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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레이건의 두 살 위 오빠 혹은 언니의 다른 이름이다. 이 아이는 키도 크고 단정하게 생긴데다 천재적 두뇌의 소유자여서 많은 소녀들의 로망이지만, 내면은 여자아이다. 쉽게 말해서 하리수같은.
아빠는 마초적 성격이 강한 전형적 미국 가장이고, 엄마는 가정주부에서 행복을 찾지 못해 일에만 매달리는 워커홀릭, 어쨌든 '보통'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진 않는 어른들이다. 당연히 아빠가 아들에게 바라는 기대치가 있다. 건강한 아들로서의 역할.
레이건은 어릴 때 우연히 오빠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오빠를 언니로 받아들이고, 세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점점 자신의 세상도 좁혀가게 된다. 파티도 안 가고, 친구도 없다. 그러던 어느날 크리스라는 멋진 남자애를 만나게 되고..
요즘 김수현 작가 드라마에서 게이 커플의 애틋한 (말이 좋아 애틋하지, 닭살 돋아 보기 아주 힘들다, 솔직히) 애정 관계,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그려지면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측도 있지만, 차츰 스며들듯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외에 게이를 소재로 한 영화도 꽤 있고, 호의적으로 묘사된 것도 꽤 있어서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아이 루나나 하리수 같은 트랜스섹슈얼은 아직까지 조롱거리나, 어쨌든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게 일반적일 거다. 하리수를 조롱섞어 그놈이라고 부르거나, 그 남편을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경우 많이 봤다. 솔직히 나도 뭐 어색하긴 하다. 또 언젠가 철원 쪽에서 시외버스 타고 오다가 그 안에서 봤던 여자(틀림없이 트랜스젠더였다)의 묘한 느낌은 십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강하다.
그렇다.. 사람의 속성 중 하나가 편 가르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수의 편에 들고 싶어하는 것까지. 말은 난 다르고 싶다고 하지만, 실제로 다르길 바라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니면 다르더라도 어느 한계 안에서이든가. 그러고는 다른 것, 혹은 낯선 것에 대해서는 적대감을 갖는다. 위험에 대비한 본능일 땐 괜찮지만, 위험하지도 않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약자일 땐 근거없는 우월감과 비열함이 표면으로 드러날 때가 있다, 집단적으로. 폭력적으로.
뭐.. 종족보존의 관점에서 보면 위험할 수도 있겠지.. 잘못하면 재생산이 안 되서 멸종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거기까지 생각해서 성적소수자들을 혐오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일단 내 수준에서 생각해볼 때, 낯선 것, 다른 것을 아무런 경계심이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거부감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거꾸로 입장을 바꿔보면 그가 내게 이상하게 보이는데 나는 그에게 정상으로 보일까? 그의 입장에선 내가 낯설고 다른 사람인 거다. 그러니까, 같은 거다. 그러니까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안 되는 거다.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는 법이다. 단순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
이 책에선 설교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간중간 키득키득 웃음이 터질 때도 있을 정도로 재미있다. 무겁지 않은데 진정성이 있어서 입장을 굳이 바꾸지 않더라도 (화자는 레이건이니까)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루나의 마음, 레이건의 마음이 느껴진다.
혹시 이 글을 통해 <루나>에 관심을 가질 극소수를 위해, 참 잘 소개한 "옮긴이의 글" 일부를 덧붙인다. 시간나면 읽어보시길. <루나>도.
<옮긴이의 글>
프레드 C. 마티네즈Jr.는 열여섯 살 트랜스젠더였다. 트랜스젠더임을 숨기지 않고 학교에 다녀 화장과 옷차림 때문에 등 뒤로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쾌활한 성격이었고 집에서는 사랑받는 막내였다. 프레드라는 이름도 싫어하지 않았으나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F.C.라고 불렸고, 내킬 때면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딴 비욘세라는 별명으로 불러 달라고 하기도 했다. 프레드는 근처 축제 구경을 하러 나갔다가 일주일 뒤 '구덩이'라고 불리는 후미진 계곡 구석에서 돌에 맞아 죽은 채 발견되었다. 프레드의 어머니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망가진 시신에 남은 머리띠로 자식의 신원을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날 밤에 "벌레 같은 호모 새끼를 쳐주고 왔다"고 자랑했던 범인이 체포되었다. 범인은 열여덟 살이었고, 레즈비언의 아들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였다.
줄리 앤 피터스는 꿈에 찾아온 '루나'라는 트랜스젠더에게서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는 <루나>를 쓰기 위해 지역 성소수자 센터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자신의 경험을 기꺼이 나누고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들의 진짜 삶을 소설에 담는 것이 그들의 분투를 오히려 사소한 것으로 왜곡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회의에 빠져 집필을 중단했다. 그러나 그렇게 결심한 바로 다음날 신문에서 마티네즈 살인사건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마티네즈는 처음에 동성애자로도 보도되었으나, 저자는 기사를 읽으며 마티네즈가 트랜스젠더였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사건 자체뿐 아니라 사건을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사회의 무지와 폭력을 절감하고 <루나>의 탈고를 결심한다. (저자는 이 우연이 책을 끝내라는 운명적 신호처럼 느껴졌다고 말한다) 몇 년 후 세상에 나온 <루나>는 물론 마티네즈에게 헌정되었다.
저자는 <루나> 이전에도 청소년의 성적 지향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다룬 소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그 자신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으로 처음에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을 썼으나, 직접 레즈비언 청소년들의 사랑 이야기를 써 보는 것이 어떠냐는 편집자의 권유를 받아들여 2000년부터 10대를 대상으로 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청소년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첫 소설인 <'정상'의 정의(Define 'Normal')>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서로 사랑에 빠진 고등학교 졸업반 소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다룬 2003년 작 <너는 비밀(Keeping You a Secret)>이 출판 전부터 큰 화제가 되며 작가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어 만 2년에 걸쳐 쓴 <루나>로 미국 작가들에게 가장 큰 영광 중 하나인 전미 도서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이후에도 어머니와 어머니의 파트너인 조가 헤어지면서 두 엄마 사이에서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소년 니콜라스의 고민과 갈등을 담은 <엄마와 조 사이(Between Mom and Joe)>와 애인의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관계의 고통을 이야기한 <분노: 사랑 이야기(Rage: A Love Story)>등, 이성애 중심인 청소년 소설계에서 성소수자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힘 있는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최근작은 집단 따돌림과 청소년 자살을 조명한 <네가 이 글을 읽을 때면 나는 죽고 없을 거야(By the Time You Read This, I'll Be Dead)>이다.
피터스는 청소년들이 '밝고 건강한 생활'을 강요받는 현실에서, 사실 성장이란 고통과 부정을 동반할 수밖에 없음을 현실적으로 그린다. 쉽고 편안한 답을 내놓는 대신 등장인물들과 함께 괴로운 현실을 마주 보게 한다. 그러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그 모든 것을 지탱하는 용기를 찾아낸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서도 " '다름과 다양성'의 담론을 초월해 자매지간의 사랑의 힘에 호소하길 바라고, 그것이야말로 프레드와 성별정체성으로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
옮긴이 정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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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권리를 찾으려는 사람이 있다. 불행하게도,그가 가지고 태어난 외피때문에,어둠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자신의 기본권을 지키고 싶은,고통스런 소설인거 같다. 쇼핑을 하는것이 그토록 힘든 일인지, 자신의 참모습을 찾기가 그렇게 고통스러운건지,몸과 정신이 일치하지 않는,육체는 남성성을 정신은 여성성을 가진 주인공 루나의 행동과 고통이 절실하게 느껴져 왔다.
이 책은 자신의 본모습-여성성을 찾으려는 남자의 이야기 이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이야기를 풀어나가고,주인공의 심리를 표현하는게 참 놀라웠다. 그만큼 번역도 잘된 소설이다.
루나의 고통보다 더 나를 놀라게 했던건,여동생 레이건의 외침이다. 육체도 여자,정신도 여자인데,오히려 루나에게서 느껴지는 고통을 뛰어넘는 아픔을 느끼게 된다.
이 소설의 슬픔과 고통은 결국은 희망과 행복을 찾기위한 과정인것 같다. 성정체성의 문제로 힘들어 하는 사람뿐 아니라, 성정체성이 없다고 자신하는 사람들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이땅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 모두는 각기 다른 생각,다른 모습을 가지고 살아간다.얼굴이 못생겼다는게 욕먹을 일도 아니며,생각이 다르다고 비난받아서도 안된다. 마찬가지로 성정체성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거나 손가락질 하는 것에 절대로 반대한다. 어차피 우리는 서로 다름속에서 살아가는 거 아닌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세상은 혼란만이 가득하지 않겠나..
이 책이 만약 미국에서처럼 우리나라에서 청소년권장도서로 됬다면, 나라를 생각하시는 어르신들이나,교육을 생각하시는 어버이 들이나, 열녀를 찬양하는 서당에서는 머라고 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