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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컬 JxR에서 제이와 아루의 절묘한 콤비와 함께 서양풍의 동화 앨리스 세계를 펼쳐보였던 이선영 샘이 이번에는 동양풍에 도전하셨다.
인형가.
2009년 파티 8월호에서 컬러 에스프리를 선보이며 화려하게 예고했던 작품. 10페이지도 되지 않는 짧은 에스프리였지만, 그 속의 화려한 그림체는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오히려 현대물에서 발산하지 못한 장신구며 천 등의 매력적인 소재에 대한 미적 감각을 정열적으로 불태우는 것처럼 느껴졌다.
화려한 일러스트의 색감은 만족스럽지만 정작 만화 본문이 불만스럽다.
일단 남자 캐릭터들의 볼로 이어지는 선이 전작에 비해 지나치게 날카로워져서 (거의 일직선에 가깝다) 좀 부담스럽지만 그림체가 바뀐 것이려니...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너무 '난잡'해졌다. 이선영 샘은 흑백의 대비가 원래부터 강렬하기로 이름 높은 분이다. 그런데 뒤에 포토샵으로 넣은 듯한 동양풍의 원, 꽃 문양 등이 더해지면서 여백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거기다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인지 배경마저 칙칙해서 숨쉬기 힘들 정도다.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의 동생도 보고 난 다음 "언니, 눈이 아파."라고 호소한 바 있다.
스토리는 아직 초반이어서 따지지 않으려 한다. 그렇지만 복선을 깔고, 우희의 정체를 밝히고, 수상한 인물의 과거사까지 한꺼번에 집어넣는 바람에 지나치게 빡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좀 더 느긋하게 풀어도 좋았을 텐데.
1권에서는 컬러 에스프리에 예고되었던 4명과 나리&고양이 콤비, 우희의 아버지까지 대인원이 등장했고, 마지막 페이지에 딱 한 컷이지만 거의 한 페이지를 다 차지하는 분량으로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다. 우희와 엮여져 갈 듯한 느낌이 나는데, 이 사람과 관련해서 어떻게 풀어나갈 지는 2권을 기대해 볼 일이다.
급하게 휘몰아치는 듯한 진행과 여백의 미를 상실한 듯한 그림만 아니었어도 좀 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을 것이다. 2권에서는 이선영 샘이 칸을 채우겠다는 의욕을 조금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그려주시길 바래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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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의 그림처럼 '화려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그림이 몇이나 될까. 게다가 컬러과 흑백 그림 양쪽 모두에서 빛을 발한다. 컬러와 흑백 일러스트는 다른 법이라 색감과 채색이 뛰어난 사람은 흑백 묘사에서 약한 경우가 많고, 흑백 원고를 잘 하는 사람은 컬러 일러스트에서 약점을 보이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하기야 한 가지를 잘 하기도 힘든데 두 가지 모두를 잘 하기는 얼마나 힘들겠느냐만.
이선영은 드물게 흑백과 컬러 두 그림을 모두 잘 그리는 작가다. 흑백원고에서 현란한 스크린톤 기교와 정교한 펜터치를 보면, 분명 흑백 원고이거만 화려한 금박 장식이라도 보고 있는 것 같다. 화려하면서도 미묘한 서정성까지 담아내고 있는 컬러 일러스트를 보고 있으면 황홀하다는 생각마저 든다.너무 그림 이야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그림이 워낙 독보적으로 걸출한데 어떡하겠는가!
그렇다고 그림만 멋진 것은 아니다. 나는 만화에서는 그림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림은 그저 그렇더라도 내용이 멋진 만화는 명작으로 기억될 수 있지만, 그림이 아무리 멋지고 화려해도 내용이 없으면 '그림이 아깝다'는 말을 두고두고 듣게 되고, 기껏해야 수작으로밖에 기억되지 못한다. <인형가>는 후자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고, 독특한 재미를 구축했다.
먼저 말해 둘 것은, <인형가>는 첫 진입의 장벽이 다소 높다는 것이다. 현란한 펜선과 스크린톤 효과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보면 쓸데없이 복잡해 보이고, 이선영 특유의 연출과 컷 배분은 산만하고 난잡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일단 한 번 빠져들면, 단점으로 보였던 것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장점으로 화한다. 다른 만화에서라면 단점이 되었을 부분들이, <인형가>의 스토리에서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복잡할 정도로 화려한 그림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없이 잘 살려내고 있다. 얼핏 보면 번잡해 보이는 연출과 컷 구성도,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모습이 조금씩 변모하는 장면을 그려내는 데에는 더없이 효과적이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그림은 멋진데 조금 산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뒷 내용을 파악한 다음에 첫 부분부터 읽으면 정교한 복선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찬탄했다. 앞으로도 이대로만 나가준다면, 몽환적이면서도 서정적인 훌륭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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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연재하고 있는 인형가 이외에는 매지컬 JxR 이라는 작품밖에 없는 작가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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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천년된 매화나무 귀신이 자신의 가지를 잘라 인형을 만들었고, 그 인형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인형에게는 심장이 없었다. 책 표지를 보면서 와아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사실 책 표지도 그렇지만 책장을 넘겨 보면 그 탄성은 더해진다. 컬러 일러스트와 그 내용을 보면 너무나도 아름답고 애절하기 때문이다. 사실 로맨스는 별로 안좋아하지만 인형歌는 판타지 성향인데다가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 아닌 존재들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책이기에 선뜻 구입하게 되었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에는 혼이 깃든다고 했던가. 천년된 매화나무 귀신은 자신의 가지를 하나 잘라 인형을 만든다. 그 인형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심장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인형이 사라졌다. 도대체 누가, 왜 데려간 것일까... 아름답기로 소문난 우희 아가씨. 그녀는 마치 인형과도 같았다. 그녀가 외출을 허락받은 건 신월의 단 하루 뿐. 어느 날 그녀 주위에 수상한 남자가 나타나고 묘한 이야기를 속삭이는데..... 이야기는 매화나무 귀신이 만든 이야기와 우희의 이야기로 나뉜듯 보이지만 사실은 두 이야기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다. 인간세상에 나온 그 인형이 바로 우희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희는 왜 자신을 만든 매화나무 귀신을 떠나 인간 세상에 나와 10년을 살게 된 것일까. 그녀를 데리고 갔던 흰 머리카락의 남자는 도대체 누구인 것일까. 사실 1권은 수많은 궁금증만을 던져 준다. 고양이 요괴를 데리고 있는 나리의 진짜 목적은 무엇이며, 왜 우희를 죽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인지. 우희의 아버지는 왜 우희가 인형인줄 알면서도 매화나무 귀신과 거래를 했던 것인지, 우희의 아버지와 함께 있는 남자는 누구인지.. (그는 매화나무 귀신인 기현과는 다른 인물임에는 틀림없어 보이지만 말이다) 또한 마지막에 등장한 또 한사람의 남자는 누군지.... 환상적인 그림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사랑을 다룬 인형歌 1권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해 진다. 특히 우희의 의상은 시대를 추정키 어려우나 그런들 어떠리. 너무나도 아름다운데. 작가의 말에 따르면 기녀의 의상에서 따온 것이라 하는데, 너무도 아름답다. 게다가 현대 복식을 차용한 듯한 느낌도 받는다. 사실 인형歌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피그말리온 이야기이다. 자신이 조각한 여인을 사랑한 피그말리온. 그 둘의 이야기는 해피 엔딩으로 끝났는데, 이 이야기는 비극을 암시한다. 사실 인간과 요괴의 사랑이라든지를 보면 대부분 요괴나 귀신이 인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왜 그럴까.. 라고 생각해 보면 인간의 마음은 갈대같아 그 사랑도 덧없기 때문이기 아닐까. 그에 반해 요괴는 오랜 세월을 살면서 깊은 사랑과 변치 않는 마음을 준다. 그래서 인간들의 사랑에 질린 이에게 인간이 아닌 존재의 사랑은 더욱더 감동적이며, 더욱더 끌리게 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신의 인형을 되찾으러 온 매화나무 귀신, 그리고 우희를 둘러싼 비밀들. 그리고 우희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 우희는 자신의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그래서 우희의 텅빈 가슴에 심장이 생겨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아직 아련한 환상과도 같다. 그래서 뒷 이야기가 더욱더 궁금해지는 인형歌 1권이다. |