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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건축에 특별히 관심이 있거나 예술적인 감각을 지닌 사람이 아니다. 지나가다 멋있는 빌딩을 보면
'저 빌딩에 다니는 회사사람들은 연봉을 얼마나 받을까?'
혹은
'저 빌딩은 임대료가 얼마일까?'
라는 어찌보면 무식하고 교양없는 사람일지 모른다.
하지만 16층...비교적 높은 층에 살았던 나는 탁트인 베란다 창문 밖을 아이와 보며 달의 생김새라든지 앞의 빵집에선 지금쯤 무슨 빵이 따끈따끈한게 나왔을까?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느날 아이가 횡단보도 맞은편 아파트에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몇개밖에 불이 밝혀지지 않은 모습을 보며 이야기한다.
"엄마~저 아파트들 창문에 불 켜진 거 봐바~ 우리가 사는 곳은 지구고 저기 보이는 곳은 우주야 엄마, 저건 별들같이 예쁘지 않아? "
할때 어떻게 아이 눈에 저 아파트가 별들로 보일 수가 있지? 난 저 아파트를 보며
'저 아파트가 지금 얼마에 거래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던 탓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나에겐 없는 아이의 순수함과 상상력이 부럽게도 느껴졌다. 그래서 이 책은 나를위한 책이아닌 큰아이의 눈으로 세상의 더욱 많은 건축물들을 느끼고 접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에 실려있는 사진들을 보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기있는 사진들은 전부 건축이야! 밖에보이는 아파트나 빌딩같은 건물말이야~ 사람들은 다양한 직업을 갖고 사는데 그림을 그리는 직업들중에도 여러가지가 있거든, 재미있는 이야기로 아이들을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예쁜 옷을 그려서 사람들이 입고 다닐 수 있게하는 디자이너, 멋있는 건물안에서 일하고 살 수 있도록 건축을 설계하고 그림을 그리는 건축설계사등등 말이야~"
"엄마~ 나 공주그림 잘그려! 그래서 나 공주가 사는 예쁜 집을 내가 그려서 살게하면 얼마나 좋을까?"
<선유도 공원> "나무도 있고 벽과 계단이 있으니까 이 길을 걸으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여"
<쌈지길> "불빛나서 너무 아름다워 우와~정말 너무너무 예쁘다"
책장을 넘기다 갑자기 아이가 멈추며 말한다
"엄마! 순수한-> 송수한! 우리 유치원에 송수한이란 남자애있거든~ 나 얼굴 빨개?"
발그레해진 볼에 씽긋 웃으며 자연스레 얘기하는 모습을 보니 그 아이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고딕성당> "보석이 너무 아름다워~ 우와 아름다워!"
<SKT타워> "높다 엄청 높아서 너무 멋지다 이 건물 누가 만들었냐? 반짝반짝 빛나고 예쁘고 아름다워~"
<SKT타워 외벽> "비같아~!"
<딸기가 좋아> "헤헤~ 귀여워~ 나 여기 가보고 싶어"
<사보아 빌라> "미끄럼틀처럼 생겼어~"
"엥? 어디가 미끄럼틀같아? 아무리봐도 모르겠어!"
"옆으로 이렇게 봐바~ 그치?"
난 아무리봐도 미끄럼틀처럼 보이지 않는다...ㅠㅠ
<료안지 모래정원> "바다같아!"
<산 크리스토발> "분수대다! 와 멋진데!"
<에펠탑> "엄청 높아서 못말린다니까~ 한눈에 바라보면 재미있는 생각이 들껄?"
아이와 책속의 사진들을 보며 많은 건축물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저자가 사진들과 함께 시와 예술을 이야기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건축은 제각각 사연과 이야깃거리를 담은 즐거운 주말드라마였고 인간극장이었다. 가끔 소설도 되고 시도 되었다.때로는 그림이나 조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의 말이 사뭇 가슴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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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인간적인 그래서 예술적인 건축 이야기라고 한다. 건축이라는 것 그 자체에 문외한이다 보니 건축가들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니 건축물이란 것은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고 느끼는 것이란 걸 알게 된 것 같다. 요즘은 서울로 볼일 보러 갈 일이 별로 없고, 설사 있다 해도 목적지 찾아가기 바쁘다 보니 길가에 서있는 건축물들을 감상할(?)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아마 세태에 찌들린 삶 때문이라 자위해보지만 그래도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길가의 건물들을 처다 보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건축물을 네 가지 색깔로 분류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에 대한 설명보다도 그 건물이 건축되던 시절을 이야기하고, 그 건물과 연관이 있는 화가들을 이야기하는데 더 마음을 빼앗긴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건물 자체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 건물을 읽고 또 느끼라고 하는 것 같다. 저자는 첫 장 ‘건축, 사이를 채우다’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옛날 정수처리장의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폐허 속에 자연을 방치한 [선유도 공원]에서 저자는 현재의 방식을 거부하고 골동(품)을 중시하는 과거의 방식을 찾아낸다. 그러면서 지금의 그 모습이 미래, 인간이 사라진 콘크리트 속의 지구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단다. 인사동의 [쌈지길]은 각종 규제와 지침 사이에서도, 옛날 그 길을 거닐었던 사람들의 감성을 공유하는 건축물로 새로운 골목길을 만들어냈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콘크리트 나무로 된 일본 도쿄의 [토즈빌딩]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화가 박수근을 이야기하고 사진작가 배병우를 이야기 한다. 그런가 하면 조선의 백자가 주는 자연스러움과 단순한 맛에서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바라보기도 한다. 현대인의 욕망을 바라보는 ‘건축, 욕망은 분출이다’에서 저자는 장충동의 [웰컴시티]를 말한다. 가짐보다는 쓰임이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욱 중요하다는 관점을 빈자의 미학이라 정의하고 자신의 건축 철학으로 삼았다는 건축가 승효상이 지었다는 이 건물은 우리의 도시가 거대한 건물과 콘크리트 더미로 더 높게, 더 크게 채워지는데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주위와 어울릴 의사가 전혀 없는 [강남 교보타워]는 홀로 우뚝 서서 뚜렷한 특징이 없는 도심 한복판을 점령하겠다는 정복자의 근성이 느껴진다고 한다. 나는 그 건물을 보면서 지금은 철거되었지만 옛날 3.1고가도로 옆에 서있던 3.1빌딩이 생각난다. 기껏해야 5-6층 건물이 주였던 종로와 을지로 사이 우뚝 31층 높이로 솟아있던 그 건물이 생각나는 건 시도 때도 없이 그 건물을 보면서 살았기 때문이리라. 화신 백화점 자리에 서있는 [종로타워]를 바라보면서는 나도 저자와 똑같이 그 옛날 일용잡화를 팔던 그 백화점이 그립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움의 빛깔로 다가오는‘건축, 과거로 회귀하다’에서 저자는 담양의 [소쇄원]을 이야기 한다. 맑고 깨끗한 마음이라는 뜻의 [소쇄원]은 대나무숲에 둘러싸인 팔각기와 지붕집이다. 나그네를 기다리는 처사의 집이라고도 저자는 말한다. 나그네란 욕심을버린 사람이고, 모든것을 품을수 있어 떠남이 수월하기에 맞이하는 주인이나, 잠시 쉬어가는 나그네나 아무런 부담이 없을것 같다. 중국이나 일본의 건축물은 한치의 틈도 용납하지 않고 인공의 손길을가해 아름답게 꾸미지만, 우리네 그것은 자연을 해하거나 인공적으로 조작하는 것을 빈곤한 짓이라 여기기에 그냥 자연속에 그대로 더하고 있단다. 이장에서는 프랑스의 [빌라 사보아], 일본 교토의 [료안지]등 외국의 건축물에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고있다. 마지막 장 ‘건축, 동시대를 말하다’에서는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건축물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매사에 빠름을 추구하는 현시대에 느림은 별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단다. 온전한 자기 생각을 가지려면 자신만의 속도를 익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접근하는 방향에 건물의 등을 보이고 거꾸로 배치된 탓에, 건물입구에 닿으려면 꽤나 많이 걸어야 하는 과천 [국립 현대미술관]은 일상에 찌든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한여름 숲이 우거진, 그곳까지 나있는 길이 좋아 자주 가보던 곳이다. 허나 범부에 눈에는 다리만 아플 뿐이다. 윤수일의 노래가사에도 나오는 [아파트]는 지금 살고 있는 거주공간 임에도 정이 가지를 않는다. 작은 마당이 있고, 직접 기르는 나무가 있고, 내가 소유하는 하늘과 별과 공기가 있는 곳, 그곳이 값어치로 얼마 나가지 않더라도 난 그곳이 좋다. 성냥갑을 쌓아놓은 것 마냥 답답한 공간 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사는 것 보다야 훨씬 나을 것 같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또 저자는 잊어버린 우리의 추억을 찾아주는 곳으로 태평로의 [로댕 갤러리]를 얘기한다. 밤이면 갤러리의 반투명 유리를 통해 흘러 나오는 불빛이 포장마차의 카바이드 불빛을 닮았다고 한다. 뜨끈한 어묵국물과 군 참새를 안주로 한잔의 소주를 마시던 곳, 결코 닿지 않을 서로의 얘기들을 내 뱉던 곳, 그곳을 생각나게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금의 포장마차야 카바이드 불빛도 사라지고, 군 참새도 사라졌지만 말이다. 건축이야기. 그러나 건축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 건축물을 보고, 우리의 지나간 과거를 생각해 보고, 현재를 생각해 보고 또 미래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곳엔 역사이야기가 있고, 그림 이야기가 있고, 또 철학 이야기가 있어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지나가며 무심코 보아왔던 건축물에서 자연과 인간의 욕망과 그리움을 읽는 저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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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어떤 그리움'이란 노래로 찾아온 맨발의 디바, 이은미. 당시는 고3 입시의 불안함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아파했던 철없는 시절이었다. 새벽 늦게까지 도서관에 남아 내 귓가를 적셨던 이 노래는, 정말 개별적인 혹은 근원적인 그리움에 대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너의 아픔, 슬픔, 삶은 다 너의 것이야. 언젠가는 지금 순간의 기억들이 어.떤. 그리움이란 형태로 널 찾아갈거야' 이런 메시지를 내게 전해주곤 했었다.
오늘 만난 '어떤 건축'에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건축이란 이름의 건물들을 보면서 그것들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제각각 바라보는 것. 특히나 건축에 대한 설렘을 안고, 아내에게 자랑하기 위해 써내려간 건축 단상들이 또 하나의 단단하고, 감수성 짙은 일상과 예술로 점철되고 있음을. 저자 최준석과 마찬가지로 내게 건축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My Architect'(2003)란 건축가 루이스 칸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회사의 세미나 시간에 상영됐다. 그의 아들인 나다니엘 칸이 아버지의 궤적을 추적한 영화였다. 그때 마주한 방글라데시의 국회의사당을 장엄한 음악과 함께 보는 순간, 둔중한 뭔가가 내 머리를 지나갔다. 물성이 느껴지는 오묘한 구조물의 울림. 이후 건축이란 예술을 무작정 좋아하기 시작했다.
이후 르 꼬르뷔지에, 램쿨하스, 루이스 바라간, 프랭크 게리, 마리오 보타, 안도 다다오 등 해외 유명 건축가들은 물론 국내의 김수근, 조성룡, 승효상, 정기용 등 수많은 건축가들의 작품들을 맘껏 감상하고, 관련 책들을 읽었다. 가장 인문학적이면서도, 예술적 매력을 물성 가득 담아 표현할 수 있는 학문이 바로 건축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 우리 삶 깊숙히 함께 호흡하는 가장 인간적인 일상의 학문은 아닐까? 그런 점에서 '꽤 인간적인 그래서 예술적인 건축 이야기'란 부제를 단 이 책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네 가지 빛깔의 건축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이를 채우는 건축, 욕망을 분출하는 건축, 과거로 회귀하는 건축, 동시대를 비추는 건축. 이렇게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자유롭고 부드럽게 풀어내면서 그 속에 담겨있는 문학적, 철학적, 일상적 사유를 편안하게 얘기한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평소에 관심있게 지켜봤던 건축물들에 대한 그의 이야기다.
봄의 절정을 알릴 때면 찾아가는 선유도 공원. 예전 정수장에 자연 생태의 옷을 입혀 그 자체가 하나의 자연으로 구축한 공간이다. 짓뭉개진 잿빛 콘크리트를 그대로 살리되 물이 흐르고, 수풀이 우거진 친환경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것이다. 또한 인사동 쌈지길은 주말이면 은서를 데리고 나들이가는 코스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가장 전통적인 거리이면서, 전통이 무너진 자리에 우리네의 골목을 숨겨놓은 놀라운 발상. 가끔 지그재그로 펼쳐진 그 길을 따라 한껏 여유를 부리곤 한다.
버스를 타고 다니며 늘 궁금했던 '웰콤 시티'. 동대역을 지나다보면 산화철의 붉은 빛이 태양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을 넋놓고 보곤 한다. 승효상 선생의 작품이다. 4개 동으로 이뤄진 광고회사. 2000년 초입에 늘 그곳을 동경하며, 저런 공간에서 일을 한다면 얼마나 삶이 풍요로워질까.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한편 압구정의 명물이자 랜드마크가 된 갤러리아 백화점. 그래픽 디자이너인 아내 왈 '내 딸 은서를 저런 걸 만드는 건축가로 키우고 싶어'라고 말하게 한, 네덜란드 건축가 벤 반 버클의 작품이다. 사실 건물을 캔버스 삼아 펼치는 LED의 화려한 빛줄기가 나로서는 마땅치 않았는데, 이 책에서는 '쑈를 해라'란 부제를 달고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마냥 건축에 대한 아름다움을 풀어놓진 않았다. 대가의 작품이긴 하지만, 왠지 주어진 공간과 불협화음을 내는 건축물들을 자주 보곤 한다. 강남 교보타워, 국회의사당,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잡은 국립박물관 등이 그러한데, 이 책에서도 강남 교보타워와 국회의사당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어쩜 이리도 생각이 비슷한지... 마리오 보타의 작품인 '강남 교보타워'는 강남 일대 도시 공간에서 홀로 귀를 막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무릇 랜드마크가 되어야 할 건축이라면, 그 공간과 시대에 호흡할 수 있는 특징있는 것이라야 한다. 허나 마리오 보타가 말했듯, 그는 전 세계 곳곳에 동일한 건축물을 세웠다. 작가의 개성이라기보단 보편성이란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하니, 그 엄청난 설계비가 아까울 지경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랭크 게리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소개되었다. 단순히 혁신적인 건축에 대한 찬사에 머문 것이 아니라, 스페인 빌바오, 바스크 지역의 게르니카란 역사적 상흔과 유대인인 프랭크 게리가 어떤 생각으로 역사와 시대를 표현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그밖에 소쇄원, 추사고택 등 우리나라 전통의 건축물을 통해 선비정신과 여백 등을 제대로 담고 있으며, 르꼬르뷔지에의 데뷔작이자 문제작인 '빌라 사보아', 멕시코의 세계적 건축가 루이스 바라간의 '산 크리스토발 주거 단지', 필립 존슨의 '글라스 하우스', 괴물이 예술로 승화된 에펠의 '에펠탑' 등이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재해석된다.
우선 볼거리와 읽을 거리가 풍성하다. 지금까지 내가 접하고, 읽었던 건축은 너무 어려웠다. 예술이란 소수의 프레임에 가둬놓고, 학문적 유희를 즐긴 것은 아닐까? 분명 건축은 인간과 가장 밀접한 관계 맺음을 하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그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우리네 삶, 철학,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다. '어떤 건축'이란 이름으로 명명한 수많은 건축물들. 이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인간적이고, 부드러우며, 쉽다.
어떤 그리움을 처음 들었을 때, 내게 주어진 아픔, 앞으로 삶에 대해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어떤'은 듣고,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남이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 '어떤 건축'을 읽으면서도, 내가 바라보는 건축, 내가 살아가는 시대의 건축을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들만의 건축이 아닌, 내 삶이 위로 받고, 따뜻하게 웃으며 바라볼 수 있으며, 두발 편히 내려 쉴 수 있는, 나만의 랜드마크를 마음 속에 새겨보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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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13cmX세로21.5cm 두께2cm. 가볍고 한 손에 들고 보기 딱 좋은 사이즈.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어김없이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인간이 동굴을 벗어나 들판으로 은거지를 옮기던 시점부터 건축의 역사는 시작되어 왔고 수 많은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된 지 오래다. 우리가 아름다운 작품을 보러 굳이 멀리 해외로까지 큰 돈을 들여 발품을 팔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예술작품으로 인정받는 많은 건축물들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만나 볼 수 있다. 어떤 건축에서 작가가 이야기하고 있는 건축물들은 다행히도 그런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건축물이 대부분이었다.
도심을 가로지르며 지나치다 보는 건물들도 있고 내가 발걸음을 해 본 곳이라서 아는 곳들도 있었다. 먼저 이야기했듯이 이 건물들은 모두 사람과 연결된 생활형 건물이다. 함께 숨쉬고 함께 하루를 보내는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건물들.
그런 건물들에 대해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건축을 잘 알면서 건축물과 사람에 애정을 갖고 있는 분이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건물의 형태, 디자인을 한 건축가에 대한 정보도 되고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에 대한 인상을 들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의 이야기이면서 보는 이로하여금 그 건축에 대한 시선을 끌어내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젠가 한낮,회사에서 잠깐 나올 짬이 생긴 날, 아주 잠깐을 생각하고 무작정 한 버스에 올라탄 적이 있었다. 서울에서의 출,퇴근은 이제껏 서울의 문화공간만을 생각하며 동경하던 나를 내동댕이치듯 피로의 늪에 허우적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장마가 끝나가고 있던 무렵이었다.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은 무르익은 가을 하늘에 못지 않았다. 한 낮에 가로지르던 도시의 마천루는 거대한 반사거울이 되어 뭉게구름을 가득 담은 하늘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 빡빡한 도심이 숨통이 트이며 부드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 때 버스가 종로를 지나치고 있었고 그 때까지 가끔 지나치면서 희한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던 종로타워의 뻥 뚫린 부분으로 하늘이 담겨 있었다. 커다란 뭉게구름과 짙은 하늘, 그리고 바람이...
그 후로 종로타워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건물이 되었다.
그런식으로 내겐 서울의 건물들이 특별한 추억의 의미로 남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호기심의 대상이거나 무작정 싫은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그런 내게 어떤 건축의 이야기들은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한편, 직접 그 곳에 가서 느껴보길 유혹하는 책이기도 했다. 이미 가봤던 곳도 다시 가서 그곳을 다시 느껴보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그건 아마도 대게가 쉽게 갈 수 있는 위치의 건축물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소쇄원편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것 하나, 서양에서 어째서 동양하면 일본, 일본의 스타일에 끌리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인사동스캔들에서 봤던 인공정원이나 일본의 전통적인 정원을 떠올려봐도 하나하나 사람의 계획에 의한 꾸밈이었다. 꾸며진다는 것, 그리고 그 안을 넓은 공간으로 채우는 꾸밈에 끌리는 것이 아닐까?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적인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가장 선호한다. 중국처럼 크게, 일본처럼 작게 모두 안에 담기보다는 더불어 사는 모습이 가장 좋아보이는 까닭이다. 하지만 현재 가장 자연과 친화적인 모습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한다면 무참하도록 없어져 버리지 않았나 싶어 안타깝기도 하다.
봄이 되었고 완연한 봄의 기운이 샘솟는다. 오랜만에 느즈막한 오후라도 인사동길로 들어서 쌈지길을 올라보는 것도 좋겠다. 미처 가보지 못했던 선유도공원을 거닐어다 와도 좋겠다.
그러기에 앞서 친구에게 전활 걸어 약속을 잡아야지. 그 곳에 함께가서 함께 추억만들어야지.
어떤 건축은 책의 따듯한 느낌만큼이나 따듯한 느낌으로 사람사이의 건축물을 느끼게 한다. 사람이 모이고 사람과 함께 삶을 사는, 그래서 나도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 재밌고 따사로운 봄볕, 간지러움을 주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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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은 탄생과 더불어 소멸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함께 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그 과정은 하나의 삶이고, 역사가 될 것입니다. 장삼이사가 사는 집도 나름대로의 역사가 있는데, 특별한 건물에는 특별한 이야기 거리가 많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특별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페인 여행에서 만났던 유적에 담긴 이야기들을 챙기다 만난 <어떤 건축>은 집을 짓는 분이 설명하는 집에 대한 이야기모음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밟아온 삶의 이력입니다. 스무 살 무렵 시작한 집짓는 일 이외에도 문학을 가슴에 품고 습작을 하고, 영화시나리오나 드라마 각본을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건축을 하다 보니 거리나 건축물을 돌아보기를 좋아하는데, 우연한 기회에 만난 건축물을 보면서 가슴이 설레는 것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모든 건축은 제각각 사연과 이야깃거리를 담은 즐거운 주말드라마였고 인간극장이었다. 가끔 소설도 되고 시도 되었다. 때로는 그림이나 조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6쪽)”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은 건축이라는 근엄한 성곽 부변에 흩어진 소소한 이야기들을 주워 담은 것”라고 했지만, 건축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그림과 조작, 소설과 시,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들을 끌어오고 있습니다. 건축이라는 하나의 길만 외곬으로 파지 않고 문학과 예술이라는 엉뚱해 보이는 동네를 주유한 경험을 잘 살려내고 있다고 보겠습니다. 하긴 건축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모두 스물아홉 개의 건축물에 대한 저자의 느낌들을 ‘건축, 사이를 채우다’, ‘건축, 욕망을 분출하다’, ‘건축, 과거로 회귀하다’, ‘건축, 동시대를 비추다’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특별한 기획의도를 가지고 건축물을 찾아 다녔다기 보다는 이러저런 기회에 만나는 국내외의 건축물을 볼 기회에 느꼈던 점들을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한 것들을 정리한 것 같습니다. 을지로2가에 있는 SK건물을 소개하면서 알랭 드 보통의 <동물원에 가기>의 다음 구절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92쪽)” 리뷰를 쓰는 지금도 ‘왜 그랬을까?’하는 의문에 답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종로2가 화신백화점 자리에 세워진 종로타워의 사진을 보면서 70년대 초반 종로2가 뒷길에 있던 학교를 다닐 때와는 상전벽해가 된 느낌이 들 정도로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과의 괴리가 생긴다는 의미일까 싶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게 만든 구엘공원에 관한 글에서는 엉뚱하다 싶게도 구스타프 클림트의 에로틱한 그림 <키스>를 인용하면서 클림트가 평생 갈구하던 관능과 욕망, 육체적 탐미를 이야기한 끝에 클림트가 가우디와 동시대 사람이라는 사실과 함께 두 사람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이라면 쉽게 이끌어내기 어려운 점입니다. “가우디의 건축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자유분방한 타일 조각들은 클림트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비단티움풍의 색채 파편들과 비슷하다. 정교한 금은 세공을 막 거친 듯한 비잔티움의 세밀한 조각들ㅇ이 만들어 낸 한 폭의 모자이크 작품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둘 사이를 이어 주는 공통점은 유려한 관능미다.(37쪽)” 구엘공원에서 가우디가 타일을 깨트려서 붙였다는 주영은 가이드의 설명에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점에 대하여 저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구엘공원의 공간들을 보면 깨진 타일을 왜 저렇게 조각조각 붙여 놓았는지 궁금하다. 일설에 의하면 이탈리아산 최고급 타일을 주문한 후, 바로 깨트려서 그 조각들을 하나씩 모아 붙였다고 한다.(38쪽)” 하긴 깨어진 타일 조각들을 재활용하기 위해서 붙인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우디는 깨진 타일 조각을 붙일 때도 마음에 꼭 드는 모양이 나올 때까지 붙이고 떼어내기를 반복했다는 것을 보면 일부러 깨트렸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건축물들에 대한 저자의 재미있는 해석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됩니다. 스물아홉 개나 되는 건축물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을 리뷰에 모두 담을 수 없음은 제 탓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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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낭만아파트'라는 책을 지인으로부터 읽어보라는 권유를 받고 읽은 적이 있다. 쭉쭉 올라가는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고객의 입맛에 맞추다 보니 치솟는 아파트 가격과 함께 부동산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없이 산을 깎고 아파트 올리기에 급급한 우리나라. 내가 살고 있는 고장도 인구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심 외곽 공사를 하는가 하면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곤 한다. 그렇다고 칸칸이 입주하여 사는 것도 아닌듯 한데, 현재 아파트에 사는 난 편리성과 안정성엔 점수를 주고는 있지만, 글쎄..노년엔 전원에 아름다운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간절한 맘이 가득하다. 그래서 일까?..남편과 난 나이가 들수록 건축에 대해 눈여겨 보게 된다. 한적한 시골에 집을 짓되, 집안의 주방이나 화장실은 내 담당이며, 자그마한 황토찜질방을 원하는 남편은 외곽을 신경쓰기로 각자 파트를 나누고 있다. 조금씩 건축에 대한 책도 읽고, 인테리어 잘한 집도 구경도 하고 인터넷에서 검색도 하고, 나름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우리가 집을 지을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건축>의 저자가 건축가라는 걸 알고 혹시 시간이 된다면 나중에 우리의 집을 지어주면 안될까 하고 의뢰하고 싶어진다.
그만큼 저자이자 건축가인 최준석씨의 건축에 대한 낭만적인 사고가 맘에 든다. 시간 날때마다 아내와 함께 돌아다니며 건축을 구경하기 좋아하는 그. 건축은 직업이자 돈과 연결해서 고민해야 하는 대상이었지만, 생각의 전환이랄까... 그는 건축을 영화나 미술작품처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읽을수록 진지하거나 건조한 이야기가 아니라, 소소한 일상의 글과 함께 미술이 녹아있고, 예술도 있으며, 나아가 인간적인 일면을 맛볼 수 있다.
이 책속에 담긴 건축 사진을 찬찬히 보며 내 미래의 전원주택을 상상한다. 한옥이 될지, 단조로운 아파트 형태가 될지는 이 책을 남편에게도 권하며 함께 그려보아야 할 것 같다. 건축에 낭만과 예술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될 것이며, 이 책의 저자처럼 무표정한 건축이 주는 새로운 의미와 위로를 받듯이 하나의 건축물이 거주 공간 이상의 예술적 가치로 거듭나도록 노력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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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타워브리지를 가노라면 만나게 되는 시청건물은 참 특이하게 생겼다. 반구를 좀 다른쪽보다 크게 잘라놓은 것같은 건물이 기울듯이 비스듬하게 누우려고 하는 듯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영국의 건축가인 '노만 포스퍼'가 건축한 푸른색과 그보다 좀 옅은 색의 하늘을 향해 쏘아 올라가는 듯한 총알모양의 '메리액스 빌딩'이 자리 잡고 있다. 시청건물은 그 자체가 태양열을 받아 들이는 green bulding 인 것이다. 그런 건축물을 보고 떠오르는 예술적 단상들. 그런데, 나는 폭넓은 예술적 지식이 없기에 그저 경이로움과 새롭다는 느낌밖에 더 이상의 말을 꺼낼 수 없다. 그런데, '어떤 건축'의 최준석 건축가는 이런 건축물을 보면 영화속 한 장면이, 소설속의 장면이, 미술 작품이 머리에 떠오르고, 건축물과 그러한 이야기가 매치되어서 술술 글로 써지는 것이다. ![]() 가우디 건축의 비잔티움 색채 파편들을 보면서 '클림트'의 '키스가 떠오르는 것이다.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보면 우아한 곡선과 순백의 살결과 같은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가 생각이 난다.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너무도 많이 닮았음을 금새 알아 본다. 계동의 '공간' 사옥에서는 '르네마그리트'의 '전사술'이. 삼성동의 아이파크 타워에서는 '칸단스키'의 '무제'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 연관성을 가지고 보면 너무도 이미지나 느낌이 닮아 있어서, 혹은 정말 그렇구나 하는 탄식을 자아낼 정도로 건축물을 바라보는 혜안이 느껴진다.
![]() 10여년이 넘게 다양한 실무 건축가로 활동한 저자는
그가 그동안에 '건축'을 하면서 느꼈던 것이상의 건축물에 담겨진 이야기를 너무도 박학다식하게 펼쳐 보여준다. 그 이야기들은 건축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로, 영화이야기로, 미술작품 이야기로, 소설처럼 들려준다. 그렇다고해서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야기속에 건축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또한 담겨 있기에 건축을 모르는 일반 독자들도 생소한 느낌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새롭고 재미있으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건축물을 보면서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의 작품과 인물들의 이야기가지 이렇게 쓸 수 있다는 것은 그가 다양한 분야에 심취되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건축당시에는 많은 비난과 가십거리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건축으로는 가우디의 작품들이 그런 것이다. 평생을 건축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는 구엘공원과 성가족 성당이라는 불멸의 작품을 남긴 것이다. 가우디에 의해서 깨어져서 붙여진 색색의 타일들에 의한 모자이크. 이것에서 바로 '클림트'의 '키스'를 연상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가우디와 클림트의 작품세계뿐만이 아니라 살아온 발자취까지 더듬어 주는 것이다. ![]() 선유도 공원을 통해서는 골동을 존중하는 마음과 과거의 흔색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모습을. 그리고 겸재 정선의 그림속 '선유봉'이 바로 과거의 이곳이었음을 찾아내 주는 것이다. 프랑스 '롱샹 성당'의 전형적 성당의 모습을 뒤엎은 건축물을 보면서 그 지역 특성까지 꿰뚫어 본다. 그 유명한 에펠탑의 일화처럼 건축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다던 건축물이 지금은 건축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있는 사례들은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건축가들의 기발한 발상들. 그리고 건축가들은 건축물을 통해서 후세대에까지 자신의 이름을 남겨 주는 것이다. 국내와 해외의 유명 건축물들, 특히 좀 특이한 건축물들이 이 책에는 많이 소개된다. ![]() ![]()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이제 거리속의 건축물들이 온갖 이야기들이 담겨져서 눈에 들어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소설속의. 詩속의. 사진속의. 미술작품속의. 아니면 자신들의 추억속의 한 부분이. 지나간 어떤 날들의 모습이. 건축물들과 함께 떠오르지는 않을까? 우리들이 그동안 무심하게 스쳐가던 건축물들, 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건축물까지 그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들려준다 국내 건축과 해외 건축물을 넘나들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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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나가면서 '어, 이 책 좋은데..'라고 저절로 느끼게 하는 책이다. 글도 그림도 사진도 한데 어울려서 읽는 이를 돕는다. 알고 있던 내용에 대해 말하고 있어도 다시 새롭고 모르고 있던 내용을 읽으면서 새삼 세상으로 열리는 내 눈을 느낀다. 좋은 책이다.
어떤 집이나 건축물을 보면서 보는 것만으로는 뭔가 섭섭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더러 있었다. 건축이라는 영역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으니 뭐라고 말은 못하겠고, 그래도 멋지게 보인다는 혹은 대단하다거나 신기하다거나 평범하지 않은 건축물을 볼 때면 어떻게 무슨 표현을 하든지 그림이라도 그려보고 싶은데 능력은 안 되고 고작 사진이나 한번 찍어보는 일밖에 할 수 없을 때의 안타까움. 내 그런 안타까움을 이 책이 완전히 없애 놓았다.
아는 것만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좋으랴. 보이는 것에 제가 알고 있는 바를 보태어 보이는 세상을 더 넓힐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복된 영혼인가. 부러워하며 읽었다. 이제는 이런 작가와 함께 건축 여행이라도 가 보았으면 좋겠다는 꿈도 꾸지 않으련다. 따라가서 듣는다고 뭐가 그리 달라지겠는가. 내 속이 채워져 있지 못하다면 그 또한 뜬구름일 것을.
사진만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어서 섭섭했다. 그래도 집을 보는 시선 하나는 눈치챘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내 것이지 못했던 체험, 집 뒤로 보이지 않는 사람과 예술과 과학과 시대를 읽어보려고 해 볼 것. 할 수 있는 것만큼 들여다볼 것. 빠르게 후다닥 지나치지 말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살피고 머물면서 더듬어볼 것. 거창하고 유명하지는 않더라도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하찮은 집들에도 각 집들의 영혼이 있는 것일 테니.
우리의 생활도 여행도 건축물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사람이 살아있는 공간이라는 증거, 살아있었다는 흔적, 건축은 그래서 사람살이의 일부로 영원하겠지. '어떻게 지었을까' 생각해 보는 일, 좋은 취미가 되리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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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대한 관심을 자주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알고 있는 것들이 무척이나 적고 부족하기 때문에, 기초적인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것들이 없기 때문에 그 관심은 대부분 그냥 손에 쥐어지는 책들 아무거나 읽으면서 널리 알려진 건물들을 직접 보는 수준(혹은 사진들로 확인하는)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그냥 호기심이 가고 관심이 가게 되어서 그런지 눈과 생각이 머물게 되는 것 같다. 이것저것 읽기는 하지만 그다지 늘지는 못할 것 같고, 그냥 열심히 뭔가 읽거나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어차피 뭘 얻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관심이 계속해서 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 조바심이 생기거나 큰 욕심을 부리진 않게 된다. 한동안 건축과 관련된 책들을 읽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에 여러 책들을 구하게 되어서 다시 읽어보려고 하고 있는데, ‘어떤 건축’은 그중에서 가장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으로 보여 제일 먼저 펼쳐 읽게 되었다. 저자는 건축 쪽 일을 하면서도 여러 학문과 영역(문학, 영화, 그림 등등)에 대한 관심도 잃지 않았기 때문인지 다양한 관심들을 자신이 말하려고 하는 건축에 함께 녹여서 설명해주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문학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하고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건축에 대해서 단순히 기술적으로(만) 접근하거나 단순히 무언가를 어떤 식으로 만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종합적인 학문적 이해가 있어야만 진정한 건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입장 속에서 다가가고 있는, 저자의 입장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옹호하고 (그런 해석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혀지게 된다. 저자는 (다루고 있는 대부분의 건축물이) 한국의 유명 건축들이고 그것들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과 이해 그리고 해석을 해내고 있고, 그 과정에서 그림, 문학과 영화 그리고 개인적인 추억과 기억들을 함께 얘기를 하고 있어서 읽는 이들이 쉽게 건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의도하고 있다. 짧은 분량의 내용들로 여러 건축들을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읽혀질 수) 있으며, 한국의 유명 건축들과 함께 간간히 세계적으로 알려진 건축들도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으면서도 재미나게 그리고 몰랐던 내용과 정보들도 접할 수 있기도 해서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좀 더 자세하고 상세하게 다뤄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 되고, 정작 해당하는 건축물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닌 저자의 감상 자체에 더 몰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혹은 좀 더 상세하게 다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간략하거나 겉도는 식으로만 논의가 되고 있어서) 더러 아쉬운 부분들이 찾아지게 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흥미롭게 다양한 건축들에 대한 설명을 접할 수 있어서 건축에 대해서 조금씩 관심이 생기게 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꽤 유용한 내용들이 많은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어떤 것을 설명할 때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어떤 예들을 꺼내면서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되는 내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