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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의 사회생활 - 한국과 일본의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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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래 내가 많이 집중한 음식 주제는 한식이었다. 조금 더 범위를 좁히자면 '한식재단'의 탄생 비화와 비리였고, 조금 더 범위를 넓히자면 저들이 어떤 음식을 '한식'으로 호명하는가의 문제였다.당대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고 즐기고, 변주가 가장 많이 되는 음식을 '국민 음식'이라 칭한다면 국가가 호명한 지금의 한식재단 스타일의 한식은 많이 빗나갔다.라면과 짜장면, 치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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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래 내가 많이 집중한 음식 주제는 한식이었다. 조금 더 범위를 좁히자면 '한식재단'의 탄생 비화와 비리였고, 조금 더 범위를 넓히자면 저들이 어떤 음식을 '한식'으로 호명하는가의 문제였다.

당대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고 즐기고, 변주가 가장 많이 되는 음식을 '국민 음식'이라 칭한다면 국가가 호명한 지금의 한식재단 스타일의 한식은 많이 빗나갔다.

라면과 짜장면, 치킨과 삼겹살, 칼국수와 떡볶이, 김밥 등등이야말로 진정한 한식이라고 우기는 치들의 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저 먹을 뿐인 나는 어떤 식으로든 음식 담론에서 한구찌 차지하여 자신들에게 시선을 모으려는 자들 음식 패거리의 일당이라고밖에는.

물론 나도 그 일당의 하나일 테지만. 그러면 나는 싸우는 중이다.



2. 추천사를 부탁받아 지난겨울 파일 상태로 읽었지만, 불초의 낯짝으로 끄적거린 부끄러움을 모면하자니 다시 한 번 정독 했다.

동아시아 요리 중에서 중국 영향 안 받은 요리가 있겠느냐만은 라면의 경우에는 그 기원이 명확하게 남아 있다. 태평양 전쟁 전에 '지나소바'로 불리며 일본의 일부 지방과 일부 사람들만 먹었던 이 중국풍의 국수는 일본인 하층민의 배를 채워주던 음식이었다.

전쟁을 일으키고 패전을 겪으면서(식민지였던 대만과 일본에서 외지미가 반입이 막히면수) 일본도 극심한 식량난을 겪는다. 그 식량난을 방어한 것은 한국과 매한가지로 미국의 식량원조였고 그 핵심은 밀이었다.

라라물자(LARA:Licensed Agencies for Relief in Asia )로 통칭하는 일본 미국원조는 빵 중심의 급식(분식장려)'나폴리탄 스파게티'로 상징되는 일본음식의 미국화라는 점에서 한국 상황과 복사판이라고 보면 맞다.

그에 대한 반격으로 민족 일본인 정체성으로의 '' 의 발견과 끊임없는 호출 과정은 역시 한국과 다르지 않다. 읽다 보면 좀 속상하다. 익숙한 열패의 길이 보이니까.



3. 포드체제로 일컫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그리고 도요타시스템으로 대비되는 산업체제의 변화와 그에 딱맞는 시스템의 음식이 바로 인스턴트 라면이다. 인스턴트라면의 창시자 안도모모후쿠의 '전설'은 그야말로 발명된 전설의 한 예를 보는 것 같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스토리텔링이 있었으니 그것또한 라면의 숙명.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하여 떼돈을 번 일 '애국'행위로 변곡하고 사람들은 환호한다. 그 전설을 깨트려 내가 얻을 것은 무엇일까.

임춘애 선수의 라면 스토리처럼 일본에서도 '라멘'이란 기실 가난의 상징이자 극복의 아이콘이다. 음식은 가장 하위의 문화를 상징하기에 맞춤인 콘텐츠다.

동원된 음식 이미지로서의 라멘. 그리고 한국의 라면. 국민음식의 탄생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 음식이 고스란히 걸어온 길, 그리고 걸어갈 길이 보인다.

문화가 뒤섞여서가 아니라 음식이란 하나의 주제가 다뤄지는 천편일률의 방식. 그리고 중앙 중심의 경제와 문화 정책 등을 '라멘(현상)'으로 다루어 놓았다.

 

4. 식품이자 공업제품인 인스턴트 라면의 길이 있다면, 일본인의 노스탤지어와 내서널리즘(국가와 민족을 상상한다는 의미에서) 음식을 라멘이 있다. 조작까진 아니어도 만드러진 전통, ‘사무에화된 라멘. 라멘 요리사들의 의상의 변천은 사실 라멘이 어떻게 일본다운 음식을 재현하는데 골몰하는지를 보여준다. 라멘 한 그릇을 도 닦듯 끓이면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라멘의 추구. 장인화 되어 가는 것은 라멘이 갖는 특유의 일본 음식 현상이기도 하다.

라멘도의 정수를 먹기 위한 일본인드르이 라면 원정, 면식 수행도 사실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지만, 이 흐름 때문에 묘하게 라멘만큼은 반프랜차이즈화의 길을 걸어왔다.

내 관심사가 프랜차이즈화 현상이다보니 흥미롭게 읽었는데, 일본의 라멘과 한국의 평양냉면현상을 대입해 보아도 방정식은 풀리겠다 싶어진다. 한국보다 20년 정도 사회 사이클이 빠른일본은 70년대 이미 명예퇴직을 겪으면서 그때 중년 남성들이 진입한 시장이 라멘 프랜차이즈였고 그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가 최근에는 좀 더 다른 현상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참고문헌의 역할을 한다.

 

프랜차이즈 음식의 운명은 싸구려 음식과 개성없음의 위험성도 안고 간다. 우리가 백종원 음식에 딱 그만큼만 기대하고 실패하지 않기 위한 소비에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지 백종원 음식에 소구하는 것은 아니니까.

 

5. 다나카 총리의 토건제국에 대한 설명과 관광음식(향토음식)의 개발. ‘미각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지방의 향토 라멘이 미디어와 결합해서 다시 중앙에서 호명되는 현상. 제주도 끝 마라도에 짜장면집이 엄청 늘어났다던데 그 현상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음식문화도 좋게 말하면 벤치마킹이고 노골적으로 말하면 베끼기에 가까웠던 음식 예능프로그램과 광고 전략 등. , 이것은 왜 역사가 아니란 말인가!

 

적군파라는 르포를 재밌게 읽었었는데 적군파 소탕 작전에 투입된 경찰들이 먹었던 컵라면, 그리고 적군파 대원들이 훈련 중에 먹었던 음식도 컵라면이었고 그렇게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닛신식품의 컵라면은 대중 속으로 파고든다.

 

음식이 미디어에 목숨을 걸고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상을 비관적(비판도 아니다)으로 보는 이유가 이래서다. 음식의 갑은 미디어다! 미디어는 메시지이니 그 메시지에 따라 울고 웃고 죽으라.

 

지하철역 대왕카스테라는 어찌할 것인가. 계란파고를 겨우 건너왔는데 저런 철퇴를 내려치다니, 증거를 소멸한 살인자들이다. 음식 미디어 종사자들, 그리고 파워블로거를 참칭하는 자들은 경계해야 할 일들이다. 누군가의 목숨줄을 어이없게도 당신들이 쥐고 있다는.

 

6. 외에도 라멘과 얽힌 라멘의 사회생활이자 사생활이 잘 적혀 있다.

저널리스트의 글이란 한계가 곳곳에 드러나긴 하지만 그래도 또 배움은 처처에.

한 그릇의 라멘에 육체와 영혼의 칼로리를 채우며 어렵게 생을 굴려가는 일본인들의 처지와 편의점 구석에서 컵라면과 삼각김밥 세트로 생을 겨우겨우 메워가는 인생들도 처처에.

 

라라물자로 시작된 일본의 라멘의 사회생활. 일본과 한국의 라라랜드는 이토록 지축까지 흔들리고 있다.

 

 


a****6 2017.03.1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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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의 사회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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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의 사회생활일본과 함께 진화한 라면 100년사저: 하야미즈 켄로 역: 김현욱, 박현아출판사: 도서출판따비 출판일: 2017년 3월5일 1958년 대만계 일본인인 안도 모모후쿠에 의해서 최초로 '치킨라멘'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삼양의 전중윤 사장이 시장통에서 꿀꿀이죽을 줄을 서서 먹는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서 일본으로 건너가 묘조식품으로부터 라면 제조법을 전수받아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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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의 사회생활

일본과 함께 진화한 라면 100년사

저: 하야미즈 켄로 역: 김현욱, 박현아

출판사: 도서출판따비 출판일: 2017년 3월5일 


1958년 대만계 일본인인 안도 모모후쿠에 의해서 최초로 '치킨라멘'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삼양의 전중윤 사장이 시장통에서 꿀꿀이죽을 줄을 서서 먹는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서 일본으로 건너가 묘조식품으로부터 라면 제조법을 전수받아 만든 최초의 라면, 삼양라면이 있다. 


라면은 어려운 시절의 배고픔을 싼 값에 해결해주었던 고마운 존재였다. 출출할 때 끓여 먹는 인스턴트 라면 한 그릇이 얼마나 맛있었던가? 그래서 우리는 해외에 나가 있을 때,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다행히 세계 곳곳에 한국 라면이 수출되어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 책은 작가가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단순하게 라멘에 대한 음식점이나 맛을 소개한 것이 아니다. 작가는 '2차 세계대전 후 라면의 보급, 발전, 변화를 통한 문화론'을 쓰고 싶었다. 라멘을 통해서 일본인의 생각이라든지 문화를 읽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라멘은 처음에는 '지나소바'로 그리고 '추카소바'로 그 이후에는 라멘으로 그 명칭도 변화했다. 등장한 지 100년 정도가 된 라멘은 이제 일본인의 국민음식화 되었다. 비슷한 궤적을 그리던 일본식 파스타인 '나폴리탄'이 이제 거의 찾아보기가 힘든 상황이 된 것에 비해서 라멘은 더욱 발전되어갔다. 


라멘이 이렇게 일본인의 마음에 파고 든 것에 대해서 다케우치 신과 같은 라멘 평론가는 스프에 간장이 들어가거나 고명이 바꿘 것을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이제 라멘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다도와 같이 인생철학을 담은 라멘도로까지 전화되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는 2차 세계대전의 패전 후, 조선과 대만이라는 식량수탈 식민지의 상실과 흉작으로 인한 식량위기를 거론한다. 또한, 2차 대전에 있어서 급격하게 확대된 미국의 밀 생산력에 주목한다. 일본과 미국의 상황이 서로 맞아 떨어진 가운데, 대규모의 밀가루가 판매되고 원조되었다. 


하지만 일본인이 빵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분식이 등장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미국에 비해서 대규모의 제조업 기술이 없었던 일본은 전후, 미국으로부터 이러한 제조업 기술 노하우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반대로 1970년대가 되면 미국 제조업에 우위를 차지한다. 이러한 궤에 맞춰서 일본 라멘 제조업도 대규모 제조방식을 도입했다. 


일본 정치인들은 지방의 인프라개발을 축으로 하는 지방개발을 통해서 지지도를 확보했다. 이러한 정치적 계산과 함께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지역적 특색이 있는 라멘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다양한 국물의 라멘과 고명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일본 라멘은 스프, 메인디시, 전체가 한꺼번에 들어간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라멘은 쇼와시대의 대가족, 핵가족, 독신생활, 입시전쟁, 좌익투쟁, 고도성장기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함께 했다. 인스턴트 라멘과 컵라멘이 등장했다. 아사미 산장사건에서 경찰에게 지급되었던 닛신의 컵라멘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어려운 시대를 함께 한 라멘은 비로써 우리가 오늘날 국민음식이 되었다. 등장한 지 100년이 되었을 뿐이다. 


'라면이 바다를 건너는 날'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전중윤 사장이 묘조식품으로부터 인스턴트 라면 제조법을 전수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라면을 만들고자 했던 계기가 안도 모모후쿠가 치킨라멘을 만들었던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가난한 시절, 싼 값에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 


한일의 라면, 라멘은 그 명칭에서 차이가 난 것처럼, 이후로의 변화도 달랐다. 일본에서 라멘이 2차 대전 후 일본 사회의 모습을 반영했고 널리 사랑 받았던 것과 같이, 한국에서도 라면은 가난한 시대를 함께 하며, 오늘날까지 우리 곂에 굳건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인스턴트 라면이 그 중심을 지켰다. 아마도 짜장면의 존재가 일본의 생라멘을 대체했기 때문일까? 일본의 라멘 문화론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이 일본사회를 중심으로 쓴 글이지만, 비슷한 궤적을 그린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득, 라멘집을 방문해서 소유라멘 하나를 먹고 싶기도 하고, 집에 가서 매운 인스턴트 라면을 끓여먹고 싶기도 한다. 무엇이 되었든 나는 만족할 것 같다. 



s****t 2020.04.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