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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알리는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드러내지 않기>를 강조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먼저 떠올린 생각이었다. 이 책에는 ‘혹은 사라짐의 기술’이라는 부제까지 달려있어, ‘드러나지 않고 사라짐’이 현대인에게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 앞에 드러나는 것보다는 오히려 내 생활에 열중하며 드러나지 않는 것을 선호하기에, 이 책의 제목에 대해서 더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 있는 ‘들어가는 글’을 통해서,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않는 어린이들의 만족스러운 놀이를 지켜보는 것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생각해 보니, 아들이 어렸을 때 줄곳 혼자 놀면서 갖가지 놀이방법을 스스로 개발하며 만족스러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다가 부모의 관심이 자신에게 맞추어져 있다고 느끼는 순간, 같이 놀아주거나 혹은 다른 놀이를 찾았던 것이다. 그러한 예들을 통해서 저자는 ‘드러내지 않기(discretion)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은 찰나에 누릴 수 있는 기쁨이기 때문에 우리 자신도 그 기쁨이 언제까지나 지속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또한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에서 만족과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혹은 자신에게 집중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속에서 저자는 ‘자유로운 개인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은 알아봐주지 않기를 바라는 욕망, 다수 속으로 사라지고 싶은 욕망과 짝을 이룬다’고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진단이 현대인의 이중적인 욕망과 감정을 정확히 표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예컨대 작년까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집회처럼 다수가 참여한 집회에서의 개인은 ‘드러냄과 익명 속에 숨기’라는 두 가지 측면을 다 즐기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즉 개인이 집회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는 행동이며, 또한 다수의 대중 가운데 한 사람으로 숨을 수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아마도 저자가 이 책을 쓰기에 카프카의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책의 목차에 제시된 모든 항목에서 ‘카프카의 일기’를 비롯한 카프카의 저서들을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를 찾기 위하여 저자는 ‘드러내지 않기라는 경험의 뿌리를 찾아서’와 ‘드러내지 않기에 대한 계보학적 연구’라는 항목으로 그리스 철학으로부터 서양의 기독교 사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의들을 인용하여 검토하고 있다. 실상 이러한 내용들은 나로서는 그리 큰 관심이 가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서양철학에 대한 주요 내용들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었기에, 읽는 것에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었다.
아마도 저자가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책의 후반부에 서술된 ‘현대의 전체주의에 맞서’와 ‘사라짐의 기술’의 두 항목일 것이라 여겨진다. 저자는 현대 사회가 진행되면서 대도시가 출현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사람들의 도시에 대한 경험이 ‘드러내지 않기’의 조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반해 마을이나 소도시에서는 무엇이든 쉽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서술이라고 생각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지만, 대도시에서의 삶은 자기가 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드러내지 않고 살 수가 있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타인들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망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드러내지 않기’는 외톨이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중 속에서 주목받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삶을 구축하는 것이 요체라고 이해된다.
이에 덧붙여 저자는 ‘사라짐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미 각종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 익명으로 숨어들 수는 있겠지만, 과연 사라진다는 것이 가능할까? 저자가 말하는 ‘사라짐’이란 죽음 혹은 무화(無化)를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드러내지 않기의 기술은 본질적으로 사라짐의 기술로 나타난다’고 말하는 것이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대도시의 군중 속에서 타인들에게 드러나지 않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 여겨진다. 때문에 행복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 매 순간 행복을 느끼며 살기를 권하는 것이리라. 이 책의 내용과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복잡한 현대 세계에서 ‘드러내지 않기’라는 것이 하나의 바람직한 삶의 태도로 권장될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있었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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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다가 다 날라가지만 않았어도1!!... 아쉬움이 있는 책이긴 한데 이런 시선 자체가 너무 긍정적이고 좋았다 철학이 할 수 있는 신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3년전에 읽었는데 다시 책을 샀다..너무 기억에 오래 남아서 드러내지 않기의 철학적 고찰 너무 좋다 이 사람한테 철학 배우면 대박일것 같다 얇아서 편하게 읽기 좋고 맣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현대 철학서 중에 관점 부분 최고라고 생가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