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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의 정우는 참 작고 로봇을 소중하게 가지고 놀던 아이였다. 어느 더운 여름날, 집으로 가는 도중에 로봇이 말을걸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로봇이 느닷없이 나타난 검은 고양이와 말다툼을 하는 도중, 하얀 풍선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손을 댄 정우는 꿈의 세계로 가게 된다. 하지만 아직 올때가 아니였다는 돌로 된 남자의 말에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이 잊혀질 때쯤 자살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혔던 17살의 정우는 다시 한번 꿈의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이제 그 곳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기 위한 정우의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참 익숙한 여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같은 정류장에 내려 내가 지나왔던 길들을 따라걷다 보면 집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꿈의 세계는 정우에게 호락호락하게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낯설기도 했고 험난하기도 했으며, 여러 관문들이 버티고 서 있는 일종의 '모험'이었다. 때로는 용기가, 때로는 지혜가, 때로는 결단력과 끈기, 노력이 필요했다.
그렇게 파란만장 하기도 했지만 꿈의 세계는 꼭 방문해 보고 싶은 멋진 곳이기도 했다. 하얀 공, 딱지가 가득 쌓여있는 지하실, 씨앗마을,주사위 모양의 건물들, 유리배등 한번 쯤은 상상해 보는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한 곳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어린 시절의 나도 그곳을 다녀오지는 않았을까, 나는 과연 그곳을 잘 헤쳐 지금을 살아가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게 만드는 정말로 어느 새로운 차원에 존재하고 있었으면 하는 공간이었다.
그런 꿈의 세계의 여러단계들을 거쳐 점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정우의 여정을 보면서 그것은 하나의 성장통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될 때 버리고 가는 기억의 파편들로 이루어진 곳, 힘들지만 모든 아이들이 지나쳐야 하는 곳, 그곳에서 집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지 않고 잘 찾아가야 가치가 있는 어른이 되는 그곳에서의 여정은 이후의 나를 더 크고 단단한 '어른'을 만드는 하나의 때로는 아프고 힘든 통과의례인 셈이라고..또한 그곳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여러 일들을 미리 경험해 보고 극복할 힘을 주는 인생의 축소판 같은 곳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곳이 어떤 곳이든 그곳에서의 여정을 무사히 끝낸 정우가 깨달은 '삶'에 관한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슬플때도 행복할때도 있지만 내가 삶을 살아가기로 선택했고 주체가 나였음을 잊지않았다는 정우의 말을 들으며 '참 꿈의 세계 여행을 잘 했구나' 하고 토닥이며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거쳐 마음이 튼튼한 어른이 된 것만 같은 그와 만날 수 있어서, 그가 잊지 않고 간직하며 살아가는 꿈의 세계에서의 이야기와 만날 수 있어서 참 즐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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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환 작가님의 <절망의 구> 를 읽은 뒤 그의 간결한 문체, 속도감 있는 전개에 반해버렸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구가 결코 빠르지는 않지만 일정한 속도로 계속 사람을 쫓아오고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가 하면 건물 위로도 올라오고 벽도 통과해 결국엔 사람들을 거의 다 흡수해버린다는 이야기가 참 신선했다. 구가 왜 사람을 빨아들이는지, 구 속으로 빨려들어간 사람들의 생사여부 등 구에 관한 건 제대로 아는 건 하나도 없지만 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온세계가 전쟁이 발발한 것 이상으로 대혼란에 빠진다는 설정이 기가 막히도록 재밌어서 책 느리게 읽기로 소문난 나같은 사람이 숨도 안쉬고 급하게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절망의 구> 를 너무나 재미나게 봐서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 솔직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은 내 기대에는 많이 못미쳤다.
"나는 오른발을 그대로 두었다. 텔레비전을 올려다보던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조용히, 내가 끝나는 순간을 기다렸다. 늘 원했던 것처럼, 매일 밤 눈을 감을 때마다 기도했던 것처럼. 그리고, "아직은 아니다." 아주 커다란 손이 내 목덜미와 옷깃을 잡아, 하늘로 끌어올렸다. 눈을 떴다. 발밑으로 골목이 보였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 P 70 中에서 발췌 -
늘 자살을 꿈꾸던 17살 정우가 살고 있는 빌라 5층에 노숙인들이 말도 없이 들어와살게 된다. 그 노숙인들을 경찰이 몰아내는 과정 중 5층에서 떨어지는 텔레비전을 충분히 피할 수 있으면서도 정우가 일부러 피하지 않고 죽으려고 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돌로 된 남자가 정우를 하늘로 끌어올렸고 돌로 된 남자는 다름 아닌 꿈의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었다.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이 꿈의 나라를 힘겹게 여행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 현실로 다시 돌아가야한다고 한다. 보통의 아이들은 아홉살이나 열살에 꿈의 나라로 오게 되는데 정우는 특이하게도 열일곱살에 와서 꿈의 나라에 온 다른 사람들이 정우를 이상하게 여기기도 한다.
책임감 있고 도덕적으로도 올바른,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아이들 모두가 이 힘든 여행을 해내야한다는 설정이, 역시 힘겹지만 청소년기를 잘 이겨내야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는 우리네 현실과 일맥상통하기에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루했다. 그의 전작 <절망의 구> 에서는 간결하면서도 흡인력 강했던 문장들이 참 매력적이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에서는 짧게 해도 될 이야기를 길게 늘여놓은 느낌이 들었다. 또 정우의 생각을 들려줘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중간중간 정리해주는건 친절하고 좋았지만 정우의 생각을 빌어 "내가 전달하려는 건 바로 이거다." 라고 독자들에게 작가의 메시지를 억지로 주입시키려고 하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꿈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삽화를 넣어 이해를 돕고 책 뒷부분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설정집'을 따로 만들어 줄거리와 함께 돌로 된 남자와 같은 캐릭터들에 관해 다시 한번 짚어줘서 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와준 점은 친절해 좋았지만 이 책은 그 과도한 친절함 때문에, 너무 교훈적이어서 독자가 상상력을 발휘할 기회를 빼앗아버리고 그래서 더 맥빠지게 만든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보았다.
글쎄, 아직 책을 그리 많이 읽지도 않았고, 그리 깊이있게 이해하지도 못하는 실력이라 내가 이 책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 못한건지도 모르겠다. <절망의 구> 를 너무나 재미나게 읽어서 이 책에 거는 기대가 너무 컸었기 때문에 더 실망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정우가 앞일을 알 수 없어 답답했듯이 나도 이 책에서 무언가를 크게 놓치고 제대로 못 본 건 아닌가 싶어 답답했다. 시간 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번 정독해서 이 책의 진가를, 재미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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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출세작이라고나 불러야 할지, 전작인 '절망의 구'의 평에서 어느 리뷰어가 그랬었죠. 언어를 정묘하고 갈게 닦는 능력에 대한 문제를 작가는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요. 그래도 절망의 구는 소재 자체가 워낙 흥미로워서 그 문제는 그런대로 참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만 이 책에서는 그 결점이 더 두드러집니다. 일부분은 제대로 몰입되지 않아 억지로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내려간 부분도 제법 있습니다. 제가 필력이 좋은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 경험이죠. 문장 하나 하나를 세밀하게 갈고 닦은 작품들은 자연히 몰입되고 문장 하나 하나를 음미하면서 읽게 됩니다만 이 책은 그냥 대충 눈으로 흝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꽤 있었습니다. 더구나 마음에 안드는 것은 후반부 남자와의 포르노 장면인데 그 부분이 의미하는 바를 모르겠군요.아니 대충 알것도 같습니다만 꼭 그런식으로 씬을 만들었어야 했는지.... 전체적으로 봐서 동화풍인데 느낌으로는 전체적인 분위기에 그다지 썩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 읽으신 다른 분들은 이상하지 않으셨는지 그걸 지적하지 않으시니 이상합니다만. 동화가 아니고 청소년 소설로 이 작품의 장르를 설정한다 해도 충격적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뭐 일반소설이라고 주장하신다면야 할 말 없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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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1억원 고료의 작가 ’김이환’님의 <절망의 구>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정체모를 구가 나타나 사람들을 순식간에 삼키는, 그리하여 인류가 한명도 남지 않게 되었던, 지금까지 읽어본 어떤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없어서 색다르고도 절묘한 그 절망적인 구의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문체도 읽기가 쉬웠고, 내용도 참 좋았던 걸로 기억된다. 그 작가의 전작이라고 할까. 이번에 만난 책은, <절망의 구>가 나오긴 전해에 쓴 작품이라고 한다.
난 사실 청소년기에 반항이나 방황을 많이 해 본 기억은 없다.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많아 엄마와 가끔 다툼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리 심각한 고민은 많이 해보지 않고 자라왔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나에게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었던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주인공 김정우의 일곱살 이야기에서, 17살, 37살로 연령의 획이 참 색다르다. 일곱살, 당시에는 편리하고 좋았던 빌라에 살았던 꼬마에게 어느날 찾아온 검은 개의 위기와, 그 위기를 도와준 문방구에서 구입한 로봇과 고양이. 그리고 갑자기 로봇과 고양이가 죽게되는데.... 이제 17살이 된 소년. 같은 빌라에서 살아왔던 소년은 이제 빌라도 낡았고 주변이 모두 재계발에 들어가서 모두 떠나고 이제 소년이 사는 빌라도 5가구만 남아서 이사를 기다리고 있다. 소년은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자살을 결심하기에 이르는데, 그러던 와중에 소년이 사는 빌라의 5층에 노숙자가 들어와서 경찰이 강제로 철거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노숙자가 던진듯한 날아오는 검은 정육면체의 TV를 피할까 말까 고민하던 중에 다시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사실 이 책은 좀 <절망의 구>에 비하면, 난해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기도 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은 책 같기도 하다. 동화같은 느낌의 구성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듯 참으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읽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다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그리고 이 책이 전작이라면, 후작 ’절망의 구’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 같은, 검은 정육면체의 이야기가 곳곳에 등장해서 ’절망의 구’를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을 것 같다.
동화같은 느낌도 나면서, 소년이 성장해가는 과정속에서 현실과 꿈의 세계라는 그 복잡미묘한 관계속에서 소년이 희망의 길로 내닫는 그 마음 한켠을 느껴볼 수 있는, 참 독특한 구성의 이야기다. 책 속의 삽화는 완전 동화같은 이미지로 그려져 있어서 판타지 같은 느낌도 준다. 성장소설로 그려낸, 자살에 사로잡힌 17살의 소년의 방황, 그리고 꿈의 세계에서 만난 희망으로의 길을 만나볼 수 있는 구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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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점점 자라면서 어느 순간 아~ 내가 어른이 되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그 순간이란 것은 10살 때 일수도 다 자란 20살 때 일수도 있고 정말 완벽한 어른이 되는 30살에 깨닫게 될 수 도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순간들이 나에게는 언제 였던가를 침대에 누워 자기 전에 눈을 감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나는 언제 였을까?
17살인 정우는 자살의 충동을 하루 하루 지날 때마다 점점 가슴 한켠에 담아 두고 그것이 정말 내가 해야하는 마지막 일인양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 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정우는 자신의 일생 일대의 중요한 순간을 맞게 되요. 지금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는 커다란 TV를 피하느냐 마느냐. 항상 자실을 꿈꿔 오던 정우는 한 발짝만 물리치면 그 죽음을 피할 수 있고 혹은 그냥 이대로 자신이 계획했던 자살이란 것에 사로 잡힌 모든 날들을 잊고 순순히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찬라 꿈의 세계로 발을 들여 놓게 되는 정우. 대개는 9살, 10살에 오게 되는 꿈의 세계를 정우는 너무도 늦게 17살에 이 세계에 발을 들여 놓아요. 왜 정우는 1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꿈의 세계로 가게 되었는지 읽는 내내 궁금했습니다. 솔직히 것도 반전이죠.
정우가 7살이 되던 날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던 친구 로봇과 미래의 어느날 배고픈 고양이에게 따뜻한 마음이 담긴 우유를 건네 도움을 주게 되는 고양이의 도움으로 7살에 목숨을 잃을 그를 돕게 됩니다. 원래는 7살에 생을 마감할 정우의 목숨을 도운 거죠. 그래서 정우는 다른 아이들은 9살 열살에 왔을 꿈의 세계를 너무 늦은 나이 오게 되고.
우리는 자라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 많은 과정을 겪으며 자라게 됩니다. 나 역시 과거 어느 시절 점점 커가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잃어 가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될 수도 있겠죠.
정우는 그랬어요. 지금 자신이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은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른이 되고 지금 이 삶을 살아가기로 선택했다고. 그 선택은 내갸 했고 그 주체 역시 나라고. 나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나의 삶의 주인공은 나라고 그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나는 과거 내가 무수히 겪었던 일들의 결정체니까요. 이렇게 사람은 점점 커가는 건가봐요. 너무 늦게 않게 알게 되서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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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그 즈음에 자살을 꿈꾸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어중간한 나이에서 그 전까지는 몰랐던 좌절과 서러움을 갑작스럽게 겪게 되어 또다서 밝아 올 내일의 하늘이 지겹고 두려워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이미 세간에서 어엿하게 '성인'이라고 불릴 수 있는 나이에 이르렀고 그 당시의 절망은 마치 일억 년 전의 바다처럼 내 안에서 석화되어 있었다. 물론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상 절망이 없을 수는 없지만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네거티브한 감정들은 열일곱 살 때와는 매우 많이 다르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지금은 제대로 땅바닥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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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어디로 향하는 길일까?’나는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자전거를 타고 스쳐가면서 혹은 고속도로위를 빠르게 지나칠 때 내시선이 닿는 끝에 있던 길을 보고 가끔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 사실을 왜 알고 싶어 하는지, 그 길 끝엔 무엇이 있을지 그러한 사실은 어린 날의 나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었다. 그러한 의문을 가지고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보고, 동경하면 그만인 일이었으니까. 나의 마음 한편에는 언제나 여유로운 여행객들에 대한 동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가장 긴 하루를 보낸다는 대한민국 고등학생 중 한사람으로서,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0교시부터 야간자율학습시간까지, 교과서와 영문, 한글, 수학기호로 쓰인 책속에 파묻혀 지내는 시간도 모자라다. 때문에 여행을 간다거나 모험을 건다거나 하는 생각을 할 만큼 정신적으로 여유롭지 못했다. 정신적으로 황폐해질수록 어딘가로 달아나버리고 싶은 심리가 나를 장악했고 그러한 배경들이 나로 하여금 그들에 대한 동경을 마음 한편에 고이 간직하도록 했다. 그리곤 당연한 수순이라는 듯이 자연스레 여행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그를 통해 그제야 늦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 길 끝에는 무엇이 있고, 그 길을 감으로서 내가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김이환작가의 작품이었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않았나싶다. 나는 이전에 김이환작가의 절망의구를 보고는 김이환 작가만의 참신함속에 빠져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었다. 이 책 또한 그분만의 느낌이 충만했다. 참신하고 소소하면서 순식간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주인공 정우의 일곱 살은 순탄치 않았다. 학교를 가려면 검은 개가 지키고 있는 골목을 지나야 했고, 위층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여성이 살고 있었다. 정우네 부모님은 전형적인 맞벌이 부부였고, 그 때문에 정우는 부모님보다 로봇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정우는 검은 개를 몹시 두려워했다. 단한차례도 개에게 물리거나 해를 입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골목을 돌려는 순간, 가방속의 무언가가 정우에게 말을 걸어왔다. 로봇이었다. 로봇은 검은 개로부터 정우가 크게 다칠 것을 우려하여 놀이터로 정우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어떤 한 고양이를 만나고 로봇과 고양이는 정우를 찾아 달려드는 검은 개로부터 정우를 멋지게 지켜낸다. 그들의 모습에 감탄을 내뱉던 정우는 어느 순간 등장한 하얀 풍선을 향해 손을 뻗고, 그로 인해 꿈의 세계에 방문하게 된다. 그러한 일이 있고 10년이 지났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던 평범한 날 검은색의 사각형이 정우에게 너는 곧 죽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혼란을 겪던 정우는 또다시 꿈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것을 발단으로 정우는 마치 미로와 같은 모험을 시작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꽤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9살 무렵이나 꿈의 세계를 방문하는데 유독 정우는 17살이 되어서야 방문을 했는지도 그랬고, 정우가 고양이에게 도움을 준 것은 17살이었던 것 같은데, 도움을 주기도 전인 7살의 정우를 고양이가 왜 도와줬었는지 하는 것도 그랬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과 동시에 궁금증이 말끔히 해소되었다. 정말 놀랄 만큼의 잘 짜인 문체와 전개였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꿈의 세계를 거쳐 간다는 설정처럼,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른이 되기 위해 수많은 것들을 잊어간다. 내가 무엇을 잊고, 무엇을 기억하고 있고 에 상관없이 잊힌 것이듯 기억된 것이든 내 삶의 한 조각이고, 내 기억의 파편조각이다. 이러한 조각들과 파편조각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 꿈의 세계라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는 아마 스스로 선택한 조각들을 끌어안고 있는 것들의 집합체일 것이다. 결국 내가 선택한 세계이고 내가 선택한 삶이다. 우리가 만약 정우처럼 꿈의 세계를 지나쳐 왔다면 그렇게 힘든 모험을 어린나이에 묵묵히 이수한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지 아니한가? 내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고 이 세상 또한 자신의 편이 되어 줄 테니 주체적 태도로 앞으로의 내 삶을 당당하게 걸어 나가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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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읽으면서 꿈을 많이 꾼 것 같다. 이야기에 집중을 해서 그런건지, 아직도 나에게 그런 동심이 있는건지, 혹은 난 아직 제대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건지, 그건 모르겠다. 단지 한동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푹 빠져있던 것만 내가 아는 전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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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들을 보면 내면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을 치유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어른들도 내면으로 들어가서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이 책의 줄거리도 보면 정우라는 아이가 내면여행을 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자신의 일곱살을 이야기하고 열 일곱살을 이야기한다.
열일곱살이 되면서 정우는 우연히 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내면속의 자아를 만나는 것이기도 하도 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다. 일곱살에 꿈속으로 들어가지만 아직은 올 때가 못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실로 다시 되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열일곱살이 되면서 자살충동을 일으키는 일들을 당하게 되고 삶에 대해서 관조하는 식으로 이야를 풀어나간다.
허름한 폐허가 되다시피한 철거직전의 집에 살고 있는 정우네 가족과 몇몇 가족들이 있다. 그 곳에 어느날 노숙자들이 들어오면서 사건은 전개된다. 노숙자들이 사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심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나 역시도 그런 상황이라면 정말 그럴 것 같다. 얼마전에 정말 끔찍한 일이 일어난 배경도 이와 비슷한 철거직전의 남은 몇몇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이라니 말이다.
빈집들이 많다보면 아무래도 집이 없는 사람들이 찾게 된다. 그 곳에서 무슨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막연히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빈집에서 문제는 발생하는 경향이 많다. 얼마전 실제 벌어진 성폭행 살인사건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런 일이다. 이 책에도 노숙자들이 빈집이 부쉬기 전까지만이라도 살기를 소원하고 조용히 들어오지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그들은 내몰리게 된다.
그들을 내쫓기 위해 경찰들이 대거 출동하고 그들을 내쫓는 과정에서 정우는 다른 세계 즉 꿈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 들어가게 되면 일련의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나올수 있다. 그러한 통과의례를 거치는 과정들속에서 사람들의 여러가지 심리라든지 인생들을 만나게 된다.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그곳에서도 역시 그들만의 삶이 벌어지고 있다. 현실과 다르지 않은 현실의 보이지 않는 이면일뿐인것이다. 현실속에서 성장을 하듯이 그곳에서도 모험과 성장이 이루어진다. 어른인 나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청소년들에게도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할수 있는 요소요소들이 잘 그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요즘 좋은 판타지를 선호하는 그런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런 일에 한몫하는 책이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즐겁게 읽으면서 새로운 삶의 돌파구를 찾아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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