 즐겼던 세대, 최소한 60대 이상의 연배들은 향수를 느끼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신세대는……? 특별히 만화를 연구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이 작품보다는 작가의 최신작들(오 한강, 사랑해, 식객, 꼴, 부자사전, 허허 동의보감, 커피 한잔할까요 등)을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각시탈 #각시탈초판본 #허영만 #1970년대만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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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안흥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게 되었다. 3권까지 읽으면서 느낀 마음은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즐겼던 나는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그리움을 느끼곤 한다. 그로 인해 김종래, 고우영, 신동우, 임창 등의 작품들이 복간이 될 때는 대부분 구입을 했다. 그 작품들을 읽으면서 느낀 마음은 반가움과 함께 실망이 교차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반가움을 느낀 이유는 추억 속의 명작들을 다시 만나는 당연한 마음이다. 그러면서 실망을 느낀 이유는 어린 시절에는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작품들이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과거의 작품이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성인의 시각에서 보니 작품의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고, 작품성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작품성에서 수준 이하라고 느낄 때의 마음은 배반감마저 느낄 정도였다.
이 작품의 발간은 알고 있었지만 구입을 안 한 이유는 그런 실망을 느낄 지도 모르므로 두려워서였다. 3권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대가의 명성에 걸맞을 만큼 작품에 대해 만족했기 때문이다. 긴장 된 마음을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특히 엿장수로 변장한 독립운동가와 만주에서 잠입한 김영의 친구 임대성이 일제 헌병의 눈을 피하기 위해 언쟁을 하는 듯 가장하고 주고받는 대화는 재미와 사실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멋진 장면이었다. 과거의 작품들을 보면 부정적인 인물들은 잔인하면서도 어리석게 그려져서 주인공에게 당하는 장면이 어색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 작품에서 김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도 느껴졌다. 복간본은 3권까지 나왔지만 3편이 내용상으로 완결이 아니라는 것이다. 임대성을 탈출시킨 각시탈 김인은 아직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았고, 김인의 아우인 김영은 아직도 형의 정체를 모르고 있으니 이런 식으로 끝날 리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김영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독립전선에 참가하는 식으로 4편 이하가 전개가 될 듯한데 후속 내용을 알 수 없으니 아쉬운 마음이다. 또한 김인이 어떻게 해서 그런 무술을 익혀서 각시탈이 되었는지 이렇다 할 설명이 없으니 궁금했다. 표지의 8자는 이 책의 소장자 중에 한 사람이 했던 낙서인 듯하다. 독자들에게 원본의 느낌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기 위해서 표지나 본문의 낙서와 손때 등의 오염을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향수를 느끼기 위해 이 책을 펼친 독자라면 반가움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편의 리뷰에서 쓴 글을 그대로 옮기겠다.
한국만화의 걸작으로 알려진 작품이기는 하지만 화려한 색채 만화에 익숙한 현대의 젊은이들은 매력을 느끼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또한 원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인위적인 편집을 안 한 곳이 많다 보니 선명성이 떨어져서 읽기에 힘든 곳도 있다. 70년대에 만화를 즐겼던 독자 정도가 되어야 이 책에서 향수를 느끼며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허영만 작가의 옛 작품을 읽은 기억이 있는 독자라면 더 반가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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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시탈 1 : 뒷표지에 있는 연산 숫자들은 이 책 원본의 소장자가 한 낙서이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기 위해 책에 있는 낙서와 오손 등을 원본의 형태 그대로 재현했다고 한다. 이 책은 안흥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게 되었다. 허영만 작가는 우리나라 만화작가 중에서 70년대 이전 아동만화에서 출발하여 현대의 성인만화와 웹툰에 이르기 까지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는 많지 않은 작가 중에 한 명이다. 아니 어쩌면 유일한 작가인지도 모르겠다. 아동만화와 성인만화 양쪽에서 성공을 거둔 작가로 고우영 작가와 강철수 작가를 들 수 있다. 고우영 작가는 작고하였고 강철수 작가는 최근에 활동이 드문 듯하니 허영만 작가야말로 두 분야를 넘나 든 대표적인 작가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이 작품이 몇 개월 전에 복간되었을 때 구입을 생각했다가 망설였다. 그 이유는 왕년의 걸작이었다고 하더라도 세월이 흐르면 매력이 반감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만화 걸작선’으로 복간한 작품들을 10여 종 이상 구입했는데 그중에 흡족하게 느낀 작품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작품성이나 흥미성 보다는 옛 작품에 대한 향수를 달래는 정도에서 만족했다. 이 작품을 완독하고는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복간본의 매력을 만끽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지금까지 구입한 한국만화 걸작선 작품들은 대부분 호화양장으로 장정되어 있었다. 원본에 비해 지질도 좋아졌고, 흐릿한 인쇄는 교정을 거쳐서 선명하게 고쳐졌다. 어떤 작품은 표지 그림도 새로 꾸민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 작품 자체는 옛 작품이지만 옛 작품을 읽는 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이었다. 춘향이가 치마저고리의 한복이 아니라 양장을 입은 격이라고 할까
그러나 원본에 있는 낙서, 오염, 낙장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되살렸으며, 종이마저도 예전의 누루스름한 색감을 그대로 재현했다. 심지어 원본의 소장자가 했던 낙서마저 고치지 않고 그대로 표현했다. 마치 헌책방에서 40년 전의 책을 발견하고 환호하는 기분이라고 할까
둘째, 정겨운 그림체에서 향수를 느꼈다. 허영만 작가는 지금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최근 작품인 『커피 한잔 할까요』,『식객』,『동의보감』등을 탐독하기도 했다. 그의 그림체는 예전과 지금이 다르다. 한복만 입던 노인들이 어느 날 양복이나 양장으로 바꾸어 입고 그 옷에 동화되듯이 그의 최근 작품에서는 향수를 자극하는 그림체는 사라져 있다. 그러나 원본 그대로인 이 책에는 70년대 이전의 만화들의 그림체와 필체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는 것이다. 금강산에 가서 버스를 타고 지나다 어쩌다 마주치는 북한의 민간인에게서 옛 시절의 우리 모습을 발견하고 느끼던 향수를 이 책의 그림에서 그대로 느꼈다.
셋째, 거장의 능력을 다시 확인했다. 복간된 걸작 만화를 보면서 작품성에서 실망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작품성을 따지기도 힘들 만큼 스토리 구성 자체가 졸렬한 것을 보면서 이런 작품에 매력을 느꼈던 과거의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했다. 이 작품은 그렇지는 않았다. 현대의 관점에서 보아도 흥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구성이 탄탄해서 반가웠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한국만화의 걸작으로 알려진 작품이기는 하지만 화려한 색채 만화에 익숙한 현대의 젊은이들은 매력을 느끼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또한 원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인위적인 편집을 안 한 곳이 많다 보니 선명성이 떨어져서 읽기에 힘든 곳도 있다. 70년대에 만화를 즐겼던 독자 정도가 되어야 이 책에서 향수를 느끼며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허영만 작가의 옛 작품을 읽은 기억이 있는 독자라면 더 반가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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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받고 너무 얇아서 놀랐다. 오래된 만화에 나름 애착이 많았던 터라 그런대로 재미있게 보았지만 각시탈의 명성만을 듣고 산 사람 중에는 실망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말 읽을 페이지가 몇장 되지 않았다. 내용을 지금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고 원본의 상태를 그대로 스캔했고 수정 등의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글쎄 소장자의 낙서나 훼손된 부분들을 그대로 살린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의구심이 든다. 허영만 화백의 낙서나 메모도 아니고.... 출간 당시의 이미지는 그대로 살리되 당시의 새책 퀼리티로 복제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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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안흥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게 되었다. 1권을 펼칠 때의 기대를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스토리에 대한 궁금함보다는 책의 형태에 대한 향수였다. 나의 기억으로 70년대 이전의 단행본 만화는 14.5 x 20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판이었고, 70년대 이후에는 가로와 세로가 1센티미터 정도 커진 형태로 나왔다. 당시 나는 바뀌기 이전의 작은 판을 선호하고 있었기에 늘어난 조판 형태에 잘 적응이 되지 않았었다. 이 책은 예전의 작은 판으로 발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장자의 낙서와 손때 등을 거의 그대로 복원했으므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그대로 살릴 수 있을 듯해서였다.
어린 시절의 초가집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그 시절의 건물 형태가 그리울 뿐이지 살고 싶은 것은 아닌 것처럼 이 책을 대하는 마음도 비슷했다. 오히려 책을 펼치기가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스토리 전개나 구성 등에 있어서 과거의 작품이 세련된 현대의 수준을 따를 수 있겠는가? 오히려 과거의 아름다운 환상이 깨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시절 열독하다시피 했던 작품으로 신동우 화백의 『풍운아 홍길동』이 있었다. 이 책은 오래 전에 일본의 어느 신문사에서 세계의 10대만화로 선정을 하기도 했다. 또한 만화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큰 인기가 있었다. 이 책이 복간되었을 때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6권 전질을 구입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책장을 넘겼으나……, 책장을 넘길수록 실망만 더해졌을 뿐이다. 오래 전 작품이라서 현대의 시각에서 느끼는 촌스러움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구성 자체가 뒤죽박죽이었다. 결말은 용두사미처럼 마무리 되었고……. 그 책을 리뷰에서 이런 내용을 쓴 기억이 난다. 그림은 신동우 화백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나 그 이상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맛보고 싶다면 1편 정도만 구입하고, 2편 이하는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이 책도 그런 실망을 주지 않을까라는 걱정 속에 펼쳤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그림체는 물론 구성도 훌륭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마음에서 2권을 펼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각시탈의 신분을 숨기고 바보인 척 살고 있는 김영과 일본의 앞잡이인 헌병 보조원으로 살고 있는 김인 형제, 두 아들을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어머니, 악독한 일본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헌병대장과 기무라 중위, 새롭게 등장한 독립지사 안동지 등의 등장인물들은 현대 만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생동감이 있었다.
내용과 관계없이 책표지에 있는 연필로 쓴 낙서도 ‘33316+13738=47054’눈에 들어왔다. 이 책의 소장은 어떤 상황에서 저런 연산을 했을까, 수십 년이 흐른 뒤에 복간본 독자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어떤 인연일까도 생각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편의 리뷰에서 쓴 글을 그대로 옮기겠다.
한국만화의 걸작으로 알려진 작품이기는 하지만 화려한 색채 만화에 익숙한 현대의 젊은이들은 매력을 느끼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또한 원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인위적인 편집을 안 한 곳이 많다 보니 선명성이 떨어져서 읽기에 힘든 곳도 있다. 70년대에 만화를 즐겼던 독자 정도가 되어야 이 책에서 향수를 느끼며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허영만 작가의 옛 작품을 읽은 기억이 있는 독자라면 더 반가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