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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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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 속에 섞여 살고 있는 사람이 본질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 오히려 더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평소 일에 관련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을 펼쳤다. 다소 직설적인 제목도 마음에 들었는데,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를 읽었다고 교사인 친구들에게 말하면 친구들의 반응은 대개 이러했다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 김현희" 내용보기
현상 속에 섞여 살고 있는 사람이 본질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 오히려 더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평소 일에 관련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을 펼쳤다. 다소 직설적인 제목도 마음에 들었는데,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를 읽었다고 교사인 친구들에게 말하면 친구들의 반응은 대개 이러했다. “그거 우리가 맨날 하던 말 아니냐.”

물론 어느 집단에 가나 이상한 사람은 있고 이렇게 글을 쓰는 나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학교에 몸 담으며 별나게 우습거나 낯부끄럽게 추접스러운 일들을 셀 수 없이 보고 또 겪었다. 저자가 공유한 사례처럼, 학교 현장에도 인성 미숙부터 개차반까지 별 다양한 인간들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상한 선생의 사례들을 조잡스럽게 묶은 책은 아니다. 제목에서 ‘이상한 선생’ 보다는 ‘왜’에 방점을 찍는 책이니까. 9년 차인 내가 학교라는 생태계에 갖는 일련의 생각들이 이 책의 저자인 10년 차 초등교사 김현희 씨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학교는 어떤 곳인가? 하고 묻는다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학교는 폐쇄적이다.’고 말하고 싶다. 우선 교실부터가 폐쇄적이다. (초등학교 한정) 폐쇄적인 학급 내 권력을 차지하고 있는 자는 담임교사이다. 요즘 애들이 옛날같지 않네 어쩌고저쩌고 해도, 교사 인생에 꼭 한 번은 만나게 된다는 악마같은 그런 학생을 만나게 된다고 해도, 어쨌든 학급내에서 교사의 권력은 막강하고 견고하다.

-첫째, 교사가 된 직후 나는 교실 안에서 내가 가진 막강한 영향력에 매우 놀랐다. 둘째, 그 권력에 도취됐다. 셋째, 시간이 지나 과거의 나를 돌이켜보고 경악했다. (p.29)
-교사에게 어떤 형태의 권력이, 얼마만큼 주어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교사가 교사로서 학생에게 발휘하는 정당한 영향력은 어떤 형태이고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p.35)

기본적으로 동료 교사들끼리도 폐쇄적이다. 교직 사회에서는 옆 교실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것이 기본 예절(?)로 박혀 있다. 옆 교실 일에 참견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곧 동료교사의 학급경영과 전문성을 건드리는 일로 연결되어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는 셈이 되므로. 폐쇄적인 교실 문이 열리는 날은 일 년에 며칠 되지 않는데, 그것조차 잘 짜여진 각본대로 만들어진 학부모공개수업이나 동료교사공개수업 날에 불과하다.

사실 교사들이 일 년 중에서 제일 싫어하는 날은 스승의 날이다. 이 날은 모든 국민들의 추억에 소환되어 욕을 바가지로 먹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이상한 교사들이 많(았)을까? 내게도 어린 시절 몸서리치게 싫었던 교사들이 있다. 폭력을 일삼던 교사, 폭언을 내뱉던 교사, 촌지를 받던 교사 등. 우리와 상관 없는 윗 세대 교사들의 잘못이라고 슬쩍 넘기기에는 무언가 대단히 찜찜하다. 그런 식으로라면 이 세상 어느 부류의 사람들 아무도 사과할 필요가 없겠다. 학교와 교사들은 사과하지 않는가?

-과거 한국 사회는 (현재보다 더욱) 차별, 권위, 폭력에 무감각했다. 공부 못하는 아이, 가난한 집 아이를 차별하는 것이 당연했고, 교사의 권위와 폭력은 당연한 것을 넘어 ‘도덕적’인 것이었다. 당대의 ‘보통 사람들’인 교사가, 당대의 가장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를 집약적으로 실현해내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p.58)

특히 무서운 사실은 윗 세대 교사들 중 과오를 저지른 사람들은 당대 기준으로 ‘보통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애초에 대체로 내신관리에 충실한 학생이 교대에 진학하고, 그 교대생이 빡빡하게 짜여진 교대 커리큘럼을 통해 무섭도록 순응적인 교사가 되어 학교 현장에 투입된다. 폐쇄적인 관료제 학교 사회가 순응적인 교사와 만났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정책 뒤에 숨어서 스스로 사유하기를 멈추는 교사는 겉보기에 보통 사람들이지만, 저자가 보기에는 ‘이상한’ 교사들이다. 코로나 정국 속에서 답답한 교육부 장관 욕하기는 쉬워도, 교사가 할 일이란게 고작 그뿐일 리가 없다. 당면한 문제 상황에서 정책이나 플랫폼 탓만 한다는 건, 교사가 아무 쓸모도 없다는 말이니까.

-교육 당국의 멍청한 정책은 말할 것도 없지만, 교사들이 자신들은 어떠한 결정이나 판단도 내릴수 없는 사람인 양 행동하는 것이 더 무서웠다. 그때 이후로 나는 평범하고 유순한 사람들,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는 사람들, 시키는 대로 해야지 별수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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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난 날 학교교육시스템과 교사들에 의해 피해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한국 공교육 역사의 과오를 명백히 인식합니다. 오만함을 버리고, 사유를 멈추지 않으며, 용기 내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j********t 2021.01.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