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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을 찾고 만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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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창 사후에 단편적인 글들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그림에 대한 견해, 그리는 방법, 화가에 대한 설명, 그림 감상 등이 나온다. 그림에서 정신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옛 사람의 생각과 감상을 만날 수 있다. 주석이 상세하여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다만, 해제는 사족으로 보인다.   글의 내용을 조금 적어본다. 좋은 그림은 기운생동한다. 산수화는 아름다운 경치를 傳神으로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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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창 사후에 단편적인 글들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그림에 대한 견해, 그리는 방법, 화가에 대한 설명, 그림 감상 등이 나온다. 그림에서 정신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옛 사람의 생각과 감상을 만날 수 있다. 주석이 상세하여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다만, 해제는 사족으로 보인다.

 

글의 내용을 조금 적어본다.

좋은 그림은 기운생동한다. 산수화는 아름다운 경치를 傳神으로 담아낸다. 기운생동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生得, 즉 태어나면서부터 자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산수를 보고, 뛰어난 화가의 그림을 배우고, 자신의 느낀 바를 진솔히 담아가다 보면 기운생동의 경지에 도달할 수도 있다. 뛰어난 화가를 배운다 함은 단순히 그림을 베끼는 것이 아니고 그 의취를 읽어내어 따르는 것이다. 같은 이의 그림을 모방하여도 화가에 따라 각기 다른 그림이 나온다.

그림을 통해 생동하는 기운을 전하려면 기교가 필요하다. 화가는 능숙해야 하니, 그리는 방법인 요철, 필묵, 준법, 위치, 허실 등을 알아야한다. 산은 준법으로 그리며 勢를 취하여 주로 삼고, 나무는 돌려서 그려야지 직선으로 그리면 안되고, 같은 나무라도 산 속의 나무와 정원의 나무를 각기 다르게 그린다. 구름과 안개는 변화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담아야 한다.

고아한 정신을 표현하는 문인화가 최고이니 왕유, 동원, 미불, 예찬이 걸출하고, 마원과 하규는이들만 못하다. 문인화의 계보는 왕유 - 동원ㆍ거연ㆍ이성ㆍ범관 - 이공린ㆍ왕선ㆍ미불ㆍ미우인 - 원사대가 - 문징명ㆍ심주이고, 문인화가 아닌 계보로 이사훈 - 마원ㆍ하규ㆍ이당ㆍ유송년이 있다. 화단을 불교계처럼 북종과 남종으로 나눌 수도 있으니 북종은 착색산수의 이사훈 부자에서 조간ㆍ조백구ㆍ조백숙ㆍ마원ㆍ하규로 이어지고, 남종은 선담의 일변구연지법을 사용한 왕유에서 장조ㆍ형호ㆍ관동ㆍ동원ㆍ거연ㆍ곽충서ㆍ미부자ㆍ원사대가로 이어진다. 기교가 뛰어난 일파로 이소도 - 조백구ㆍ조백숙ㆍ정야부ㆍ전선ㆍ구영이 있고, 기운생동으로 直入한 화가로는 동원ㆍ거연ㆍ미불이 있다. 君子畵에 兩派가 있으니, 동원ㆍ거연ㆍ사대가가 起家成名하였고, 이성ㆍ곽희ㆍ주덕윤ㆍ당체ㆍ요정미는 不能自立堂戶하였다.

좋은 그림을 보기 위해 노력하며, 존경하는 화가의 그림을 볼 때는 목욕재계하며 경건한 자세를 갖춘다. 감상의 핵심은 전해오는 생동하는 기운을 느끼는 것이다. 담백하고 은은한 기운이 고상하다. 산수의 전경에 도의 경지가 담겨있는 그림이 귀하다. 그림을 보면 화법을 검토하고, 다른 화가들과 유사한 점과 상이한 점을 살피니, 왕유의 그림을 보기 전에 왕유가 그리는 방법을 알았다. 왕유, 동원, 조영양의 그림에서 속세를 벗어난 세계가 보이고, 이성의 그림을 보면 천암만학 중에 있는 것 같고, 고극공의 그림은 깨끗하여 속세의 티끌을 벗었다. 곽희가 말한 것처럼 산 그림에서 각기 가보고 싶고, 노닐고 싶고, 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고, 화계어은도를 보니 이상향인 도원에 살고 싶다.

 

이 글은 제목이 말하듯 화안, 그림을 보는 눈이다. 그 때 그 때 느낀 바이다. 이 책을 읽는 나도 그림을 보듯 글의 자락을 따라간다. 그림에 대한 애정이 전해오니 즐겁다. 그림을 통해 얻는 그 무엇, 느끼지만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나름 글로 전달한다. 그림 보는 것이 단순히 기교를 즐기는 것을 넘어 필묵 속에 담긴 기운생동함을 만나는 것이듯, 이 책을 읽는 것도 문구를 넘어 저자의 그림보기를 만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화집에서 그림들을 찾아보며 느껴본다.

이 글은 그림 보는 즐거움을 보여준다. 거장의 그림을 만나기 전에 마음이 설레고, 조심스러움에 목욕재계까지한다. 상상만 하던 대가 왕유의 그림을 만나니 반갑고, 느낌으로 감식안으로 추론한 것이 그림을 통해 맞다고 확인되니 환희가 넘치고 득의양양해진다. 그림을 보며 산 속에 있다고 느끼고, 신선의 세계를 보고, 고아한 마음을 얻는다.

동기창의 그림 보는 자세를 따라해볼 만 하다. 우선 그림을 본다. 유명한 그림을 찾아본다. 그림을 볼 때 선입견을 가지지 않는다. 알던 작가의 화풍이 다른 그림을 만나면 기존의 생각을 바꾸고, 애써 만난 사모하는 작가의 작품이 졸작이더라도 아쉬워할 뿐 변호하지 않는다. 그림이기에, 말로 특정할 수 없으나, 알아본 바를 적어둔다. 그림에 대한 지식도 쌓아간다. 그리는 기교를 익히고, 산은 어떻게 그리는 것이 낫고 구름과 안개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은지 배운다. 또 화가들 사이의 관계도 그려보고 상이함도 알아본다. 비어있는 마음으로 보지만, 현재까지 지식 위에서 본다. 무엇인가를 보고 느끼며 미소지은 것을 말하며 사람들과 교감한다.

그림은 실물을 보아야 기운생동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사진기술이 발전하여 실물보다 사진이 더 생생하지만, 그림 속 기운은 진짜 그림에서만 나온다. 그래서, 실제 그림을 보면 작품의 좋고 못함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국립박물관이나 리움미술관 등에서 산수화를 즐길 만하다.

이 책에 아쉬운 것이 하나 있으니 해제이다. 정밀하게 따지고 동기창을 비난했다. 화론을 특정화하려고 세밀하게 따졌는데, 단편적인 글들에 어울리지 않는다. 동기창의 글을 번역하고 다른 사람들이 읽기를 원해 책을 펴내면서, 동기창을 다음과 같이 평하는 것은 기괴하다. “동기창의 근대지향적 요소는 오히려 그의 생애에서 더 잘 드러난다. 그의 삶은 아집과 기필코 하려는 마음, 경쟁심과 탐욕, 그리고 위선으로 가득 차 있었다.”

k*****e 2023.06.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