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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따스한 책이 있구나
"이렇게 따스한 책이 있구나" 내용보기
참 예쁜 책을 만났다. 화려한 수식어로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아니고, 내용이 너무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아름다운 시로 장식한 것도 아니고, 매끈한 수필집도 아니다. 하지만 참 이상하게도 읽은 동안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김용택 선생님의 일상 이야기. 학교에서 2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소소한 일상을 담았고, 이젠 그 학교를 그만두게 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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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쁜 책을 만났다. 화려한 수식어로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아니고, 내용이 너무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아름다운 시로 장식한 것도 아니고, 매끈한 수필집도 아니다. 하지만 참 이상하게도 읽은 동안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김용택 선생님의 일상 이야기. 학교에서 2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소소한 일상을 담았고, 이젠 그 학교를 그만두게 된 선생님의 서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담았다.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면 글에서 사랑이 뚝뚝 흘러나올 수 있을까? 아이들을 향한 그 사랑이 얼마나 넘치면, 사랑 안에서 눈물을 지울 수가 없을까?

 

엄마 없는 아이들이 우리 반에 셋이다. 이 아이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잤다. 엄마 없는 이 아이들의 하루하루를 생각하며 잠을 설쳤다.

엄마 없이 잠을 자고

엄마 없이 밥을 먹고

엄마 없이 옷을 입고

잠을 자며 내가 안으려고 하면 몸이 굳어진다. 아침에 넷이 옷을 다 벗고 목욕탕에서 목욕을 했다. 아이들을 세워놓고 비누칠을 해 준다. 아이들 몸이 굳는다. 아이들의 벗은 몸을 지나는 내 손이 떨린다. 엄마 없이 숙제를 하는 이 아이들의 두려움과 무서움이 내 마음을 메이게 한다. 엄마 없이 이 아이들의 잠을 어떻게 표현한 단 말인가 (중략)

아내는 어머니 없는 우리 반 아이들 이야기 들으며 울다. 나도 울다. (100-101)

 

작은 아이 반에는 아침을 먹지 않고 다니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늘 혼자서 일어나고, 혼자서 학교에 온다. 혼자서 잠을 청하고 혼자서 생활한다. 부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가 늘 바쁘다고 한다. 그래서 담임선생님이 그 아이 아침을 챙겨주시고 숙제도 챙겨주시고 이야기도 해주신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는 말한다. “우리 선생님 꼭 엄마 같아요.”

엄마라는 말. 엄마가 있지만 엄마라고 부를 시간이 없는 아이. 작은 아이는 말한다. 엄마를 엄마로 부르고, 엄마한테 안길 수 있는 시간이 많은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책에는 아이들의 시도 있고,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김용택 선생님의 예쁜 글이 있다.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세상을 향해 다가서는 시선도 있고, 세상을 향한 시선 속에서 다시 아이를 바라보며 자신을 반성하는 글도 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고, 잔잔하지만 잔잔하지 않고, 아프지만 마냥 아프지만도 않은 김용택 선생님의 글 안에서 사랑을 배운다. 이렇게 잔잔하고 예쁜 사랑이 있구나 위로 받고 안심한다.

나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인지라 아이들 이야기에 늘 민감하고 아프다.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혼자서 눈물 흘리거나, 혼자서 아파하는 아이가 있으면 어쩔 줄 모른다. 그 아픔이, 그 한들이 혹시.. 훗날 누군가를 위한 칼날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고 마음이 쓰인다. 그런 마음을 김용택 선생님도 느끼는 모양이다.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상처 입히지 않을까 아이들을 사랑한다. 그 선생님이 학교를 그만 두셨다. 그리고 근무하던 초등학교 몇 년 동안 모아 놓은 글을 이렇게 책으로 내셨다. 아이들 이야기가 많아서 나 같은 엄마는 더 좋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아이들의 깜찍함이, 아이들의 외로움이, 아이들의 아픔이 전해져서 어떤 글도 아무렇게 읽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을 위한 시도... 참 좋다.

 

 

그냥 사는 사람

겉옷보다는 속옷이 깨끗한 사람

속옷보다는 피부가 깨끗한 사람

피부보다는 그 속의 피가 깨끗한 사람

맑은 피보다도 영혼이 깊고 깨끗한 사람

...... 이런 말도 모르고 그냥 사는 사람

 

 

실마리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자기에게 처한 어려움들을 잘 들여다보면 그 끝이 보인다.

어느 구석이나 어느 굽이나, 그 일을 해결할 실마리가 보인다. 그 실마리 끝을 잡고 천천히 따라가면 환한 끝이 반드시 보인다. 잘못은 늘 나한테 있다. 그 끝에 내가 있다.

 

 

사랑

늘 보이던 것이

오늘 새로 보이면 그것이 사랑이다.

아니면, 이별이거나.

 

가을인가? 좋은 글을 보면 눈물이 난다. 잔잔하게 그렇게...



YES마니아 : 로얄 k*****3 2012.10.08. 신고 공감 7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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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청량감을 얻고싶다면 이 책을...
"마음의 청량감을 얻고싶다면 이 책을..." 내용보기
자기의 인생을 실은 삶의 표현은 힘이 있고, 서럽고, 눈물 나고, 아름답고, 그리고 행복하다. 진지함과 진정성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인간의 행위가 자연에 가장 가까워야 한다. 그래야 그 빛이 아름답다. 꽃들을 봐라. 얼마나 품위와 예의와 권위와 아름다움을 갖추었는가.   [표현]중에서.   이 책은 38년간 아이들과 교직생활을 한 그가 2008년 자신의 모교 덕치초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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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인생을 실은 삶의 표현은 힘이 있고, 서럽고, 눈물 나고, 아름답고, 그리고 행복하다.

진지함과 진정성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인간의 행위가 자연에 가장 가까워야 한다. 그래야 그 빛이 아름답다. 꽃들을 봐라. 얼마나 품위와 예의와 권위와 아름다움을 갖추었는가.   [표현]중에서.

 

이 책은 38년간 아이들과 교직생활을 한 그가 2008년 자신의 모교 덕치초등학교의 마지막 수업으로 교단을 내려온 후 새로운 생각과 묵은 생각들을 모아 시와 글을 정감어린 수묵화와 곁들여 내놓은 책이다.

 

김용택시인은 스물하나에 선생님이 되었다. 그것도 자신의 고향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치며 주어진 교사로 살았다. 자연에서 얻은 깊은 통찰과 그리움으로 시를 쓰고, 생태와 순환의 이치를 농부와 어머니에게서 배웠다.

 

눈을 돌리면 어디서나 마주하는 녹음과 사시사철 피어나는 꽃들과 가을의 결실, 항상 호기심과 순수함으로 선생님을 놀라움의 경지로 안내하는 아이들까지, 그 모든 것이 그의 관찰 대상이고, 시의 소재가 된다.그러나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아이와의 일상만을 노래하지 않는다.

 

.........

혁명이란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일이다.

우린 너무 낡았다.

나는 지루하고

세상은 고루하다.

혁명이 없으면

세상은 무덤이다.

시는 꿈꾼다

혁명의 아침을.

그 빛나는 사랑의 새 햇살을...패배의 쓴맛을.            [통제불능]중에서

 

 그는 교육현장에서 교육이념의 부재로 '직업'이 꿈인 아이들이 안타까워하고,  무사안일한 교사의 태도가 걱정이며 근본을 잃은 정신의  빈한함을 탄식한다. 우리를 지배하는 정신의 삭막함과 자연과 사람사이의 깨져가는 균형에 경고의 메시지도 남기고 있다.

 

 

자연만큼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스승도 없다. 우리가 귀 기울이지 않아 자연이 거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자연이 보여주는 축복을 외면하며 살아왔기에 우리는 그 고마움을, 위대함을  알지 못하고 있다. 과학의 발전앞에, 이기적인 인간의 편리성앞에,  한 집단의 경제적 논리앞에  자꾸 자연은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고 입지가 좁아지며 병들어가고 있다. 아무런 저항도 못한채....

어리석은 인간은 그것이 초래할 무서운  결과를 한 눈은 감은 채 , 예견을 미루며 행동을 계속하려하고 있다. 아이들이 살아 갈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저자는 단연코 축복 받은 사람이다. 그를  그리워하는 어린 제자들이 있고, 작고 사소한 생명력을 볼 수 있는  눈과 여유를 갖았으며, 자신의 아름다운 삶을 깊이 하는 사랑하는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책 표지에서 만난 그의 웃는 모습은  동심을 가득 담은 아이의 모습과 닮아있다.

 

책을 통해  자연을 느껴보고 싶거나   마음을 비우고 순수한 동심을 느껴보고 싶을때  이 책을 들면 상쾌한 자연의 바람을 얻어갈 수 있으리라.

m****r 2010.06.24. 신고 공감 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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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의 새로운 발견
"김용택 시인의 새로운 발견" 내용보기
일찌기 삽화 즉 그림이 이다지도 적확했던 책이 없었던 것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김세현 님의 그림 역시 김용택 작가의 글 만큼이나 돋보였던 작품이 바로 이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이다. 여러 글들이 구구절절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52페이지에 있는 실마리라는 제목의 글을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대목으로 꼽고싶다.   실마리   일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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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삽화 즉 그림이 이다지도 적확했던 책이 없었던 것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김세현 님의 그림 역시 김용택 작가의 글 만큼이나 돋보였던 작품이 바로 이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이다.

여러 글들이 구구절절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52페이지에 있는 실마리라는 제목의 글을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대목으로 꼽고싶다.

 

실마리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자기에게 처한 어려움들을 잘 들여다보면 그 끝이 보인다.

어느 구석이나 어느 굽이나, 그 일을 해결할 실마리가 보인다.

그 실마리 끝을 잡고 천천히 따라가면 환한 끝이 반드시 보인다.

잘못은 늘 나한테 있다.

그 끝에 내가 있다.

 

흔히들 자신이 가장 힘들다고 얘기하는 세상에 살고있다.

아마 어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실마리를 찾지못해 그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자신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노력은 대단히 이타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러기 때문에 인간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에 까지 미치게 되었다.

치열하게 살되 요란법석 떨며 살지는 말지어다.

 

 

 



m*****s 2010.05.01.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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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서평]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내용보기
남도의 젖줄 섬진강 자락에서 나고 자란 시인의 수채화같은 명상록이다. 천상 초등학교 2학년 꼬맹들하고 어울리는 우리의 영원한 선생님 김용택시인의 따뜻하면서도 때로는 회초리같은 일갈이 날카롭기도 하다. 자연이 시키는 대로,일러주는대로 글을 쓰니 그대로 시(詩)가 되더라는 겸손한 고백에 촌에서 나고 자라 주변것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대화하는 그런 능력은 누구나 가질수
"[서평]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내용보기

남도의 젖줄 섬진강 자락에서 나고 자란 시인의 수채화같은 명상록이다.

천상 초등학교 2학년 꼬맹들하고 어울리는 우리의 영원한 선생님 김용택시인의

따뜻하면서도 때로는 회초리같은 일갈이 날카롭기도 하다.

자연이 시키는 대로,일러주는대로 글을 쓰니 그대로 시(詩)가 되더라는 겸손한 고백에

촌에서 나고 자라 주변것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대화하는 그런 능력은 누구나 가질수 있는것이 아님을..

그래서 그의 목소리가,그의 글들이 세상에 모든들에게 고향이 되더라고 말한다면 개구장이같이 활짝 웃으실것 같다.

 

 

오로지 서울대를 향하는 교육의 현실속에 자기 연구 실적도 아닌 글들을 가져다 점수를 따고도 부끄러움없이 출세하고

높은자리에 올라 노력없이 안주하는 교육자들이 우리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한숨짓는 시골학교 선생님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진다.

아비없이 혹은 어미없이 자라는 제자들이 가여워 눈물짓는 장면에서는 나도 콧등이 시큰해졌다.

때로는 악동녀석들이 늙은 스승을 기가 막히게도 하지만 슬그머니 과자 몇알 밤톨 몇알을 책상에 올려놓는

천진무구함에 어찌 길게 화를 내고 벌을 세우겠는가.

 

'오늘은 시험 보는날

나는 죽었네, 나는 죽었어.

왜냐하면 꼴등을 할테니, 나는 죽었네.' 5학년 임채훈 -200p

 

죽상이 되어 이 시를 적었을 아이가 떠올라 박장대소가 절로 나온다. 공부 안하고 매일 놀다가 막상 시험이 닥치니

걱정은 되는 모양이다. 그것도 고작 몇 안되는 아이들 속에서 꼴찌라니..시인스승곁에 있는 것만으로 일상이 시가

되는 모양이다. 그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는 시인의 애잔한 목소리에서 지식보다 지혜와

사랑을 담뿍담고 살아갈 그 아이들이 무척이나 부러워진다. 마음속에 품은 양식으로 그 아이들은 평생 배곯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자그마한 체구의 노모가 세상의 이치를 알고 땅을 일구고 생명을 길러내는 무한하고 겸허한

농꾼의 모습에 존경의 마음을 보내는 자식의 따뜻한 사모곡에서는 일부러 정직하게 살라 가르치지 않아도

바른길로 갈 수 밖에 없는 어미의 성실한 가르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콩을 심을때도 세 알 이상을 심어 한알은 나는 새가 먹고, 한 알은 땅속 벌레가 먹고 나머지 한 알로 사람이 먹고

산다며 콩이 다닥다닥 달린 콩을 따면서, '콩 한개를 심어 이렇게 콩이 다닥다닥 열렸는데도, 사람들이 이렇게

못산다고 아우성이다.' 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에 어디서 따로 성인(聖人)의 말씀을 구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런 어머니에게서 자란 시인도 촌사람으로 남으면 좋겠는데 세상을 살다보니 닳았다고, 더 순수하게, 순수함을

간직하고 살었어야 했다고 부끄러워한다. 덕지 덕지 때묻히고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라고.

자신이 나온 학교에서 이제는 선생자리를 내놓았지만 그는 영원히 우리에게 선생님으로 남을것이다.

언제든지 돌아가면 넉넉한 품을 열어 우리를 반겨줄것만 같은 고향에서 따뜻하고도 준엄한 눈길을 거두지 않고

우리가 밟아갈 시간들을 지켜봐 주실것만 같다.

햇살 따뜻한 시골마당에서 시원하게 길어올린 우물물처럼 그렇게 달디달고 싱그러운 그림책이다.

 

 

h********5 2010.04.25.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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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세상 잊고 섬진강물에 탁족해보자
"잠시 세상 잊고 섬진강물에 탁족해보자" 내용보기
해마다 봄이면 섬진강변에 가보고 싶어 마음이 들뜬다. 그러다가 어느날 봄햇살에 등이 유난히 따듯하다 느끼는 날이면 문득 생각한다. 벌써 섬진강변에는 꽃이 지고 말았겠구나! 몇 년째 이러고 살고 있다. 다시 올해도 초봄 꽃샘바람 속에서 섬진강 이야기를 실은 김용택 시인의 글들에 매화꽃 날리는 언덕이며 물소리 맑을 강변을 생각하며 가슴이 설레인다. 시인이 학교를 떠난 후
"잠시 세상 잊고 섬진강물에 탁족해보자" 내용보기

해마다 봄이면 섬진강변에 가보고 싶어 마음이 들뜬다. 그러다가 어느날 봄햇살에 등이 유난히 따듯하다 느끼는 날이면 문득 생각한다. 벌써 섬진강변에는 꽃이 지고 말았겠구나! 몇 년째 이러고 살고 있다.
다시 올해도 초봄 꽃샘바람 속에서 섬진강 이야기를 실은 김용택 시인의 글들에 매화꽃 날리는 언덕이며 물소리 맑을 강변을 생각하며 가슴이 설레인다.


시인이 학교를 떠난 후 지난 일년동안 그간의 글들을 정리한 것들이다. 시인이 학교를 떠날 정도로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직도 그의 시에는 그리움, 설레임, 그리고 동심이 여전하다. 나이와 정신은 어떤 이에게는 전혀 상관없이 정리되는 모양이다.


자연을 보는 그저 순수한 눈, 아이들을 안쓰러워하는 스승의 눈, 어머니의 굽은 등에서 농사꾼들의 힘든 삶과 대단함을 새겨보는 눈...  이 모든 것 다 보듬는 세상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시인의 눈이 이 책 속에 있다.:


겁 없는 세상.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겁도 없이 사랑을 향해 달려가는 사랑은 강물 위로 사라지는 눈송이들처럼 아름답다. 겁도 없이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강물로 사라지는 저 수많은 눈송이들처럼 말이다. 사랑도, 삶도 순식간이다. (p.169)
 
세상의 시름과 추한 이야기가 잠시 시인의 한탄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잊어버리고 시인은 다시 소년의 눈으로 세상의 본다. 섬진강기슭 야생화를 쫓아다니며 쪼그려 앉아 시를 읊조린다.:

 

내가 시를 쓴 것이 아니라, 이 꽃들이 나를 불러 내게 이렇게 저렇게 시를 쓰라 일어주었지요. 나는 다만 그들의 말을 받아 적었을 뿐입니다. 봄이 되면 사람들이 눈을 들어 먼 산의 화려한 꽃을 찾는 동안 나는 이 작은 꽃들 앞에 절하듯 엎드립니다.(p.132)


그래서 시인의 삶은 그저 야생화처럼 순수하고 자연스럽다. 하루하루가 축복이다. 자연이 불러주어 시가 절로 된다고 능청스럽게 말을 하며, 시인은 매일을 즐긴다.:

 

내게 일상은 화려한 꽃이다. 시인은 일상 속에서 시의 눈을 뜨고 일상의 빛나는 순간들을 빌려온다. 그리고 다시 시를 일상으로 돌려보낸다. 일상을 새로 해석해서 보게 하는 일, 저기 나비가 날아간다고 나비를 불러주는 일, 그 일이 나의 시가 되었다. 내게 시가 없으면 내 생에 무슨 낙이 있을까.(p.177)


스물다섯부터 교사로 살아온 시인은 자신을 시인이게 한 자연만큼 자신이 가르치기 보다 자신을 가르쳤다고 믿는 아이들과 함께 한 그동안의 삶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시 중간중간에 시인이 가르쳤던 아이들의 동시가 끼여있다. 시인의 제자들이어서 일까? 아이들의 시도 참 맑다. 이 혼탁한 세상에서 자연을 잊고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잠시 세상 시름 잊고 섬진강물에 탁족하게 해준다.
시인은 끊임없이 자책하며 자신의 시에 대해 반성하지만 시인의 시가 우리의 사는 모습을 반성하게 하니 시인이 계속 시를 써야할 일이다. :

(...) 쓰지말자, 그만두자, 시가 죄다. 시인이 세상에 죄를 저지르면 누가 고치겠는가. 끝이다. 새로울 것이 없는 세상을 새로 해석할 힘이 없으면 붓을 저 봄산에 던져라. (p.62)

 

책장을 넘기다 만나게 되는 그림들도 가장 간결한 선 속에 자연의 아름다움들을 담아서 시인의 글들과 잘 어울린다.

어느새 4월이다. 벌써 섬진강변에는 꽃이 지겠다. 올해도 이렇게 봄날이 가다보다.

YES마니아 : 로얄 l*****a 2010.04.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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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그리운 21세기에 진정 반가운 작가 김용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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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   옛날수첩과 일기장이 담겨있는 종이상자를 열었다. 고등학교 여학생의 추억이 담긴 앙케이트 한권과 대학생 시절부터 직장인, 그리고 갈등이 심했던 신혼생활까지의 생활기록을 종횡무진 오가는 하루를 보낸다. 비관적인 친구를 걱정해주는 관심어린 충고와 어찌해야 하는게 제대로 된 사랑인지를 몰라 애태우던 내 어린과거사. 기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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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

 

옛날수첩과 일기장이 담겨있는 종이상자를 열었다.
고등학교 여학생의 추억이 담긴 앙케이트 한권과 대학생 시절부터 직장인, 그리고 갈등이 심했던 신혼생활까지의 생활기록을 종횡무진 오가는 하루를 보낸다. 비관적인 친구를 걱정해주는 관심어린 충고와 어찌해야 하는게 제대로 된 사랑인지를 몰라 애태우던 내 어린과거사. 기록들을 낱낱이 적어놓아 너무나 생생히 기억되는 옛일들이 날 괴롭힌다. 욕심많고 서툴고 모순투성이에다가 자제력도 없고 애처로운 젊음을 뒤적이는 내내 부끄럽다.

 

김용택 시인도 지나간 초기작품을 보면서 그러한 느낌을 받았던 걸까?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책장을 덮으며 무한한 감동의 여운에 덩달아 행복하다. 이제 시인에게 궁금하다. 지금 이 책을 완성시킨 소감은 어떠하신지?
성공의 잣대가 어떤건지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테지만 김용택시인은 시인으로서 선생님으로서뿐만 아니라 "사람"그리운 21세기에 참으로 반가운 인물이라는 사실만으로 성공한 작가라고 인정받을만 하다.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를 읽다보면 김용택시인의 학교로 고향으로 시인의 어린시절로 부드러운 미풍에 떠다니는 조각구름이 된다. 그리운 흙내와 숲속의 나무향이 책갈피 사이사이 진하게 젖어있다.
해맑고 경이로운 아이들의 순수한세계로 들어가볼 수 있는 특별한 입장권이 김용택시인의 선물이다.
아름답고 정겹고 눈물겹게 리얼리티한 "사람"사는 모습.

아름다운 섬진강과 아주 잘 어울리는 순수한 작가의 그 솔직한 이야기가 그를 닮은 시어가 되어 독자의 마음을 이토록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구나.  
많이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감동을 주는 책 한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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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뛰놀던 추억에 엎드려 입맞추다
"내가 뛰놀던 추억에 엎드려 입맞추다" 내용보기
우선 이 책을 읽은 느낌은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란 시집을 읽었을 때와 비슷하다. 윤동주 시인은 서시로 유명한 분이다. 하지만 내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란 시집을 읽고 반했던 것은 서시때문이아니라 '귀뜨라미와 나와'나 '무얼먹고사나'와 같은 동시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어른아이 향기가 난다. 억지웃음을 짓지 않아도 그의 동시를 읽
"내가 뛰놀던 추억에 엎드려 입맞추다" 내용보기

우선 이 책을 읽은 느낌은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란 시집을 읽었을 때와 비슷하다.

윤동주 시인은 서시로 유명한 분이다.

하지만 내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란 시집을 읽고 반했던 것은 서시때문이아니라

'귀뜨라미와 나와'나 '무얼먹고사나'와 같은 동시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어른아이 향기가 난다.

억지웃음을 짓지 않아도 그의 동시를 읽으면 천진난만한 아이와 같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듯 이 책도 그렇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나도 어른아이가 되어 버렸다.

이 책을 읽으며 초등학교 2학년으로 몇 번을 돌아갔는지 모른다.

새록새록 피어나는 기억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지하철 안에서 나도 모르게 웃었던...

그리고 하루 종일 그 글로 나도 행복해졌던...

'맛동산'이다.

'맛동산'은 촌지로 얼룩진 현 교육에 일침을 가한다.

요즘 촌지로 아파트도 사고 자녀 유학비용도 댄다지만...

맛동산6알로 하루 종일 행복해 질 수 있는 김용택 시인이 너무 부럽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마을의 박물관으로 표현되신 어르신들...

특히 김용택 시인님의 어머님이 참 궁금해진다.

누구는 오늘 하루도 샴푸, 세제 마구 마구 썼는데...

땅속 벌레 하나 걱정하시는 마음으로 뜨거운 물도 함부로 버리지 못하시는 분...

그런 분을 곁에 두고 옛이야기 밤새 듣고 싶어진다.

아~ 보고 싶은 내 옛 교실... 옛 선생님... 옛 친구들...

그리고 옛이야기 못 다하시고 떠나버리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억지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그 생각에 눈물짓게 만드는 시인...

그 시절.. 그 추억에 입맞출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n*******a 2010.03.15.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앙상하고 초라했던 내 마음에, 꽃비...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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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다 발라버린, 가시만 남은 고기처럼 마음이 앙상하게 초라해질 때가 있다.’ 검은 물속에 가라앉아 힘겹게 뻐끔거리고 있는 물고기 그림과 함께, 이 책에 실린 한 문장. 그래, 도시 속에서 사람들에 부대끼며, 휘황한 것들을 견디며 살아가면서, 가끔 난, 그렇게 가시만 남은 고기처럼 마음이 초라해지곤 했었다. 봄은 왔는데, 내 마음은 여전히 초라하고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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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다 발라버린,

가시만 남은 고기처럼

마음이 앙상하게 초라해질 때가 있다.’


검은 물속에 가라앉아 힘겹게 뻐끔거리고 있는 물고기 그림과 함께, 이 책에 실린 한 문장.

그래, 도시 속에서 사람들에 부대끼며,

휘황한 것들을 견디며 살아가면서,

가끔 난, 그렇게

가시만 남은 고기처럼 마음이 초라해지곤 했었다.


봄은 왔는데, 내 마음은 여전히 초라하고 공허했고,

그래서 꽃비 내리는 봄 한가운데 팔을 쭉 뻗고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처럼 환한 이 책표지의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겼는지 모른다.


책 갈피갈피마다 꽃내음 물씬.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을 둘러싼 땅과 나무와 꽃과...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아봐야겠다고 조용히 내 마음을 다독여주던 이 책.

그늘진 마음에 눈부신 꽃비 뿌려주고

소박한 삶을, 우리들의 평범해서 아름다운 삶을 축복해주는 이 책이,

내 마음에 가만히 봄을 불러왔다.


봄날, 

내 마음에 꽃비, 꽃비.

YES마니아 : 로얄 m********n 2010.03.1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 세상이 2학년 아이들의 마음만 같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이 세상이 2학년 아이들의 마음만 같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내용보기
섬진강 교사 시인 김용택 선생의 에세이집이다. 오래전에 아이들의 글을 실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곳 아이들은 감성좋은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 행복하겠다 싶었다.  시인이 그새 학교생활을 마무리하고 몇년간 적어놓은 단상들과 과거 에세이집에서 발췌한 글등을 엮어 '이뿐' 책 하나를 냈다. 그림을 맡은 김세현선생은 그간 출간되었던 몇몇 책에서 익히 보았던 그림을
"이 세상이 2학년 아이들의 마음만 같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내용보기

섬진강 교사 시인 김용택 선생의 에세이집이다. 오래전에 아이들의 글을 실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곳 아이들은 감성좋은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 행복하겠다 싶었다.  시인이 그새 학교생활을 마무리하고 몇년간 적어놓은 단상들과 과거 에세이집에서 발췌한 글등을 엮어 '이뿐' 책 하나를 냈다. 그림을 맡은 김세현선생은 그간 출간되었던 몇몇 책에서 익히 보았던 그림을 다시 멋드러지게 그려주셨다. 이 책이 돋보이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글뿐아니라 그림때문이다. 아니 그림이 어떨땐 주인공이란 느낌마저 든다.

 

조용히 한장씩 책장을 넘기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금방 다 읽어버린다. 애틋하고 눈물나는 감동적인 글리라기보다 간단하지만 살짝 엣센스가 묻어나는 글이 많다. 그래서 책의 전체분위기보다는(후반부에는 아이들과 함께 하던 시절의 에피소드 중심으로 엮어져 술술 익히는 힘이 있지만) 경구와 같은 울림을 주는 말을 찾아보는 편이 좋다.

 

"어떤 사람은 남이 말할 때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가 할 말만 골똘히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자기의 생각을 쥐고 있으면서 남의 자세히 듣는다.

앞사람은 협상에 실패하거나 지고 뒷사람은 이기거나 최소한 본전은 챙긴다.

상대를 이길수 있는 방법은 늘 상대발의 말 속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협상-

 

아이들이 주워온 밤을 집에서 삶아와서 전교 아이들과 나눠먹는 시골학교의 선생님이야기는 구수한 냄새가 난다. 가을날 손바닥을 내밀어 햇살 한줌을 받는 여유을 부릴 수 있는 삶은 얼마나 풍요로운가. 멋진 자연속에서 그의 곁을 지켜준 꼬마아이들...

 

 '유리창을 들이받다'에서 그가 2학년과 하루를 산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일이냐고 했을 때 나는 조금 그의 말이 이해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2학년이었을 때 그 천진하고 이뿌던 아이들의 행동과 모습을 기억하기에. 그리고 그 나이때 아이들의 놀라운 생각의 크기를 경험했기에. 시인은 '2학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혼을 가졌다'고 말했다. 나는 안다 그말의 의미를. 이 세상이 2학년 아이들의 마음만 같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f****e 2010.03.2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 섬진강 시인이 전하는 동심의 세계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 섬진강 시인이 전하는 동심의 세계" 내용보기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김용택 작가의 신작이 김세현 화백의 따뜻한 그림과 함께 우리 곁에 찾아 왔다. 시인이자 선생님이었던 저자는 2008년 교단을 떠났다. 그리고 그가 교단을 떠나기 전까지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지내온 일상의 단편들을 적어 놓은 글을 모아놓은 작품집이 바로 이 책이다. 시인이 쓴 산문들을 읽다보면 여느 글들과 달리 산문임에도 그 속에서 시의 정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 섬진강 시인이 전하는 동심의 세계" 내용보기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김용택 작가의 신작이 김세현 화백의 따뜻한 그림과 함께 우리 곁에 찾아 왔다. 시인이자 선생님이었던 저자는 2008년 교단을 떠났다. 그리고 그가 교단을 떠나기 전까지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지내온 일상의 단편들을 적어 놓은 글을 모아놓은 작품집이 바로 이 책이다. 시인이 쓴 산문들을 읽다보면 여느 글들과 달리 산문임에도 그 속에서 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김용택 작가의 산문에도 그러한 시의 정취가 가득하다.

 

제목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이들의 동심을 동경한다. 어쩌면 아이들의 그 순진무구함을 경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비해 나는 가끔 요즘 아이들이 너무 영악하다고 생각했었다. 다양한 매체의 영향으로 동심이 훼손된 결과인 것도 같았고, 도시의 아이들이라 더욱 그런 것도 같았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들의 모습을 한참동안 관찰해 보면 역시 애들은 애들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기도 한다. 저자의 글에서도 그런 내용이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이 변했다고는 해도 여전히 그 또래에서만 품을 수 있는 순수함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것은 어른들의 생각을 뛰어 넘는 것들이었다. 이 책에서 아이들의 동심을 엿볼 수 있었던 대표적인 작품들은 김용택 작가의 제자들이 직접 쓴 동시와 일기들이었다.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에는 김용택 작가의 산문과 시, 아이들의 시와 일기, 그리고 애들다운 재밌는 답변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의 산문들 중에는 간혹 현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담겨 있다. 특히 도입부에서 변질되고 있는 꿈과 장래희망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공감가는 내용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돈 잘버는 직업, 정년이 보장된 직장이 우리의 꿈과 장래희망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을 저자는 시원하게 꼬집고 있다. 직접 교단에 선 선생님으로서 이러한 세태는 충분히 염려스럽고 탄식할 일일 것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교육계의 무사안일주의, 정치권의 대립과 반목, 분단 국가의 아픔, 농촌의 조손가정 문제 등 그가 경험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들을 짧은 글에 담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 글을 통해 나는 내가 알던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김용택 작가의 사람됨까지 엿볼 수 있었다. 비단 이 책에 실린 글로서 저자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으나 이런 에세이만큼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책도 드물다. 따라서 이런 솔직담백한 글일수록 그 사람을 가장 잘 비추는 깨끗한 거울과 같다.

 

한 때는 막연히 어느 시골 초등학교의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도시 생활에 찌들어 살지 않아도 되는 시골 생활의 여유로움만을 동경한 결과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생계와 직결된 생활이 되고나면 그 곳이 어디든 치열하지 않는 삶이란 없는 법이다. 김용택 작가도 교단에 서 있는 동안에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아이들과 부대끼며 하루 하루를 살았을 것이다. "제발 오늘은 아이들과 싸우지 마라"는 아내의 당부를 들으며 출근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아이들의 곁을 떠나게 됐으니 저자의 심정이 오죽 했을까.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애틋한 이별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 책은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눈과 마음에 담은 제자들을 향한 저자의 사랑고백과도 같다. 그리고 그 사랑과 그리움이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으리라 생각한다. 변덕스러운 날씨때문에 아직도 봄을 느끼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어느새 마음 구석구석까지 온기로 채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m*******6 2010.03.2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