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42%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8%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9.0
  • 50대 6.0
리뷰 총점 종이책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7살의 정우는 참 작고 로봇을 소중하게 가지고 놀던 아이였다. 어느 더운 여름날, 집으로 가는 도중에 로봇이 말을걸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로봇이 느닷없이 나타난 검은 고양이와 말다툼을 하는 도중, 하얀 풍선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손을 댄 정우는 꿈의 세계로 가게 된다. 하지만 아직 올때가 아니였다는 돌로 된 남자의 말에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7살의 정우는 참 작고 로봇을 소중하게 가지고 놀던 아이였다. 어느 더운 여름날, 집으로 가는 도중에 로봇이 말을걸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로봇이 느닷없이 나타난 검은 고양이와 말다툼을 하는 도중, 하얀 풍선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손을 댄 정우는 꿈의 세계로 가게 된다. 하지만 아직 올때가 아니였다는 돌로 된 남자의 말에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이 잊혀질 때쯤 자살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혔던 17살의 정우는 다시 한번 꿈의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이제 그 곳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기 위한 정우의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참 익숙한 여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같은 정류장에 내려 내가 지나왔던 길들을 따라걷다 보면 집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꿈의 세계는 정우에게 호락호락하게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낯설기도 했고 험난하기도 했으며, 여러 관문들이 버티고 서 있는 일종의 '모험'이었다. 때로는 용기가, 때로는 지혜가, 때로는 결단력과 끈기, 노력이 필요했다.

 

그렇게 파란만장 하기도 했지만 꿈의 세계는 꼭 방문해 보고 싶은 멋진 곳이기도 했다. 하얀 공, 딱지가 가득 쌓여있는 지하실, 씨앗마을,주사위 모양의 건물들, 유리배등 한번 쯤은 상상해 보는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한 곳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어린 시절의 나도 그곳을 다녀오지는 않았을까, 나는 과연 그곳을 잘 헤쳐 지금을 살아가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게 만드는 정말로 어느 새로운 차원에 존재하고 있었으면 하는 공간이었다.

 

그런 꿈의 세계의 여러단계들을 거쳐 점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정우의 여정을 보면서 그것은 하나의 성장통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될 때 버리고 가는 기억의 파편들로 이루어진 곳, 힘들지만 모든 아이들이 지나쳐야 하는 곳, 그곳에서 집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지 않고 잘 찾아가야 가치가 있는 어른이 되는 그곳에서의 여정은 이후의 나를 더 크고 단단한 '어른'을 만드는 하나의 때로는 아프고 힘든 통과의례인 셈이라고..또한 그곳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여러 일들을 미리 경험해 보고 극복할 힘을 주는 인생의 축소판 같은 곳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곳이 어떤 곳이든 그곳에서의 여정을 무사히 끝낸 정우가 깨달은 '삶'에 관한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슬플때도 행복할때도 있지만 내가 삶을 살아가기로 선택했고 주체가 나였음을 잊지않았다는 정우의 말을 들으며 '참 꿈의 세계 여행을 잘 했구나' 하고 토닥이며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거쳐 마음이 튼튼한 어른이 된 것만 같은 그와 만날 수 있어서, 그가 잊지 않고 간직하며 살아가는 꿈의 세계에서의 이야기와 만날 수 있어서 참 즐거웠다. 

t******m 2010.03.22.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김이환 작가님의 <절망의 구> 를 읽은 뒤 그의 간결한 문체, 속도감 있는 전개에 반해버렸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구가 결코 빠르지는 않지만 일정한 속도로 계속 사람을 쫓아오고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가 하면 건물 위로도 올라오고 벽도 통과해 결국엔 사람들을 거의 다 흡수해버린다는 이야기가 참 신선했다. 구가 왜 사람을 빨아들이는지, 구 속으로 빨려들어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김이환 작가님의 <절망의 구> 를 읽은 뒤 그의 간결한 문체, 속도감 있는 전개에 반해버렸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구가 결코 빠르지는 않지만 일정한 속도로 계속 사람을 쫓아오고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가 하면 건물 위로도 올라오고 벽도 통과해 결국엔 사람들을 거의 다 흡수해버린다는 이야기가 참 신선했다. 구가 왜 사람을 빨아들이는지, 구 속으로 빨려들어간 사람들의 생사여부 등 구에 관한 건 제대로 아는 건 하나도 없지만 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온세계가 전쟁이 발발한 것 이상으로 대혼란에 빠진다는 설정이 기가 막히도록 재밌어서 책 느리게 읽기로 소문난 나같은 사람이 숨도 안쉬고 급하게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절망의 구> 를 너무나 재미나게 봐서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 솔직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은 내 기대에는 많이 못미쳤다.

 

"나는 오른발을 그대로 두었다. 텔레비전을 올려다보던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조용히, 내가 끝나는 순간을 기다렸다. 늘 원했던 것처럼, 매일 밤 눈을 감을 때마다 기도했던 것처럼. 그리고, "아직은 아니다." 아주 커다란 손이 내 목덜미와 옷깃을 잡아, 하늘로 끌어올렸다. 눈을 떴다. 발밑으로 골목이 보였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 P 70 中에서 발췌 -

 

늘 자살을 꿈꾸던 17살 정우가 살고 있는 빌라 5층에 노숙인들이 말도 없이 들어와살게 된다. 그 노숙인들을 경찰이 몰아내는 과정 중 5층에서 떨어지는 텔레비전을 충분히 피할 수 있으면서도 정우가 일부러 피하지 않고 죽으려고 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돌로 된 남자가 정우를 하늘로 끌어올렸고 돌로 된 남자는 다름 아닌 꿈의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었다.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이 꿈의 나라를 힘겹게 여행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 현실로 다시 돌아가야한다고 한다. 보통의 아이들은 아홉살이나 열살에 꿈의 나라로 오게 되는데 정우는 특이하게도 열일곱살에 와서 꿈의 나라에 온 다른 사람들이 정우를 이상하게 여기기도 한다.

 

책임감 있고 도덕적으로도 올바른,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아이들 모두가 이 힘든 여행을 해내야한다는 설정이, 역시 힘겹지만 청소년기를 잘 이겨내야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는 우리네 현실과 일맥상통하기에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루했다. 그의 전작 <절망의 구> 에서는 간결하면서도 흡인력 강했던 문장들이 참 매력적이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에서는 짧게 해도 될 이야기를 길게 늘여놓은 느낌이 들었다. 또 정우의 생각을 들려줘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중간중간 정리해주는건 친절하고 좋았지만 정우의 생각을 빌어 "내가 전달하려는 건 바로 이거다." 라고 독자들에게 작가의 메시지를 억지로 주입시키려고 하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꿈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삽화를 넣어 이해를 돕고 책 뒷부분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설정집'을 따로 만들어 줄거리와 함께 돌로 된 남자와 같은 캐릭터들에 관해 다시 한번 짚어줘서 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와준 점은 친절해 좋았지만 이 책은 그 과도한 친절함 때문에, 너무 교훈적이어서 독자가 상상력을 발휘할 기회를 빼앗아버리고 그래서 더 맥빠지게 만든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보았다.

 

글쎄, 아직 책을 그리 많이 읽지도 않았고, 그리 깊이있게 이해하지도 못하는 실력이라 내가 이 책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 못한건지도 모르겠다. <절망의 구> 를 너무나 재미나게 읽어서 이 책에 거는 기대가 너무 컸었기 때문에 더 실망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정우가 앞일을 알 수 없어 답답했듯이 나도 이 책에서 무언가를 크게 놓치고 제대로 못 본 건 아닌가 싶어 답답했다. 시간 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번 정독해서 이 책의 진가를, 재미를 찾아봐야겠다.

 



p****c 2010.03.2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추천할만하지는 않군요.
"추천할만하지는 않군요." 내용보기
작가의 출세작이라고나 불러야 할지, 전작인 '절망의 구'의 평에서 어느 리뷰어가 그랬었죠. 언어를 정묘하고 갈게 닦는 능력에 대한 문제를 작가는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요. 그래도 절망의 구는 소재 자체가 워낙 흥미로워서 그 문제는 그런대로 참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만 이 책에서는 그 결점이 더 두드러집니다. 일부분은 제대로 몰입되지 않아 억지로 인내심을 가
"추천할만하지는 않군요." 내용보기

작가의 출세작이라고나 불러야 할지, 전작인 '절망의 구'의 평에서 어느 리뷰어가 그랬었죠. 언어를 정묘하고 갈게 닦는 능력에 대한 문제를 작가는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요.

그래도 절망의 구는 소재 자체가 워낙 흥미로워서 그 문제는 그런대로 참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만 이 책에서는 그 결점이 더 두드러집니다.

일부분은 제대로 몰입되지 않아 억지로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내려간 부분도 제법 있습니다. 제가 필력이 좋은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 경험이죠. 문장 하나 하나를 세밀하게 갈고 닦은 작품들은 자연히 몰입되고 문장 하나 하나를 음미하면서 읽게 됩니다만 이 책은 그냥 대충 눈으로 흝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꽤 있었습니다.

더구나 마음에 안드는 것은 후반부 남자와의 포르노 장면인데 그 부분이 의미하는 바를 모르겠군요.아니 대충 알것도 같습니다만 꼭 그런식으로 씬을 만들었어야 했는지.... 전체적으로 봐서 동화풍인데 느낌으로는 전체적인 분위기에 그다지 썩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 읽으신 다른 분들은 이상하지 않으셨는지 그걸 지적하지 않으시니 이상합니다만. 동화가 아니고 청소년 소설로 이 작품의 장르를 설정한다 해도 충격적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뭐 일반소설이라고 주장하신다면야 할 말 없습니다만.

 

YES마니아 : 로얄 g*****0 2010.12.0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절망의구의 작가 김이환님의 성장소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절망의구의 작가 김이환님의 성장소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1억원 고료의 작가 ’김이환’님의 <절망의 구>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정체모를 구가 나타나 사람들을 순식간에 삼키는, 그리하여 인류가 한명도 남지 않게 되었던, 지금까지 읽어본 어떤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없어서 색다르고도 절묘한 그 절망적인 구의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문체도 읽기가 쉬웠고, 내용도 참 좋았던 걸로 기억된다. 그 작가
"절망의구의 작가 김이환님의 성장소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1억원 고료의 작가 ’김이환’님의 <절망의 구>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정체모를 구가 나타나 사람들을 순식간에 삼키는, 그리하여 인류가 한명도 남지 않게 되었던, 지금까지 읽어본 어떤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없어서 색다르고도 절묘한 그 절망적인 구의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문체도 읽기가 쉬웠고, 내용도 참 좋았던 걸로 기억된다. 그 작가의 전작이라고 할까. 이번에 만난 책은, <절망의 구>가 나오긴 전해에 쓴 작품이라고 한다.

 

난 사실 청소년기에 반항이나 방황을 많이 해 본 기억은 없다.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많아 엄마와 가끔 다툼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리 심각한 고민은 많이 해보지 않고 자라왔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나에게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었던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주인공 김정우의 일곱살 이야기에서, 17살,  37살로 연령의 획이 참 색다르다.

일곱살, 당시에는 편리하고 좋았던 빌라에 살았던 꼬마에게 어느날 찾아온 검은 개의 위기와, 그 위기를 도와준 문방구에서 구입한 로봇과 고양이. 그리고 갑자기 로봇과 고양이가 죽게되는데.... 이제 17살이 된 소년. 같은 빌라에서 살아왔던 소년은 이제 빌라도 낡았고 주변이 모두 재계발에 들어가서 모두 떠나고 이제 소년이 사는 빌라도 5가구만 남아서 이사를 기다리고 있다. 소년은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자살을 결심하기에 이르는데, 그러던 와중에 소년이 사는 빌라의 5층에 노숙자가 들어와서 경찰이 강제로 철거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노숙자가 던진듯한 날아오는 검은 정육면체의 TV를 피할까 말까 고민하던 중에 다시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사실 이 책은 좀 <절망의 구>에 비하면, 난해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기도 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은 책 같기도 하다. 동화같은 느낌의 구성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듯 참으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읽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다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그리고 이 책이 전작이라면, 후작 ’절망의 구’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 같은, 검은 정육면체의 이야기가 곳곳에 등장해서 ’절망의 구’를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을 것 같다.

 

동화같은 느낌도 나면서, 소년이 성장해가는 과정속에서 현실과 꿈의 세계라는 그 복잡미묘한 관계속에서 소년이 희망의 길로 내닫는 그 마음 한켠을 느껴볼 수 있는, 참 독특한 구성의 이야기다. 책 속의 삽화는 완전 동화같은 이미지로 그려져 있어서 판타지 같은 느낌도 준다. 성장소설로 그려낸, 자살에 사로잡힌 17살의 소년의 방황, 그리고 꿈의 세계에서 만난 희망으로의 길을 만나볼 수 있는 구성이다. 


<도서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출판사와 원작자에게 있습니다>

m******m 2010.03.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열 일곱의 그대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열 일곱의 그대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내용보기
01. 솔직히 고백하자면, 책을 읽기 전 나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김이환이라는 이름 석자의 의미가 참으로 큰 데다 성장소설이라는 문구가 합쳐지니 뭔가 대단한 게 담겨있을 것만 같았다. 주인공이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성장하여 내외의 갈등을 해소하는 걸 보면서 크나큰 감동의 물결에 휩쓸려 눈물을 쏟아낼 준비를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열 일곱의 그대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내용보기


 
01.
솔직히 고백하자면, 책을 읽기 전 나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김이환이라는 이름 석자의 의미가 참으로 큰 데다 성장소설이라는 문구가 합쳐지니 뭔가 대단한 게 담겨있을 것만 같았다. 주인공이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성장하여 내외의 갈등을 해소하는 걸 보면서 크나큰 감동의 물결에 휩쓸려 눈물을 쏟아낼 준비를 하고 읽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렇진 않았다. 하지만 기대가 어긋났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우선은 예상치 못한 형태로 충족되었다고 해두자.
 
 
02.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김정우라는 한 소년이 길을 떠나고, 많은 것을 겪고 돌아와서,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회상하는 이야기다. 정우의 꿈나라 기행문이라고 보아도 좋다. 그리고 이 감상은 정우의 곁에서 함께 여행한 동반자의 기록이다.
 
여행을 즐기지 않는 내가 장기여행을 떠났던 적이 있다. 특히 건장한 대한민국 남아에게 사랑받는 관광명소인 그곳의 이름은 GunDae라고 하는데, 한번 여행길에 오르면 2년간 돌아올 수 없다는 특징이 있는 곳이다. 그 여행을 기점으로 나의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곳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아무리 이야기해봐야 전달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 글도 마찬가지라, 느낀 바를 온전히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군대 선배 이야기처럼 참고는 하되, 군대 선배 이야기처럼 너무 믿지는 않기를. 여행길에서 얻어오는 것은 저마다 다른 법, 여러분이 정우와의 여행에서 어떤 것을 얻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03.
일곱 살의 정우는 유달리 조그맣고 얌전한 아이였다. 어느날 그를 노리는 '검은 개'를 피해 '로봇', '표범'과 함께 꿈의 세계를 방문한 정우는 너무 이르다는 말과 함께 현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열 일곱이 된 그에게 찾아온 '검은 직육면체'. 그 정체불명의 물체는 정우의 자살을 예언하고, 그로부터 정우는 죽음에 사로잡힌다. 시간이 흘러 다시 한번 그것과 조우한 순간... 꿈의 세계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꿈의 세계는 원래 9, 10세의 아이들이 거쳐가는 관문이다. 너무 이른 시기에 방문했던 정우는 이제 너무 늦은 나이에 그곳을 여행해야만 하는 처지가 된다. 곁에서 도와주는 이도 없이, 힘든 길을 응원하고 문제 앞에서 망설일 때 길을 이끌어주는 이도 없이,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선 채 홀로 걸어가야 하는 꿈의 세계는 결코 따스하고 아름다운 곳만은 아니다.
 
문제조차 제시되지 않는 문제를 풀고, 가혹한 선택지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사람과 부대끼고, 피로와 굶주림을 견디어 가면서... 결국 정우는 그 힘든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것이 다다.
 
 
04.
여행에서 돌아와 문을 열고, 짐을 풀고, 의자에 털썩 앉아서 눈을 감은 채 나른한 피로를 즐기는 자신은 여행을 떠날 때의 자신과는 분명 어딘가 달라졌을 것이다. 힘든 길을 걸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 정우가 얻은 것은 그만의 것이며, 그와 함께 걸었던 내가 얻은 것은 나만의 것이다.
 
나는 그것을 토막내고 분석하여 감회를 흐리고 싶지 않고, 현실은 판타지와 달라서 무엇을 계기로 무엇이 바뀌었는지 명확하지도 않다. 하지만 한가지만은 말해 두고 싶다. 죽음에 사로잡혔던 정우가 그렇게나 가혹한 길을 걸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게는 언제나 주어지는 것 외의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 그를 칭칭 감고 있던 그것, 검은 직육면체가 계속 속삭이던 그것. 하지만 정우는 울고, 슬퍼하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다른 길을 택했고, 그러한 선택이야말로 정우가 돌아가고자 했던 '집'이 아닐까 싶다.
 
 
05.
이쯤에서 나의 과거 이야기를 한토막 풀어보겠다. 어릴적 나에게는 고약한 지병이 있었는데, 일종의 알레르기였다. 일상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특정 자극이 주어지면 피부가 울룩불룩 솟아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흉측한지 나조차 거울을 보기 싫을 정도였다. (왕모기 수백마리에게 물린 모습과 비슷했다)
 
그리하여 악마, 괴물, 프랑켄슈타인 등 별로 자랑스럽지 않은 별명이 많이 붙었는데 순수하지만 잔혹한 아이들의 성정을 고려하면 나의 어린시절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리라 믿는다. 넉넉치 않은 집안사정까지 더해져 꽤나 어려운 초, 중, 고 생활을 보냈는데(물론 즐거운 일도 많았다) 극적으로 상황이 변한 계기가 바로 GunDae로의 여행이었다.
 
그곳에서 뭐가 어떻게 되서 내가 바뀐 건지 콕 집어서 이야기할 수는 없다. 피곤해서 코를 곤다고 자고 있던 나의 콧잔등을 군화발로 찍어버리던 선임 때문일 수도 있고(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알레르기 걱정따위는 할 새도 없었던 한 겨울 아름다운 눈발 ― 로 인한 무한제설작전 ― 탓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곳으로의 여행 이후로 나는 더 이상 자신의 모습에 위축되지 않았고, 당당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기이하게도 알레르기 자체도 점점 완화되는 것이 아닌가.
 
 
06.
나를 바꾼 것이 GunDae로의 여행이라면, 정우를 바꾼 것은 꿈의 세계로의 여행이다. 열일곱 정우의 눈에 비친 그곳은 차갑고 잔혹한 곳이었지만,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서른 일곱의 정우가 과거의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보다도 따스하고 아름답다. 그것은 담담하고 은근하지만, 힘들고 지쳐 쓰러지려 할 때 뒤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과 같이 살짝 등을 밀어주며 힘내라고, 힘내라고 속삭이는 보이지 않는 응원이다.
 
모든 것이 힘들던 열 일곱의 나에게 이 책을 보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 
 

 

 

n******u 2010.03.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평]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우리는 점점 자라면서 어느 순간 아~ 내가 어른이 되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그 순간이란 것은 10살 때 일수도 다 자란 20살 때 일수도 있고 정말 완벽한 어른이 되는 30살에 깨닫게 될 수 도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순간들이 나에게는 언제 였던가를 침대에 누워 자기 전에 눈을 감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나는 언제 였을까?   17살인 정우는
"[서평]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우리는 점점 자라면서 어느 순간 아~ 내가 어른이 되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그 순간이란 것은 10살 때 일수도 다 자란 20살 때 일수도 있고 정말 완벽한 어른이 되는 30살에 깨닫게 될 수 도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순간들이 나에게는 언제 였던가를 침대에 누워 자기 전에 눈을 감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나는 언제 였을까?

 

17살인 정우는 자살의 충동을 하루 하루 지날 때마다 점점 가슴 한켠에 담아 두고 그것이 정말 내가 해야하는 마지막 일인양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 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정우는 자신의 일생  일대의 중요한 순간을 맞게 되요.

지금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는 커다란 TV를 피하느냐 마느냐.

항상 자실을 꿈꿔 오던 정우는 한 발짝만 물리치면 그 죽음을 피할 수 있고 혹은 그냥 이대로 자신이 계획했던 자살이란 것에

사로 잡힌 모든 날들을 잊고 순순히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찬라 꿈의 세계로 발을 들여 놓게 되는 정우.

대개는 9살, 10살에 오게 되는 꿈의 세계를 정우는 너무도 늦게 17살에 이 세계에 발을 들여 놓아요.

왜 정우는 1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꿈의 세계로 가게 되었는지 읽는 내내 궁금했습니다.

솔직히 것도 반전이죠.

 

정우가 7살이 되던 날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던 친구 로봇과 미래의 어느날 배고픈 고양이에게 따뜻한 마음이 담긴 우유를 건네

도움을 주게 되는 고양이의 도움으로 7살에 목숨을 잃을 그를 돕게 됩니다.

원래는 7살에 생을 마감할 정우의 목숨을 도운 거죠.

그래서 정우는 다른 아이들은 9살 열살에 왔을 꿈의 세계를 너무 늦은 나이 오게 되고.

 

우리는 자라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 많은 과정을 겪으며 자라게 됩니다.

나 역시 과거 어느 시절 점점 커가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잃어 가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될 수도 있겠죠.

 

정우는 그랬어요.

지금 자신이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은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른이 되고 지금 이 삶을 살아가기로 선택했다고.

그 선택은 내갸 했고 그 주체 역시 나라고.

나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나의 삶의 주인공은 나라고 그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나는 과거 내가 무수히 겪었던 일들의 결정체니까요.

이렇게 사람은 점점 커가는 건가봐요.

너무 늦게 않게 알게 되서 기쁩니다.

h****t 2010.03.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김이환 - 집으로 돌아가는 길
"김이환 -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열일곱, 그 즈음에 자살을 꿈꾸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어중간한 나이에서 그 전까지는 몰랐던 좌절과 서러움을 갑작스럽게 겪게 되어 또다서 밝아 올 내일의 하늘이 지겹고 두려워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이미 세간에서 어엿하게 '성인'이라고 불릴 수 있는 나이에 이르렀고 그 당시의 절망은 마치 일억 년 전의
"김이환 -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열일곱, 그 즈음에 자살을 꿈꾸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어중간한 나이에서 그 전까지는 몰랐던 좌절과 서러움을 갑작스럽게 겪게 되어 또다서 밝아 올 내일의 하늘이 지겹고 두려워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이미 세간에서 어엿하게 '성인'이라고 불릴 수 있는 나이에 이르렀고 그 당시의 절망은 마치 일억 년 전의 바다처럼 내 안에서 석화되어 있었다. 물론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상 절망이 없을 수는 없지만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네거티브한 감정들은 열일곱 살 때와는 매우 많이 다르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지금은 제대로 땅바닥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십대 후반에 나는 바닥에서 십 센티미터 정도 떠 다니며 지낸다는 생각을 늘 했다. 눈앞의 현실에서 거리를 두고, 마치 지금은 그냥 임시로 살고 있을 뿐이라는 것처럼. 언제든 '이 곳이 아닌 어딘가'로 도망쳐 버릴 수 있도록. 내가 꿈꾸던 풋내어린 자살은 때로는 먼 곳으로의 여행, 혹은 먼 미래의 자유로운 자신과 연동되어 떠오르곤 했다. 즉, 뭐 딱히 죽음에 대해 심도있는 고찰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모든 것이 '도피'라는 이름의 한 선상에 조로록 세워져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은 나 자신을 달래주었고, 어쨌거나 시간이 흘러 약속된 탈출은 이루어졌다. 그 때의 '여기'가 지금의 '여기'로 옮겨온 것에 불과하지만 지금의 나는 더 이상 지독한 도망 충동을 일으키지 않는다. 몹시 대단히 '어른'인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그 점에 있어서는 제대로 통과 의례를 거쳤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젠 허공에서 허우적거리지는 않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열일곱, 아직 한창 자살 충동에 사로잡혀 있는 한 소년이 더 이상 열일곱이 아니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모든 어린이들이 아홉 살이나 열 살쯤에 반드시 가게 되는 '꿈의 세계'에 어째서인지 열일곱이 되어서야 발을 들여놓게 된 소년 정우는 그 때문에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가혹한 길을 가게 된다. 보통 '꿈의 세계'로 불려온 아이들은 마치 환상적인 동화의 주인공처럼 갖가지 상징적인 모험을 겪으며 준비된 시련을 극복하여 모든 시험을 통과하고 현실(집)로 돌아가게 되지만, 아이가 아닌 정우는 그 동화에서 한 꺼풀을 벗겨낸 진실의 알맹이마저 조우해야만 한다. 그것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으며, 때로는 현실보다 더욱 절망적이기도 하다. '꿈'이라는 단어에 '희망'이라는 의미도 있는 모든 언어들이 우스워질 판이다.

  그래도 외롭게, 때로는 외롭지 않게 꾸준히 집으로의 길을 걸어가는 정우의 발걸음은 꿈의 세계를 여행하면 여행할수록 굳건해진다.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하고 위험을 마주하게 되고 예기치도 못하게 사람들의 질시를 받고, 무차별적인 타인의 악의에 노출되고 정 붙인 사람을 떠나거나 떠나보내야만 하고. 그런 반면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차례차례 만나고 없는 용기를 짜내어 소중한 친구들을 구하고 낯모르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조하고, 자신도 언제나 다른 존재의 생명을 빼앗아가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텅 빈 직소퍼즐 판에 올바른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끼워맞추듯, 하나하나의 경험을 모두 소중하게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아올리며 소년은 이제 꿈에서 벗어나 어른이 될 준비를 한다. 그렇게 자기 힘으로 조금씩, 집까지의 남은 거리를 좁혀나간다.

  얇은 유릿장 같던 십대를 겨우 끝내고 나만의 '집'에 안주하면서 살고 있는 지금도 나는 때때로 그 때를 되돌아보곤 한다. 자우림의 노래 가사처럼 '열일곱 혹은 열셋의 나, 상처투성이인 그 앨 안고 다정히 등을 다독이며 사랑한다 말하고 싶'기도 하다. (-Girl Talk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비롯해서 여타 성장소설들을 남의 일처럼 담담하게 읽을 수 없는 것은 나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이 다 각자 '그런' 시절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일 터다. 남에게 당당하게 말하기엔 살짝 부끄럽고 치기어린, 하지만 나 자신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연약했던 그 짧은 시기를.     
 

  그때의 고통이, 절망이, 내가 느꼈던 혐오가, 좌절이, 그대로 돌아왔다. (…) 나는 나 자신에게 괴로워할 필요 없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슬퍼할 필요 없다고도 말해 주고 싶었다. (pp.418)


  

u****e 2010.03.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평]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그곳은 어디로 향하는 길일까?’나는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자전거를 타고 스쳐가면서 혹은 고속도로위를 빠르게 지나칠 때 내시선이 닿는 끝에 있던 길을 보고 가끔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 사실을 왜 알고 싶어 하는지, 그 길 끝엔 무엇이 있을지 그러한 사실은 어린 날의 나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었다. 그러한 의문을 가지고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보고, 동경
"[서평]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그곳은 어디로 향하는 길일까?’나는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자전거를 타고 스쳐가면서 혹은 고속도로위를 빠르게 지나칠 때 내시선이 닿는 끝에 있던 길을 보고 가끔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 사실을 왜 알고 싶어 하는지, 그 길 끝엔 무엇이 있을지 그러한 사실은 어린 날의 나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었다. 그러한 의문을 가지고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보고, 동경하면 그만인 일이었으니까.

 

나의 마음 한편에는 언제나 여유로운 여행객들에 대한 동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가장 긴 하루를 보낸다는 대한민국 고등학생 중 한사람으로서,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0교시부터 야간자율학습시간까지, 교과서와 영문, 한글, 수학기호로 쓰인 책속에 파묻혀 지내는 시간도 모자라다. 때문에 여행을 간다거나 모험을 건다거나 하는 생각을 할 만큼 정신적으로 여유롭지 못했다. 정신적으로 황폐해질수록 어딘가로 달아나버리고 싶은 심리가 나를 장악했고 그러한 배경들이 나로 하여금 그들에 대한 동경을 마음 한편에 고이 간직하도록 했다. 그리곤 당연한 수순이라는 듯이 자연스레 여행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그를 통해 그제야 늦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 길 끝에는 무엇이 있고, 그 길을 감으로서 내가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김이환작가의 작품이었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않았나싶다. 나는 이전에 김이환작가의 절망의구를 보고는 김이환 작가만의 참신함속에 빠져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었다. 이 책 또한 그분만의 느낌이 충만했다. 참신하고 소소하면서 순식간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주인공 정우의 일곱 살은 순탄치 않았다. 학교를 가려면 검은 개가 지키고 있는 골목을 지나야 했고, 위층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여성이 살고 있었다. 정우네 부모님은 전형적인 맞벌이 부부였고, 그 때문에 정우는 부모님보다 로봇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정우는 검은 개를 몹시 두려워했다. 단한차례도 개에게 물리거나 해를 입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골목을 돌려는 순간, 가방속의 무언가가 정우에게 말을 걸어왔다. 로봇이었다. 로봇은 검은 개로부터 정우가 크게 다칠 것을 우려하여 놀이터로 정우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어떤 한 고양이를 만나고 로봇과 고양이는 정우를 찾아 달려드는 검은 개로부터 정우를 멋지게 지켜낸다. 그들의 모습에 감탄을 내뱉던 정우는 어느 순간 등장한 하얀 풍선을 향해 손을 뻗고, 그로 인해 꿈의 세계에 방문하게 된다. 그러한 일이 있고 10년이 지났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던 평범한 날 검은색의 사각형이 정우에게 너는 곧 죽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혼란을 겪던 정우는 또다시 꿈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것을 발단으로 정우는 마치 미로와 같은 모험을 시작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꽤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9살 무렵이나 꿈의 세계를 방문하는데 유독 정우는 17살이 되어서야 방문을 했는지도 그랬고, 정우가 고양이에게 도움을 준 것은 17살이었던 것 같은데, 도움을 주기도 전인 7살의 정우를 고양이가 왜 도와줬었는지 하는 것도 그랬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과 동시에 궁금증이 말끔히 해소되었다. 정말 놀랄 만큼의 잘 짜인 문체와 전개였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꿈의 세계를 거쳐 간다는 설정처럼,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른이 되기 위해 수많은 것들을 잊어간다. 내가 무엇을 잊고, 무엇을 기억하고 있고 에 상관없이 잊힌 것이듯 기억된 것이든 내 삶의 한 조각이고, 내 기억의 파편조각이다. 이러한 조각들과 파편조각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 꿈의 세계라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는 아마 스스로 선택한 조각들을 끌어안고 있는 것들의 집합체일 것이다. 결국 내가 선택한 세계이고 내가 선택한 삶이다. 우리가 만약 정우처럼 꿈의 세계를 지나쳐 왔다면 그렇게 힘든 모험을 어린나이에 묵묵히 이수한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지 아니한가? 내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고 이 세상 또한 자신의 편이 되어 줄 테니 주체적 태도로 앞으로의 내 삶을 당당하게 걸어 나가보자.



j******0 2010.03.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읽으면서 꿈을 많이 꾼 것 같다. 이야기에 집중을 해서 그런건지, 아직도 나에게 그런 동심이 있는건지, 혹은 난 아직 제대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건지, 그건 모르겠다. 단지 한동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푹 빠져있던 것만 내가 아는 전부다.김정우. 정우를 만났을 때 나도 일곱 살이었다. 일곱 살의 나는 마루인형을 가지고 놀았고, 고무줄을 했다. 로봇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용보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읽으면서 꿈을 많이 꾼 것 같다. 이야기에 집중을 해서 그런건지, 아직도 나에게 그런 동심이 있는건지, 혹은 난 아직 제대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건지, 그건 모르겠다. 단지 한동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푹 빠져있던 것만 내가 아는 전부다.
김정우. 정우를 만났을 때 나도 일곱 살이었다. 일곱 살의 나는 마루인형을 가지고 놀았고, 고무줄을 했다. 로봇과 고양이가 정우를 구하기 위해 현실세계로 나타나 놀이터로 데려갔을때,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그런 때가 있지 않았을까, 하며 억지로억지로 뭔가를 떠올려 보려고 했다. 그래, 희미한 기억이지만 나도 어릴 적에 차에 치일 뻔한 기억이 있어! 아마 그때 나의 사랑스러운 포미가 나를 살려줬을꺼야! 라는, 우습지만 어떻게든 나도 그렇게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고 이야기를 끼워맞춰가며, 상상하며 정우의 이야기를 들었다.
열일곱 살. 열일곱 살에 꿈의 세계로 간 정우가 느낀 혼란을 함께 느끼며 여행을 했다. 초반에는 그것이 고행이라고도 할만했으나, 결국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은 여행이 되었다.
꿈의 세계에서 계단을 내려가고 딱지를 찾고, 씨앗을 심고, 미로를 통과하고, 유리로 된 곳을 지나고, 강을 건너는 등, 현실세계로 오기까지의 판타지가 어쩐지 전혀 쌩뚱맞음이 아니라 익숙하게까지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정말 우리는 다 이런 꿈의 세계를 여행하는 걸까?
읽는 내내 언제쯤 집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을까, 다음은 또 어떤 관문일까, 이 관문은 무엇을 기르기 위한 관문일까, 참으로 많은 장치를 해놓았구나, 꿈의 세계란. 하며 읽었다. 그리고, 정우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참으로 길고 힘들었다. 하지만, 무사히 로봇과 고양이를 구하고 꿈의 세계를 벗어나 현실로 돌아 온 정우는 한층 멋지게 느껴졌다. 
평소 판타지를 즐겨 읽지는 않기 때문인지, 이번에 읽게 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마치 우리 모두가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꿈의 세계를 통과한다는 것이 정말인것 같았고, 내 어린 유년의 감정으로 돌아가 접하게 되어 좋은 시간들이었다. 


a****t 2010.03.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판타지를 통한 내면여행
"판타지를 통한 내면여행" 내용보기
요즘 책들을 보면 내면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을 치유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어른들도 내면으로 들어가서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이 책의 줄거리도 보면 정우라는 아이가 내면여행을 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자신의 일곱살을 이야기하고 열 일곱살을 이야기한다.   열일곱살이 되면서 정우는 우연히 다른 세계
"판타지를 통한 내면여행" 내용보기
요즘 책들을 보면 내면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을 치유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어른들도 내면으로 들어가서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이 책의 줄거리도 보면 정우라는 아이가 내면여행을 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자신의 일곱살을 이야기하고 열 일곱살을 이야기한다.
 
열일곱살이 되면서 정우는 우연히 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내면속의 자아를 만나는 것이기도 하도 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다. 일곱살에 꿈속으로 들어가지만 아직은 올 때가 못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실로 다시 되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열일곱살이 되면서 자살충동을 일으키는 일들을 당하게 되고 삶에 대해서 관조하는 식으로 이야를 풀어나간다.
 
 허름한 폐허가 되다시피한 철거직전의 집에 살고 있는 정우네 가족과 몇몇 가족들이 있다. 그 곳에 어느날 노숙자들이 들어오면서 사건은 전개된다. 노숙자들이 사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심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나 역시도 그런 상황이라면 정말 그럴 것 같다. 얼마전에 정말 끔찍한 일이 일어난 배경도 이와 비슷한 철거직전의 남은 몇몇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이라니 말이다.
 
빈집들이 많다보면 아무래도 집이 없는 사람들이 찾게 된다. 그 곳에서 무슨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막연히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빈집에서 문제는 발생하는 경향이 많다.  얼마전 실제 벌어진 성폭행 살인사건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런 일이다. 이 책에도 노숙자들이 빈집이 부쉬기 전까지만이라도 살기를 소원하고 조용히 들어오지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그들은 내몰리게 된다.
 
그들을 내쫓기 위해  경찰들이 대거 출동하고 그들을 내쫓는 과정에서 정우는 다른 세계 즉 꿈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 들어가게 되면 일련의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나올수 있다. 그러한 통과의례를 거치는 과정들속에서 사람들의 여러가지 심리라든지 인생들을 만나게 된다.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그곳에서도 역시 그들만의 삶이 벌어지고 있다. 현실과 다르지 않은 현실의 보이지 않는 이면일뿐인것이다. 현실속에서 성장을 하듯이 그곳에서도 모험과 성장이 이루어진다. 어른인 나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청소년들에게도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할수 있는 요소요소들이 잘 그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요즘 좋은 판타지를 선호하는 그런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런 일에 한몫하는 책이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즐겁게 읽으면서 새로운 삶의 돌파구를 찾아내지 않을까 싶다.
y****4 2010.03.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