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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격주에 한번 만나 음악 얘기로 왕수다를 떠는 아저씨들 모임이 생겨버렸다. 홍대에서. 모두 취미로 기타를 치는 아저씨들이다 보니 주로 기타와 기타리스트들에 대한 대화가 대부분인데, 유치하지만 기타 지존을 꼽는 이야기는 늘 단골이고 늘 떠겁다. 말로써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는 "그 음악"이라는 미묘한 느낌들을 힘겹게 끄집어내고 말로 풀어내면서, 마침내 지난 주말 홍대 "전집"(막걸리와 모듬전을 파는 바로 그 집) 모임에서 등극한 기타 지존은....제프 벡이었다. 벽돌로 쌓아올린 "Blues"라는 집이 있다면, 그집을 무너뜨리고 거기서 나온 벽돌들로 "Rock"이라는 새로운 벽돌집을 쌓고, 이 새 집에 "Jazz"라는 페인트 칠을 한다. 이것이 제프 벡이 자기 식으로 블루스를 해석하고 연주하는 모습이다. 물론 이런 공법?으로 집을 짓는 연주자들은 많지만 제프 벡의 공법은 언제나 독보적이다. 해체하는 방법도 다르고, 다시 쌓고 페인트 칠하는 방법도 다르다. 기존의 검증된 공법을 따르는 일이 결코 없지만 제프 벡의 벽돌집은 언제나 멋드러지고, 길가던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하는 방들로 가득차 있다.
이 디비디는 2009년에 런던 로니 스캇이라는 재즈클럽에서 공연한 유명한 영상이다. 70년대 명작 앨범 Blow by Blow, Wired부터 2000년대 일렉트로니카 앨범들까지의 곡들로 채워졌는데 이 시기라면 자동으로 제프 벡 벽돌집의 진수들만 모아놓게 된다. 최근의 제프 백의 음악은 다소 무르고 나이 먹고 부드러워졌는데, 그러니 더더욱 이 공연 영상은 부드러워지기 전, 강력하던 제프 벡의 마지막 모습을 담았다. Brush with the Blues, 제프 벡의 2000년대식 블루스 곡이다. 제프 벡의 천재성은, 기타를 "악기"로 보지 않고 "머 이거 걍 소리를 내는 하드웨어일 뿐이잖아!ㅋㅋㅋ"라는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언듯 악기처럼 생긴 이 하드웨어를 두드리고 흔들고 쥐어짜고 해서라도 사람들 심금을 울려주는 소리만 내면 된다는데, 이것이 바로 제프 벡의 독보적인 벽돌집 공법이다. 절제를 하다가 폭발하고, 아밍과 볼륨주법으로 음 하나하나에 감정을 실어서 우는 소리도 내고 웃는 소리도 낸다. 그러면서도 다음 프레이즈는 언제 어느곳으로 전개튈지 모르게 예측불가능하고 즉흥적이지만 그 프레이즈들을 미리 다 계산이라도 한 것 마냥 단 한 개의 음이라도 버리는 음이 없다. 캬~ 경지에 오른 연주! 0:40 정도에는 제프벡 공법에 웃음짓는 로버트 플랜트도 살짝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